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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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15.09.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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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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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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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8장

DUMMY

"하오문?"

소년은 장개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때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소림이나 무당, 마교의 이름정도는 바깥을 나왔을때 알고있었다. 그렇지만 하오문이라는 곳은 듣도보도 못한것이었다.

"하오문은 대체 뭘하는곳이지? 이름만 본다면 별로 좋은곳은 아닌것처럼 보이는데."

또다시 시비가 걸릴까 두려운 소년은 고개를 푹 숙인채로 장개윤의 가르킨 방향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소년은 중심부에 있는 모래가 깔린 바닥과 밧줄로 만든 원을 타넘을때까지도 중얼거리는 멈추지 않았기에 그 말은 먼저 기다리고 있던 사람에게도 들리게 되었다.

"아직 어린것이라 하오문의 무서움을 모르는구나."

"누구세요?"

놀라서 고개를 든 소년의 앞에는 다리를 절면서 계속 술병에 입을 대는 사십대 중반의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연신 큭큭거리며 소년을 비웃고 있었다.

"널 담당하게 될 전불기(專不起)다."

또 다시 수상해보이는 사람를 만나게 되었지만 전불기의 대답이 소년의 불안한 마음을 자극해 그에게 질문하도록 만들었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하오문은 대체 뭐가 무서운건가요?"

"거야 무섭지. 범은 산을 피해가고 수해(水害)는 물을 안건너가면 된다만 요놈들은 새끼치는 쥐같은 놈들인지라 하나 죽인다고 사라질것들이 아니거든. 게다가 뒷세계일지라도 무림인과는 충돌을 피하고 싶어하는법이다. 그런데 사파와 연줄있고 정파의 뒷쪽에 직접 발을 들여놓고 있는 하오문이 얼마나 영향력이 클지 상상도 못할거다."

그 말에 소년은 안색이 창백해 졌다. 범을 피하려 산을 내려오니 도적떼를 만났다는것을 이런 경우가 아닌가 싶었기에 소년은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카악, 퉤! "

말을 끝마친 전불기는 술이 떨어진 술병을 버리고 양손에 침을 뱉고서 쓱쓱 비빈 전불기는 그의 뒤에 놓여져있던 무언가를 들어올려 소년에게 던졌다.

쿵하고 무거운 소리를 낸 무언가는 소년이 반응할새도 없이 바로 눈 앞에 떨어졌다. 한차례 뿌연 먼지가 가라앉자 눈 앞에 있는것은 그의 키와 비스무리한 통나무였다.

"이게 뭡니까?"

"네 상대."

영문을 모르는 말에 소년은 잠시 가만히 서있자 불호통이 내려왔다.

"뭘하고 있냐! 귓구멍이 막혔냐. 네 상대라고 하잖아. 얼른 싸우지 못해."

'그 사람은 나보고 이 광언을 들어주라고 날 받아들인건가.'

기가 막힌 소년은 어물쩍 주먹을 들어 건들듯이 때려 딱하는 나무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이 자식이 장난하나! 그게 싸우는거냐. 좀더 세게 때려."

퍽!

"세게!"

퍼퍽!

계속 닥달하는 전불기의 말에 오기가 생기기 시작한 소년은 끝에 달해서는 주먹을 꽉 쥐고서 있는 힘껏 통나무를 쳤다. 그러자 주먹에 저린 통증을 남기고서 통나무가 조금 흔들거렸다. 그것이 내공을 사용할수없는 소년에겐 최선의 공격이 었지만 전불기의 성에 차지는 않았다.

"이런 바보같은 놈,이 정도는 하란 말이다."

그 말과 동시에 소년에게 다가간 전불기는 통나무를 차올렸다. 떠오른 통나무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천장에 닿을듯하다 아슬아슬하게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전불기는 있던 자리에서 도약하더니 솟구친 나무토막의 중간을 부여잡고는 그대로 땅바닥에 세게 박아버렸다.

"이제부턴 이 통나무를 싸울 적이라고 생각하며 쳐봐라. 이번에도 제대로 못하면 널 이렇게 바닥에 심어주겠다."

입을 떡 벌린채 그 광경을 소년은 전불기의 협박이 통했는지 아까전과는 다르게 통나무를 부여잡고서 한바탕 진땀을 빼기 시작했고 그 광경을 보는 전불기는 가지고 있던 또다른 술병을 빼들고 입에 갖다대다가 술병을 누군가의 손에 빼앗겼다.

"어떤 놈이 어르신의 애인을 빼았나?"

"술을 먹으니 그렇게 건방지게 변한건가, 삼족서(三足鼠)."

삼족서, 세발의 쥐새끼는 전불기가 한쪽 발을 절었기에 만들어진 별명이었다. 전불기의 눈이 샐쭉해지며 이를 드러냈다.

"이게 누구신가, 우리 지부의 장대장 아닌가."

