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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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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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화

DUMMY

하늘은 이만 가보라는 황제의 불호령에 어쩔 수 없이 황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해리는 그런 하늘이의 꼴이 보기 좋은지 속으로 크게 웃었다.


''(저럴줄 알았다. 감히 관직을 넘봐?)''

''해리 너는 당분간 쉬거라.''

''...예? 쉬라고요? 왜요..?''

''황궁 밖에서 고생했잖아. 가서 쉬라고.''

''아니 저는 괜찮은데요..''

''가서 쉬라고 할때 쉬어.''

''...화나셨어요?''

''아니? 화 안났는데? 넌 옳은 일을 했을 뿐이야.''

''그럼 계속 일하겠습니다 폐하.''

''아니, 이는 황명이다. 내가 쉬라고 할 때까지 쉬거라.''

''폐하..''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짜증나니까.''


황제는 서둘러 감무관을 추국하기 위해 추국장으로 향했다. 그의 집무실에서 발견된 장부들을 통해 그의 비리를 빠짐없이 밝힐 수 있었다.


''폐..폐하...''

''감무관의 수하라 했지? 모두 사실대로 고해라.''

''....장부에 적힌 내용이 사실입니다. 감무관이 황제폐하를 사칭하고 과도한 세금과 진상품을 요구해 이득을 취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난 그리 무리한 진상품을 요구한 적이 없거늘..게다가 전어를 바치라니. 그곳에는 바다가 없을텐데 이 무슨 억지란 말인가?''


황제는 감무관의 말은 들을 가치가 없다 생각했는지 그의 수하들에게만 추국을 했다.


하지만 더이상 질문할 것도 없었다. 증좌는 너무나도 확실하였기에 이제부터는 추국이 아니라, 백성들을 구제할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한편, 해리는 자신의 행동이 지나쳤다는 것은 모르고 혹시라도 승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를 하며 방에서 한가하게 머리나 빗고 있었다.


''아니 이정도나 했으면 종5품 정도는 올려줘야 하는거 아니야? 내가 폐하를 위해서 한게 얼마나 많은데! 아까도 그래~ 감무관 처리 힘들까봐 하늘이 취조는 내가 직접 하겠다는건데 그게 아니꼬운 일인가?''


혼자 넓은 독실을 써서 그런지 해리는 마음속으로만 말하지 않고 아예 대놓고 투덜거렸다.


하늘이에게 이소리 저소리 하며 질책했지만 정작 해리 본인은 자신의 죄를 모르고 억울해하고 있었다.


''아..짜증나 이따가 폐하한테 가서 자신의 죄가 뭔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줘야지. 감히 나를 이따구로 취급한다고?''


해리는 이대로는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주희에게 부탁을 했다.


''해리야. 무슨일이야?''

''주희 너 아픈척좀 해주면 안돼?''

''아픈척..?''

''아니 그..다 이유가 있거든. 나중에 설명할게. 응?''

''아니 무슨 이유..? 너 설마 또..''

''그래..폐하께서 이번에는 제대로 화나신 것 같거든.''

''어휴..그러게 왜 그랬어.. 아무튼 알겠어. 네 뜻대로 할게. 나야 쉬고 좋지 뭐.''


황제는 해리가 뭘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향소부곡민들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당상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 또한, 새로운 감무관으로 누구를 세울지에 대해 의논해야했다.


''문하시중, 경은 어찌 생각합니까?''

''엄연히 죄인들과 죄인의 후손이 사는 곳이긴 하나, 이미 그들은 향소부곡으로 끌려간 것만으로도 죄값을 치루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불합리함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나도 그리 생각합니다.''

''해서, 소신은 그들의 불합리함을 최소화 하면서,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황무지를 개간하는 조건으로 그들을 일반 양인으로 승격시켜주시는건 어떠할런지요?''

''좋은 생각이구려, 근데 그것은 죄인의 후손이나 가벼운 죄를 지은 이들에게만 기회를 주는게 어떻겠습니까?''

''예 폐하. 묘안이십니다.''

''다른 이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모두들 황제와 문하시중의 의견에 동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신하들의 의견이 좁혀져 안정적으로 흘러가 회의를 일찍 끝마칠 수 있었다.


모든 회의를 끝내고 침전으로 드니 해리가 황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폐하 오셨습니까?''

