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성녀, 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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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cy0722
작품등록일 :
2024.07.29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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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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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5

DUMMY

"다음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수있을까요."

"폐하의 상태가 상태인지라 순방은 여기서 끝내고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유 없이 갑작스레 진행된 순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폐하가 사람을 보내 일정을 알려드리지 않았나요?"

알아볼수없는 글씨의 쪽지를 건넸더니 엔티의 말문이 막힌듯했다.

"다음에 이런걸 전할일이 있다면 제가 직접 써서 보내겠습니다.

제가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부끄럽군요."


엔티는 테이블 위에 서먼스톤을 올려두었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서먼스톤을 사용해주세요. 만약 사용했는데 아무도 소환되지 않았다면

폐하가 잠에 빠졌다는것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폐하가 이쪽으로 소환된다면 폐하께서 내일의 일에 대해 알려드리시겠지만 소환되지 않았다면

두분이서 내일 성에 와주십시요."

"알겠습니다."


엔티가 다시 한번 손을 튕기자 소리를 차단하는 공간이 사라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엔티와 여왕으로 폴리모프한 시녀장은 여관을 빠져나가 마차에 탑승해 왕성으로 되돌아갔다.

우리는 같이 나가지 않고 그대로 여관에 남았다.


"기면증이 없어지지 않았다라..."

`디스펠` `리스토어`

소녀는 생각에 빠지더니 아무도 없는 허공에 마법을 쓰고는 다시 생각에 빠졌다.

아무래도 여왕의 기면증이 남아있다는것에 대해 조금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오늘 교회에서 사람들을 치료했을때도 치료가 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건가.."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겁니다. 아니면 나중에 물어보도록 하죠. 어째서 기면증은 없어지지 않은건지"

"워낙 뜬금없이 나타나시는 분이라 언제 오실지는..

만약 치료되지 않은 분이 계시면 어떡하죠?"

그럴 일은 없을거라 말했지만 적잖게 불안한 모양이다.


사람이 빠지고 밖에 나갔을땐 이미 해질녘이었고

순방 일정이 취소되어 별다른 일정이 없어 여관에서 대기하기로했다.


때마침 식사 시간이라 점심을 걸러서 배가 고픈 소녀가 저녁을 먹자고해서 여관 식당으로 내려갔다.

저녁은 어제처럼 소녀는 생선수프에 사과 한개

나는 미트파이와 영양블럭 한개 방에 갖다두기로


소녀가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왔지만

어제와 다르게 요리만 있을뿐 아렌느의 모습이 없었다.

미트파이와 영양블럭을 빠르게 해치우고

벨을 눌러 직원을 호출해 그릇을 전부 내보냈다.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지만 벨마운트 왕국에서 체류하는 기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굉장히 귀중하다.

아무런 단서를 잡지 못한 오늘 아무일도 안일어났다는것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서먼스톤에 마나를 흘려넣었다.

이윽고 서먼스톤에서 빛을 뿜어내자,


아무도 소환되지 않았다.

"안오셨네요. 잠에 드신걸까요?"

기면증이 낫지 않았으니 대기하다가 잠에 빠진걸수도 있다.

"엔티 경이 있으니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저희도 이만 자도록 하죠."

소녀는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업혀서 날아다니느라 피곤했는지 눕자마자 잠에 빠졌다.

나 역시 피곤이 쌓였는지 쉽게 잠에 들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야심한 밤,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문쪽을 바라보자 어떤 인물이 씨익-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 환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무장중이어서 곧바로 대치하려했으나

철컥-

문 앞에 있는 인물이 문고리를 잡고 열자 문 뒤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너무나 밝은 빛에 눈을 가리고 방어마법을 사용해 혹시모를 공격에 대비할려했지만

'뭐지? 마나가 모이질 않아!?'

다행히 빛이 점차 사라질때까지 공격이 오진 않았기에 바로 적을..

방금전의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문을 열고 나간건가?'

곧바로 문쪽을 향해 달려갔다.

나간척하고 기습을 노릴수가 있기에 한박자 느리게 문 밖으로 나갔으나

'후퇴했나...'

아무래도 도주하기 위해 빛을 비춘것같다.

'왜 마나가 모이질 않지? 무슨 마법에 걸린건가?'

마나를 느끼지 못하게해서 마법을 사용할수없게 만드는 약초가 있긴하나

지금은 몸 속에 흐르는 마나가 잘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마나가 모이질 않는다.

이전처럼 금지된 마법이거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마법이라면

일단 소녀에게 부탁해 주문이건 저주건 해주할수밖에 없다.


