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생역전 재벌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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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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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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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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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견손

DUMMY

“저쪽에서 움직였습니다.”


“누구 말하는 겁니까?”


“김성한 본부장 말입니다. 그쪽에서요.”


김성한이라는 말이 나오자 배현도가 인상을 찌푸린다.

다른 사람이라면 가볍게 무시할 수 있지만 김성한이 움직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거다.


“자세히 말해봐요.”


삐딱하게 앉아 술을 마시던 배현도가 자세를 고쳐앉았다.


“김성한이 그때 그부부··· 아들을 만난거 같습니다.”


“부부?”


“왜 4년전 교통사고 말입니다.”


이휘도의 말에 배현도가 인상을 와락 구겼다.


“시나리오가 어떻게 될거라 보십니까?”


“그 아들 손에 칼을 쥐어주겠지요. 그리고 그가 칼을 휘두르게 할 겁니다.”


“이런 제길···”


안그래도 지금 반대파들이 차고 넘쳤다.

아버지 배정도가 정상적인 상태라면 별것도 아닌 존재들.

배정도가 혼수상태인걸 노리고 공격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휘도 상무님 의견은 어떻습니까? 내가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나요?”


“글쎄요. 그 어떤 것도 이거다 할게 없어서요.”


그럴리가? 이휘도의 머리속에 별의별 시나리오가 춤을 추고 있을 것이다.

1을 말하는 순간 최소 5까지 나가는게 생송맨들 능력이니까.

생송에서 30년간 일해온 이휘도라면 최소 10에서 12수 정도까진 보겠지.


“편안하게 말해보세요.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꼭 자기 입으로 먼저 꺼내려곤 하지 않는단 말이지.


“전에도 했던 것처럼 김성한 본부장을 우리쪽으로 당기는 건 불가능하다는게 확인되었죠. 배정도 회장님이 아니면 누구 손에 놓일만한 작자가 아니니까요. 게다가 월스트리트 금융사가 그 뒤에 버티고 있으니 우리가 김성한을 포섭한다고 해도 김성한이 쉽게 따라올수 없을 테고요. 그러면 방법은 하나죠. 그 친구를 만나 우리편으로 만드는 거요.”


배현도가 이휘도를 노려본다.

말은 참 쉽게 쉽게 한다.


“그럼 김성한을 내보내자고?”


“우리가 그럴 힘이 있나요? 승계구도를 완료하고 부회장님이 회장님이 되신 다음에야 김성한 본부장을 내쫓는게 가능하겠죠.”


“아니 김성한을 내 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대안이 있냐고?”


10년이상 생송을 글로벌 정상으로 이끌고온 천재중에 천재 김성한을 대체할 사람?

글로벌 기업 생송을 움직일만한 그릇을 가진 이가 배현도 생각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라는건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적합한 인물이 나타나기 마련이죠.”


‘니가 그자리에 앉고 싶은건 아니고?’


직위로는 이사급이지만 미래전략실 본부장이라는 타이틀이 가진 인물의 상징성은 생송그룹의 다른 회사 사장급을 넘어선다. 회장님과 직보라인이며 생송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진행하던 사업의 지속 여부도 미래전략실에서 판단하니까.


“부회장님이 막 승계구도에 올라서려고 할때 김성한이 그 폭탄을 터트린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건 제대로 망하는 그림이지.”


“그러니 먼저 그 친구를 손에 넣으시면···”


“가서 뭐라고 그래? 니네 부모를 죽인게 아무래도 나 때문인거 같다. 이제 와서 용서해 달라! 그렇게 빌어?”


“그러면 오히려 더 양심적으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이 새끼가···’


배현도가 이휘도를 노려본다.

아버지뻘, 아빠 배정도 회장과 생송이라는 그룹사를 키워온 핵심 인물중에 한 사람.

오히려 배정도 회장과 너무 친했기 때문에 승진에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의심될 정도였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이제 와서 용서를 빌다니.”


“그걸 무기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있으니 드린 말씀이지요.”


“됐고!”


배현도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서 이휘도를 노려봤다.


“그때 그거 블랙박스 분명히 다 수거한거 맞아요?”


“네 다 수거해서 폐기 했습니다.”


“그러면 놈들이 어떻게 날 공격하겟어?”


배현도도 확인했었다.

