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되기 싫어 도망쳤더니 레어 주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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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돔소짜
작품등록일 :
2024.07.22 06:26
최근연재일 :
2024.07.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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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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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하시겠습니까?

DUMMY

주술사 아도의 첫 번째 스킬, 잠금!


스마트폰에 새로운 잠금 패턴을 설정하여 적의 침입을 막는 불꽃 형태의 결계술!


그러나 기술을 썼다는 기쁨을 느끼기에는 그 무게감이 너무 버거웠는데···.


마침 동료들의 도움으로 결계의 하중을 버틸 수 있게 되자 아까부터 문구 하나가 떴다 사라졌다 하는 걸 발견했다.


---------------------------

정체불명의 대상을 처치했습니다.

사진을 찍으시겠습니까?

[Y/N]

---------------------------


잉?


왜 자꾸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거지?


의아해하는 아도는 이 깜박임이 시선의 각도와 관련이 있음을 파악했다.


‘아하! 저쪽을 보면 나타나고, 이쪽을 보면 사라지네.’


저쪽에 뭐가 있는 건데?


그곳에는, 방금 전 불꽃 결계에 부딪쳐 생을 마감한 믹스 크로우 한 마리가 널브러져 있었다.


근데 사진을 찍겠냐고?


왜?


기념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도가 ‘Y’를 골랐다.


그러자, 찰칵!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구가 바뀌었다.


---------------------------

믹스 크로우[lv.1]

인간과 까마귀가 합성된 비행 괴조.


사진을 저장하시겠습니까?

[Y/N]

---------------------------


이번에는 저장 여부를 묻는다.


‘이건 뭐 스마트폰이랑 똑같네.’


그리고 문득 스치는 기억!


---------------------------

주술사 스킬을 부여합니다.

1. 스마트폰

---------------------------


이름마을에 도착하기 직전에 부여받은 스킬의 이름이 ‘스마트폰’이었다.


아까도 잠금 패턴을 설정하라는 얘기와 함께 결계가 처졌어.


그리고 이번에는 사진을 찍어서 상대 정보를 입수한 거야.


그렇군, 스마트폰이란 건 이런 기술을 총망라해서 부르는 이름이었던 거야!


뭐야, 주술이라더니, 스마트폰 주술인 거야?


좋다, 저장!


아도가 ‘Y’를 선택하자 갤러리 목록이 뜨면서 믹스 크로우가 저장되었다.


‘분명, 그냥 저장 따위가 아닐 거야.’


목록에 저장된 믹스 크로우를 시선의 손으로 꾹 누르자 다음처럼 옵션이 떴다.


---------------------------

전화 주문 / 정보 수정 / 삭제

---------------------------


역시!


근데 정보 수정, 삭제는 알 것 같은데 ‘전화 주문’은 뭐지?


이 ‘주문’은 주술사의 주문인가, 아니면 짜장면 한 그릇의 그 주문인가?


궁금증은 못 참는다.


‘전화 주문’을 누르자, 따르르릉 발신음이 들렸다.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믹스 크로우입니다.”


“아, 저는 아도라고 하는데요.”


“아, 주인님. 어쩐 일이신가요?”


주인님?


“제가, 주인인 건가요?”


“네? 아휴 당연한 말씀을. 이 스마트폰은 아도님 거잖아요?”


“그렇죠.”


“그럼 당연히 아도님이 주인님이시죠? 그런데 주문하실 게 있으신가요? 혹시 출동인가요?”


“출동? 그쵸! 출동 좀 해주시겠어요.”


“넵, 알겠습니다!”


그러고 전화를 끊자마자 아도의 불꽃 머리에서 뭔가 빠르게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 정체는 붉은 색으로 변한 믹스 크로우!


아도의 믹스 크로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잠시 혼란이 일었다.


알마가 엉덩방아를 찧고, 라디가 ‘믹스 크로우가 결계를 깨고 들어왔다!’고 소리를 지르고, 도프가 순식간에 칼을 뽑아 들었다.


“진정! 진정들 하세요!”


셋의 시선이 아도를 향한다.


“제가 불러낸 겁니다. 다들 진정하세요.”


그러고 보니 결계 밖의 까마귀들과 색깔뿐 아니라 생김새도 다른 것 같다.


“와!”


돼지 소녀 알마는 역시나 감탄사.


“드디어 실력을 발휘하시는 건가요?”


그러나 차마 이 한 마리가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가라, 크로우!


아도의 크로우는, 그러나 결계를 빠져나가자마자 다른 크로우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악전고투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목이 물린 채 힘없이 추락하다가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아도는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침 난전 중에 또 한 마리의 크로우가 바닥으로 추락해 있었다.


