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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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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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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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3)

DUMMY

#3화.




종가에도 수많은 방계가 존재하지만 파종가는 종가의 원조 격이기에 방계뿐만 아니라 한 가문의 일가를 이룬 집안들도 찾아왔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종가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종가마다 수많은 파들이 나누어지고 가지를 친다.


흔히들 큰 공을 세우거나 정승에 해당하는 직위를 가지게 되면 본래의 가문에서 자신만의 종가를 만들 수 있었다.

최원희 또한 최원락처럼 종가의 종주가 되기에 충분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어서 오게. 내 최원락이라고 하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형님.”

“오랜만이라면?”

“너무 오래되어서 이렇게 다시 인사드리는 것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정영공파의 최원희라고 합니다.”

“정영공이면. 혹시 최 장자 운자 되시는···.”

“예! 아버님 되시는 분이십니다.”

“아니고! 오랜만이구만! 이제야 기억이 나네! 기억이 나! 이거 못 알아봐서 미안하네.”

“하하하! 아닙니다. 형님.”


최원락이 갓 성인이던 시절 최원희를 본 적이 있었다.

요즘에는 이름을 지을 때 항렬 자를 잘 사용하지 않기는 했지만, 최원락의 시대에는 항렬 자는 꽤나 지켜지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최원희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자 자신과 같은 항렬의 집안사람인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방계의 지위와 종가의 지위는 엄연히 다를 것이었다.


“그래. 이렇게 찾아와서 인사를 하러 온 것이 내 참으로 고맙구만.”

“이렇게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무슨 일을 하고 계시나?”


기억에도 가물가물하게 한 번 찾아온 적이 있던 최원희였다.

그냥 인사만 하러 온 것은 분명 아닐 터였다.

더욱이 뒤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이 불편해 보이는 젊은 사내는 최원희의 아들이 분명해 보였다.


“제가 수원지검의 검사장으로 있습니다.”

“허허! 나랏일을 하고 있었구만. 장하네. 장해.”

“감사합니다. 형님.”


검사장은 차관 직급의 고위 공무원이었다.

더욱이 사법에 관련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일인관청이라는 말을 들을 검사들을 지역 내에서 사법 업무를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도 가지고 있었다.

조선시대의 3정승이나 판서급은 아니라지만 대한민국 역사에도 그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고위 관료인 것이다.


“이번에 퇴직을 하는 것인가?”

“예. 공직을 마무리할까 생각 중입니다.”

“그렇구만. 아쉽구만. 아쉬워.”


위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더 위로 올라가는 것은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하늘이 결정을 해 주는 일이었다.


“자네의 업적을 기록하기 위해서 온 것이로구만.”

“최씨 파종가에 조그마한 업적을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조그마한 업적이라니. 그럴 리가 있겠는가! 밖에 누구 있느냐?”


최원락은 검사장이라면 충분히 기록에 남겨도 될 것이라며 족보를 가지고 오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


“저기 형님.”

“응? 그래. 아우. 무슨 한 말이 더 있는가?”

“그게. 이번에 저의 아들놈이 검사가 되었습니다.”

“아이고! 잘되었구만! 잘되었어! 애비를 따라 나랏일을 하게 되었으니 경사로구만.”


최원락은 최우종을 바라보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리고서는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자네의 업적을 기록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딴생각이 있었던 모양이구만.”

“송구합니다. 형님.”

“아닐세. 우리 최씨 가문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와야만 하네. 그래. 이름이 무엇이냐?”

“최 우종이라고 합니다. 어르신.”

“어르신은. 큰아버지라고 부르거라.”

“예. 큰아버지.”

“허허허! 보자! 거기 밖에 누구 있느냐? 강우에게 일러 족보를 가지고 오라고 해라!”


최원락은 족보를 가지고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에 비단보에 쌓여져 있는 상자 하나를 초등학생이 최강우가 애지중지하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최강우가 들어오자 최원희와 최우종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최강우는 할아버지인 최원락의 탁자 위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인사드리거라. 정영공파의 최원희 어른이시다.”

“인사드립니다. 최씨 가문의 원손인 최강우라고 합니다.”

“큼! 무척이나 영특해 보이는 원손입니다.”

“허허허! 자네 아들처럼 영특했으면 싶네.”


최강우를 바라보는 최원락의 눈에서는 꿀이 떨어지는 듯했다.

그렇게 최원락이 비단보에 싸여 있는 상자를 열자 고풍스러운 서책이 한 권 들어 있었다.

얇은 것 같으면서도 두껍고 두꺼워 보이면서도 얇은 기묘해 보이는 서책이었다.

최강우는 벼루에 먹을 갈기 시작했다.

최원락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고 있었기에 붓을 들기 전에 먹을 가는 것이다.

최원락은 최씨 파종가가 생명첩이라 부르는 족보를 넘기며 무언가를 찾았다.


“정영공파. 흐음! 21대손이로구만.”“예! 맞습니다. 형님.”

“최 원희. 그래. 여기 있구만. 그리고 자네의 아들 이름이 최우종이라고 했던가?”

“예! 헤아릴 우에 즐긴 종입니다.”

“헤아리는 마음이라는 의미로구만. 좋구만 좋아. 이름을 참으로···.”


최원락은 찬찬히 족보를 들여다보다가 최우종을 바라보았다.

이내 굳어지는 표정과 함께 최원락은 먹을 갈고 있는 최강우에게 지시를 내렸다.


“먹을 갈 필요 없다.”

