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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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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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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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DUMMY

황제는 상장군을 전적으로 믿고 있었지만, 너무 과한 신뢰를 버리기로 했다. 예부상서에게 한번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터라 의심이 끊임없이 자라나고 있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싸운 이를 내가 어찌 마음대로 판단하겠는가. 한편으로는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폐하..?''

''...''

''폐하 어디 아프시옵니까?''

''아, 아 그래.. 공부상서. 무슨 이야기 중이었지?''

''별궁의 재건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습니다.''

''아..그래...지난번 화재로 소실되었지. 헌데, 난 재건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소.''

''예..? 허나, 성종황제께서 아끼시던 궁인데 어찌 방치하겠습니까?''

''백성들을 강제로 동원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삶을 잃게 됩니다. 궁 하나 없어지는 것 쯤이야 뭐..''

''폐하, 저번에 향소부곡민들에게 황무지를 개간하는 조건으로 일반 양인으로 승격시켜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번 별궁의 재건도 같은 조건을 걸고 그들에게 넓은 기회를 주는게 어떻겠습니까?''

''좋은 생각이네요. 그리고 일반 백성들에게도 기회는 동등하게 줍시다. 황실의 예산이 넉넉하니 정당한 삯을 받는 조건으로 백성들을 동원하는 것도 좋겠죠.''

''예 폐하.''


황제는 공부상서와 이야기를 나누며 집무실을 나왔다. 회의가 생각보다 깔끔하게 진행되어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아~ 날씨 좋다~''

''비올것 같은데요..''

''내 기준에서는 이게 좋은 날씨입니다.''

''비오는 날씨도 분위기 있고 좋지요.''


공부상서와 떠들며 계단을 내려가려던 찰나, 느닷없이 날아온 화살이 황제의 등에 꽂혔다.


''...폐하..?''


황제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친종장군은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냐!! 누가 쏜 것이냐?!!''


황궁 밖도 아니고 황제의 궁인 황궁 안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다니, 밤중에 자객이 황제를 습격하는 일이야 많았지만 이리 대낮에 대놓고 기습을 가한 것은 처음이었다. 친종장군은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쳐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친종장군은 서둘러 낭장들을 이끌고 주변을 수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공부상서와 궁녀들은 모두 계단 아래로 떨어진 황제를 향해 달려갔다.


''폐하!!!''

''....!!!''

''박나인 왜그러는가...?!''

''고..공부상서...피..피가...''

''피...??''

''피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내가 폐하를 침소로 모실테니 자네는 어서 태의를 불러오게!!''

''예 공부상서...''

''폐하..폐하 이게 무슨 일입니까...대체 누가....''


갑작스러운 피습으로 황궁은 벌컥 뒤집혔다. 태의들은 급하게 황제의 침소로 뛰어 들어왔다.


대낮에 뜬금없이 황제가 화살로 공격받다니. 이는 황궁의 보안이 허술하다는 것 아닌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신하들은 황제의 처소 앞에서

술렁거렸다.


''공부상서..!! 이게 어찌된 일이오?''

''폐하께서 하혈하셨습니다..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이런....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오...!!''

''저와 회의를 끝마치고 가던 중 갑자기 폐하께 화살이 날아왔습니다..''

''대체 무슨..!!''


신하들이 저마다 우왕좌왕하며 떠들던 중, 황제의 침소에서 태의가 나오자마자 모두 그에게로 달려갔다.


''어찌 되었는가..? 폐하께서는..폐하께서는 괜찮으신가..??''

''그것이..''

''어서 말해보게!!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

''어서 말해보라니까!!''

''...유산하셨습니다.''

''뭐..? 유산?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냐...? 친종장군은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것이냐..?!''


문하시중은 고개를 숙이고 어쩔줄 몰라하는 친종장군의 멱살을 잡았다.


''자네는 대체 뭘하고 있었던 겐가..?!! 자네가 그러고도 폐하의 호위라고 할 수 있겠나..?!!''

''죄송합니다...''

''지금 내가 죄송하다는 말 듣자고 이러는가..?!! 폐하께 활을 쏜 자는 잡았는가..? 대체 얼마나 허술하게 호위를 하는거야!!''

''...놓쳤습니다.''

''놓쳐..? 놓쳐?!!''


문하시중은 분노한 나머지 친종장군의 뺨을 세게 쳤다.


''문하시중!! 고정하십시오..!''

''이거 놓게 공부상서!! 지금 내가 고정하게 생겼는가?!''

''우선은 폐하의 안위가 중요합니다. 친종장군에 대한 처분은 후에..''

''....''


문하시중은 공부상서의 말을 듣고는 친종장군을 때리던 일을 멈췄다.


''자네에 대한 처분은 후에 결정할 것이니 그리 알고 있게.''

''...예 문하시중..''


문하시중은 급히 황제의 침소로 뛰어들어갔다. 황제는 의식을 잃고 누워있었다. 문하시중은 그 모습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마음을 다스릴 시간도 없었지만, 우선은 황제께서 살아계신것 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겨야겠다 생각했다.


''폐하...황궁 안에서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어찌..어찌 폐하께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입니까..도대체...''


한편 해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방 안에 틀어박혀서 근신 중이었다.


''아..심심해...아무것도 안하고 방에만 있으니까 진짜 짜증나 죽겠네..''


그때였다.


''주나인..!!''

''그..근장낭장..? 여긴 어떻게..''

''..큰일났습니다.''

''큰일이라뇨..? 또 누가 비리 저지른게 들통났어요..?''

''그것이..''

''뭔데요. 빨리 말해보세요..''

''폐하께서..폐하께서 유산하셨습니다.''

''...뭐라고요...??''


해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처소에서 나가려던 찰나, 근장낭장이 해리의 팔을 잡았다.