사진 찍고, 저장하고, 다시 전화 주문!


새롭게 출동한 믹스 크로우는 이번에는 조금 더 날렵한 비행을 선보이며 공격을 감행한다.


그러나 떼 지어 몰려드는 믹스 크로우들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


아도는 이제 빡친다!


다시, 처음부터!


사진 찍고, 저장하고, 다시 전화 주문!


벌써 3번째 출동 명령이라서 그런지 아까보다 신속하다.


그리고 뭐랄까?


싸움에 능숙해지는 것 같은 느낌?


이건 아도의 경험치 때문이었는데 비록 두 번의 패배 경험밖에 없었지만 그게 믹스 크로우의 실전에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 아도의 크로우가 공중으로 치솟으며 무리의 공격을 회피하더니 하늘 높이에서 곤두박질치듯 급강하를 시작했다!


퍽!


아도 크로우의 날카로운 공격에 믹스 크로우 세 마리가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다.


앗, 그렇군!


아도의 머리를 스치는 기발한 생각.


바닥에 추락한 세 마리의 크로우를 바라보자 역시나 사진 찍을래요? 하고 문구가 떴다.


---------------------------

믹스 크로우를 처치했습니다.

사진을 찍으시겠습니까?

[Y/N]

---------------------------


무조건 예스!


다시 저장, 그리고, 전화 주문!


이걸 세 마리 모두 연달아 수행하자, 이제 공중에서 싸우는 아도의 크로우는 네 마리로 늘었다.


네 마리 모두 빠른 비행과 날카로운 공격으로 계속해서 적 크로우를 격추시키고 있었다.


“좋아! 이대로 가자!”


믹스 크로우가 바닥으로 추락하면 다시 저장, 전화 주문을 반복하고 있는데, 그때 아도가 놓치고 있던 게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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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주문 / 머지 / 정보 수정 / 삭제

---------------------------


머지?


새로운 옵션으로 ‘머지’라는 게 등장한 것.


궁금하면? 눌러본다!


머지를 누르자 믹스 크로우[lv.1]의 카드가 나타났다.


‘이걸 어떻게 하라는 거?’


아도는 그 순간,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


디바이스의 작동법은 본능에 충실해야 한다!


나의 본능은 이 카드를 어떻게 하라는 건가?


‘합친다!’


그리고 갤러리에 등록된 또 다른 믹스 크로우[lv.1]와 합치자 카드가 빛을 내며 뱅글뱅글 돌기 시작하더니 새로운 이름의 캐릭터가 등장했다!


---------------------------

더블 크로우[lv.2]

믹스 크로우를 병합한 머리 둘 달린 비행 괴조.

---------------------------


새로운 캐릭터다!


역시 전화 주문을 하자, 이번에는 믹스 크로우보다 덩치가 2배 커진 회색의 크로우가 등장했다.


더블 크로우는 설명처럼 인간의 머리가 두 개 달렸고, 발톱이 비수처럼 날카로웠다.


“가라, 더블 크로우!”


더블 크로우가 공중에 뜨자 전장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커다란 두 날개를 퍼덕이는 것만으로 이미 힘의 차이를 느꼈는지 믹스 크로우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더블 크로우의 잔인한 사냥이 시작되었다.


100여 마리에 이르던 믹스 크로우 무리는 절반 넘게 줄행랑을 치고 있었고, 남은 놈들은 더블 크로우에 날개가 찢겨 바닥으로 추락하고, 머리를 물려 기절했다.


그러나 감상할 여유는 없다.


아도는 한 마리씩 바닥에 떨어지길 기다려 계속 사진을 찍었다.


찰칵, 찰칵, 찰칵!


“아도님, 무얼 그렇게 열심히 보고 계신가요?”


알마는, 바닥을 주시하는 아도가 궁금했나 보다.


“지금 바빠서. 잠깐만!”


그리고 다시 찍고, 저장하기를 십여 차례.


그리고 목록으로 돌아와서 머지를 개시한다!


레벨 1짜리 믹스 크로우를 병합하자 레벨 2짜리 더블 크로우가 탄생한다.


레벨 2짜리 더블 크로우를 병합하자 레벨 3짜리 그랜드 크로우가 탄생한다.


레벨 3짜리 그랜드 크로우를 병합하자 레벨 4짜리 마운트 크로우가 탄생한다.


바닥으로 추락하는 믹스 크로우가 많아질수록 머지 레벨도 쭉쭉 올라 7레벨 스니커즈 크로우까지 생성되었다.


