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티를 할수록 자꾸만 탑스타가 되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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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빙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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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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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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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신고식

DUMMY

# 5화











“처음 뵙겠습니다. 신입 트레이너, 설현우입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현우가 트레이너 대기실에 들어서자, 제법 낯익은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안면이 있던 타과의 학생들부터.


‘제법 규모가 있는 클럽이군. 트레이너가 15명이나 있다니. 대단해.’


최칠순 너튜브에서 보았던 그의 헬창 제자들까지.


“아니, 이게 누군가? 당신은 설현우 트레이너님? 하하하”


현우의 옆구리를 누군가 쿡하고 찔렀다.

익숙한 얼굴, 바로 김종태였다.


"현우야, 우리 진짜 잘 해보자. 함께 잘 해서 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 트레이너가 되어 보자고.”

“임마. 여기 기본급이 80이야. 억은 무슨 얼어 죽을··· 억.”


『자자 다들 모이세요』


중간 관리자로 보이는 한 여자 트레이너가 잡담 중인 트레이너들을 전부 호출했다.


『다들 집합했나?』


묵직한 저음의 한 사내가, 그들 앞에 다가왔다.


“너희 두사람이 신입인가? 반갑네. 난 강경두다.”

『크헉, 강··· 강경두?』


강경두를 본 종태의 콧구멍이 다시 한번 벌렁벌렁 하기 시작했다.


『현, 현우야. 강··· 강경두다.』

『누군데. 저 사람이?』

『모르냐? 보디빌딩 레전드 강경두!』


강경두.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2세대 보디빌더였다.

인기 로이더. 아니, 보디빌더 최칠순의 인기에는 한참 못 미쳐도 경력만으로는 칠순을 압살할 정도의 네임드.


‘유익병··· 뭐지? 보디빌더들을 데리고 새로운 너튜브 컨텐츠를 하려는 건가? 국내 최정상급 보디빌더들을 가챠처럼 수집했어. 흠, 설마 앞으로 저들을 데리고 피지컬 100같은 것을 하려는 것?’


설현우의 추측은 사실 유익병의 생각에 꽤나 근접해 있었다.

대한민국의 너튜브는 이미 포화상태. 남은 답은 글로벌화 밖에 없었다.

미스터 비스트처럼 수억명에 달하는 회원을 확보하려면 우선 외국에 먹힐 국내 최정상 보디빌더들이 제격이라는 것이 유익병 대표의 판단이었다.


“최칠순이 이 자식. 제발 내가 와꾸 되는 애들 좀 뽑으라고 했는데. 뭐야. 이 면봉같은 새끼는.”


강경두는 처음 만난 설현우를 향해, 대뜸 무례한 말을 지껄였다.

보디빌딩으로는 대선배이지만 인지도에 밀려 이 클럽에선 최칠순 밑의 팀장이 되어버린 강경두는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해 있는 상태.


"설현우씨. 당신 정말 트레이너 자격이 있는 거야? 몸 안에 근육은 있어? 도대체 그 멸치 같은 몸으로 왜 여길 지원한 건데? 당신 최칠순 낙하산이지? 제길, 칠순이 이자식은 저딴 걸 데리고 도대체 뭘 어쩌라는거야. 설현우씨. 당신, 여기 남자 회원들보다도 몸이 안 좋으면 어떻게 해? 요즘 우리 회원님들 몸이 얼마나 좋은 줄 알아?"


강경두는 싸늘한 눈초리로 설현우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의 말에는 설현우를 뽑은 최칠순에 대한 비난 역시 한가득 묻어 있었다.


“거 참, 너무하네.”


이때였다.


"강팀장님. 이거 초면에 말씀이 너무 지나치신 것 같은데요?”

“뭐?”


난데없이 김종태가 앞으로 나섰다.


“뭐? 뭐 이 새끼야? 지나쳐?”


김종태의 난데없는 난입.

이를 본 강경두의 눈이 무섭도록 커졌다. 그의 체지방이 없는 얼굴은 수백개의 주름을 그리며 사방으로 구겨졌다.


