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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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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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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았아 먹다.

DUMMY

이 사무실에서 단연 발군의 실적으로 돈 쓸어 담는다는 에이스 중개사.

금 태호


그 사람이 한눈에 복 부인과라는 걸 알 수 있는 여인네 두명과 은밀히 속닥거리는 것을 주목했다.

잘 차려 입은 부티 나는 여인네 두 명과 남들이 듣지 못하게 밀실에서 작은 소리로 은밀하게 이야기한다.

밀실을 격하여도 좀 더 집중하면 텔레파시 능력이 발동된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금 태호가 지적도 상에 표시를 해 가며 이야기하는 것, 감추고 있는 속마음이 다 들리고,보인다.


<사모님, 여기 성남시에 있는 이 임야에 대기업 대형 연구소 2개가 들어오기로 확정되었고, 그 여파로 지하철이 여기까지 연장될 거고, 연구원들을 위해 여기가 주거 지역으로 풀리기로 확정되었습니다.>


<한 달 이내에 확정 고시 됩니다>

<성남시, 경기도, 국토부 승인까지 다 끝났다는 따끈하고, 틀림없는 소식을 유력자를 통해 들은 것입니다>


금 태호가 펼쳐 놓은 지적도상에 표시를 해가며, 침을 튀기는 것이 다 들리고, 지적도도 훤히 보인다.

여자 둘이 깔깔거리며 즐거워한다.

<정말 정보 통이야>

<태호씨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실수한 적 없어>


<어머, 이건 큰 호재인데, 이 비밀스러운 걸 어디서 알아내었어요?>

<그건 마누라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마누라도 없는 놈이 마누라 타령이다.

<이런 일 계속하려면 정보원의 비밀은 죽을 때까지 지켜 주어야 하거던요>


금 태호가 말하면서 떠올리는 그 정보원이 누구 인가는 내 머릿속으로 다 전송된다.

<이미 그 부근에 땅을 선점해둔 복 부인에게 들었지, 그분이 나를 이뻐하니까, 이런 소스를 주는거지>


<여하튼 나는 사람 잘 만난 거야, 아니지 내가 잘 고른거지.>

<내가 머리가 참 좋아, 이 사무실 중개사 바보 놈들, 열심히 일해 봐야, 내 발바닥 보기도 힘들지, 개발 계획도 빼내는 노 하우를 저 바보 놈들이 알 리 없지.>


자신이 아주 똑똑하고 슬기로운 놈이라 생각하며 끊임없이 정신 승리하고 있다.

금 태호가 승승 장구하는 비밀이, 다 이런 정보력 때문이었다.


금 태호 이 자식이 이미 그 부근에 차명으로 땅 매입하려 찍어둔 내용이 다 떠오른다.

이제 나이 서른 중반의 독신남.

밴츠 몰며 인생 참 화려하게 사는 놈이다.

그 배경에는 강남 사모님들과의 끈적이는 뒷 거래가 있다는 소문도 돌아다닌다.


나는 무언가 어둠의 냄새가 풍겨나오는 금태호의 머릿속 정보에 집중했다.

금 태호 대가리 속.

<흐흐, 부근의 금 나라 부동산에서 내가 찍은 땅은 이미 작업을 다해 두었어,

소문나기 전에 한 번에 사 모으는 거지.이 복 부인들 거래 성사 시키고 받는 중개 수수료에다 대출 끼면 구입 자금은 충분해>


그 복 부인들에게 권하는 땅 덩어리는 무려 일 만평 정도 된다.


금 태호가 자신이 매입하려고 찍어둔 땅은 쓸모없어 보이는 쪼가리 땅들이다.

좋은 정보가 있다고, 혼자 독식하면 일이 깨어질 수 있다.


돈 많은 사람, 힘 있는 사람이 자기가 찍은 땅 부근의 땅들을 최대한 많이 매입해 주어야, 계획도가 바뀌지 않고, 빠르게 진행된다.


아는 사람 다 동원해 독식하려 하다가는 거기에 끼어들지 못한 힘 있는 투기꾼이 주변의 땅을 매입해서 로비하고, 경제성 운운하면서 계획도를 수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도 금 태호 머리 속을 지나가는 생각이다. 이건 정말 맞는 생각이다.


힘 있는 지주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도로가 휘고, 도시 계획이 변경되는 일이 한 두 번인가.


금 태호가 노리는 땅은 풀린다 해도, 단독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도로 없는 맹지가 상당 수 있다.


도로가 없어 현재로는 맹지인 땅은 당연히 헐 값에 인수가 가능하다.


그 맹지를 막고 있는 앞쪽 땅에 도로가 개설되는 도시계획도가 금태호 머리 속을 날아 다닌다.


맹지가 도로에 연접한 땅이 되는 것이다.


나는 다음 날 아침 일찍 금 태호가 작업하고 있는 곳으로 갔다.