“예?”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는 최강우는 최원락을 바라보았다.


“형님?”

최원희도 놀라서는 족보를 덮는 최원락을 의아한 듯이 바라보았다.

“오늘은 길일이 아닐세.”

“길일이 아니라구요?”

“그래. 자네의 업적을 족보에 기록하기에 좋지 않은 날이야.”


당장에라도 기록을 해 줄 것 같던 최원락이 오늘은 길일이 아니라고 하자 다들 당황스러워했다.

당장 최강우도 반쯤 갈아가는 먹의 먹물이 튀어서는 손등을 물들이는 것에도 놀라서는 최원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흉한 날에 기록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네. 걱정 말게나. 내 길한 날에 맞춰 자네와···. 자네 아들을 족보에 올릴 테니 말이야.”

“아! 예! 형님!”


파종가의 종주가 그렇다고 하는데 따질 수는 없었다.

나중에 길한 날에 맞춰 기록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믿을 수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잡담을 나누고서는 최원희는 최우종과 함께 최원락의 집을 나섰다.


“할아버지?”

“흐음! 내가 할 일이 아니구나.”

“예? 할아버지께서 하실 일이 아니라 하시면?”

“네가 할 일이다. 강우야.”

“예. 할아버지.”

“우리 파종가의 힘은 바로 이 생명첩에 있단다.”


최원락은 무척이나 소중하게 최씨 파종가의 생명첩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말이다. 아무리 종주라고 한들 생명첩을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지금은 이 할애비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네가 다 크고 난다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명심해야 한다. 명심해야 하고 말고.”


생명첩은 다시 나무상자에 닫혀서는 비단보에 싸였다.

얼마 뒤 최원락은 집안을 돌보는 할아범으로부터 최강우와 최우종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평소였다면 역정을 내었을 최원락이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소 남들과는 다른 성장 과정을 거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학생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진로를 밟아간 강우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저택에서는 한복을 입고 다녔지만 학교를 다닐 때는 교복을 입고 다녔다.

할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꽤나 열심히 공부도 한 덕에 성적은 상위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문무를 겸비해야 한다는 최씨 집안의 지론에 따라 강우는 국궁부터 과거 무반도 있었다는 최씨 가문의 무예도 배웠다.

오래된 가문이다 보니 집안에는 국보는 아니더라도 보물은 될 법한 전통 무기들이 있었다.

물론 좋은 스승도 최원락의 지시에 따라 강우를 훈련시켰다.

그렇게 적어도 어디서 맞고 다니지는 않을 만큼의 무력도 쌓았다.

물론 무협지에 나오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경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남들처럼 강우도 대학을 갈지를 결정할 때가 왔지만 강우에게 대학은 별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최씨 파종가의 종주인 최원락의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이미 고령의 나이였기에 최원락의 임종이 얼마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숙명처럼 최강우는 최원락을 대신해 최씨 파종가의 종주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한가지 대한민국의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쳐 가야만 하는 숙명이 남아 있었다.


“사대 독자인 너라면 군대를 뺄 수 있다.”

“다녀오겠습니다.”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손주였다.

군대가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지만 군역은 예로부터 무척이나 고단한 일이었다.

부모가 둘 다 죽었고 노부 하나 남은 핏덩이였으니 최원락의 힘이라면 군대를 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종가의 구성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했다.

그 사실을 강우도 알고 있었기에 군대에 가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최원락은 장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내라면 모름지기 나라를 지키는 일에 솔선수범을 해야 하는 법이다.”

“예! 다만.”

“나는 걱정 하지 말거라.”


최강우는 최원락이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꽤나 엄한 최원락이었지만 진심으로는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노쇠해 가고 있는 최원락을 보며 최강우는 군역을 최대한 빨리 끝내기로 했다.

그렇게 신체검사를 마치고 군대에 지원을 했다.


“강우가 전역을 하고 나면 종부를 맞아야겠어.”


최원락은 최강우가 전역을 하고 난 뒤 반려이자 최씨 파종가의 종부를 준비해 둬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이미 최원락은 생각해 둔 몇몇 가문의 여식이 있었다.

요즘 세상에 20대도 되지 않은 십 대의 여인을 결혼시킬 집안이 있을까 싶었지만 최씨 파종가의 종손이라면 욕심을 낼 집안이 몇 있었다.

그렇게 최원락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할 일이 종손의 종부 구하기까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최강우는 대학을 가는 친구들과는 달리 꽤나 이른 나이에 입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손주가 걱정되었던 최원락이었다.

차라리 아들이었다면 걱정할 것 없었지만 손주는 아들과는 분명 달랐다.


“어! 그래. 나 최원락이인데. 최 장군인가!”


최원락은 최강우가 이번에 군대에 가게 되었는데 잘 좀 돌봐 주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집 안의 가장 큰 어른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으니 군대의 높으신 분은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종손께서 군생활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제가 잘 살펴보겠습니다. 아! 예! 언제 한번 제가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어르신!”


자신이 장군이 될 수 있도록 힘써 준 최원락이었고 때마침 진급 시기도 다가오고 있었으니 최원락에게 잘 보여서 나쁠 일은 없었다.

오히려 어떻게 최원락에게 부탁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다.

생각보다 군대 내에 최씨 가문의 인맥 또한 상당했기에 최원락에게 선택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까까머리로 입소를 한 최강우의 군 훈련소에 별이 내려왔다.

문제는 최강우가 그 걸 원치는 않았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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