“이거 봐요. 강팀장님,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시면 곤란합니다. 오랫동안 팀장님은 제 롤모델이였는데. 실망입니다. 완전 실망이라구요!”

“실망?”

“네. 실망이요. 실망! 아무리 옷을 입었어도 저 터질 것 같은 근육질의 몸이 안 보이시나요? 우리 설현우씨는 국내 최정상 보디빌더의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못 믿겠으면 한 번 확인 해 보시던가요.”


강경두의 무서운 눈빛에도 김종태는 쫄지 않고 당당히 말했다.


‘다들 놀랄테지. 훗.’


그는 자신이 있었다.

분명 어제 본 친구의 몸은 분명 충격, 그 자체였다.


"최정상 보디빌더? 지랄 염병하네. 그래. 설현우씨. 어제 황본부장 앞에서 몸을 깠다면서? 뭐, 그 자그만 엉덩이라도 흔들어서 합격한 거야? 야! 씨발. 네 몸이 그렇게 자신 있으면 그럼 당장 그 웃통 좀 까봐! 미친놈들. 누굴 속이려고, 어이 김종태씨. 내가 최정상급 보디빌더 생활만 30년이야. 30년. 뭐? 그런 내 눈이 틀렸다고? 감히 나에게 대들어? 초보자 새끼가?”

"네, 틀리셨습니다! 그것도 완전히요. 자, 그럼 보여드리지요. 각오 단단히 하십쇼."


김종태는 괜히 자신이 무시받은 양, 씩씩대며 설현우의 옆으로 다가갔다.


“임마, 벗어! 아니 내가 벗겨줄게.”

“아우, 징그럽다. 저리 비켜 임마.”


현우는 종태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셔츠를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동시에.


‘초근비장(超筋秘藏)!’


그는 작은 목소리로 자신이 창조한 새로운 비기를 조용히 외쳤다.


『부르르』


외침과 함께 설현우의 온 몸이 순식간에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의 근육이 피부 밖으로 솟구쳐오르며 변화무쌍하게 꿈틀댔다.


“뭐야, 갑자기 몸이 커지고 있어! 아니? 저 사람... 도대체 뭐지?”

"꺄아! 징그러워! 저 사람... 혈관이 터질 것처럼 마구 마구 움직여!"


사람들이 놀라고 있는 사이.

초근비장을 완성한 설현우는 자신의 셔츠를 완전히 벗어 바닥에 내던졌다.

그의 놀랍고도 흉폭한 상체 근육이 방안의 모두에게 그 엄청난 모습을 드러냈다.


“헐!”

"크헉!"


늘씬한 현우의 허리 위로는 복직근(Rectus Abdminis)이 뚜렷한 육각형 모양을 그리며 강력한 덩어리 형태의 모양을 취하고 있었고.


“이런 미친! 뭐지? 이런 촘촘한 식스팩은 본 적이 없어. 하나 둘 셋··· 아니 복직근 열개가 전부 들어 났잖아? 씨발. 무려 텐 팩이야. 텐 팩!”


게다가.

설현우의 복직근 위, 옆구리에는 복사근(Obliquus Externus Abdominis)이 균형 잡힌 모습으로 탱탱하게 복근을 지탱하고 있었다.


“크헉! 복사근도 완벽해. 사선의 형태가 예술이야. 예술! 정교한 빗살무늬 토기를 보는 것만 같아!”


대부분 체대 출신이라 해부학 지식이 있던 트레이너들은 현우의 몸을 감상하며 마치 자신들이 심사위원인양,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저 사람, 지금 당장 대회에 나가도 되겠어. 1등은 따논 당상이라고!』


이곳은 이미 보디빌딩 대회장의 심사위원 채점 부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데피니션이 정말 완벽해. 나라면 만점을 줬을거야. 게다가 크기는 작지만··· 대흉근(Pectoralis Major)이 어쩜 저리 조밀하고 탄탄하지?”

