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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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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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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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의 모드 전환

DUMMY

야링이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정신이 가출한 만석은 보미의 대성통곡 소리에 비로소 깨어났다.

“아니, 이 애는 왜 갑자기 울고 불고 난리 부르스야, 우심이 네가 무슨 소리 한 거야?”


“집에 가라고 그랬다.”

“아니, 집에 가란다고 저리 울어? 안 되겠다. 오늘 일진이 영 사납네, 놀 기분이 싹 사라졌어! 우심아 가자. 네 컨셉대로 옛날 소주 먹던 방식으로 유턴하자.”


일어서는 만석을 따라 자리를 털면서. 보미라는 애에게 다시 세게 구라를 쳤다.

“명심해! 너 하나에 세 사람 목숨이 달렸어! 시간이 없어! 돌아가면 다 잘 된다.”

이게 무슨 오지랖인가 모르겠다.


야링, 이 빌런은 알게 뭐냐, 뒈지든 말든, 아주 질이 안 좋으니, 쌩 깐다.

야링 이 빌런이

뭐라 뭐라고 하는데 듣지 않고 재빨리 거기를 벗어났다.


부평동 먹자골목으로 들어서 요리 저리 움직여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자 과연 아직도 옛날 가던 연탄 집이 있다. 참 먹거리 다양한 동네다.


마주 앉아서 소주잔을 가득 채운다.

주위는 은은한 연탄구이 냄새로 가득하다,

젊고 싱싱한 청춘들부터 막노동꾼 차림의 나이 든 사람까지 꽉 차서 왁자지껄하다.


막 노동꾼은 가격이 저렴해서 오고, 젊은 청춘은 여기가 맛도 있고, 무언가 로맨틱하다 여기는 마음에 몰려든다.


만석도 오랜만에 와 보니 나름 이런 곳도 추억 속의 장면 같아서 좋은가 보다.


“그래, 이기 진짜 술 먹는 맛이 난다, 그자! 사실 룸이야 접대 생색내는 자리 아이가 내가 고딩때도 덩치가 있으이 신분증 검사도 안 받고 이 골목 자주 다녔다.”


헐, 이자식이 고딩 때 그랬다는 건 나는 전혀 몰랐다.

“야, 네가 나를 접대 할 군번이냐, 친구라면서 접대는 무슨! 이거 너 실수하는 거다”


“친구에게 사업 수완 발휘하면 그건 사업 상대지, 친구가 아니지, 친구는 참 좋은 거라고 네 가 말한 거 같은데. 말 따로, 행동 따로냐?”


만석이는 죄송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 내가 돈 벌이만 생각하다 보이, 실수 핸 거 가타, 미안하다.”


급 전환 된 만석의 반성 모드.

이건 진심이 느껴진다.

‘헐, 많이 발전했네, 돈이 모이니 사람이 모이고 사람 대하는 것도 많이 늘었네, 옛날 그 모자라기만 하던 만석이가 아니야!’


“그런데 니 우찌 된기고, 아까 야링은 우찌 그렇게 잘 들이다 보노, 혹시 신이 내린나?”


“명상 훈련 좀 했더니, 사람 속이 조금 보이는 거 같기도 한데, 나도 모른다. 신은 무슨 신..그건 아니고...”

그리 애매하게 말하는 수밖에 없다.

비밀, 이건 정말 나와 교수님만의 비밀이어야한다.


만석은 우심이 오늘 자기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부동산 설계를 집어내는 것, 야링의 정체를 까발린 거를 보니 뭔지 몰라도 예사롭지 않다 생각이 든다.


“야, 생각해 보이 옛날 중딩 때 국어 쌤이 도사는 도사다”

“우리 보고, 놈 놈 놈 하디 우찌 다 맞아 들어가는 것 같노.”


“재천이는 그렇다 치고 니는 그라 몬 진짜 ‘환골탈태’ 한기가, 그런 기 있기는 있는 가배.”


나는 빙긋이 웃으며 말하지 않는다.

사실 나도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분명히 고수인 교수의 그 실험체가 나를 각성시키고 있다는 점만 느끼고 있을 뿐이다.


내가 사실 잘 몰라서 말을 못 하니..

그게 만석이를 바짝 더 달아오르게 만든다.


“니를 보이까,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 내보고 그 국어 쌤이 큰 일 저지를 놈이라 캔 거, 니 우찌 생각하노? 큰일 저지른다 하는기 아무래도 쇠고랑 찰 일 있다 그 말 맞제?”


눈치 빠른 놈.

“안 그래도 그 말은 해 주려 했다., 야링 그 여자 어떻게 알게 됐지?”


“내가 그 술집에 다른 아가씨를 애인 매키로 사귀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갑자기 제주도 갔다나 뭐래나 말도 없이 사라졌다 아이가.”


“그 뒤에 그 야링이란 여자가 나타난기라.”


