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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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롱골
작품등록일 :
2024.08.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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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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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001화

DUMMY

000.




이기면 10억, 지면 5천.


세계 최대 규모의 TCG 게임, 매직&나이츠의 결승전 상금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미국 애너하임 한 가운데에서 10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번 턴에 상대가 뭘 하든 대응은 마련되어있어.’


승산이 없어졌을 때 상대들의 표정은 몇 가지 패턴이 있다.

화를 내거나,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얼굴이 굳어지거나,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거나.


지금처럼 허탈한 미소를 짓는 경우가 그에 해당했다.


‘이겼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대의 패배 선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콰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


“지진?!“


“꺄아아아아아!!!“

“왓더퍽!!!!!“


진동은 한참동안 지속되었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었는지 내 대전 상대 역시 도망쳤다.

아니, 도망 치려 했다.


테이블이 뒤집히고 바닥이 하늘로 치솟는 감각.

관객석은 사람들끼리 엉켜 부상자가 속출했고 무대 역시 자재들이 떨어지고 박살나고 난리였다.


이것이 5년 전,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검은 탑’의 출현이었다.


동시에 내 인생이 망하는 시발점이었다.




001.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른다지만 그런 걸 20살에 깨닫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부정적인 형태로.


5년이 지난 25살의 나는 그저 세상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중이었다.

나 혼자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니까 기왕이면 다 같이.


살기 너무 힘들었다.

돈을 벌어야만 했고, 돈을 벌기란 어려웠다.

나 혼자만 힘든 거라면 내가 잘못된 거라 하겠는데 뉴스를 보든 인터넷을 보든 다들 힘들다고 난리다.


그렇다면 망해도 되지 않을까.


못난 생각이라는 걸 알지만 사람이 하루 2,3개씩 5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누구나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후우···.”


고기집 주방에서 설거지를 마치고 허리를 폈다.


5년 전, 전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검은 탑이 솟아났다.

검은 탑 출현 당시 미국 애너하임에 있던 나는 그나마 운이 좋았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아이다호, 아이오와, 펜실베니아.

5개 주에 솟아난 검은 탑 중 캘리포니아에 나타난 탑이 내가 있던 곳 근처에서 튀어나왔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니까.


한국의 경우 용산이었다.


[속보입니다! 용산에 거대한 탑이 솟아나 주위가 초토화 되었습니다!!]


초토화.

아나운서의 입에 담을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어서 나온 영상을 보면 그보다 적절한 말을 찾기 힘들었다.

과학자들이 ‘알 수 없는 충격파’라고 말하는 그 파장 덕분에 주위 십 수 키로미터가 쑥대밭이 되었으니까.


탑이 출현하고 곧이어 전세계 사람들 머릿속에 한 가지 명령이 울렸다.


<탑을 올라라. 그러지 못하면 너희는 멸망할 것이니.>


남자도 여자도 아닌 꺼림직한 음성.


곧이어 뇌리에서 재생되는 영상은 탑을 중심으로 자신들이 사는 곳이 폭발하는 영상이었다.


범위는 대략 한반도 전체 크기.


말도 안되는 규모의 대폭발이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도망치려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말했다시피 탑은 전 세계 곳곳에 튀어나왔으니까.


그렇게 사람들은 탑을 오르기로, 올라야 한다고 결심했고 탑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플레이어’라 불렀다.


당시 내가 참여했던 게임 대회는 중지되었고, 승패는 흐지부지 처리되었다.

누가 봐도 내가 이긴 상황이었지만 상대가 기권하지 않았으며 승부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게 주최측의 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년에 다시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겠다라는 마음이었다.


용산에서 일어난 참사로 아버지를 잃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아버지는 사업가셨다.

그 시기 우리 가족은 다들 일이 잘 풀린다며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던 도중 탑이 솟아났고, 하필 아버지의 사무실 근처였다.


탑으로 인해 우리 가족은 한순간에 모든 걸 잃게 되었다.


“민혁아 설거지 다 했니?”

“네, 사장님.”

“그래, 그럼 잠시 할 말이 있으니 와볼래?”


어딘가 석연찮은 분위기였다.

그리고 최근 한 달 사이에 이런 경험을 이미 두 번이나 한 나는 직감했다.

여기도 그만두겠구나-하고.


사장님의 말씀을 요약하면 이랬다.

가게를 접어야 할 거 같다.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지만 인건비 한 푼이라도 줄이고 마지막 정리에 들어가야 할 거 같다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진짜, 내가 고깃집 20년 했지만 너만큼 성실하게 하는 녀석은 본 적 없다. 뭘 하든 잘 될 거야.”