술병을 빼앗은것은 장개윤이었다. 잠시 입을 술병에 갖다댄 그는 불쾌하다는듯이 술병을 거꾸로 들어 안에 들어있던 술을 쏟아버렸다. 전불기의 표정이 더욱 험악해졌다.

"이런 탁주(濁酒)를 잘도 마셔대는군."

상대의 실력을 아는 이상 건드리지 않는것이 상책이라는것을 알지만 예의도 모르는 놈을 만나 불쾌해지는것은 어쩔도리가 없었다.

'네가 무공을 배우기 전부터 난 무림에 있었다. 망할 애송이가.'

"내가 이곳에 올때도 변함없이 이곳에 죽치고 있던데 허구한 날 술만 마시니 예전과 똑같은 자리에 있는게 아닌가?"

"흥, 저런 놈을 나한테 맏기려고 하니 술이 입에 안들어오나?"

장개윤의 비아냥거림에 전불기가 가르킨 손가락 방향에는 있는 힘을 다 한답시고 통나무 위로 올라가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내리치는 소년이었다.

"받아라. 으아아아!"

제딴에는 노력한다는것이지만 멀리서 본다면 통나무 위에서 말타기를 하며 노는것처럼 보이고 있었기에 전불기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댔다.

"저 놈은 누굴 제대로 때려본적이 없기는 커녕 그럴 마음도 없는 놈인데 저런 물렁한 놈을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거야."

"걱정할 필요는 없지. 동기부여는 이미 해놨으니까."

잠깐동안 소년의 모습을 살펴보던 장개윤은 뒷짐을 진채 자리에서 빠져나왔고 그 모습을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던 전불기는 이를 갈았다.

"아이고!"

마침 통나무를 잘못때렸는지 주먹을 부여잡고서 앓는 소리를 내는 소년이 전불기의 눈에 잡혔다.

"어허, 어디서 엄살이야."

소년이 통나무를 때리는것을 멈춘것은 두 시진후인 저녁때의 일이었다.

통나무를 멈추지 말고 때리라는 지시에 따랐지만 이 장소에 오기전에 구타를 당했을때의 아픔을 견디며 쉴새 없이 통나무를 때려야 하는 소년의 몸은 곳곳이 벌겋게 부어있었기에 죽을맛이었기에 비틀거리던 소년에게 건내주었다.

"먹어라."

전불기가 내밀은것은 감옥에서 나온 밥덩어리와는 다르게 조금의 나물도 포함되어 있는 밥 밥그릇에 담겨진 밥이었다. 간만에 손이 아니라 숟가락을 이용해 밥을 퍼먹는데도 힘들게 느껴지는것은 이게 처음이었다. 소년이 어찌나 밥을 힘겹게 먹는지 전불기는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했다.

"엄살부리지마라. 네놈이 소말이냐. 그딴식으로 먹는다면 밥을 치워버리겠다."

그렇게 몇시간만에 밥을 먹은 소년은 다음의 시련을 넘어야했다.

"이 자식이......밥 먹었으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할것 아냐!"

얼마 경과되지 않은 폭행의 상처는 나을리가 없었는데 거기에 식후의 노곤함까지 더해진 소년의 몸은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없이 느려졌던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줄곧 술만 퍼마시느라 이러한 사정을 알리가 없는 전불기의 눈에서 불이 일었다.

"장가놈아, 네 이놈을 너라 생각하고 본때를 보여주겠다."

전불기는 소년을 번쩍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던져버리더니 자신도 도약해 소년의 뒤를 붙잡은채로 바닥에 내리꽂으려 들었다.

'이건 아까 전의 그 기술.'

소년의 머릿속에 아찔해졌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생리현상인지 자기도 모르게 바지에 소변을 지리고 말았다. 거기에 허겁지겁 먹었던 밥이 안그래도 격렬한 움직임에 전불기의 움직임에 자극받아 식도를 타고 올라오게 되었다.

"우웨엑!"

그 추태에 놀란 전불기는 소년을 놓쳐버렸고 소년은 그대로 모래바닥 위에 떨어져내렸다.

"뭘 잘했다고 오줌 싸고 토해대냐! 더러운 놈 같으니라고."

"으으......"

창피함과 굴욕감에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반짝거렸다. 그러나 더러워진 바닥과 옷을 어떻게든 감추려는 소년의 몸이 상처투성이라는것을 확인하고 꺼낸 전불기의 다음 말이 없었다면 자신이 있는곳이 어디건 또 한차례 울었을것이다.

"밥값을 하지 못하면 그 장가놈은 이것보다 심한짓을 너에게 해댈것이다. 저기 우물이 있으니 그곳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돌아가 잠을 취해라."

그 말에 소년은 코를 훌쩍여 나오려던 콧물을 삼키고는 건물을 빠져나와 우물물로 옷과 몸을 씻고서 감옥으로 돌아가는것을 확인할때까지 전불기는 눈을 떼지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저런 얼간이를 어디에 쓸 생각인지는 몰라도 끝까지 네 마음대로 되는지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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