“와, 그 여자 중국 여자, 그것도 정통 한족이라는데 영어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고 배운 기 좀 있더라, 거기다 요염하더라 아이가.”

“무슨 대학인지 MBA 과정도 수료했다 하더라. 지금 박사 과정 중이라던데?”

“석사 과정 중이야, 그거도 구라쳤어!”


“그런데 있을 아가 아닌데 무슨 사정이 있는 모양이더라.”

“거기가 고급진 곳이라 벌이가 장난 아니거던.”


“내가 사실 홀딱 빠졌다, 사업상 서울에 반, 부산에 반쯤 있는데 부산에 있으면 매일 만나다시피 한다 아이가, 부산에야 일 때문에 오이, 늘 접대할 일이 있어.”


이놈이 열등생이었던 탓인지 공부 잘하는 여자애들을 이상형이라고 늘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하곤 했다.


감히 들이대지는 못하고 한숨 가득한 고딩 시절을 보냈다.


그건 나도 가난한 형편과 소심증 탓에 마찬가지였다.

술집 여자라 하지만 야링 같이 여자의 매력과 지적 능력까지 다 갖춘 여자에게 빠지는 건 당연하다.


“잘 들어봐, 큰일 저지르는 사람 특성이, 큰일 당해서 억울하니까 반대로 복수심에 스스로가 큰일 저지르는 경우가 있고, 이도 저도 아니게 교묘하게 휘말려서 억울하게 엮이어 덮어쓰는 경우가 있어, 너 지금 아무래도 도마 위에 올라선 생선 신세야.”


“비늘 벗겨지고 횟감 되게 생겼다 말 이다.”

만석이는 바짝 긴장하며 머리를 내 쪽으로 들이 민다..

“그기 무신 소리고?”


“생각해 봐라, 야링, 그 여자 중국 여자라고 속였다며? 순수 한국 사람인데?”

“거기다 약 하고, 도박 하고, 이것만 봐도 정상적인 여자 아니다.”


만석은 '약'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다.

“야링이 약을 한다고? 도박 좋아하는 건 알기는 하는데.... 내캉 강원랜드 세 번인가 같이 갔다 왔다 아이가! 내가 횟감 되게 생겼다는 건 무신 소리고?”


“그 여자 마카오 들락날락 하는 건 아냐? 도박하러.....같이 한번 가자 안 해?”


만석은 놀라는 표정으로, 이제 몸 전체를 더욱 내 앞으로 바짝 숙이고 집중한다.


“니 그건 또 우찌 알았노? 하도 졸라서 다음 주에 시간 내서 한 번 갔다 오자 안 했나! 정말 신이 내린기 맞는 가배!”


“헐, 신은 무슨 신, 그냥 사람 마음을 읽는 공부 좀 했지, 이건 말이야, 단어를 꺼내고, 그 반응을 보고 그 속내를 짐작하는 방법이야. 심리학에서 신체 언어라는거 상세히 공부하면 어느 정도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어”


“혹시 무슨 수사관 일 하나?”


“그건 알 거 없고.. 만석아, 너 거기 가는 순간 정말 큰 일 당한다, 큰 일 당하는 순간 또 큰 일 저지르게 된다. 이 말이야!”

“너 영화 많이 안 봤나? 이 대사 기억 안 나?”


“사기란 게, 털어먹을 놈이 테이블에 앉아있다, 그럼 끝난 거예요. 문제는,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서 우리가 얼매나 공을 들이느냐. 테이블에 앉으면 뭐 하냐고? 그 작업이 얼매나 중요한데!” -영화 <범죄의 재구성> 中


“머리 나빠도 그건 비디오로 세 번이나 봐서, 대충 기억이 나기는 나지.”

만석은 충격받은 듯 안색이 변했다.


그래도 나쁜 놈이 된 거 같지는 않으니, 좀 도와주기는 해야지.


“한몫 단단히 뜯어낼 ‘호구’를 한국에서 모집, 현지로 ‘원정’을 떠나 “도박과 술, 성을 가져다 퍼 붙는다고! 현지의 어둠과 연계된 카지노와 술집에 들어선 순간부터 너는 돌이킬 수 없는 늪에 빠지는 거야!”


“정신 차리고 적당히 빠져나온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 마약에다, 마약보다 더 중독성 깊은 도박, 그리고 야링이 풍기는 요염함에 더해진 치명적인 섹스, 거기서 빠져나오는 건 현자라도 안돼”


“그라몬, 야링 갸가 삐끼라 이 말 이가?”


“그것도 대형 조직 **회에 연계된 삐끼인 거 같다, 이리 치밀하게 설계할 놈들은 그런 조직 뿐 이야, 그 동안 여러 놈 골로 보내었을거야.”

"단위가 몇 백 억이야"


“전에 그 술집에 다니던 니 단골 여자 애 쫓아낸 것도 다 그놈들이 설계한 것이 분명해.”


“그렇네, 생각해 보이 갸가 말도 없이 사라질 아가 아인데.”