''네가 왜 여기 있는거지? 오늘 쉬라 했잖아.''

''주희가 아프다고 해서요. 제가 대신 왔어요.''

''내 말이 우습게 들리나봐?''

''...그게 아니라.. 저는 다만..''

''나가.''

''이게 그리 화내실 일입니까? 제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요?''

''지금 네 태도 자체가 문제다!!''

''제가요? 저는 폐하를 위해 향소부곡에 사찰나간 죄 밖에 없거든요..?? 아까는 화 안 나셨다면서요..왜 자꾸 사람이 칠면석척처럼 계속 바껴요?''

''아 그러세요? 눈치가 없으시네요. 계~속 그렇게 생각하고 사시던가~''

''...''

''야 너랑 말싸움하기 귀찮으니까 가서 잠이나 자라.''

''폐하는 백성들 생각한다면서 왜 저는 생각 안해요? 저는 백성도 아니에요...??''

''야 나도 너 생각 하거든? 다만 지금 네가 잘못했으니까 잠시 근신하고 있으라는 거잖아! 그게 그렇게 어려워? 걍 방구석에서 놀고먹으면 되는일 아니야?''

''..그건..''

''됐지? 이제 가서 잠이나 자라. 나같이 착한 사람은 없을거다. 참..이렇게 착하게 대해주는데 자꾸 기어오르네?''

''...''

''왜 안가고 가만히 서있냐 다리아프냐?''

''아뇨..갈게요..''


해리는 황제에게 바락바락 대들고 싶었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그럴 수 없었다. 자신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고 싶었기에 그저 황제의 명에 따라 처소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방에 남은 술이 있나..''


황궁 누각에서 술이나 마시면서 기분을 전환하려던 찰나, 근장낭장 지경과 마주치고 말았다.


''아..근장낭장.''

''어디를 가는 겁니까?''

''술이나 좀 마실까 해서요.''

''아..오늘 쉬는 날이십니까? 하긴 고생하셨으니 쉬어야죠.''

''오늘도 쉬고.. 내일도 쉬고...''

''네..?''

''폐하께서 화나셨어요..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아..''

''전 이만 가볼게요..''

''저..괜찮으시다면 같이 마셔도 됩니까?''

''저랑요..?''

''예 저도 오늘 고생했다고 폐하께서 쉬라 명하셨습니다.''

''그럼..뭐 가시죠.''


해리는 얼떨결에 근장낭장과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리 친밀하지는 않았지만 같이 황제 폐하를 모시는 입장에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나는 여기서 자주 술을 마셔요.. 그리 잘 마시지는 않지만 슬픈일이 있을때마다 이곳으로 옵니다.''

''슬픈일이 자주 있으신가 보군요.''

''...네.''

폐하께서 그리 화나신건 아닐겁니다. 그러니..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화나요..? 폐하께서 무슨 자격으로 제게 화를 내신다는 겁니까..??)''

''그보다 감무관은 참..놀랍군요. 그런자가 지방관으로 있었다니..''

''감히 자격도 없이 폐하를 능멸하고 사칭한 죄. 벌을 달게 받아야지요.''

''예 그렇지요.''


해리는 생각했다. 황제를 미워할 수 있는 자격은 오로지 나에게만 있다고. 예부상서도,감무도,하늘이도 다 자격 없어.


술이 계속 들어가니 근장낭장은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저희 이렇게 마주보고 마시니까 마치 연인 같네요~''

''(얘가 취했나? 뭐라는거야??)아..예..''

''혹시..제가 도울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저 좋아하세요?''

''아니..그..그건....네..맞습니다.''

''뜬금없긴 하지만 보는눈은 있으시네요~ 도와주신다니 고마워요. 그나저나 근장낭장께서는 술이 저보다 약하신가 봐요. 이리 취하시다니.''

''하하..그게 티가 납니까..?''

''네 그럼요.''


황제는 잠이 안와 산책을 하던중 둘이 깔깔거리며 술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기가 찼다.


''거기서 둘이 뭐하냐?''

''폐..폐하!!''

''둘이 아주 보기좋아~ 응?''

''그..그게..저는..그..''

''왜이렇게 떨어? 근장낭장 자네는 잘못한 거 없으니 어서 가보게.''

''예..예...물러가 보겠습니다. 어우..술이 확 깨네..''