“···사장님도 잘 풀리실 거예요.”

“이거, 알바비랑 별개로 너만 챙겨주는 거니까 받아라.”


사장님이 내민 봉투를 거절하고 싶었지만 나는 지금 십원 한장이라도 주워야 할 입장이었다.

고민 끝에 두 손으로 공손히 받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내가 일을 못해서 잘렸나? 하는 의문은 가질 필요 없었다.

이런 식의 말을 들은 게 이 달에만 세번째였고, 앞의 두 군데는 실제로 이미 문을 닫았으니까.


*


“다들 힘들구나.”


창문 없는 1.5평짜리 고시원.

지금 내가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침대에 눕자 자연스레 한숨이 나왔다.


최근 들어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자영업자들이 먼저 나가 떨어지는 일.

당장 내 코가 석잔데 누굴 걱정하냐 하겠지만, 자영업자들이 다 죽어 가면 나 같은 사람도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지니 남 얘기가 아니었다.


-부우웅.


“아이고- 김여사님-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주셨습니까.”

[아들 목소리 들어보려고 전화 했지.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그럼요. 제 걱정하지 말고 엄마 건강만 잘 챙기세요.”

[나야 그저 누워있는 거 뿐인데 뭘. 우리 아들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지.]

“또 그러신다. 미안해 금지라고 벌써 100번도 넘게 말한 거 같아요.”

[그래도 미안한 걸 어쩌겠니. 나 때문에 네가 고생이 많다···.]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하니까. 엄마도 미안해하지 마세요.”

[그래, 쉬는데 미안하구나. 잘 자고, 건강 잘 챙기렴.]

“엄마두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끝나기도 전에 어머니가 입원했다.

탑의 출현으로 인한 원인불명의 불치병이었다.

우리 엄마 말고도 수 많은 환자들이 그 시기에, 그리고 지금도 입원하고 있었다.


멀쩡해보이다가 순식간에 호흡이 가팔라지는 병.

심장이 뛰지 않게 되거나, 의식을 잃는 등 증상은 각양각색이었지만 현대 의학으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치료도 불가능했다.

그저 갑작스러운 발작 때 병원 내에 있다면 응급 처치는 되니까···.


한두명이라면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라도 하겠지만 수가 너무나 많았다.

결국 알아서 하라는 게 정부 방침이었고 병원비는 살인적이었지만, 그렇다고 한 순간에 부모님 두 분을 다 잃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5년 전, 갓 20살이었던 내게 그 병원비를 지불할 방법은 설령 빚이 딸려 오더라도 아버지의 유산을 받는 것뿐이었다.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아버지의 유산을 받는다는 건 빚쟁이만 딸려 오는 게 아니었다.


“우리 아빠 살려내!!!”

“책임져라!!”


아버지 회사 직원의 유가족들.

같은 아픔을 공유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순수하게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들은 사장 가족이니 너희가 책임을 지라고 몇 번이나, 몇년이나 계속해서 힐난했다.


“그만 생각하자.”


이 문제는 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깊이 생각하다 보면 인간으로서 하면 안 될 상상까지 하게 되니까.


“다시 현장 자리나 알아볼까···.”


노가다는 급여가 좋지만 장기적으로 하기 힘들었다.

특별히 그쪽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역시 밥집 하나는 넣는 게 좋겠는데···.”


식당에서 일하면 가장 좋은 게 밥을 공짜로 주는 점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알바 사이트를 뒤적이고 있을 때였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플레이어로 선택받았습니다.>>


“···응?”


눈앞에 뜬 의문의 메시지.


선택? 플레이어?


무엇을 말하는지 현대인이라면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문구였다.

그러나 너무 갑작스러웠다.


휘적, 휘적.


손으로 저어봐도 메시지창은 사라지지 않았다.

꿈을 꾸고 있나 싶어 볼을 꼬집어도 보고 뺨도 쳐봤지만 현실이었다.


각성?

이제와서?


탑의 출현 후 5년.


세상은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넘쳐났다.

한때 유튜버가 선망의 대상인 적이 있었다.

그것과 비슷한 감각으로 세상은 각성자,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넘쳐났다.


탑에서 얻은 마석으로 막대한 부를 얻고, 인류를 지킨다는 사명감은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주었다.

돈과 명예를 다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각성자가 좋기만 한 직업은 아니다.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한 지역에 각성자의 수는 정해져 있다는 거 같다.