“그라몬 나는 우찌해야 되노”


“만석아 니 뒷 조사는 그 놈들이 다 해 놓았을 거다, 그놈들 공들인 먹이감 쉽게 포기 안 한다. 그러니 망했다고 거짓말해도 안 될 거고, 야링하고는 아예 발 끊어라, 적당한 구실 만들어서, 가만있자 어떤 방법이 좋을까?”


“뭐, 무슨 아주 빠쁜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게 끝나면 간다고 둘러대라.”


만석이 바짝 달아올랐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니 혹시 약은 안 했제?”


“그런 건 안 했다.”


“그럼 됐다. 기다려 봐라, 내가 저절로 다 해결 되게 해 줄게, 그 대신 그 동안 약이나 마카오 가는 그런 일은 절대 하지 마라.”


“야링하고는 앞으로 절대 만나지 마라, 무슨 일 당할지 모른다. 아마 바로 사고 날 거다.”


만석은 이제 좀 안정이 되었다.

“고맙다, 내가 촐싹거리다 큰일 날 뻔 핸거 거타, 그라고 너 거 아부지 그 집 말이다 팔지 말고 있어라 캐라.”

“내가 큰 건설 회사에 넘길 때 같이 팔아 줄께, 작업도 다 되어 있으니 상업지로 변경도 좀 있으면 될 끼고, 그라믄 그 집 값은 폭등한다.”

“아마 조그만 아파트 한 채 값은 나올끼다.”


“그래, 알았다, 니 사주에 그런 게 있으니까 항상 큰일 당하지도, 저지르지도 않게 조심이나 해! 사주는 운명이 아니니까....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알았소, 도사님! 니가 사람 사주를 볼 줄 안다니, 신기하네, 그것도 쪽집게야!..”


이제 신통한 점사 행세를 조금 하는 수 밖에 없다.

그거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소주 네 병을 비우고 난 뒤 만석은 기사를 불러 자기 차에 태워 나를 집에까지 태워준다.


지나는 길에 정육점에 둘러 한우 갈비 잔뜩 사서 우심의 집에 넣어주고는 우심의 아버지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돌아갔다.


우진이 환호성을 지른다.

“와, 이기 다 뭐꼬, 갑자기 비싼 소갈비가 풍년이네”


“우진아, 막내 이모는 잘 있나 이모 집에 이거 조금 가져다주고 와!”


“그래, 형님아 안 그래도 아까 갈비 먹는데 영희 생각 나더라, 가가 지금 한참 크는 중2 아이가!”

이 자식이 자기는 다 큰 놈같이 말하는 게 좀 우습다.


우진은 이미 마음먹고 있은 듯 만석이가 넣어준 갈비 한 짝 중 반 짝을 떼어 이모 집으로 내려간다.


집 매매 문제에 대해 아버지에게 신신 당부를 해 두고 새벽차로 다시 서울로 왔다.

막내 이모 집도 아직 안 팔았다 하니 절대 팔지마라 신신 당부 해두었다.


기차 안에서 이 현상에 대해 한 가지 정의를 내렸다


아무래도 사람 속이 마구 다 들여다보이는 건 아니고, 나를 속이고, 해치려는 기운을 띤 생각이 우선 보인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거 같다.

보미는 그 후회하는 마음이 강렬하니 기운이 뻗쳐 그런 거 같다.


사람을 해치려는 기운, 그것이 보통의 기운 보다 훨씬 강력하니 제일 잘 보일 거라는 상상은 된다.

이 능력으로 일을 처리할 수있다면, 이건 엄청난 힘이다.


그런데 그 상상을 뛰어넘는 기이한 일을 기차 안에서 겪는다.


딴 생각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머릿속을 읽을 수 있을까 시험해 보는데...


여기서야, 나를 해치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별반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주제.


아파트, 땅, 건물 사고 팔고 이런 궁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이 하나 하나 보인다.


세상에!

내가 부동산 세계의 초 능력자가 될 모양이다.

별반 간절하게 원한 것도 아닌데...부동산 세계에 대한 생각이 다 들여다 보이다니...


그러고 보니 부산에서 아버지 집 사려던 그놈들, 만석이가 건물 지을 설계를 하던 머릿속을 확실하게 들여다 보았다.


왜 그런 것들이, 확실하게 보인 걸까?

이 능력이 어디까지 업데이트 될 것인가.


나는 궁금해서 머리가 깨질 거 같다.

이 능력이 분명 살아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한데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로또라도 사서 이 지긋 지긋한 궁핍 상태를 벗어 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는 눈치 빠른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서울 역에 내리자.

이 의문을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

찾아가 보아야 할 곳이 생각났다.


작가의말

환골 탈태:사람이 골격부터, 변하고, 번데기가 나비가 되듯 완전 업그레이드 된 존재                  로  변하는 것를 일컫는 말,주로 무협 소설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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