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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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롱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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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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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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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6화

DUMMY

006.




검은 공간에 떠 있는 거대한 금색 카드.

몇시간 전, 백호를 뽑았을 때와 똑같았다.


[소환수 카드의 등급은 R(레어, 브론즈), SR(슈퍼 레어, 실버), SSR(스페셜 슈퍼 레어, 골드), UR(울트라 레어, 레인보우)로 나눠져있습니다.]


“응? 내 기억이 맞다면 백호 때도 금색 아니었나.”


막상 손을 대니까 무지갯빛이 뿜어져 나왔던 거 같은데.

아닌가? 처음부터 무지개였나?


아무튼 위에서 두번째여도 충분히 좋은 등급이었다.


소환 무제한이 가능한 나로서는 레어든 뭐든 물량으로 밀어붙여도 되니까 뭐든 많을수록 좋았다.


살짝 고개를 내밀뻔한 실망감을 날려보내고, 새로운 식구가 되어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손을 뻗었다.


두근, 두근.


저번과 마찬가지로 카드가 내 심장 박동에 공명했다.

그리고 찬란한 금빛이 세상을 집어 삼킬 듯 뿜어져 나오고,


“뀨!”


노란 병아리 같은 색의 토끼가 서 있었다.


일전에 백호의 경우가 있어 착각할 수 있지만 그냥 보통 크기의, 아니 조금 더 작나? 아무튼 그냥 토끼였다.

갈색이 아니라 병아리 색 같은 노란, 금색인 것은 특이했지만 외형으로는 그냥 토끼.


“네가 내 새로운 소환수니?”

“뀨웃!”


[소환수 상태창]

이름 : ______(이름을 정해주세요!)

종족 : 달토끼

클래스 : 전사


달의 떡 방앗간을 지키는 수호 전사.

그가 휘두르는 떡매 망치는 어떠한 적도 일격에 분쇄시킬 정도의 강력한 위력을 선보인다.

그 망치로 친 떡은 우주 최고의 식감을 자랑하기도 한다.


달에 토끼가 살았어?

진짜로?

게다가 떡방앗간이라니.


아니, 그게 무슨 상관이야.

아무튼 전사란 말이지.

보기에는 그냥 쪼그마한 토끼인데 아무래도 소환수니까 생긴 걸로만 판단하면 안 되겠지.


“우르륵?”

“뀨우?”


어느새 검은 공간은 사라지고 마을의 숙소 안.

새 친구가 신기한지 삐용이가 다가가 냄새를 맡고 있었다.


킁킁.

킁킁.


“삐용!”

“뀨!”


처음엔 서로 싸우려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의기투합한 걸로 보인다.


“···이름을 정해줘야겠지.”


솔직히 살면서 이름이란 걸 소비만 했지 작명 같은 건 해본 적이 없다 보니 각성 후 몇 시간 동안 연속으로 내게 시련이 내려진 기분이 들었다.


“달에서 온 토끼···. 달, 토끼. 좋아, 네 이름은 이제부터 달묘다!”


나는 기세 좋게 손가락으로 달토끼를 가리키며 외쳤다.

딴지 따위 걸지 못하게 기세로 나간다!


“뀨우?!”

“좋아?”

“뀨!!”


좋아하는 거 같다.

아니면 어쩔 수 없지.

기왕이면 둘 다 한자로 월묘라고 할까 했지만 어감이 구렸다.

달묘가 좀 더 귀여운 거 같아.


그러고보니 이러면 소환수가 셋인데, 동시 세마리는 불가능한가.


[스킬 설명]

소환(2) : 최대 2마리의 소환수를 동시 소환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실험해볼까.

삐용이는 소환수긴 하지만 혹시 UR등급은 저런 제한도 무시하고 소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말도 안되지만 실험한다고 손해 볼 것도 없으니까.

원래 게임을 하더라도 이것저것 테스트 해봐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걸 발견하기도 하고, 실력도 늘기 마련.


“소환, 흑우!”


잠잠.


“우르륵?”

“뀨우?”


<소환수가 2 마리 소환되어있습니다. 스킬 레벨업을 하거나 소환 해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안 되는군.


“소환 해제, 달묘.”


-파앗.

달묘가 사라졌다.


“소환, 흑···.”


거기까지 말하다 말고 멈췄다.

흑우의 키는 못해도 4미터 이상은 되어보였는데, 이 방에 소환했다가 천장 부수는 거 아닐까.


“···소환, 달묘.”


파앗!


“뀨!”


일단 테스트는 했으니까. 당장은 이대로 두면 되겠지.


“일단 조금이라도 잘까.”


