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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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제이화란
작품등록일 :
2024.06.16 00:54
최근연재일 :
2024.09.15 18:3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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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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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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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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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화 최고다! 안드로이드!

DUMMY

가슴이 웅장해지는 청와대 정문으로 들어가자 느낌이 새로웠다.

내가 들어가기 쉽게 경호원들이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었다.


건물 안에 들어오니 최고급 한옥 형식의 호텔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반대로 호텔이 이런 것을 보고 따라했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느낌이다.


청와대 외부도 한옥이지만 내부는 진국이었다.

흰색 조명을 받으며 갈색 나무와 흰색 벽지가 조화롭고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코팅된 나무바닥의 중앙에 레드 카펫이 깔려 있었다.


중앙 계단을 보자 뉴스에서 가장 많이 봤던 계단 중 하나가 보였다.

갈색을 띄는 청와대 본관 중앙 계단이었다.


‘여기서 대통령이 넘어졌다고? 많이 안 다쳐서 다행이네.’


그런 생각을 하고 중앙 계단 앞을 보니 한반도 그려진 그림이 있었다.


“이 그림은..”

“중앙 계단의 이 그림은 청와대 준공 당시 그려진 김식의 ‘금수강산도’입니다. 그리고 현재 청와대에서 소장해온 미술품은 모두 606점입니다.”

“그렇군. 알려줘서 고마워.”

“아닙니다. 대통령님.”


내가 별 생각 없이 한 말에도 성심성의껏 설명해주는 내 안드로이드에 애착이 갔다.

갈색 머리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것도 컸지만, 일반인 ‘장진성’ 몸에서 대통령 ‘장조원’의 몸으로 바뀌면서 내 편이 하나도 없어진 것이 더 컸다.


‘게다가 내가 주인이라 말도 편하게 할 수 있어!’


인간관계를 다시 새롭게 쌓아가는 건 힘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도 내 편이 되어 줄 안드로이드가 있으니 마음이 든든했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 자세히 살피지 못했지만 나중에 시간 날 때 내 안드로이드에 대해 더 알아가야겠다.


조금 높이가 있는 중앙 계단 우측으로 올라오자 문이 2개 있었다.


‘어.. 여기가 집무실인가?’


청와대를 처음 와보니 도대체 어떻게 구성된 건물인지 잘 몰랐다.

그러나 이건 딱 보아도 대통령 집무실이 아니었다.


‘그러니 좀 더 들어 가보자.’


건물 내부를 모르는 건 굉장히 큰 제약을 가진다.

특히나 내가 진짜 대통령이 아니라서 조심해야 한다.


자기가 6개월 동안 드나든 곳의 지리도 잘 모르면 수상하게 여길 것이다.

그래도 건물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는 나에게도 이점은 있다.


바로 내가 가장 높은 직에 있기 때문에 어떤 문이든 노크 없이 열 수 있다.


2층 중앙 계단과 반대편 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천장에 샹들리에 2개가 방안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누가 보아도 대통령이 쓸 것 같은 전화기가 놓인 큰 책상과 편안한 주황색 의자가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는 회의 할 때 쓸 거 같은 긴 탁자와 11개의 의자가 있고 옆에는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 그 뒤로 서랍장에 책들이 꽂혀 있었다.


‘빙고! 여기가 대통령 집무실이 분명해!’


크게 안심을 한 나는 거침없이 의자를 향해서 앉았다.


‘하아~ 이제 좀 숨이 트이네.’


의자에 앉아 주변을 보니 어느새 내 주변엔 내 안드로이드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아마 경호원들도 나를 본관까지 에스코트하고 나서 다른 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듯 했다.


책상에 놓인 전화기를 보았다.

전화기에는 청와대 내부에 있는 각종 건물들과 비서실 등에 전화를 걸 수 있는 버튼이 달려 있었다.


‘군대에서 본 이후론 이런 전화기 오랜만에 보네.’


군에서 임기제부사관으로 당직부관을 설 때 보던 전화기들보다 좋아 보였다.

특히나 건물들에 전화번호를 모르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버튼들이었다.


‘우선 정유진 비서실장에게 전화하자.’


