사자록 (죄를 지운 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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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c
작품등록일 :
2024.05.26 13:32
최근연재일 :
2024.09.18 08:0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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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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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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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사자의 반격 1

DUMMY

시장 가게 사장들이 인을 보자 얼른 강한나 망자를 데리고 가라고 했습니다.

“아니 무슨 술을 이렇게 마신 거에요? 좀 말리지 그러셨어요.”

“말렸지. 그런데 말을 들어야 말이지······ 무슨 일이 있는지 홀짝홀짝 마시더니 이렇게 취해버렸어요. 어쨌거나 사자님이 좀 데려가요.”

인은 강한나 망자를 부축하고 시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시장 밖으로 나오는 내내 강한나 망자는 2차 가자, 3차 가자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강한나 망자를 부축해서 집까지 가기에는 무리일 것 같았습니다.

“안되겠다. 좀 업을게요······ 으차!”

인은 강한나 망자를 업었습니다.

“아아! 업혔다. 우아! 신난다!”

인 등에 업힌 강한나 망자는 아이처럼 신나서 발을 이리저리 움직였습니다.

“아아······ 이러면 떨어져요. 얌전히 있어야 해요.”

“아······ 네······ 엄마······”

다행이 강한나 망자는 엄마 등에 업힌 아이처럼 인의 말을 들었습니다. 인은 강한나 망자를 업고 강한나 망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강한나 망자 집까지 가는 동안 마주치는 망자마다 무슨 일이냐고 인에게 물었습니다. 얌전히 업혀있던 강한나 망자는 그 때마다 벌떡벌떡 일어나 술을 마셨다고 자랑했습니다.

“아! 제가 술을, 끅, 마셨어요. 헤헤.”

“주량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마셨구만······ 아이고, 막걸리 냄새가 진동하네. 허허. 사자님이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 아닙니다.”

열 번도 넘게 아니라고 대답하고 나서야 강한나 망자 집에 도착했습니다. 인은 강한나 망자를 침대에 내려놓고 주방에 가서 물을 한 컵 떠왔습니다. 그리고 강한나 망자를 일으켜 세워 마시게 했습니다. 갈증이 났는지 강한나 망자는 한 컵을 뚝딱 마셔버렸습니다.

“아······ 시원하다······”

인은 강한나 망자를 다시 눕혀주었습니다. 빈 컵을 주방에 가져다 놓으려고 일어났는데 강한나 망자가 불렀습니다.

“사자님······”

“네······”

“2차 가요!”

강한나 망자는 등에 스프링이라도 달린 것처럼 벌떡 일어났습니다. 인은 화들짝 놀라 강한나 망자를 얼른 다시 눕혔습니다.

“아, 아뇨! 오늘은 여기까지 하세요. 자, 이제 주무시는 겁니다. 술 마신 날은 푹 자야 다음 날 머리가 안 아파요. 자, 이제 주무세요.”

“아······ 2차 가야 하는데······ 2차 가 본 적 없는데······ 가 보고 싶다, 2차······ 흠냐······”

인은 강한나 망자가 잠이 드는 걸 확인하고 침대 곁에 마실 물까지 가져다 두고 나왔습니다.

“희준이한테 김희자 망자가 죄의 무덤에 간 걸 알려줬다고 말 해주려고 왔는데······ 내일 해야겠다.”


인은 퇴근 시각이 임박해서야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사무실에는 부장 사자와 한도 돌아와 있었습니다. 사무실은 조용했습니다.

“김희자 망자는 잘 처리된 것 같아.”

한이 인에게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인도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네. 다행이네요.”

부장 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자에게 나가자고 했습니다. 부장 사자는 뱃나루로 인과 한을 데리고 갔습니다. 삼도천에는 이미 어둠이 내렸고 안개도 어둠 속에 묻혀가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왜······?”

한이 물었습니다.

“온다······”

부장 사자가 삼도천을 바라보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추르르, 추르르. 삼도천 물을 가르는 나룻배 소리가 들렸고 나룻배의 모습이 흐릿하게 드러나더니 점점 명확해 졌습니다.

“아······!”

인과 한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탄식이 터졌습니다. 나룻배 위에는 선이 있었습니다.

“내릴 수는 없습니다. 긴 시간을 드릴 수도 없구요.”

탁이 냉정하게 말했음에도 부장 사자는 탁에게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선 사자님!”

인과 한이 뱃나루에서 선을 불렀습니다. 선은 뱃나루에 선 두 사자를 보고 빙긋 웃었고 탁에게 고맙다고 했습니다.