습격한 인물이 모습을 감추자 다시 방안으로..

다시 방안으로.. 들어갈수가 없었다.

문과 함께 방이 통째로 사라졌고 바라보고 있는곳엔 벽 뿐이었다.

'벽으로 막힌건가?'

검으로 벽을 벨려고 했지만 벽이 베어지지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성녀님!! 어디 계십니까!!"

새벽에 여관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외쳤으나

아무런 응답도 없다.

곧바로 복도 끝 창문을 깨고 나가기 위해 주먹을 내질렀지만 창문 역시 깨지지 않았다.

'뭐지..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단숨에 중앙 로비로 내려와 정문을 열자 아까처럼 강렬한 빛이 다시 비추었다.


문을 열고 나간 곳은 벨마운트 왕국이 아닌 브리에노스 왕국의 블렛톤 광장이었다.

이해를 벗어난 상황에 식은땀이 흘렀다.

블렛톤 광장에는 매우 많은 사람이, 그것도 전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부상자들로 가득했다.

나는 이 광경을 알고있다.

신성제국과 아인국의 전쟁을 시작으로

전염병처럼 커져가던 나라간의 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어릴적 아직 걷지도 못하던 동생을 잃어버렸던 그때다.


나는 자신의 본분을 잊은채 가장 가까운 교회로 들어갔다.

교회에는 치료를 받기 위해 모여있는 부상자와

치유마법으로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는 신부들로 가득했다.


신부들이 부상자를 치유마법으로 치료하는 중에

여자아이 하나가 아기를 업고 나에게 달려와

동생을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아는 치유 마법을 사용해 도와주고 싶었으나 마나가 모이지 않아서 신부님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가리켰지만 사람에게 막혀

신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여자아이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신부를 데려오려는데

여자아이와 주변의 고통에 신음하는 부상자들, 치유 마법에 힘쓰는 신부들이 한순간에 무표정으로 바뀌고 나를 향해 소리쳤다.

'이번에도 버리고 갈 셈이야?'

섬뜩한 목소리와 함께 일제히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하자

뒷걸음질치며 교회를 나왔다.

허억- 허억-

"이게.. 대체.."

이건 환상이다. 일루젼 같은 마법에 당해 환상을 보고 있는것이라 확신했다.

도망치듯 뛰쳐나와 이 곳에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지만

지금 할 수 있는것은 계속 달리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러나 뛰고 뛰고 또 뛰어도 결국은 교회 안으로 돌아온다.

내 집으로 가도 왕성으로 가도 나라를 벗어나도 교회 안으로 돌아온다.


똑같은 상황의 반복에 더 이상 도망칠 체력도 없이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부도 부상자도 없이 아기를 업지 않은 여자아이의 뒷모습만 보였다.

여자아이는 나를 향해 뒤돌더니 안구가 없는 얼굴에 피눈물을 흘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일어나야해.. 일어나야 하는데..!'

마지막 힘을 다해 일어나려는 순간 무언가 다리에 매달렸고 다리쪽을 보자

안구가 없는 얼굴의 아기가 똑같이 피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붙잡힌 다리는 이상하게도 움직이지 않았으며 눈 앞에서는 여자아이가 서서히 다가왔다.

여자아이도 마찬가지로 내 몸에 매달리고 점차 바닥이 진흙탕처럼 변해 서서히 잠겨갔다.


`디바인 페이션`

소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웠다.

"허억- 허억-"

온 몸이 식은땀으로 젖어있었다.

"에닐! 괜찮아요? 정신이 들어요?"

"여긴.. 어디죠..?"

"벨마운트 왕국의 그랜다운트 여관이에요 자꾸 식은땀을 흘리고 괴로워하는 소리가 나길래 치유와 해주 마법을 걸었어요 혹시 악몽을 꾼거에요?"

악몽, 여왕처럼 악몽에 빠졌다.

본래 나는 성녀를 호위하는 역이기 때문에 꿈을 꿀 정도로 깊게 잠에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에 빠지고 악몽에 빠지고 말았다.


'맞아..! 문에서 기척을 느끼고..'

"분명.. 누군가가 나타나서..."

소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직원을 호출해 물어보았지만 로비에 있는 직원과 각 층을 경비하는 직원도 아무도 못봤다고 한다.


하루동안 별 다른 일도 없었고 누군가와 물리적으로 접촉하지도 않았다.

저주라면 어딘가에서 마나가 느껴지거나 걸렸을때 반응했을것이다.

여왕에게 벌어진것처럼 아무런 흔적이 없다

마나를 느끼지도, 저주를 느끼지도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래?"

세토니아가 나타나 상황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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