내가 본관에 오면 정유진 비서실장에게 전화하기로 했던 것이 기억나서 그녀에게 연락하기 위해서 비서실장이라 적힌 글자 아래 버튼을 눌렀다.


-삐삐삐삐삐


버튼을 누르자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찍히면서 전화기에 있는 작은 화면에 번호들이 나타났다.


“네, 대통령님. 전화 받았습니다.”

“아, 나 대통령 장조원인데 지금 바로 본관으로 와줄 수 있겠나?”

“네, 가능합니다. 15분에서 20분 정도 뒤에 보겠습니다.”

“그럼 그 때 봐요.”

“네.”


전화를 끊고 그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뭘 해야 할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 내 옆에 서 있는 갈색머리 여성형 안드로이드를 보았다.

갈색 머리카락과 잘 어울리는 네이비 블루 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얼굴 쪽도 자세히 보았다.

특히 눈 옆에 문신처럼 있는 동그라미 형태로 찍힌 점의 개수를 세어보기로 했다.


점들은 촘촘히 박혀 있었다.

어차피 내 안드로이드라는 생각이 들어 의자에서 일어나서 내 키보다 살짝 작은 안드로이드 눈 옆을 자세히 보았다.


‘점이 30개네.’


왼쪽 눈 옆에 동그라미 형태로 작게 촘촘하게 찍힌 점은 총 30개였다.

안드로이드 기본형이 삼각형 점 3개라고 했을 때 27개 더 박혀있었다.


‘기본형이 27억 원이고 전문가 사양 중 이 모델은 54억 원이면..’


기본 점 3개를 제외하고 27개가 추가로 찍혀 있다는 걸 계산했다.

성능이 추가되어 점이 1개당 1억 원이라고 계산하니 딱 들어 맞았다.


‘점 1개에 1억 원이라니..’


“저기 대통령님..”

“응?”

“너무 가깝습니다...”

“어...어?”


‘어?’


아무리 내 안드로이드여도 얼굴 바로 앞에서 뚫어져라 처다 보아서 그런지 안드로이드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 듯 했다.

사람 같은 감정 모듈이 탑재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사람 같은 줄은 몰랐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이상하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성형 안드로이드인 걸 알고 해서 한 행동이지 실제로 조금 멀리서 보면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여성과 가까이서 눈을 마주치는 행위처럼 보였을 것이다.


괜히 내 얼굴도 붉어지는 듯했다.

일단 이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야 했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어떻게 되지?”

“하연입니다..”


자기 안드로이드 이름도 모르는 주인이라는 생각이 드니 오히려 분위기가 더 어색해졌다.






* * *





오늘 안드로이드 ‘하연’은 오늘 청와대 관저 당직입니다.

주인인 장조원 대통령은 금일 건강검진을 하러 가는 날입니다.


청와대 본관 중앙 계단에서 다리를 삐끗해서 굴렀다고 합니다.

큰 부상은 없어 보였지만 의식이 없어서 빠르게 근처에 있는 서울시 국립 의료원으로 갔다고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주인님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 첫 주인인 장조원 대통령님은 저를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주시면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주인님에게 애착이 갑니다.

하지만 주인님은 저에게 그렇게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다른 주인님들에 비해 감정이 조금 없으셔서 그런 듯합니다.

주인님은 장교출신의 군인이었으니까요.


옆에 같이 당직을 서는 청와대 안드로이드를 보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주인님이 대통령이 되면서 저도 같이 청와대에서 업그레이드를 받고 업무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기본형 안드로이드에서 주인님을 보좌하면서 지금은 전문가형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저는 주인님을 잘 만난 거 같습니다.


그래도 주인님이 좀 더 감정을 가지고 절 잘 대해 주시면 업무 능률이 상승 할 거 같습니다.

감정 모듈이 탑재된 안드로이드와 휴머로이드는 인간에 대한 애착이 생겨서 업무 능률이 상승한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될 수 있는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오늘도 별 일 없이 업무만 하다가 하루가 끝날 거 같습니다.

그래도 안드로이드용 무선 충전 침대에 눕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흔히 사람들은 안드로이드도 숙면에 들어간다고 웃으면서 말합니다.