그럼에도 각성자는 많으면 하루에도 몇 명.

적어도 한달에 두어 명씩 나오고 있었다.


즉, 오늘 내가 각성자가 되었다는 말은 누군가 탑에서 죽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목숨이 오가는 직업.

그런 걸 선뜻 좋아할 사람은 드물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되고 싶어하는 건 그만큼 다들 살기 힘들다는 소리 아닐까.


당장 나부터도 머릿속에 전기가 흐르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긴장과 기대, 두려움이 심장을 죄여오는 거 같다.


어차피 알바 자리도 다 사라졌다.

돈은 필요하다.

그것도 많이.


할 줄 아는 것도 없어 알바나 뛰는 처지였다.


그런 상황에서 각성.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아무도 없지?’


좁디 좁은 1.5평짜리 고시원안에서 괜히 주위를 둘러 보고 심호흡을 한 후 각오를 다지고 말했다.


“ㅅ, 사, 상태창!!”


우와···.

이거 입밖으로 꺼내니 상상이상으로 쪽팔렸다.

그러나 효과는 확실했다.


[상태창]

플레이어 : 주민혁

클래스 : 소환사

레벨 : 1

HP : 75/75

사용 가능 스킬 : 소환(1), 개인 상점 이용(하급), 타워 입장.


“진짜 뜨네···.”


기왕이면 화력을 담당하는 마법사 계통이 파티 선호도가 높으니 좋았겠지만, 소환사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다.


소환사들은 모종의 이유로 솔로 플레이를 더 많이 하는 편이라고 유명 소환사 유튜버도 말했으니까.


“스킬은, 그냥 외치면 되나? 소, 소환!”


흥분한 상태였다.


플레이어들의 스킬은 탑에서만 적용되고 밖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일 플레이어들의 스킬이 탑 밖에서도 적용되었다면 사회 구조가 변하지 않았을까.


나는 스스로 많이 흥분했다는 걸 뒤늦게 자각하자 부끄러워졌다.

그러나 내 눈앞에 생각 외의 문구가 떠올랐다.


<<소환할 수 있는 대상이 없습니다.>>


“응?”


탑 밖이라 소환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대상이 없다고?

TCG 게임을 하다 보면 늘어나는 건 독해 능력이었다.

문구 하나 하나가 중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능력.


의아함을 느낀 나는 탑급 소환사이자 유튜버인 트리고의 채널로 들어가 영상을 찾아봤다.


[다들 아시겠지만 중요한 거니 한 번 더 설명할게요. 저희 소환사들은 이 카드가 중요합니다.]


그는 손에 들린 카드를 흔들며 말했다.

물론 ‘탑’ 내부에서 찍은 영상이었다.


[탑에서 몬스터를 잡으시면 경우에 따라서 몬스터들을 카드화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되는 건 아니구요. 그 부분은 ‘소환사에 대하여.’ 2강에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지만, 간략하게 말하자면 상대 몬스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카드화를 하기 쉽습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스톤 골렘’의 카드였다.


[여기 보시면 중앙 하단에 이름이 보이고 왼쪽 위에 숫자가 보이시죠? 이게 바로 소환 코스트입니다. 소환 시 필요한 마력이죠.]


[이 마력 코스트 탓에 아무리 몬스터 카드화를 많이 했다 하더라도 적재적소에 필요한 녀석만 꺼내서 쓸 수 있습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마력량도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소환 코스트가 장난 아니게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늘 상태창으로 자신의 마력 총량과 현재 마력을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트리고는 이후로도 마력의 중요성과 소환 코스트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신 소환사는 혼자서도 충분히 탑을 올라갈 수 있는 좋은 클래스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코스트 개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내 마력으로 소환하기 위한 비용.

다만 카드화가 걸렸다.


“이러면 소환사들은 처음에 어떻게 싸우라는 거지?”


소환사니까 소환수를 부려서 싸울 거라 생각했는데, 소환수를 얻기 위해서는 싸워서 카드화를 해야 한다?


뭔가 이상했다.

물론 그 부분은 트리고 역시 하소연하긴 했다.

소환사의 역설이라고.


“···상태창.”


나는 다른 건 넘기고 스킬 항목을 봤다.


사용 가능 스킬 : 소환(1), 개인 상점 이용(하급), 타워 입장.


탑 밖이라 스킬이 안 써지는 게 아닌, 단순 소환 대상이 없는 거라면 다른 스킬 역시 써질 것이다.


[타워 입장]

타워 내부로 이동합니다.

귀환 시 시전 지점으로 돌아옵니다.