황제는 근장낭장을 보내고 해리를 질책했다.


''우와...아까는 힘 없는 척 억울한 척 하더니 술마실 힘은 남아있나봐? 그 사이에 연애질이나 하고?''

''연애질이요? 근장낭장은 제 이상형 아닌데요?''

''아 그러세요.. 나는 너가 반성하고 있을줄 알았는데 술이나 퍼마시고 있는게 웃겨서 그냥 말좀 걸어봤어~''

''(폐하..자꾸 유치하게 나오시네?)아니 저는 그냥 가서 쉬려고 했는데 근장낭장이 자~꾸 술 마시자고 해서요.아 이놈의 인기..''

''근장낭장은 술 못마시기로 유명한데?''

''오늘 힘드셨나 보죠. 이만 가보겠습니다.''

''멈춰. 네가 무슨 생각으로 내게 반항하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

''..아셨어요?''

''내가 바보로 보이나?''

''그럼 이정도는 좀 넘어가 주세요.''

''주제넘는구나.''

''사람을 죽인 것보다 저의 이 사소한 행동이 주제넘나요?''

''자꾸 그런 식으로 너 스스로의 잘못을 합리화하지 마라.''

''....''

''이만 가보마.''


해리는 손이 떨렸다. 이게 아닌데..?


''(뭐야... 왜 이제 죄책감에 사로잡혀 살지 않는거야..? 대체 왜..?? 당신은 내 말을 들어줘야지...) 폐하..''

''더 할 말이 있느냐?''

''그럼 폐하께서도 전쟁을 합리화하지 마세요. 선황 폐하를 비난한 죄를 물어 가국을 친 것을 정당화 시키지 말라고요.''

''...네가 미쳤구나. 보자보자 하니까 막나가는 것이냐? 나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자중하거라.''

''제가 틀린말을 했습니까?''

''너..당분간 네 처소에서 나오지 말거라. 이건 황명이다. 내 명을 또다시 어긴다면 그땐 법도로 다스릴 것이다.''

''폐하 저는..''

''두번 말하게 하지 말라니까? 너도 정녕 황제가 우스워 보이는 거냐?''

''....아닙니다. 그게 아니고..저는 다만....''

''다만 뭐?''

''아닙니다. 물러가 보겠습니다..''


해리는 정색한 황제의 모습에 자신도 살짝 겁을 먹었는지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 여기서 이성을 잃으면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것이 무너지기에 우선은 자중해야 했다.


황제는 해리에게 일침을 가하고 침소로 돌아가던 도중 아직 머릿속이 정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령이 당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접견실로 향했다.


''폐하..''

''그래, 어찌 되었는가?''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괜찮으니 말해보게.''

''국왕이 직접 출정하였다 합니다.''

''뭐? 그자가 직접?''

''예 폐하.''

''직접 싸운다고? 그자는 하나는 알고 하나는 모르는 헛똑똑이라 딱히 걱정은 안돼.''

''그래도 국왕이 출정한 것만으로도 적군의 사기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국서가 직접 나선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데, 나라의 군주가 나서는 것은 더 의미있는 일이지. 혹, 대회전을 치루기로 한 것인가?''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 공성전을 택할 것 같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이만 가보게.''

''그럼 물러가 보겠습니다.''


상장군은 적군의 태도에 웃겨 죽을 지경이었다. 고작 성 하나 점령했는데 이렇게나 재밌게 나온다고?


''아..그러면 국왕이 도성에서 직접 우릴 막아낼 생각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허..우리가 그쪽까지 밀고 갈줄 알고 미리 대비하는건가? 우리의 수준을 아주 높게 쳐주는군.''

''제 생각은 다릅니다.''

''다르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척 낭장.''

''...저희가 도성까지 못올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서 겁없이 직접 출정한건가?''

''어찌할까요..''

''어찌하기는 계획대로 진행하게.''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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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 전투 24.09.01 20 1 11쪽
30 첫날 24.08.31 17 1 14쪽
29 관직에 나아가다 24.08.30 16 1 12쪽
28 운명을 걸다 24.08.29 1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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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기회 24.08.27 2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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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화해 24.08.25 22 1 11쪽
23 자업자득 24.08.24 18 1 11쪽
» 합리화 24.08.23 20 1 12쪽
21 선을 넘다 24.08.22 2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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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우연 24.08.20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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