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되기 싫어 도망쳤더니 레어 주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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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돔소짜
작품등록일 :
2024.07.22 06:26
최근연재일 :
2024.07.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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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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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스킬을 발동하시겠습니까?

DUMMY

“근데 주술사님은 어떻게 구차와 싸우실 생각이신가요?”


돼지 소녀 아르마타는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었다.


이름마을을 떠나 남쪽으로 걸어가는 내내 옆에 붙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글쎄요, 뭐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구차라는 자가 가진 스킬이란 게 결국 몸과 혼을 분리하는 것밖에 없잖아요?”


원래 아무것도 모르는 자가 용감한 법이다.


석우의 대답에 돼지 소녀는 감동한 얼굴인데, 대단합니다, 그런 표정이었고, 활 멘 라디우스는 속이 메스꺼운 것 같았고, 역시나 칼 찬 도플리니는 표정이 없다.


“근데 주술사님은 이름이 없으세요?”


다시 이어지는 돼지 소녀 아르마타의 질문.


어, 정말?


석우는 문득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렇지, 이름마을이라면 굳이 강석우라는 이름을 쓸 필요는 없겠지?


뭐가 좋을까?


“아르마타 씨, 라디우스 씨, 도플리니 씨··· 여러분 이름은 좀 길긴 하지만 멋있네요.”


“좀 길긴 하죠. 그래서 저희끼리는 애칭으로 불러요. 저는 알마, 라디우스는 라디, 도플리니는 도프, 그치 라디?”


“그게 편하죠. 주술사님도 저희를 알마나 라디, 도프로 불러주시면 됩니다.”


줄이고 보니 부르기 쉽고, 입에도 착착 감긴다.


석우도 그렇게 짓고 싶었다.


강석우니까 강으? 아니면 서그?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럼 강스는 어때?


아, 이것도 이상하다.


···그때 문득 떠오르는 단어, 아도켄!


“아도라고 불러주세요.”


“아도님? 너무 멋진 이름이에요? 주술사 아도님!”


카네기 처세술의 살아 있는 표본이 아닐까 싶을 만큼, 돼지 소녀는 역시나 반응이 좋다.


얼굴이 돼지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힘이 났을 텐데.


···얼마나 걸었을까?


숲이 깊어지자 길이 사라지고 있었다.


라디가 활을 꺼내든 건 그때쯤이었다.


활의 라디, 처음 아도가 그를 사냥꾼으로 오해하도록 만든 건 순전히 활과 복장 때문이었는데 그러나 그는 사냥꾼이 아니었다.


시력은 좋아졌지만 관찰력은 특별히 나아진 게 없는 아도는 라디에게 화살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라디가 빈 활을 겨누며 걷고 있는 동안에도, 뭐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돼지 소녀 알마가 아도를 데리고 큰 나무 뒤에 숨자 비로소 그의 빈 활이 정체를 드러냈다.


라디가 오른손으로 시위를 당겨 튕기자 퉁 소리와 함께 오른팔이 발사되듯 날아갔다!


오른팔 살이 날아가 명중시킨 건, 얼굴은 사람이고, 몸통은 늑대인 괴물이었다.


살은 정확히 목 아래를 뚫고 들어갔고, 머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믹스 울프(Mix Wolf)!


원래는 평범한 늑대에 불과했던 이 생명체는, 인간의 시신을 먹고 탐욕에 눈을 뜬 끝에 사람 머리 늑대 몸의 괴물이 되었다.


구차 사교집단의 신도가 늘어날수록 믹스 울프의 숫자도 크게 증가했다.


구차가 신도의 혼과 신체를 분리한 뒤 시신을 뒷산에 매장했기 때문이다.


그 말은, 구차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얘기였고, 또 근방에 사람 고기 맛에 눈을 뜬 믹스 울프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믹스 울프라는 놈들이에요. 사람 고기를 너무 좋아하고, 늑대처럼 무리 생활을 합니다. 피하는 게 상책이에요.”


돼지 소녀의 친절한 설명, 그러나 우악스런 잡아당김!


그와 함께 사방에서 이빨 가는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들리기 시작하며 믹스 울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라디의 빈 활이 분주히 살을 날리는 틈을 타고, 이번엔 돼지 소녀 알마가 앞으로 나섰다.


