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처인성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고도일
그림/삽화
고도일
작품등록일 :
2024.08.01 10:38
최근연재일 :
2024.08.03 1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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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52

작성
24.08.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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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1)

DUMMY

일본의 독도침공이 있던 해로부터 4년 후, 동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꽃집 카페 “눈꽃”에 낯익은 손님이 찾아왔다. 국가정보원 해외공작국 정보협력과 이채성 과장이었다.


류지원은 반갑게 인사했지만 그의 표정을 보니 뭔가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동시에 자신에게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오랜만이네. 꽃집은 잘 되고? 결혼식 못 가서 미안했다.”


“어쩐 일이십니까? 기별도 없이... 표정이 좋지 않으신데요?”


“...별이 두 개 늘었어.”


국정원의 이름없는 별이 두 개가 늘었다는 것은 두 명의 요원이 순국했다는 의미, 류지원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무슨 일이길래...”


“단둥에서 활동 중이던 지부장과 요원 한명이 당했어.”


“북쪽입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얼마 전에 대대적으로 휴민트 숙청 작업이 있었지.”


“해킹인가요?”


“아직 파악 중이야. 명단이 중국을 통해 북으로 넘어간 건 확실한 것 같고. 요원들이 전원 복귀 중이지.”


“흠...처음 있는 일도 아니잖습니까?”


북한에 휴민트 명단이 넘어간 건 이전에도 여러차례 있었고 그 때마다 대대적으로 휴민트 자산이 물갈이 되었다. 2024년 국가정보사령부 기밀유출 사건도 그 중에 하나였고, 그때마다 국정원은 대북정보 자산을 재구축 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해야만 했다.


“지금 문제는 박운의 신병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는거야.”


박운,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스위스 유학당시 가명으로 국정원 역시 그를 지칭할 때 해당 이름을 사용했다.


“결국 쓰러진 건가요?”


“아닌 것 같아.”


“내부 쿠데타입니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 북한 내부에서 소문이 퍼져나가는 걸 막으려고 휴민트 숙청을 진행한 것 같고.”


“복귀하라는 말씀 하시려고 찾아온 겁니까?”


“여전히 감이 살아있네.”


“저는 지금에 만족합니다. 평생 써도 남을 만큼 돈도 충분하고요.”


“하...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기 싫지만 새로 바뀐 원장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무라타가 증여한 금액을 문제 삼겠대.”


“네? 애초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인서까지 받았잖습니까?”


“미안하다.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네.”


“대통령께서도 재가 하신 사항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중국, 러시아쪽 요원 전원이 복귀하는 상황에서 해외에 파견할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재일 조선인 사업가로 너만한 적임자가 없기도 하고.”


최재연 대통령이 퇴임하고 2027년 대선에서는 야당인 민진당 송원석 후보가 당선되어 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상태였다.


“안 합니다. 이미 제 정체가 일본에 다 노출됐는데 중국, 북한도 이미 파악했을 수 있죠. 돈으로 절 엮을 생각이라면 그깟 돈 돌려드리죠.”


“유출된 명단 확인해보니 현직 요원들만 포함되어 있었어. 그래서 은퇴한 요원들을 찾아다니는 거고.”


“아, 정말 너무하시네요. 4년전에 제가 죽을 고생한 건 벌써 잊으셨나 봅니다.”


“우리야 명령에 살고 죽는 사람들 아니냐...”


“죄송합니다.”

“실은 총비서의 자제들을 우리가 보호하고 있어.”


“네?”


놀란 류지원을 보며 이채성은 말을 이었다.


“두달 전쯤 양승일 지부장쪽을 통해 북한 고위 간부의 접촉이 있었다. 평양에서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며 박훈의 두 딸을 보호해줄 수 있겠냐는 요청이었지.”


“김주애 동생도 딸이었군요. 그렇다면 이미 박운은 그 전에 손발이 묶인 상태였을테고 그 시점에 제거됐을 수도 있겠네요.”


“맞아.”


“북한에서 그게 가능한 건 한명 뿐일텐데...”


“네 예상대로야. 김여정과 최룡해가 손을 잡았지.”


김정원의 동생인 김혜정의 쿠데타,


“그래서 회사는 수락했습니까?”