“괜찮으세요? 정말 죄의 무덤으로 가는 거에요?”

한이 물었습니다.

“괜찮아. 그리고 금방 돌아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

선은 인과 한을 안심시키고 부장 사자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죄송해요. 심려끼쳐 드려서······”

“아니야. 이제부터는 선 사자 본인만 생각해······ 1년이라고 해도 힘든 시간이 될 거야.”

선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추르르, 추르르. 삼도천 안개 속에서 나룻배가 다가오는 소리가 또 들렸습니다. 세 척이나 되는 나룻배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모습을 드러낸 건 선을 데리고 있던 천 부장과 선이 연락했던 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승쪽 사자 몇이 더 있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좋은 곳에 들르신 걸 보니 난감하군요······”

천 부장이 탁에게 차가운 말투로 이야기 했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인계 받았고, 제 소관입니다. 굳이 여기까지 쫓아올 사안은 아닐 것 같은데요.”

탁도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둘 사이에 얼음장 같은 공기가 흘렀습니다.

“아······ 탁 사자님이 안 된다고 하는 걸 제가 잠시 들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괜히 저 때문에 부장 사자님이나 탁 사자님께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게 부탁드립니다.”

선은 생각지 않은 천 부장의 등장에 부장 사자와 탁이 곤란해 질까 싶어 거짓으로 둘러댔습니다.

“걱정하지마, 선 사자. 그거 때문에 여기 온 거 아니야.”

율이 선을 안심시켰습니다.

“혹시, 경 사자 여기 오지 않았습니까?”

천 부장이 부장 사자에게 물었습니다. 선과 탁, 인과 부장 사자, 한의 시선이 모두 천 부장을 향했습니다.

“크릉······”

갑자기 뱃사공들이 잔뜩 긴장한 채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부장 사자들, 선과 탁, 율도 무언가 느낀 것 같았습니다. 잔잔했던 삼도천에 잔물결이 일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물살을 거칠게 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숲에는 더 빨리 어둠이 내렸습니다. 신수들은 울타리 안 여기 저기에 자리를 잡고 잘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킁킁. 해태가 코를 벌름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냄새가 나는 숲 방향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해태는 잔뜩 털을 곤두세웠습니다. 해태의 기운에 신수들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신령님 망자도 무언가를 느끼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길목을 통해 나오면서 기척을 숨기지도 않고 오시는군······”

신령님 망자가 울타리 곁에 서서 읊조리듯 나직이 이야기 했습니다.

“숨기기는 커녕 모두가 느끼라고 온 몸으로 뿜어내면서 나오는 거 같은데······”

언제 다가왔는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해태가 신령님 망자 옆에 섰습니다.

“뭐야! 기척이 숲을 빠져 나갔어. 뭐가 이렇게 빠른 거야? 이런······ 피리 소리야. 신수가 아닌 것들을 깨우고 있어······”

해태는 숲 밖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숲을 빠져나온 그림자는 아주 빠른 속도로 뱃나루를 향해 사라졌습니다.


뱃사공들은 일제히 노를 들어 방어 태세를 갖췄습니다.

“무슨 일이에요?”

한이 부장 사자에게 물었습니다.

“삼도천에서 안 좋은 기운이 올라오고 있어. 아무래도 물괴인 거 같아.”

부장 사자도 공격에 대비할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한 사자와 인 사자는 뒤로 물러나 있어.”

한과 인은 천천히 뒤로 물러났습니다. 나룻배에 타고 있던 사자들이 모두 삼도천 뭍으로 뛰어 올랐습니다. 사자들은 긴장한 채 주변을 살폈습니다.

“쿠악!”

삼도천 물 속에서 크고 검은 형체가 튀어 올랐습니다. 사방에 삼도천 물이 튀었습니다. 사자들이 옷자락으로 물방울을 막았습니다. 물방울이 묻은 옷은 치익 하며 타는 소리를 냈고 하얀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쿵! 커다란 형체가 삼도천 물가에 묵직하게 떨어졌습니다. 사자들보다 두 배쯤 키가 크고, 몸은 네 배쯤 컸습니다. 굵은 팔과 다리가 있었지만 몸에 비해 짧았습니다. 그리고 몸은 흐물흐물하고 물컹물컹한 커다란 덩어리 같았습니다. 물괴는 커다란 입을 벌리더니 두툼하고 붉은 혀를 낼름 내밀었습니다. 끈적한 침이 흘러내렸습니다.

“크악!”

또 다른 물괴가 튀어 오르더니 또 쿵 하고 사자들 앞에 섰습니다. 다리가 일곱쯤 되고 커다란 문어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물컹거리는 물괴보다 키도, 몸도 더 컸습니다.

