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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악연

DUMMY

“500억을 투자하시겠다고 하시더군.”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변호사 말이 회사가치를 1500억정도로 추산한다니까. 형수님이 가진 원래 지분에 25% 정도 더하게 되는 거지.”


“헥! 그정도나요? 얼마전에 900억 평가 받았는데, 그럼 계산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 반토막 나고 형수님이 다 거머쥐시는 거지.”


“아아···”


기존에 소유한 지분은 기존 지분의 75% 정도로 지분 비중 줄어든다는 뜻이었다.

진성주는 22%에서 16.5%로 진형주 이사의 12%지분은 8%로. 대신 이예원의 주식 지분은 채권단 걸 인수한 32%에서 24%로 비율은 떨어졌지만 거기에 500억 25%를 투자해 49%가 되는 셈이다.

지분량은 줄었지만 금액은 오히려 2배가까이 늘었다.

이 사실을 알면 주식전환채권을 매도한 유상득 상무가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정말 형수님 참 대단하십니다. 투자감각 보세요.”


“그냥 지분을 다 가지려한다면 내가 반대하고 그냥 은행에서 돈을 빌렸을텐데. 형수님이 가지고 계신 49% 지분중 본인은 29%가지고 남은 20% 정도를 직원들 스톱옵션으로 내 놓겠다고 하시더군. 특히 TF팀에 결실이 돌아가도록 말이야. 그래서 형수님 제안을 받아들였다.”


돈 버는 센스도 남다른데 거기에 세밀하게 신경쓰는 세심함까지.

일처리가 이렇다면 매가 먹잇감을 채가듯 치고 빠지는 이예원의 투자 방식을 비난할수도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알고 있지? 한달 후 어떻게 될지.”


초도물량을 오십만개로 잡고 있다는 박민기의 말을 진형주도 알고 있었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오십만개라니··· 기존 우리 유통망을 이용하지도 않는다면서요?”


“글쎄··· 나도 그부분이 걱정되기는 해. 만약 초도 물량을 다 판매하게 된다면··· 대강 어림잡아도 2000억 정도가 남는다.”


“우리가 아무래도 괴물을 데리고 있는것 같아요. 2000억이라니. 일년에 500억매출이냐? 600억매출이냐? 아등바등 거리면서 살았는데.”


“제일 좋을때가 800억정도였지? 그것도 꽤 오래전이구나··· 매출로만 따지면 초도물량에 4000억에서 5000억이야.”


“그렇게 계산하면 안되죠. 초도물량이잖아요. 초반 반짝하고 나중에 분기당 매출이 반이하로 떨어진다고 봐도 1조 2000억정도 되는 거죠.”


“세상에···”


1000억이라는 단위는 항상 그리운 목표금액이었다.

메타전자가 정점을 찍었던 5년전에도 고작해야 800억 매출이었다.

아니 고작이라니··· 그 돈이 얼마나 큰 돈인데.

한때는 100여명이 넘었던 직원들도 이제는 반 가까이 퇴사해 버리고 점점 짜그러들고 있었다.


지난 20년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진성주의 눈앞을 스쳐갔다.

그런데 1000억도 아니고 1조?


누군가 비슷한 소리를 한다면 대번에 미친놈이라고 욕을 했을 것이다.

사업이라는게 그렇게 판타지 도박처럼 이루어지는게 아니라고 경영학개론 책을 꺼내 뚝배기를 깨주고서 삼박사일동안 진성주가 겪은 20년 세월을 압축해 그 쓸모없는 장식용 대가리에 밀어 넣어주었을 것이다.


“허허 참···”


기가 막힌다는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냥 받아들이세요. 받아들이면 속편합니다.”


“나도 모르겠다!”


이예원이 투자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생산량을 하루 1200개로 늘리라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확신과 불신의 경계에 머물고 있을때, 이예원은 남들은 보지 못한 가능성을 보고 돈을 질렀다.


“내가 한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흥분됩니까?”


진형주의 손이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각오는 해 둬라! 이거 말아먹으면 우린 감옥간다.”


“언젠 안 그랬수? 새삼···”


경영자는 그런 것이다.

마음껏 TF팀 보고 저지르라고 했지만 그 책임은 항상 경영자가 지게 되어 있었다.

TF팀의 무모한 도전마처 경영자가 허락한 것이니까.




***




“어이! 노기자!”


털북숭이 중년남자가 손을 들자 노혜미가 인상을 찌그러트린다.


“무슨 냄새를 맡고 온 거에요?”


“냄새는 무슨 냄새, 다 알고있는 상식인데. 어떻게 이번에도 협조해?”


MKN의 베테랑 기자 지형식. 대박 경제기사 뒤엔 항상 그가 있다고 말해지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렇게 당했는데 믿겠어요?”