금 태호와 연결되어 작업 해 두었다는 금 나라 부동산을 단박에 찾았다.


여기가 개발 여지가 있다는 막연한 소문 때문에 가격이 좀 오르긴 했다 한다.


중개사는 없고, 전무 명함 들고 있는 실장이 손님을 맞이한다.


중개사는 바지 사장이고 그 실장이라는 인간이 이 중개업소의 일을 주도해 나가는 상황이라는 건 짐작이 된다.

저놈이 나에게 금 태호가 작업해둔 땅을 팔 리 없다.

한 번에 몽땅 계약할 건수가 있는 데..그 중 일부를 판다는 건, 계약 전체를 깨지게 만드는 일이다.


중개 수수료 이외에 작업비 명목으로 두둑히 챙겨주는 약속이 되어 있으니, 숨겨두고 금태호가 올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엉뚱한 땅을 사라고 자꾸 권한다.


개발 예정지와 상관없이, 여전히 풀기 어려운 입지의 땅들이다.

이 인간은 금태호가 왜 여기 땅들을 중개하기도 하고 금태호 자신이 사 두려 하는지 그 내막은 모르고 있다.

여기는 이미, 금 태호와 짝궁이 되어 내가 생각한 토지는 내어 놓지도 않는다..


거기서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른 부동산을 들렀다.

살만한 임야 싼 거 소개 부탁하니,


뚱보 아줌마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젊은 놈이, 땅을 산다고? 돈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물건 빼러 다니는 떡쟁이(부동산 다니면서 부동산 물건 빼돌려, 다른 부동산에 넘겨주는 매물 도둑을 일컫는 은어) 같은데...>


의심은 가지만 어쩔 거냐..아닐 수도 있는데..

보아하니, 날고 기는 동종 업종 관계자에게 물건 털리고, 손님 빼앗기고, 많이 치이며 사는 중개사다.

내 놓는 물건 중에, 금 태호가 사려고 찍어둔 물건들이 섞여 있다.


그런 것들만 골라 사기로 나는 이미 계획이 되어 있다.

빌런, 한 놈 엿 먹이는 순간이 다가온다.


나는 그중에, 도로가 없는 필지라 저렴한 맹지인데다 현재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곳을 찍어 흥정했다.


<헐 정말 계약 진행하려나 보네, 이거 개발 소문이 있다 보니 몇 번 주인이 바뀌고, 가격이 배로 튀었는데, 개나 소나 뛰어드네.>

<젊은 놈이 저러다 잘못 물리면 50년 기다려야 할 건데..>

<나만 아니면 되지, 내가 저런 대가리에 바람 든 젊은 투기꾼에게 왜 신경을 쓰나>


“이봐요, 소문 듣고 대박 날까 싶어 투기 하는 거면 다시 생각해 봐요, 벌써 배로 올랐어요, 막 차 타면 젊은 인생이 먹구름 속에 들어갈 수 있어요, 원 주인들 땅은 없어요, 모두 투기꾼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슬슬 소문 흘리면서 누군가 걸려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요..”


그래도 이 뚱보 아줌마가 상당히 양심적이다.

속으로 자기 이득을 생각하면서도 끝내 한마디 충고는 한다.

돈을 눈 앞에 보고도 저러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저런 양심적인 공인 중개사도 꽤 있다.

문제는 그런 사람은 돈을 못 번다는 웃픈 현실이다.


내가 찍은 땅들은

맹지라서 면적에 비해 가격은 엄청 싸다.

흥정이 되었다.

나는 재 빨리, 만석이를 콜 했다.


내가 이 상황을 설명하자.


“아, 거기! 우리도 정보를 듣고, 긴가 민가 보고는 있는 곳인데..”

“우심아, 네 말이 신뢰가 간다.”

“설령 금방 안 된다 해도 기다려 볼 수 있는 입지의 땅이야.”

“나도 조금만 살게. 많이 사다가는 되치기 당 할 수도 있고..”


부동산 투자 해 본 놈들은 이 정도 상식은 다 있다.

힘 있는 인간들의 먹거리는 남겨 두어야, 도시 계획이 바뀌지 않는다.


한 시간 뒤, 만석이 기사를 대동하고 재빨리 달려 왔다.


내가 찍어둔 땅은 면적만 크고 가격이 싼 맹지 3필지다.

이건 내가 만석이에게 빌린 차입금으로 사려고 했는데 만석이 놈이 내가 찍은 땅과 그 부근의 땅 중에 금나라 부동산을 안 통하고 살 수 있는 땅을 모두 매입하면서, 나와 만석 토건 공동 명의로 해두자 제안했다.


"난 말이야, 이거라도 같이해야, 내 마음이 편하겠다."

"그렇게 까지 안 해도 돼!"


"아니, 사업적으로도 말이야, 너도 먹을 거 있어야, 다음에 나 끼워주지, 안 그래?"

은혜 갚는 까치. 아닌 은혜 갚는 만석이다.