이건 꽤 널리 알려진 정보였다.

언제 어디서든 타워로 이동가능한 스킬.


한때 이 스킬 탓에 범죄율이 증가하지 않겠냐는 말이 많았지만 타워 밖으로 나오면 시전했던 위치 그대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주의만 기울이면 오히려 역으로 플레이어를 함정에 빠뜨리는 일도 가능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단순한 진실을 깨달았다.


‘어라? 잠깐만. 역시 탑 밖에서도 스킬이 사용 가능하다는 소리잖아?!’


[개인 상점 이용(하급)]

플레이어 전용 상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설명은 그게 다였다.

특별히 사용 제약 같은 글자도 안 보이고.


“스킬 시전, 개인 상점 이용.”


사람은 역시 한 번이 어려운 거 같다.

상태창에 비하면 좀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


[하급 상점]

플레이어 주민혁님, 당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신, 최고의 제품만을 고집하는 저희 상점은 스페샬 타워 코인으로 물건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하급 상점]

다만, 첫 고객 내점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무료 소환권을 지급해드리오니 부디 사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시겠습니까?

1. 물건 구입

2. 물건 판매

3. 소환


“역시!”


다른 사람들은 이걸 몰랐나?

아니, 적어도 한국 탑 랭커 소환사 트리고의 영상이었다.

자신이 몰랐더라도 소환사들이 제보를 했을 텐데.


소환사 유튜브 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의 영상에서도 상점 이용에 관한 이야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아니 남들이 무슨 상관이람.

지금 내 코가 석잔데.


“3번!”


그러자 주위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다.

좁디 좁은 1.5평짜리 고시원은 사라지고,

끝없는 어둠만이 무한한 지평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 끝에, 저 멀리.

빛이 보였다.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수록 빛은 점점 커져만 갔다.


“카드···.”


유튜버 트리고가 설명하던 소환수 카드의 뒷면이 황금색 빛을 내며 허공에 떠있었다.

차이점이라면 손에 쥐어지는 사이즈가 아니라 2미터는 거뜬히 넘길 사이즈라는 것이었다.


“무료 소환이라는 건 게임의 뽑기 같은 거겠지?”


별 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카드에 가져다 대었다.


-두근!


그러자 마치 심장 박동처럼 두근 거림이 전해져왔다.

착각이 아니라는 듯 카드는 맥박 치는 소리에 맞춰 떨리고 있었다.


“어라?”


카드를 감싸고 있던 황금빛 빛이 찬란한 무지개 빛으로 바뀌었다.


-파아앗!


눈이 멀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 칠흑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순간적으로 양팔로 눈을 가리는 게 전부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빛이 사그라드는 게 느껴져 팔을 서서히 내렸다.


“카드는?”


거대한 카드 하단에 글자가 새겨져있다.


- 대지의 왕, 서방의 수호자. –


그리고 카드가 사라지고 무언가가 나타났다.


순식간에 시야를 가리는 그것은 거대한, 그야말로 집채만큼 거대한 호랑이였다.

고개를 꺾어도 그 크기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

호랑이라고 했지만 동양의 용처럼 보이기도 했다.


눈처럼 새하얀 털과 드문드문 보이는 검은색 줄무늬.

새파란 눈동자는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백호?”


내 말에 거대한 범, 백호는 마치 웃는듯 입꼬리를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어두운 공간도, 빛의 공간도 사라졌다.


마치 백일몽을 꾼 것처럼.

나는 1.5평짜리 고시원 방 안에 있었다.


“우르륵?”


그곳에는 새하얀 털과 새파란 눈을 지닌 작고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백호?”

“삐용!”


녀석은 긍정하듯 힘차게 대답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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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4화 24.09.13 491 16 11쪽
43 043화 24.09.12 587 17 13쪽
42 042화 +1 24.09.11 661 21 12쪽
41 041화 24.09.10 737 18 13쪽
40 040화 +1 24.09.09 762 20 14쪽
39 039화 24.09.08 799 21 13쪽
38 038화 +2 24.09.07 870 25 12쪽
37 037화 24.09.06 890 27 13쪽
36 036화 +1 24.09.05 947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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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화 +1 24.09.03 1,038 25 13쪽
33 033화 +1 24.09.02 1,092 26 14쪽
32 032화 +1 24.09.01 1,191 24 16쪽
31 031화 +1 24.08.31 1,228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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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028화 24.08.28 1,330 29 12쪽
27 027화 24.08.27 1,338 26 13쪽
26 026화 24.08.26 1,358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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