손목에 찬 기계식 시계를 바라보았다.

1층은 달이 뜨지 않는 곳이라 몰랐지만 밖에서는 벌써 밤이 꽤나 지났다.


이 시계는 아버지의 유품이었다.

팔에 차고 다니면 건전지가 필요 없이 자동으로 태엽이 감겨 영구히 쓸 수 있다는 게 아버지의 설명이었다.

값비싼 시계를 둘러야 할 때가 아니면 아버지는 늘상 이 시계를 차고 다녔다.


친구 분의 작품이라고 했다.

유명하진 않은 분인 거 같다.

메이커도 아니고, 제작자도 무명인 덕분이라고 해야하나.

금전적 가치가 없어 빚쟁이들도 가져가지 않았다.


“자자, 자.”


밤이 오지 않는 1층 특성상 숙소 창문에 달린 커튼은 전부 암막 커튼이었다.

커튼을 치자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는 암흑이 되었다.


“삐용!”

“뀨!”


내가 자리에 눕자 두 녀석이 기어와 내 몸 위에 누웠다.


각성 몇 시간만에 소환수가 셋이나 생겼다.

내가 직접한 건 아니지만 미노타우르스 무리를 처치하고 엄청나게 레벨도 올랐다.

수아의 설명대로라면 못해도 1억 정도 벌었지만 택도 없었다.

남은 빚을 생각하면 더,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당장이라도 2층을 공략하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누른 채 잠을 청했다.

갚아야 할 빚과 탑 등반에서 목숨을 잃을 위험성을 생각하면 흥분은 금물이었다.


***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빚쟁이들은 굉장히 건들거리기 마련이었다.

아무래도 사채 관련 업자들이니 건달 깡패 등이 많아서 그렇겠지.

그러나 소액 사채 같은 게 아니라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큰 업자들은 스마트한 태도를 취한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다.


세상 누구보다 신사적이고 이지적이며 온화하게 말한다.

돈을 빌려줄 때도, 갚으라고 독촉할 때도.

그저 이자율이 비인간적이고 살인적일 뿐이었다.


심지어 아버지 사업 파트너이기도 했던 인간도 거기 있었다.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피 같은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겠지.

그러나 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런 고리를 부르는 게 맞나? 하는 생각과 그러면 빌리지 말든가? 라는 그들의 논리를 반박할 수 없었다.

법원도 그들 편이었고.


딱히 세상이나 법을 원망하는 건 아니다.

아버지를 원망할 생각도 없다.

실제로 돌아가시지만 않았다면 꽤나 잘 풀렸을 거라 생각하니까.


내가 20살에 배운 세상 일이란 건 그런 거였다.

마음대로 되지 않고,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잘 될 거 같을 때 넘어지면 박살이 날 수 있다.


그렇기에 오늘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지낼 생각이다.


“2층은 거의 직선 구조예요.”


숙소 1층은 식당 겸 주점이었다.

대금은 나중에 환전에서 차감하는 걸로 하고 수아씨에게 식사를 대접해주는 중이었다.


많은 영상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5층까지는 거의 튜토리얼 수준.

사람이 죽는 경우도 현재까지 없었다.


몬스터라고 해도 아무튼 살아 움직이는 것을 제 손으로 처치해야 하는 감각을 익히기 위한 훈련장 같은 느낌이라 한다.


“몬스터는 슬라임 뿐이라던데 맞나요?”

“네. 그런데 얕보시면 안 돼요. 검도 잘 안 통하고, 어설프게 베어봤자 분열한 상태로 달려들 거든요.”

“닿는 곳이 녹는다고 들었는데, 사망자가 없었어요?”

“섬유질을 좋아하는 건지 단백질을 싫어하는 건지 몰라도 옷만 녹여요. 그리고 배부르면 그 자리에서 멈추거든요. 사람 살까지 녹인 슬라임은 저층에는 없어요.”


좀 더 올라가면 그런 슬라임도 있다는 말이겠지.

전부터 하던 생각이지만 타워는 마치 게임 같았다.


그래서 생각하던 게 ‘문명 대기설’이었다.


타워가 게임 같은 게 아니라 반대로 지구 문명이 게임 등을 통해 이런 시스템이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타워가 나타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


특별한 근거는 없었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타워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현대인이 이해하기 쉬운 구조라 여기다보니 든 생각이었다.


세상에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진 않았는지, 이 이론은 문명 대기설이라는 이름으로 제법 퍼지긴 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뭐가 바뀌는 건 없었다.


시간 안에 타워를 공략하지 못하면 그 지역이 멸망한다는 거고.