게다가 다음에 자기를 끼워 달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잘한다.


일사천리로 등기까지 마쳤다.

임야를 파는 사람도 별 볼일 없는 땅을 제법 남기고 판 탓에 입이 찢어진다.

부동산 뚱보 아줌마도 간만의 대박 거래에 입이 찢어진다.

부동산 중개하는 아줌마들이 대체로 뚱보가 많다.

운동 부족 탓이다.


‘대략 보름 이내에 소식이 있겠군.’


그런데

보름이 아니라, 이틀 뒤 바로 연락이 왔다.

금 나라 부동산이 발칵 뒤집혀, 그 땅의 매입자를 찾아 내었다.


촉이 있어 그날 땅을 사러 온 놈이다 싶어, 부근 부동산을 뒤져 알아내었다 한다.


알고 보니, 금 태호가 그 복 부인들에게 큰 땅을 계약 시켜 보내고, 바로 자기가 찍어둔 임야 계약에 돌입했는데..

한 번에 몽땅 계약하려 작업해 보니 이미 그 땅 들 중 상당 부분이 등기 이전까지 되었다는 걸 알고는 개 난리가 났다.


공동 명의.

한 놈은 듣보잡인데, 한 놈은 만석 토건 ㈜이라는 토목, 건축 회사.


금 태호가 뒤집어졌다 한다.

“씨이발, 도대체 나보다 한발 빠른 놈이 있어! 책임지고 이거 다시 사들여!”

“지적도 봐라, 내가 찍어둔. 제일 싸고, 평수는 크고, 많이 남겨 먹을 수 있는 임야! 이거 내가 사려는 땅 전부에 알 박기 한 거잖아! 여기 개인 지분이라도 웃돈 주고 다시 사들여!”


금 나라 부동산이 서울까지 찾아 와서 슬슬 나를 꼬드긴다.


명함을 주는데


금 나라 부동산 전무 박 태양.

이 인간이 공인 중개사도 아니다.

중개 보조원 등록도 한 건지 안 한 건지 모르지만 자격증이 없으니, 물 불 안 가리고 오히려 더 마음대로 하는 부류다.


“젊은 사장, 좀 살려 주시오, 내가 늘상 굶다가 요번에 한 건하려는데, 젊은 사장이 그 땅을 사는 바람에, 다 놓치게 생겼소.”


<아무거도 모르는 젊은 놈이 하필 싸다고 그 땅을 덥썩 매입하다니...소 발에 쥐 잡는다더니..>

“젊은 사장이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고, 가격이 싸다고, 건축 허가도 잘 안 나오는 도로 없는 자연 녹지를 산 모양인데...그거 쓰레기 땅이오, 버섯이나 키우면 될까 몰라도, 농사도 못 지을 거고..”


“아, 그거에요, 제가 버섯 농사 좀 지어 볼까 하고, 무조건 싼 땅을 고른 거지요. 돈이 없어 내 친구 만석 토건을 꼬드겨 공동으로 매입한 거고요, 버섯 농사는 당연히 내가 지을 거지만...”


“하, 버섯 농사 지을 땅은 내가 더 좋은 곳 알아보아 주겠소.”

“지금 그 땅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좋은 값에 되파시오, 아마 제법 남을거요.”


이 사람이 나를 속여 먹으려 한다.

슬슬 부동산에 대한 지식을 드러낸다.

“그런데 조금 남겨 봐야, 양도 소득세 50프로, 지방세 빼고 나면 뭐, 개털 아닌가?”


<이 새끼. 뭐 좀 아는 놈이네...>

“양도세? 그거 다운 계약서 쓰면 거의 안 낼 수 있어요”


“이봐요, 공인 중개사 맞나요? 다짜 고짜 사회 초년생에게 탈세부터 가르치시면 안 되지요.”


“가만있자.다운 계약서가 일단 적발되면 과태료와 가산세가 있다고 했는데..”

나는 법 조문을 줄줄이 읊어나갔다.


“부동산거래신고법에 거래 쌍방은 해당 부동산 취득가액의 5%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 받고, 탈루한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도 도로 뱉어내야 한다.”


“다운 계약을 주도하는 공인 중개사나 중개사가 허위 신고를 권유했거나 다운 계약서를 직접 작성한 경우에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공인중개사 법에 따라 자격 자체가 정지될 수 있고, 사무소 개설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이 새끼 뭐야? 중개사 법은 왜 들먹여?>

“이거, 거래 당사자, 중개사 모두 공소시효 기간인 최소 5년간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데, 이걸 하자고요?”


“나는 적게 먹고 다리 펴고 자고 싶은데요?”

<이 새끼 맹한 놈이 아니잖아, 그때 찾아왔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더니..>


“흐흐, 아조씨, 내가 공인 중개사 자격이 있답니다.”


이 인간이 그 말에 낭패한 모습을 보일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반색을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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