“꾸엑!”

쉴 틈 없이 다른 물괴가 또 튀어 나왔습니다. 눈을 하나씩 가진 머리가 두 개 달렸고, 꼬리도 두 개 있었습니다. 몸은 날카롭고 두꺼운 비늘로 덮여 있었습니다. 뒤 이어 모습이 다른 물괴들이 계속 나타났고 어느새 사자들을 에워싼 물괴들은 열이나 되었습니다.

열이나 되는 물괴들을 마주하자 사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뱃사공들이 사자들과 함께 섰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한은 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등 뒤에 세우고 물괴를 마주하고 섰습니다.

다행이 물괴들은 사자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공격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괴를 보는 건 처음인데······”

천 부장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탁이 맞장구를 쳤습니다.

“부장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이 부장 사자에게 물었습니다.

“물괴가 삼도천 밖으로 나와 사자들을 공격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우리가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아마······ 앗!”

부장 사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물괴들이 몸을 돌려 마을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망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게 해서는 안 되! 막아야 해!”

부장 사자가 소리쳤고 사자들이 뛰어 올라 물괴들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그리고 물괴들이 마을로 가지 못하도록 각자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불, 물, 얼음, 전기, 바람······ 사자들이 힘을 썼고 물괴들은 사자들의 공격에 넘어지거나 쓰러졌습니다. 하지만 물괴를 막는 것은 오래 가지 못했고 물괴들은 다시 앞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물괴들 뒤쪽에서 뱃사공들이 들고 있던 노를 한 바퀴 휘 돌렸습니다. 그러자 노가 쇠사슬로, 커다란 쇠공이 달린 유성추로, 길다란 갈고리로 모습을 바꾸었습니다. 뱃사공들이 물괴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물괴들은 몸을 돌려 뱃사공들의 공격을 피했습니다.

사자들도 그 틈을 노려 다시 물괴들을 공격했습니다.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던 물괴들도 사자들과 뱃사공들의 공격이 계속 되자 인내심이 달했는지 반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물컹거리는 커다란 몸의 물괴는 짧은 팔 다리로 몸을 끌어 안더니 몸을 공처럼 굴려 사자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물괴는 크기에 비해 아주 빠른 속도로 이리저리 튀었습니다. 사자들은 물괴를 피해 사방으로 뛰어 올랐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사자들을 향해 머리 둘 달린 물괴가 날카로운 비늘을 날렸습니다. 이승쪽 사자 몇이 비늘을 맞고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율도 얼굴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가늘게 난 상처로 피가 흘렀고 쓴 표정을 지었습니다. 부장 사자도 비늘에 옷깃이 찢어졌습니다.

“괜찮으세요?”

선이 물었습니다.

“옷을 스치기만 했어.”

부장 사자가 찢긴 옷깃을 살폈습니다.

“물괴들이 갑자기 왜 나타난 걸까요?”

“물괴들이 그냥 날뛸 리는 없을 거야.”

부장 사자는 몸을 한 바퀴 돌려 발 아래로 불기둥을 만들었습니다. 망루위에 오른 것처럼 솟아 올라 주변을 살폈습니다. 삼도천 위쪽 언덕에 누군가 서 있었습니다.

“저기다!”

부장 사자가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선이 염력으로 커다란 돌을 들어올린 뒤 부장 사자가 가리킨 곳을 향해 던져버렸습니다. 돌은 아주 빠르게 날아갔지만 언덕위에 있던 자는 그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고, 사자와 뱃사공들이 물괴와 뒤엉켜 싸우고 있는 곳까지 순식간에 다가왔습니다. 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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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 사자의 반격 1 24.09.06 5 0 12쪽
44 사필귀정 4 24.09.04 5 0 12쪽
43 사필귀정 3 24.09.02 4 0 11쪽
42 사필귀정 2 24.08.30 4 0 13쪽
41 사필귀정 1 24.08.28 5 0 12쪽
40 경 사자 3 24.08.26 5 0 12쪽
39 경 사자 2 24.08.23 6 0 14쪽
38 경 사자 1 24.08.21 6 0 13쪽
37 확인 6 24.08.19 5 0 12쪽
36 확인 5 24.08.16 5 0 12쪽
35 확인 4 24.08.14 5 0 11쪽
34 확인 3 24.08.12 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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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확인 1 24.08.07 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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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라진 사자 3 24.07.17 9 0 12쪽
22 사라진 사자 2 24.07.15 10 0 12쪽
21 사라진 사자 1 24.07.12 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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