“아니야. 더 대단한 건 어깨의 삼각근(Deltoid)과 팔의 이두근(Biceps Brachii)이야. 헐. 저 예술성은 이소룡의 전성기 시절의 형태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


트레이너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설현우의 몸에서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건 바로, 슬랜더 보디빌딩의 끝판왕이자 전설, 브루스 리.


“아니야! 더 굉장한게 있어. 저 능형근(Trapezius)을 좀 봐. 능형근은 이소룡 뺨 싸대기를 이천번 후리겠는걸?”

“그, 그러네. 대단해. 저 사람··· 뭐야. 한마 바키인가? 등이 무슨 일본 에니메이션 주인공 같잖아. 저 작은 몸에 저게 말이 돼? 허리는 개미 허린데···. 등빨이 존시나야! 이건 정말 완벽한 역삼각형 모양의 능형근이라고!”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적으로 조화롭고 또렷하게 발달된 설현우의 근육은 마치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연상케 했다.


“히야, 근육의 결마저 예술이야. 나, 태어나서 이런 건 처음 보는 것 같아.”


설현우의 근질은 또한 어떠 했냐면.

그가 몸을 움직일때마다 근섬유 하나하나의 독립적인 움직임까지 느껴질 정도로 근육의 결이 선명했고 투명했다.


“이, 이 정도면. 그냥 이소룡과 한마바키를 합쳤다고 봐야지?”

“하아, 사람이 저런 몸을 만들려면 도대체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거지?”


영화에서나 보던 이소룡의 몸을 수백배는 상회하는 설현우의 몸을 본 남자 트레이너들의 눈빛은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깊은 경외감에 완전히 물들어 가고 있었다.


『허얼, 진, 진짜 섹시해!』

『현아 코치님. 저기 치골. 저기 살짝 보이는 치골 좀 봐. 만일 저 사람이 내 남친이었으면··· 내가 당장 저 바지를 벗겨 버렸을거야!』


여자 트레이너들은 현우가 포즈를 잡을 때마다 살짝살짝 보이는 치골을 보며 괜시리 얼굴이 빨개졌다.


『언니. 저 근육의 밀도와 크기, 크흐! 그리고 비율은 예술 작품 그 자체야. 나 여기 취직하기 너무 잘 한 것 같아!』

『어, 언니. 나 심장이 아파! 나 왜 심장이 이렇게 세게 쿵쾅거리지?』


물론.


"뭐지? 이게 인간의 몸이 맞아? 이런 게 가능해? 근육을 숨겼다가 몇 배로 크게 할 수 있다고?”


국내 최고의 보디빌더인 강경두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미쳤어. 말도 안 돼. 저 정도면 체지방이 1% 수준인데 근육 결이 저렇게 선명하다고? 이거 약 쓴 거 아냐? 아니, 아니겠지. 약을 쓰면 저렇게 메스가 작지는 않을 테고. 뭐, 뭐지. 이건 사람의 몸이 아니잖아. 설현우. 이 새끼 뭐야. 괴물인가?’


그리고 또 한 명.


‘개존멋’


이들 중에는 오로지 남자들의 근육에 지대한 관심, 아니 강한 성적욕망 때문에 트레이너로 전향한 엘리트 체육인 신민아도 있었다.


『한판! 신민아 승리!』


그녀는 트레이너가 되기 전, 한때 국내 여자 유도순위 4위에 랭크될 만큼 굉장한 천재 유도소녀 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 맛있겠다. 저 복직근. 꺄아아! 당장 쪽쪽쪽 빨고싶어. 후릅. 저거 내 꺼 하고 싶어. 츄릅!’


언제부턴가,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남자의 육체, 머슬(Muscle).

그녀는 이를 위해 유도를 관두고, 남자 트레이너들 물 좋기로 소문난 이곳에 무작정 취직했다.


‘츄릅, 츄릅. 꿀꺽!’


신민아는 입안으로 조용히 혀를 낼름거리며, 설현우의 온몸을 눈으로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었다.