교통사고에 연루된 자동차는 모두 네대. 블랙박스가 있었던 두대의 차 안에 든 칩 두 개를 모두 폐기 했었다.


“어디에나 빈틈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니 만전을 기해야 하는 거죠.”


잠시 이휘도의 눈을 노려보던 배현도가 입을 연다.


“알았어요. 그 부부의 아들이라는 사람. 그 사람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내가 일단 그 사람을 만나보지.”


“그러실 필요까지야.”


“아니 만나봐야겠어! 그래야 어떤식으로 드리볼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게다가 그 친구를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김성한에게 경고도 줄수 있고.”


“네 정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이휘도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거리자.


“그러기전에 먼저! 김성한 본부장부터 만나보자고.”


“네? 김성한 본부장을 만난다고요?”


이휘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 못 만날거 있습니까? 부회장이랑 본부장 사이인데··· 김성한에게도 직접 경고싸인을 날려주는게 의미있지 않겠어?”


이럴때보면 생송일가의 저 들이받는 근성은 분명 유전으로 내려오는게 분명했다.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로 가보겠다는 소리 아닌가?

김성한이 호랑이보다는 덜 폭력적이겠지만 훨씬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자그마한 실수로도 거기에 창을 찔러박을 인간이니까.

그것도 모두가 잊은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말이다.


“통하겠습니까? 부회장님! 상대는 김성한입니다.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습니다.”


이휘도의 대답을 들은 배현도가 위스키 잔을 단숨에 입안에 털어넣었다.


‘씨발 재수 없게···’


오래전 재수없이 벌어진 지나간 일이 두고 두고 발을 붙잡고 있다.

구질구질 하게 스리.




***




“하아···”


모니터를 바라보던 김성한이 탄성을 질렀다.

이세상의 거의 모든 일들은 그의 머리속에서 90%이상의 정확도로 현실화된다.

모든 뉴스를 보고 모든 상황을 점검하며 판단하면 오차율은 3%도 채 되지 않았다.

나머지 7%는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버리는 경우의 수다.


AI 미장센의 매출이 김성한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분명 박민기를 만난건 AI 미장센 때문이 아니었다.

김성한이 그린 거대한 퍼즐의 일부분에 불과한 ‘AI 미장센’의 매출이 3000억 정도.

그것도 불과 며칠사이에 달성한 기록이다.


‘이 아줌마가··· 무슨 수작을 부린거야?’


기우연인이 연관되어 있다는 소식은 이미 들었다.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썼고 기우연인 회원 20여명의 명단을 파악했다.

메타전자와 기우연인의 접점은 아직도 조금 모호하다.

짐작되는건 메타전자가 어려울때마다 돈을 투자해준 이예원이 기우연인 회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도.


“뭐하나 했더니.”


눈앞에 생뚱맞은 남자가 서 있다.

남자의 정체를 확인한 김성한의 얼굴이 다른 사람은 알 수 없을만큼 파삭 일그러졌지만 순식간에 표정을 감췄다.

김성한이 가장 혐오하는 인간형, 능력도 없으면서 노력도 하지 않는 인간, 생송전자의 부회장 배현도가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본부장님 죄송합니다. 막무가내로 들어오셔서.”


배현도를 들여보낸 실수를 만회하려는듯 비서가 말했지만 김성한은 환하게 웃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나가보세요.”


그렇게 말했지만 조만간 비서진을 다시 재정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목이 잘릴 각오를 하고 막았어야지!


김성한이 남자를 노려보며 입을 뗐다.


“아침부터 왠 일이십니까?”


“본부장님이 보고 싶어서 왔다면 믿겠어요?”


“그럴리가 없으니까요.”


배현도가 김성한 본부장의 책상으로 다가와 모서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내가 요즘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서 말입니다. 본부장님이 뭔가 재밌는 일을 꾸미신다고···”


“재밌는 일은 없네요.”


김성한이 퉁명스럽게 배현도를 바라보고 있다.

저 평정심을 깨뜨리고 흔들수 없을까?

배현도는 무표정한 김성한의 표정이 짜증날만큼 싫다.


“들었습니다. 무슨 피부케어제품 만드는 회사를 접촉 하셨다고.”


“이휘도 상무로군요.”


김성한의 말에 배현도의 표정이 굳었다.

그걸 그렇게 단번에?