“결국 받아들이긴 했지. 핵폭탄을 떠앉거나 오히려 저쪽에 전쟁할 명분만 만드는 거라며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지만.”


“저도 북에 괜한 명분만 주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나도 반대했었어. 하지만 원장은 박운이 실각한게 사실이라면 향후 김여장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쓸 수 있다고 판단한거지.”


“감시가 심해 국경을 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신의주 홍수 때 백두혈통의 복구작업 지원을 핑계로 휴민트를 동원해 빼낼 수 있었지.”


“그리고 북한도 그 사실을 알았을 테고요.”


“북한에서는 우리와 접촉할 거라고 생각하진 못하고 아마 중국으로 망명을 가는 거라고 생각했나봐. 김여정은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라며 좋아했겠지. 그러다 휴민트를 숙청하던 중에 이 사실이 드러난 거고.”


“저를 이렇게 찾아온 걸 보면 아직 탈출하지 못하고 중국 쪽에 있군요. 단둥은 아닐 테고 어딥니까?”


“장춘을 거쳐 하얼빈 쪽에.”


“몽골로 들어가 울란바토르를 거쳐 나올 셈이었던 모양이네요.”


“응. 밀항보다는 그게 제일 안전한 방법이니까. 문제는 중국이 북한쪽으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는지 공안들이 눈에 불을 켜고 두 딸을 찾고 있어. 그러면서 국정원, 정보사쪽 휴민트 정보도 확보한 것 같고.”


“중국 입장에서도 만약을 대비해 자기들이 보호하고 싶을 테니까요.”


“그렇지. 실은 이미 중국에서 우리 쪽으로 접촉해 왔어. 북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고 보장할 테니 두 딸을 넘기라고.”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맞아. 하지만 VIP께서는 동의하지 않았지. 무조건 한국으로 데려오라고 하셔.”


“굳이 왜...”


“김정은의 두 딸이 자유로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걸 보고 싶다네.”


“참 그 분 낭만적이네요.”


“나도 헛웃음이 나오더라. 그런데 원장님도 일단 한국으로 데려온 다음 고민하자며 동의했지.”


“그나저나 이런 얘기를 이제 직원도 아닌 저한테 해도 됩니까?”


“돌아올 거잖아. 나는 더 일찍 돌아올 줄 알았어.”


“설희 두고는 못 갑니다. 지금 임신 중이라고요.”


류지원의 아내 미유키가 한국으로 귀화하면서 자신의 이름의 한국식 발음인 심설(深雪)에 희를 붙인 것이었다.


“진짜 미안하다. 지원아...”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요?”


“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라타에게 증여받은 재산 전부 몰수하고...”


“그 얘긴 벌써 하셨고요.”


“미유키, 아니 설희씨를 일본으로 추방하겠대.”


“뭐라고요?”


류지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채성을 죽일 듯이 쳐다봤고 이채성은 면목이 없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류지원은 이채성만큼은 끝까지 자기편이었을 거라는 생각에 다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았다.


“과장님은 끝까지 반대하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래. 나만큼은 끝까지 반대했지. 그런데 안 통했고 그래서 이미 사직서를 던졌다. 그래도 굳이 네게 이 사실을 통보해야 된다면 마지막 임무로 내가 하겠다고 자원했다.”


“...하...”


류지원은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뀌었다고 한들 자신에게 이렇게 대우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국정원의 협박에 가까운 요청을 거절할 상황이 못 된다는 것이었다.


“일단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십쇼.”


“그래. 결정되면 알려줘.”


“제게 결정권이라는게 있습니까?”


류지원의 말에 이채성이 쓴웃음 짓더니 돌아서 나갔다.


이채성이 돌아간 직후, 심설희가 꽃집에서 카페로 올라왔다.


“식사도 안 하시고 가셨네요.”


“어...잠깐 지나가는 길에 들렸대.”


“혹시 누가 돌아가셨어요?”


“응? 왜?”


“국화 두 송이를 사 가셔서요.”


“...”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


“응. 별일 아니야.”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 괜한 걱정을 끼칠 수야 없는 노릇이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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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4 고도일
    작성일
    24.08.01 10:41
    No. 1

    ※ 본 작품은 전작 <프로젝트 0625>의 4년 뒤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https://novel.munpia.com/315667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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