『응?』


‘어헉? 뭐지, 이 광기어린 살기는? 아니? 이건 색기???’


처음엔.

설현우 역시 트레이너들의 감탄 어린 시선을 즐기고 있었지만.


'위험해!'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현우는 재빨리 상의를 다시 걸쳐 입기 시작했다.


‘큭, 정말 기분 더럽군. 뭔가 정말 기분 나쁜 기운이야. 하지만. 휴우, 이번엔 다행히 힘 조절이 되었군. 내 옷이 멀정 하네. 좋았어. 날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어. 후후후.’


『하아아-』

"아, 아아, 안돼!"


설현우가 옷을 다시 입자, 여자 트레이너들의 입에선 웬지 모를 한숨이 흘러나왔다.


‘헐, 본의 아니게··· 엄청난 신고식이 되어버렸군.’


정말 놀라운 신고식이 끝났다.

이어 김종태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강경두를 향해 외쳤다.


"강팀장님! 어떻습니까? 설현우씨! 이 정도면 트레이너로서 자격이 충분하겠죠?”

"..."


잠시 망설이던 강경두는 그 즉시 설현우를 인정했다.

과연 엘리트 체육인은 괜히 엘리트가 아니었다.


“후우. 놀랍군. 놀라워. 그래. 인정하네. 굉장한 몸이야. 내가 사과하지. 앞으로 함께 잘 해봅시다. 설현우씨.”


떨떠름한 표정의 강경두가 설현우를 향해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의 악수를 본 김종태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승리의 미소가 걸렸다.


『자. 주목!』


“자자, 그럼 오전조, 일하러 나갑시다. 다들 신입 코치들에게 일 잘 알려주고. 알겠나?”

『네, 팀장님』


이어, 클럽의 수석 트레이너 오장혁이 오늘 하루 업무의 개시를 알렸다.


“자. 큰 소리로 따라 합시다. 탄미! 탄미! 탄미! 오늘 하루도 탄미스런 하루. 파이팅!”


##

설현우와 김종태는 오전조에 배정되었다.

비록 아침이었지만 이미 이곳은 회원들로 가득했다.


『저것좀 봐. 현우야. 우와, 저 여자들. 완전 예뻐!』


오전 조, 회원들의 80%는 여자.

나머지는 회사에 출근할 필요가 없는 부유한 남자들로 보였다.


“쿨럭, 현우야. 복장이···. 복, 복장이.”


이 형형색색의 인파 속에서도 유독 빛나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저 완벽한 S라인의 레깅스 핏 좀 봐. 현우야. 저게 바로 말로만 듣던 전설의 동탄 미시인건가?』


종태는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종태야. 정신 차려. 오늘부터 넌 트레이너야. 저 분들은 이제 우리가 책임질 회원님들이라고.”

“꿀꺽. 당연하지. 고객님들. 난 여기서 최고의 트레이너가 되어 돈을 엄청 벌꺼라고. 하하핫!”


몇시간 후.


“종태야. 거기 좀 더 닦아라.”

“오케이.”


기구 청소, 원판 정리, 샤워실 정리.

벌써 몇 번째 같은 루틴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젠 동탄 미시들의 과격한 복장에 적응이 되었는지, 김종태도 조용히 기구들을 정리하며 자신의 일을 척척 해 나가고 있었다.


“현우야. 나 먼저 밥 먹고 올게.”

“그래 먼저 먹고 와. 아, 귀찮으니까 돌아 올 때 삼각김밥이랑 샌드위치 좀 사다줘.”

“오케이”


점심 시간.

신입인 현우와 종태에게 점심시간을 담당하란 지시가 떨어졌다.


“근처에 회사가 없어서 그런가? 점심시간은 제법 한가하네.”


그때였다.

홀로 클럽에 남아 열심히 운동기구들을 정리하던 현우에게 한 미모의 여인이 다가왔다.


“저기···”

"네?"

"코치님... 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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