그러나 레벨 7짜리 둘을 병합하려고 하자, 안내 문구가 떴다.


---------------------------

현재 주술사 레벨로는 더 이상 병합이 불가능합니다.

추가적인 병합을 위해서는 주술사 레벨을 올려주세요.

---------------------------


아,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보다.


그러나 레벨 7짜리가 두 마리!


과연 이건 어떤 녀석들일까?


그런 궁금증으로 둘을 불러냈는데, 잉?


불꽃 머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신발 두 쪽!


그러고 보니 이름이 ‘스니커즈 크로우’였다.


아도가 신발을 꿰신자, 뭐야!


뱀이라도 밟은 것처럼 신발이 꿈틀!


그러더니 몸이 부-ㅇ 떠올랐다.


“오!”


하지만!


내 목!


“제군들, 미안하지만 이제 결계를 풀어야 할 시간 같습니다.”


해제 버튼을 클릭했다.


머리를 짓누르던 결계가 사라졌다.


무중력처럼 가벼워진 자유의 느낌 속에서 아도는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당돌한 자신감이 혈관을 따라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어때요, 도프 씨? 나와 같이 늑대 사냥 가지 않겠어요?”


아도가 손을 내밀며 제안하자 도프가 스르렁! 칼을 뽑았다.


“좋죠.”


그에게 들어본 첫 마디.


···글쎄, 살다 보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아도는 도프에게서 문득 고수의 풍모를 느꼈다.


그걸 확신케 하는 게 있다.


방금 칼을 뽑아들 때의 모습.


왼쪽 어깨에 꽂혀 있는 검을 오른손으로 뽑아 드는 순간, 아도는 그게 그냥 칼이 아니라 왼팔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망토에 가려 지금껏 보이지 않았지만,


왼팔을 뽑아 칼을 만든 것이다!


이 특이한 기술이 고수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결계가 해제되자 다시금 믹스 울프 무리가 그르렁거리며 나타났다.


사람 얼굴이지만 표정은 사람의 것이 아닌 믹스 울프.


그 울프들이 언덕 위에서, 덤불 뒤에서, 나무 옆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숫자는 이십여 마리.


아도에게는 지금 잠금 스킬과 저장 스킬에서 비롯된 스니커즈 신발 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이런 자신감이 생긴 걸까?


아도가 바람을 일으키며 믹스 울프 사이로 빠르게 날기 시작했다.


울프들이 경계하다 늑대만큼 입을 크게 찢으며 아도의 측면으로 뛰어들었다.


그때 아도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또 다른 숨은 스킬을 발동했다.


“스와이프!”


스마트폰 사용의 기본 중 기본인 화면 넘기기 기술.


어떤 스킬인지 쳐다볼 필요도 없다.


손가락으로 슬쩍 화면 넘기는 제스처를 취하자 아도를 향해 뛰어오른 늑대가 거대한 힘에 밀린 것처럼 옆으로 패대기쳐졌다.


이제 도프 차례다.


빠르게 질주하던 도프는 자빠진 늑대를 발견하자 몸을 360도 회전시키며 왼팔 검으로 배를 갈랐다!


슈슉!


도프의 회전력만큼 빠르게 붉은 피가 사방에 뿌려졌다.


다시 아도의 스와이프 차례!


아도가 검지를 빠르게 흔들자 울프들이 돌풍에 꺾인 갈대처럼, 가르마를 탄 머리처럼 좌우로 자빠졌다.


정면에 버티던 마지막 늑대는, 짜부라뜨리듯 바닥으로 누른 뒤 그 힘을 타고 높이 올라 나뭇가지에 내려앉았다.


아도는 그 높이에서 도프의 실력을 감상한다.


칼을 뽑은 도프는 비행 능력이 없지만 그 걷는 발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빨랐다.


하나의 머리를 자르면, 다시 몸을 뒤틀어 허리를 베고, 연이어 빠른 보법으로 다음 타깃에 접근하여 머리를 그었다.


한 칼에 하나의 늑대가 낙엽처럼 떨어진다!


베는 솜씨가 이처럼 간결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아도는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내가 언제 검객의 솜씨를 보았다고 이런 생각을?’


그건 아도가 잘 모르는 것이었는데 단 몇 개뿐이었지만 안내받지 않은 스킬까지 발동할 정도가 되자 내면에 잠자던 그의 주술사 본능이 꿈틀거린 것이다.


‘매일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리는 주술사’란, 이 뽑기 시스템이 아도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만든 운명이 아니었다.


그가 한참 전의 생에서 겪었던 그 스토리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 기억이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잠에서 깰 준비를 한 것이다.


레어 주술사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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