“대답없는거 보니 맞군요. 자꾸 그렇게 기밀사항 노출하면 경영회의에서 빠질수도 있다는걸 본인이 알아야 할텐데요.”


배현도의 침묵이 김성한의 추리가 맞다는 걸 확인해주었다.


“그나저나, 왜 그런 별볼일 없는 아이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겁니까?”


김성한이 대답 대신 배현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쾅!]


“본부장! 묻잖아! 왜 그런 별거 아닌 아이템에 눈독들이냐고?”


배현도가 명패를 거칠게 내려놓으며 발끈하며 말한다.


“별거 아닌 아이템이라고 하셨나요? 출시 3일만에 30만개 판매에 매출 3000억을 달성했습니다. 연 10조 크기에 해마다 20%씩 신장될 시장입니다. 글로벌로 보면 60조가 넘고요. 부회장님한테는 그게 별거 아닌 아이템이었군요.”


이미 미래전략실에서 분석한 자료일 것이다.

김성한도 메타전자가 만든 그 ‘AI 미장센’이 이정도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할진 몰랐겠지만.

출시 3일만에 매출 3000억을 달성한 아이템은 전세계 핸드폰 1위를 달리던 십여년 전을 제외하곤 최근 생송전자에도 없었던 일이다.


“예전에 우리 할아버지가 말이에요.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하셨었죠. 머슴을 쓸때 계속 오냐오냐 착한 주인 노릇하다보면 머슴이 그래도 되는줄 알고 기어 오른다고. 그래서 잘해주다가도 한번씩은 꼭 매를 들어줘야만 지가 머슴이라는 걸 깨닫고 고개 숙이고 묵묵히 일하게 된다고.”


김성한을 바라보며 피식 웃은 배현도가 김성한 쪽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웃으며 말한다.

혐오스러운 얼굴, 더러운 냄새가 났지만 김성한의 표정은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할어버지 말씀을?”


“글쎄요. 예전엔 그럴수도 있었겠죠. 신분제 사회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 달라진게 없지. 주인이 누군지 모르는 머슴은 언젠가 얻어터지게 되지 않겠어요?”


김성한이 서슬퍼런 눈빛으로 배현도를 노려보며 말한다.


“지금 본인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아버지 돌아가시면 내가 주인이 되지!”


“실망입니다. 마치 꼭 얼른 돌아가시길 바라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이··· 이이···”


김성한의 말에 배현도가 아랫입술을 짖깨물었다.


“경고합니다. 본부장! 어떤 주인도 자기한테 칼을 들이대는 머슴을 놔두지 않습니다.”


“······”


김성한은 자신한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 그저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배현도의 말을 듣고만 있다.


“저도 오래전에 잠시 뵈었지만 선대 창업주 께서는 대한민국을 발아래 두고 표효하는 호랑이 같은 분이었죠. 지금 회장님은 비즈니스의 빈틈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표범같은 분이시고 그리고 지금 부회장님은···”


말을 하다 말고 김성한이 고개를 흔든다.


“좀전에 주인이라고 하셨나요? 애초에 자본주의 사회에 회사의 주인은 주주아니겠습니까? 21세기에는 좀 21세기에 맞는 경영철학을 탑재하시기 바랍니다. 아니··· 최소한 부회장님이시면 그에 맞는 품위와 품격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이모습을 선대 창업주인 배만석 회장이 보신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을 호령했던 호랑이같은 할아버지 밑에 개손자라니, 혼자 조용히 남모르게 더러운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건 그렇다치고 사고나 치고 돌아다니는 인간이 무슨··· 비서팀에 심어놓은 구정석 과장이 보고한 사건보고서만 해도 몇십건이었다.


“뭐라고?”


“부회장님은 시간 많으신지 모르지만 전 회의가 있어서 그만 일어나야 겠습니다. 안 나가신다면 제가 먼저 가보겠습니다.”


서류를 챙겨 김성한이 일어서서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저이씨···”


김성한의 뒤통수에 욕지거리를 뱉어내고 고갤 돌린 배현도의 눈에 서류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극비! 생송전자 리모델링 기획안.’


배현도가 뒤를 돌아보더니 서류를 챙겨들고선 셔츠 안으로 집어넣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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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안경알 크기 컴퓨터 +2 24.09.03 597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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