''근장낭장..?!''

''주나인께서는 지금 근신중이십니다. 나가실 수 없습니다..''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내가 더 큰 벌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폐하께 가봐야 합니다!! 그리고 누가 감히 나를 막겠습니까..?''


해리는 서둘러 황제에게 향하던 중 관복이 피범벅이 된 공부상서와 마주쳤다.


''공부상서...?''

''주나인..오랜만일세.''

''피..피가...다치신 겁니까..?''

''내 피가 아닐세..''

''...그럼..''

''..''

''설마..폐하께서..이리 많은 피를 흘리신 겁니까...??''

''..그래.''

''누가 누가 이런겁니까..? 대체 누가 폐하를..''

''나도 모르겠네... 갑자기 일어난 일이야..''

''친종장군은요..? 그자는 지금 어디있습니까..? 폐하를 제대로 호위하지도 못하고 대체 뭘 한 겁니까..?''

''자..우선 진정하게. 친종장군에게 화내기 보다는 우선 폐하께 가보게.. 자네가 곁에 있어야 폐하께서도 안심하실거야.''

''...알겠습니다.''




황제는 침대에 누워 꿈을 꾸고 있었다. 앞은 선명하게 보이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아 꿈이라고 확신했다.


어느 사내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두워서 그의 모습이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똑똑히 들렸다.


''폐하.. 많은 생명들을 죽여놓고 새 생명을 품으시다니..이것이 정녕 인간이 할 짓입니까..?? 억울해하지 마십시오. 이건 다 폐하께서 자초한 일이니까요.''

''..ㅇ..ㄴ..너..''

''괜히 말씀하지 마세요... 힘만 쓸데없이 낭비할 뿐입니다.''


입이 움직이질 않았다. 뭐라 말은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사내는 발버둥치는 황제의 목을 움켜잡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폐하...폐하께서는 또 회임을 하셔도 아기를 잃으실겁니다. 몇번이고 회임을 해도 결과는 똑같을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감ㅎ..ㄴ..''

''왜요..그 표정은 뭡니까..? 분하십니까? 이건 폐하께서 저지른 살생의 업을 돌려받는겁니다.. 몇번이고 자신의 아이를 잃는 아픔을 느껴보십시오.''

''...ㄴ..너..''

''이 나라는 이제 끝입니다...황제가 대를 잇지 못하는데 어찌 황실이 유지되겠습니까..?''

''ㄴ..네..네이놈...''

''저같이 이 나라 황실에 원한이 있는 자가 한둘이 아닙니다..폐하와 선황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 같습니까..?? 죽여도 죽여도 계속해서 폐하를 위협할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계속해서 전쟁을 일으켜 죄없는 생명을 앗아갔으니 폐하께서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으십니다..하아..이 날을 위해 활을 꾸준히 연습한 제 자신이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그 입 다물지 못하겠느냐?! 나는...나는 황제로서 내 일을 한 것 뿐이다!!''


황제는 소리를 지르고 경련을 일으키며 잠에서 깼다. 사내는 온데간데없었다.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 황제는 흥분한 상태로 검이 있는 곳으로 기어가서 떨리는 손으로 검을 뽑았다.


''어디 있는 것이냐!! 네놈이 감히 황제를 능멸하는 거냐..?!''

''폐하!!''

''감히 누가 누굴 죽인다는 것이냐 대체 누가!!!''

''어서 폐하를 말려라. 어서!!''


큰 고함에 밖에 있던 궁녀들이 우르르 몰려와 황제를 진정시켰다.


''폐하..폐하!! 옥체가 상하십니다. 검을 놓으십시오.. 어서요!!''

''이거 놔!! 감히 나를 능멸해..? 감히!!!''

''폐하...! 이러시면 다치십니다..!!''

''다들 나가!! 안나가?!!''

''폐하..제발..제발 고정하십시오!''


궁녀 수십이 달려들어 말렸지만 황제의 힘에 모두들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아무리 유산을 했어도 그 무시무시한 힘은 누구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아기..아기는 어디있는 것이냐..?''

''폐하...''

''...그래..꿈이지..꿈일거야..내 아이는..? 괜찮은거지? 아직 살아 있는거지..? 어서 태의를 불러오거라. 어서...''

''송구하옵니다..폐하..''

''송구하다고..? 그 말 무슨 뜻으로 알아들으면 되는것이냐..?''

''...''


황제는 칼을 내동댕이 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흐으윽...''

''폐하...어서..어서 누우십시오. 옥체가 상하십니다. 예?''

''아까...내 침소에 왔다간 자가 있느냐?''

''태의와 의녀 몇이 왔다가긴 했습니다.''

''그래..? 홀로 온 자는 없었나?''

''예..그런 자는 없었습니다..''

''그래..알았다..다들 물러가보거라. 혼자 있고 싶구나..나는..난..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아..''

''예 폐하..물러가보겠습니다.''


정말 꿈이었던 것인가..? 그렇게 따지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울을 보니 목에 손자국이 선명했다. 꿈이 아니야..정말 나를 해치려고 했던거야..


순간 불안감과 공포가 엄습해왔다. 황제는 손을 벌벌 떨며 그대로 다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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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 전투 24.09.01 20 1 11쪽
30 첫날 24.08.31 17 1 14쪽
29 관직에 나아가다 24.08.30 16 1 12쪽
28 운명을 걸다 24.08.29 19 1 11쪽
27 욕심 24.08.28 19 1 12쪽
26 기회 24.08.27 1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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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화해 24.08.25 21 1 11쪽
» 자업자득 24.08.24 18 1 11쪽
22 합리화 24.08.23 19 1 12쪽
21 선을 넘다 24.08.22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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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우연 24.08.20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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