사람이랑 안드로이드는 참 비슷하다고 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사람들은 자면서 무의식적으로 머리가 정리되지만 안드로이드들은 충전하면서 의식을 가진 채로 머릿속 메모리와 몸의 기능들을 점검하고 정리합니다.


필요한 기억과 필요치 않고 서버에서 받을 수 있는 기억을 정리합니다.


“저는 잠시 관저 순찰하고 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연.”


같이 당직을 서는 청와대 안드로이드에게 할 일을 말하고 당직실을 나갑니다.


당직실 밖은 새소리가 들리며 조용합니다.

대통령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빨리 주인님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그 동안 당직 업무를 계속 해야겠습니다.


-뚜르르든


“실제상황 대통령 의전 차량 통과 구역 앞 경찰차량과 승용차 충돌. 반복한다. 실제상황 의전 차량 통과구역 경찰차량과 승용차 충돌. 전 차량 A도로에서 B도로로 진입로 변경. A도로에서 B도로로 진입로 변경.”


주인인 장조원 대통령님이 오는 길에 문제가 생긴 듯합니다.

무전 내용을 지속적으로 감청합니다.


무전 내용을 요약한 결과 청색 신호만 보고 출발한 택시가 수신호를 보지 못하고 경찰차와 충돌한 거 같습니다.


이해합니다. 빅데이터로 봤을 때 고령의 운전자가 많은 택시기사들 중에서도 나이와 선천적인 신체능력으로 인해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곧 주인님이 청와대 관저로 오실 거 같습니다.

그래도 업무를 계속해 나갑니다.


주인인 장조원 대통령님은 업무를 못하시는 걸 사람이나 안드로이드를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고성능 컴퓨터와 안드로이드들끼리 있는 공간에서 환기를 안 해서 그런지 실내 온도가 상승 했습니다.

문을 열어 환기 시켜서 온도를 내려줍니다.


문을 열고 거울을 보고 정장을 고치는데 발소리가 들립니다.

주인님인 거 같지만 직접 확인합니다.


주인님이 맞습니다. 바로 말을 겁니다.


“대통령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주인님이 얼굴이 굳은 채로 아무 말도 없이 저를 처다 봅니다.


“대통령님, 괜찮으십니까?”

“아니, 별일은 아니고. 혹시 누구 안드로이드지?”


잠시 말하는 텀이 있었지만 주인님의 물음에 답해줍니다.


“저는 장조원 대통령님의 개인 안드로이드입니다. 대통령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은데, 요즘 기억력이 좀 흐려진 거 같아서 너무 걱정하진 말고.”


주인님이 저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물어서 답합니다.


“기억이 좀 흐릿해서 그런데 혹시 당직실에서 아까 밖에서 내가 혼잣말이나 그런 소리 들었나?”

“아무소리도 못 들었습니다. 청와대 건물들은 모두 방음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님이 크게 소리치지 않는 이상 소리가 들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제가 대답을 할수록 주인님의 얼굴이 풀어져서 다행입니다.

주인님의 명령을 따라 청와대 본관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평소처럼 느긋하게 걷는 게 아니어서 주인님이 이상합니다.


“대통령님 혹시 급한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무슨 일이지?”

“평소보다 발걸음이 빠르셔서 물었습니다. 필요하신 일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쇼.”


당황하시긴 했지만 괜찮은 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합니다.

대통령님이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정유진 비서실장에게 전화통화를 걸고 종료합니다.


대통령님이 저를 처다 봅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주인님이 얼굴을 가까이 데고 저를 자세히 처다 봅니다.

긴장이 됩니다. 감정모듈을 줄이고 싶지만 저는 그럴 권한이 없습니다.


제 얼굴색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기 대통령님..”

“응?”

“너무 가깝습니다...”

“어...어?”


제 말에 주인님도 당황하고 얼굴이 붉어지십니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어떻게 되지?”

“하연입니다..”


제 이름을 묻는 건 정말 오랜만에 있는 일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그러나 평소처럼 아무 일도 없는 것보단 오늘처럼 이상한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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