“당하긴 뭘 당해? 이사람아! 이바닥이 원래 다 그런거지.”


노혜미가 발품을 팔아 비밀리에 입수한 신제품에 대한 기업 정보가 있었다.

취재원이 하루만 기다려달라고 한 내용을 순진하게 ‘공동취재’라는 명분때문에 지형식에게 언급한 적이 있었다. 다음날 지형식 기자의 MKN에서 대박을 터트렸고 노혜미는 소속사 YGN에서 그동안 뭐했냐고 질책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취재원은 그 일로 사표까지 쓸뻔했고 그 후론 다른 기자한테는 다 말해도 지형식 과는 아는 척도 안하게 되었었다.


“신입기자들 그만좀 등쳐먹으시라고요. 그렇게 이바닥 잘 아는 양반이 왜 욕을 먹어요.”


“거 참 말 심하게 하네. 내가 뭘 등쳐먹어?”


‘구렁이 같은 놈.’

상종하지 말아야 할 족속이다.


“그나저나 뭐 아는거 없어? 내가 알기론 기우연인이 움직인거 같던데.”


그 소문이 돌아서 메타전자에 온 것이다.

이곳에서 만든 피부케어 제품이 지금 상류층 여성들한테 화제라고 했다.

그리고 상류층 여성들한테 그 피부 케어기기를 퍼트린 매개체가 기우연인이라는 그 미스테리의 단체이고.


“저도 그 소문때문에 온거죠.”


노혜미가 굳게 닫혀있는 메타전자 입구를 바라보며 말한다.

이미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인터뷰는 나중에 하자고 했기에 마냥 기다릴수 없어서 온 것이다. 혹시라도 오가는 직원들 통해서 그 신제품과 기우연인에 대한 작은 실마리라도 얻을수 있을까 하고.


“저저저··· 또 줄줄이 오네 줄줄이.”


지형식이 돌아보는 곳을 보니 언론사와 공중파 기자들이 카메라맨까지 대동하고 다가오고 잇었다.


“기우연인에 대한 특집 기사 하나만 딱 따도 그냥 진급인데··· 언제까지 필드에서 뛰냐?”


경제쪽 기자들에게는 그 기우연인이라는 유니콘이 항상 화두였다.

정체를 제대로 알수 없는 비밀단체, 몇명 기우연인 회원이라는건 짐작되어 알고는 있지만 모두 기우연인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고 있었다.

회원 구성원이 전부 여자라는것, 그리고 상류층이라는 것. 그리고 서로 상부상조한다는 것, 알려진 정보는 그정도였다.


“차라리 유니콘 취재하는게 더 빠르겠어.”


지형식이 투덜거렸지만 노혜미는 모른척했다.

기자들이 나와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이크를 들고 메타전자 전경을 따고 있었다.


“지선배님!”


“어이!”


몇몇 아는 이들과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눈다.

아직 밝았지만 이제 곧 6시, 잠시후면 직원들이 퇴근을 할 거고 잘하면 어리버리한 놈을 잡아 밀착 취재를 할 수 있겠지.

노혜미가 철문으로 막혀 있는 메타전자 입구를 바라본다.




***




“맞지! 너! 너 맞지?”


중요한 일처리가 끝나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하던 박민기의 앞을 예쁜 여자가 막아섰다.


“누, 누구세요?”


많이 본 얼굴인데 누군지 기억나지 않았다.


“나, 노혜미··· 기억 안나?”


노혜미··· 노혜미··· 그 단어가 막혀있는 박민기의 머리속에서 뭔가 익숙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니 이름이 뭐였더라··· 박··· 박···”


박민기는 멍한 얼굴로 눈앞의 여자를 본다.

지나가다 보면 돌아설만큼 예쁜 여자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지···

여자의 입술에 묻은 립스틱과 눈썹에 묻은 마스카라를 제거해보자.


오래전··· 아주 그립고 창피한 기억이 떠오른다.


‘아는척 하지 말아줄래?’


그렇게 잔뜩 찡그린 얼굴로 뱉어내듯 말을 남기고 갔던 교복을 입은 여자애.

태어나 처음으로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아이. 그래서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었고 무참하게 차였었지. 이름이 노혜미였지 맞아. 바로 눈앞의 이 얼굴이었지.


“그래 박민기! 너 박민기 맞지?”


그제서야 이름을 기억해낸 노혜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박민기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선다.

모른척 할까? 왜? 그럼 아는척 해? 회사앞에서?


“어어··· 그, 그래···”


결론은 적당히 기억났다는듯 대응하는 것.


“와아 여기서 만나다니 반갑다. 정말.”