알마가 한쪽 무릎을 척 꿇고, 오른 주먹을 땅에 댔다.


그러자 땅을 타고 푸르스름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졌다.


인근 땅속에 묻힌 생명체의 사체를 찾는 과정!


몇 구의 시신을 찾은 돼지 소녀 알마가 감았던 눈을 뜨고 작게 외쳤다.


“배고픈 돼지들아, 일어나라!”


그러자 죽순이 땅을 뚫고 오르듯 후두두둑 흙을 튀기며 곳곳에서 뭔가가 솟구쳤다.


흙을 잔뜩 묻힌 동물 사체, 간혹 사람 시신 수십 구가 사방에서 느린 걸음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잠깐은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예요. 라디! 빨리!”


믹스 울프들이 알마가 소환한 죽은 자들을 공격하는 틈을 타서 돼지 소녀 알마는 아도를 데리고 뛰기 시작했다.


빈 활의 라디도 곧 도망 대열에 합류했다.


아도는 그의 팔이 궁금했다.


“팔이 붙어 있네?”


“아! 라디가 쏘는 건 팔이 아니라 팔의 염력이에요. 팔이 가진 에너지를 발사하는 것이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친절한 알마!


“그런데 도프는?”


아까부터 도프는 보이지 않았다.


“아, 위에.”


“위에?”


오, 놀랍게도 도프는 바로 머리 위에서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나네?”


“날죠!”


“대단한데!”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도프 그가 나는 건 아니고, 그가 어깨에 찬 칼이 날 뿐이었다.


칼은 그의 왼쪽 어깨를 뚫고 몸통에 꽂혀 있었는데, 그래서 칼과 함께 일정 높이를 뜰 수 있었다.


“신기하군!”


“신기하죠!”


그러나 역시 구차가 있는 곳은 결코 만만한 지역이 아니었다.


믹스 울프의 시선을 잠시 돌리고 도망친 개울가에는 역시나 사람 머리에 곰 몸뚱이를 한 괴물이 버티고 있었다!


믹스 베어(Mix Bear)!


믹스 베어가 앞발을 들고 위협하는 몸짓을 취했다.


“이 동네는 이게 싫다니까! 도프, 좀 도와!”


하늘을 떠 있던 도프가 칼을 뽑아들자 땅으로 착지했다.


그때 울창한 숲 너머에서 시커먼 구름이 일기 시작했다.


“믹스 크로우까지!”


돼지 소녀의 외침처럼 그건 검은 구름이 아니라 까마귀 떼였다.


역시나 머리는 사람인 괴조!


정면엔 믹스 베어, 우측엔 믹스 울프, 하늘엔 믹스 크로우까지!


아무래도 숲에 사람이 4명이나 들어오니까 냄새도 많이 난 모양이었을까?


“위험해! 일단 피하자고!”


빈 활의 라디가 외쳤다.


아도, 방금 전까지 석우였다가 이제는 아도라는 이름이 좋아진 그 아도가 눈앞에 뭔가 점멸하는 문구를 읽은 건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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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감지!

스마트폰 스킬을 쓰시겠습니까?

[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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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린데!


당연히 써야지!


“다들 기다려 봐요!”


아도의 말에 셋이 돌아본다.


아도는 눈빛을 빛내고 ‘Y’를 골랐다.


그러자 문구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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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잠금 기술을 발동합니다.

새로운 패턴을 입력해주세요.

패턴이 복잡할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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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야!


그리고 바뀐 화면에 익숙한 점 9개가 나타났다.


• • •

• • •

• • •


진짜 스마트폰이다.


누가 볼 일도 없어서 그저 기억 자나 니은 자, 혹은 잘해야 둘을 조합한 정도로 간단하게 만들었던 패턴이었다.


근데 복잡할수록 좋다고?


잠금 패턴은 기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 그래! 그러면 될 것 같아.


지읒[ㅈ]의 반복!


상단 첫 번째 도트부터 지읒을 그려간다.


두 개의 지읒을 그리고, 다음 줄에서는 지읒을 반대로 2개 그린다.


끝나는 지점은 하단 우측 마지막 도트!


끝인가 싶었는데 다시 문구가 뜬다.


---------------------------

패턴 입력이 완성되었습니다.

기술 발동을 위해 한 번 더 패턴을 입력해 주십시오.