타워가 폭발한다는 건 그 지역만 없어지는 게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그러고보니 어디였죠? 타워 등반을 안 하고 있다가 폭발한 곳이. 남미였나?”

“멕시코요? 난리도 아니었죠.”


마약 카르텔에게 타워 등반은 자기들 알 바 아닌 일이었다.

폭발을 하든가 말든가 당장의 돈이 더 소중했으며, 자기 가족들은 안전한 나라에 대피했으니 괜찮다는 마인드.

그렇게 방치한 끝에 한 층도 올라가지 않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폭발쇼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인근 국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가 왔다.


그 외에도 방치하고 있던 몇몇 국가, 혹은 도시가 같은 시기에 폭발로 소멸한 후로 인류의 지상 최대 목표는 탑 등반이 되었다.

그렇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탑 등반을 하는 건 아니었다.


“근데, 오빠 혹시 바로 2층 가시려구요?”

“밖에서 보던 영상이랑 수아씨한테 들은 설명 보니 별 차이 없어보여서요.”

“음, 보통이라면 말리겠지만 오빠는 괜찮겠죠. 전 곧 밖으로 나가는데, 언제 뵐까요?”

“내일 점심쯤 어때요? 아, 돈으로 바꾸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시면 미뤄도 됩니다.”

“충분해요. 그럼 내일 점심. 아, 폰 번호 주실래요?”


번호를 교환하고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막상 도전하려니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달묘나 삐용이는 둘째 치더라도 나한테는 흑우가 있으니까.


층마다 2배씩 강해진다는 건 과장이라 쳐도 13층의 몬스터가 슬라임한테 지진 않겠지.


마을 중심에는 거대한 웨이 포인트가 있었다.


웨이 포인트를 찍은 다른 층을 가거나, 반대로 다른 층에서 웨이 포인트를 이용하면 이곳으로 오는 구조.


아직 2층 이상을 공략한 적 없는 나는 이 포탈이 아닌, 2층으로 가는 포탈을 이용해야 했다.


“어서 옵쇼. 딸꾹! 2층으로 가시려고? 히끅!”


2층 포탈의 관리자는 누가 봐도 만취 상태였다.

몬스터도 나오지 않는 1층에서 이름만 적는 접수일을 하는 탓인가.

인류 목적이 탑 등반인 것과 별개로 이런 사람들은 제법 늘어나고 있었다.


근무 태만이라 해도 되겠지만 나한텐 오히려 다행이었다.


나는 방명록에 일(一)자로 한 줄 긋고 포탈 속으로 들어갔다.


[2계층]

[퀘스트 : 슬라임을 100마리 처치하세요.]

[보상 : 3계층 포탈 사용 가능.]


입장하자마자 시선 위에 글자가 떴다.

조금 큰 동굴.

확실히 외길처럼 보였다.


그리고 바닥에 무수히 많이 보이는 푸른색 슬라임들이 있었다.


“소환, 흑우.”


-파앗.

“음머!”


“날 태우고 직선으로 달려.”

“음머어!!”


거대한 흑우의 왼쪽 어깨에 올라탔다.

삐용이는 재밌는지 내 품에서 나와 흑우의 머리 위에 올라갔다.


“삐용!!”


삐용이의 포효랍시고 내는 소리에 맞춰 흑우가 달렸다.


쿵! 쿵! 쿵! 쿵!!!


흑우가 거침없이 진격하자 바닥에 있던 슬라임들이 터져 나갔다.


‘빠르다!’


흑우의 속도가 내 예상보다 빨랐다.

거침 없이 달리는 흑우의 어깨 위에서 떨어질까 무서워 한손으로는 흑우의 갈기를, 한 손으로는 흑우의 뿔을 꽉 잡았다.


퍼엉! 퍼엉! 파직! 콰직!


슬라임들이 터지는 소리가 이어지길 3분.


[퀘스트 클리어! 축하합니다!]

[이제 3계층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최단 시간 클리어! 기록 갱신 선물을 확인해주세요!]


주위를 둘러보자 바닥에는 푸른색 슬라임 사체로 흥건했다.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중간 체크 포인트-웨이 포인트 포탈이 보였고, 눈앞에는 아마도 3층으로 갈 수 있는 출구-포탈이 보였다.


‘웨이 포인트 체크하고, 3층으로 가볼까?’


아니면 일단 밖에 나가서 본가로 돌아 갈까.

내 예상보다 빨리 끝나버려서 나답지 않게 다음층 공략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월드 공지 : 검은 탑(용산)에서 2층 클리어 SSS등급을 달성했습니다.>>


“응?”


[SSS등급 달성 보상으로 스페샬 타워 코인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지역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하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월드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하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뭔가, 뭔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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