반갑다고? 아는척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던건 뭔데?

세월이 흘렀으니 아는 얼굴봐서 반갑다는 건가?


“어디 가까운 데에 가서 저녁이라도 먹을까?”


“아니··· 난···”


“오랫만에 만났는데 그냥 갈수 있냐? 따라와 내가 쏠게.”


그때까지는 박민기도 알지 못했다.

이 예쁜 애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건지.




***




“그러니까 피부케어 기기를 만드는 TF팀이 있다? 거기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아?”


잠시 기억하기도 싫은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꺼내더니 자신이 YGN 기자라며 명함을 준다. 그러고선 질문공세가 시작되었다. 언제 입사했냐? 직함이 뭐냐? 그런 별거 아닌 질문으로 시작하더니 질문의 수위도는 점점 높아져 가고 있었다.


“그, 그게··· 나도···”


“아 미안, 이제 세 달째라고 그랬지? 아직 인턴이고···”


그제서야 눈앞의 노혜미가 정보를 캐기위해 자신을 국밥집으로 데리온 것을 깨달았다.


“혹시 기우연인에 대해서는 아니?”


진기진 대리가 언급했던 그 모임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게 뭔데?”


“모르는구나? 하긴···”


박민기의 질문에 노혜미가 피식 웃었다.

박민기는 눈앞의 노혜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 시절엔 순진해보였고 모든 아이들에게 친절한 아이처럼 보였다.

아이들 몰래 사탕이나 초컬릿을 주길래 노혜미가 자신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줄 알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박민기가 고백한건 그런 노혜미의 친절에 대한 답변에 가까웠다.


‘나 또한 너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사겨보자.’


그렇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줄 알고 고백을 했었던 거였으니까.

하지만 정작 실체는 그 반대에 가까웠다.


노혜미는 자신에게 박민기가 좋아한다고 고백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떠들고 다녔다.

마치 불쌍한 찐따 놈 좀 친절하게 대해줬더니 주제도 모르고 기어올랐다는 듯이.

그덕에 감수성이 한참 예민했었던 박민기는 노혜미가 바닥에 깔아둔 하찮은 희생양중 하나가 되어 고2 동안 아이들 놀림감이 되어야 했다.


“너! 날 좀 도와주면 안돼?”


“돕다니? 뭘?”


“내가 그 피부케어 이름이 뭐라더라?”


“AI 미장센.”


“그래 그 AI 미장센을 만들고 있는 TF팀을 취재하고 있거든. 그 TF팀 사람들에 대해서 네가 아는대로 알려달라고.”


“그 사람들은 왜? 제품에 대해선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있을텐데.”


“제품도 궁금하긴 하지만 그 사람들중에 누군가 기우연인하고 연관이 있는거 같아서.”


진기진 대리가 건너 건너 기우연인과 관계된 사람이 있다고 했었지?


“할 수 있어 없어?”


“난 인턴이라서 잘 몰라!”


박민기의 말에 눈썹을 찡그린 노혜미가 표정을 고치곤 립스틱을 바른 붉은 입술 끝을 끌어올렸다.


“그나저나··· 너 여친 있어?”


“아니!”


“나도 남친 없는데···”


이 요물이 또 무슨 작전을 꾸미고 있는 건지


“너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네. 이렇게 키 크고 잘생겼는지 몰랐어!”


“풋, 고맙다. 너야말로 정말 몰라보게 이뻐졌네.”


이런 이야기를 국밥에 깍두기 국물 말아먹다가 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참 웃끼지 않니? 이렇게 여친, 남친 없는 우리가 다시 만나고. 이거 우리 사겨보라는 계시같은거 아닐까?”


노혜미의 말에 이번엔 박민기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그럴리가··· 국밥 잘 먹었다.”


먼저 일어난 박민기가 계산을 치루고 나가버린다.

얼굴이 샐쭉해진 노혜미가 가방을 챙겨 일어나 나가려는데.


“저 손님 계산해야지이···”


아줌마가 노혜미를 붙잡았다.


“좀 전에 나간 사람이 하지 않았나요?”


“에이 그 사람은 자기 먹은 것만 냈어! 아가씨 꺼는 아가씨가 낼거라던데?”


“네, 아아.”


노혜미가 아줌마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아주 치사한 새끼네···”


자신이 박민기에게 밥사주겠다고 끌고왔다는 사실은 잊은 노혜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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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채권단 지분을 샀다 +2 24.09.12 449 12 12쪽
47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변해야 +2 24.09.11 462 10 12쪽
46 스케일이 너무 커 +2 24.09.10 453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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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사직서 +2 24.09.01 701 14 13쪽
36 TF팀이 끝나면 +2 24.08.31 650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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