---------------------------


역시나!


아도는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패턴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에, 또, 지읏을 먼저 그리고, 다음은 반대로, 그렇지···.”


알마와 라디, 도프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믹스 베어와 크로우, 그리고 흙덩이 동물 사체를 해치우고 달려온 믹스 울프까지 이제 바로 코앞에 닥쳤지만,


기어이 입력이 완료되었다!


---------------------------

잠금 기술이 발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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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아도의 대머리에서 불꽃이 솟구쳤다.


이 숲에서 가장 키 큰 나무의 우듬지마저 훌쩍 뛰어넘는 높이까지 불꽃이 솟아오르더니 순간, 몽골 텐트 게르처럼 불꽃이 둥글게 퍼지면서 바닥까지 막을 형성했다!


마침 머리 위 공중까지 날아온 믹스 크로우들이 갑작스레 생성된 불꽃 막에 머리를 부딪치며 몇은 추락하고, 몇은 화들짝 놀라 하늘로 치솟았다.


“와!”


첫 반응은 역시 돼지 소녀 알마의 차지다.


그녀는 오로라라도 본 듯 감탄의 눈길로 불꽃 결계를 둘러보았다.


“오!”


다음 반응은, 기대치 않았지만 빈 활의 라디였다.


당신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어, 하는 표정으로 아도를 쳐다보았다.


역시나 도프는 반응이 없다.


그런데 주술의 주인공 아도가 돌처럼 굳어 있다!


“머리 위에 이거 뭐야!”


아도는 지금 거대 결계의 묵직한 무게감에 짓눌리고 있었다.


머리 위에 돌덩이라도 얹은 것처럼 목이 뻣뻣하다.


움직이면 쏟아질 것 같은 건 그냥 느낌만은 아닌 것 같다.


아도가 순간 비틀거렸다.


그러자 결계가 덩달아 흔들렸다.


“어어, 어어!”


알마와 라디의 눈동자도 커졌다.


결계가 너무 넓어서 그런가?


줄이는 방법도 모르는데?


당황한 아도의 눈앞으로 감춰졌던 문구가 눈에 띄었다.


---------------------------

잠금 기술이 발동됩니다.

* 해제를 원하시면 여기를 누르세요.

---------------------------


‘해제 방법이 있구나! 그런데 크기 조절은?’


설마? 패턴의 복잡성과 연관이 있는 건가?


더 단순하게 만들어야 했나?


미치겠네.


“어쩌지요? 너무 무거워서 오래 못 버티겠는데.”


아도의 말에 모두 아연실색!


“자, 자··· 잠깐만요,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라디가 그의 팔을 부축하여 바닥에 앉도록 돕는다.


그래도 목으로 전달되는 무게감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니, 그것보다 목, 목, 목!”


돼지 소녀 알마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그의 머리통을 붙잡았다.


의외로 하나도 뜨겁지 않은 불꽃!


그리고 너무도 매끈한 대머리!


아고는 누군가 자기 머리를 만지는 기분 따위 느낄 겨를이 없다.


다만 부드럽게 그의 머리를 받쳐주는 손길 덕에 목이 한결 편해진 것만이 좋았다!


“네, 아주 좋습니다. 이제 버틸 만해요!”


목숨이 위태로운 형국이다.


진지해도 모자랄 판국이다.


그런데 믹스들의 눈에 이 꼴이 어떻게 보였을까?


힘들다고 끙끙거리는 대머리 주술사와, 땀을 뻘뻘 흘리며 그 대머리를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알마와 라디, 그리고 칼을 다시 어깨에 꽂아 넣고는 심드렁한 무표정으로 자리에 털썩 앉는 도프까지!


이 무슨 코믹한 장면인가!


도대체 이건 공격 자체를 막는 결계인 건가?


아니면 웃겨서 공격을 포기하는 만드는 신기술인 건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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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되기 싫어 도망쳤더니 레어 주술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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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장하시겠습니까? 24.07.26 5 0 12쪽
» 스킬을 발동하시겠습니까? 24.07.25 10 0 11쪽
3 벌거숭이 시신 24.07.24 12 0 10쪽
2 딸을 찾아주세요 24.07.23 20 0 12쪽
1 리부트(re:boot) 24.07.22 3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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