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작곡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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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7 22:53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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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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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1화

DUMMY

나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참 좋아했다.

락, 발라드, 힙합, 댄스, 팝 등.

음악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했다.

비록 고아원에 비치된 구형 MP3를 이용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게 노래를 감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꿈을 꾸게 되었다.


“작곡가가 되자.”


내가 듣는 이 노래들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되자고.

너무나 어린 나이였지만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음악을 듣고 있을 때면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성인이 된 후.

나는 정말로 작곡가가 되기 위해 도전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곡을 만드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고졸에다가 실용음악학원에 다닐 여력이 없던 나는 당연히 독학을 했고, 그런 내가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기란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난 포기하지 않았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만들었고, 인터넷의 자료들을 어떻게든 이용해서 미디 작곡을 공부했다.

그렇게 겨우겨우 노래를 만든 나는 내 포트폴리오를 연예기획사들에 돌렸다.

메일을 보낸 것은 물론, 기획사에 찾아가서 작업물을 전달하기도 하고, 데모 CD를 차량 앞에 꽂아놓기도 했다.

그러한 노력 끝에 나는 연예기획사 한 곳에 정식 작곡가로 취직하게 되었다.


「아르메 엔터테인먼트」


이곳이 바로 나의 첫 보금자리였다.

비록 초소형 기획사였지만, 그래도 내가 정식 작곡가로 지낼 수 있는 곳이라 행복했다.

어린 시절의 꿈이 이뤄진 거니까.

물론 작곡가가 되었다고 해서 곧장 인생이 술술 풀린 건 아니었다.

가난해서 음대도 못 가고, 작곡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내가 훌륭한 곡을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막말로 화성학과 미디 프로그램 사용법도 겨우 배웠는데.

그럼에도 나는 어떻게든 노력했다.

살아남기 위해.

그 덕분에 성공한 건 아니지만 입에 풀칠 정도는 하며 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결혼도 하게 되었고, 예쁜 딸아이도 낳았다.


「유시온」


사랑하는 내 딸의 이름은 ‘유시온’이었다.

내 이름은 유태오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

나는 사랑하는 딸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가끔씩 새하얀 건반에 코피를 쏟을 정도로.

하지만 그러한 삶은 금세 깨지고 말았다.


“이혼하자.”


갑작스러운 아내의 이혼 통보.

그 사실에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왜냐는 물음에 아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나와 안 맞는다는 말만 반복할 뿐.

그리하여 결국 조정 끝에 우리는 이혼하게 되었다.

그 후에 나는 알게 되었다.

아내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그 남자와 새로 살림을 차리기 위해 내게 이혼 통보를 했다는 사실을.


“나쁜 년······.”


뒤늦게 그 사실을 안 나는 아내를 원망했다.

날 버린 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사랑하는 딸인 시온이를 두고 남자를 찾아 떠난 것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내에게 찾아가거나 따지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냥 지긋지긋했으니까.

아무런 미련도 없었고.

그렇게 살던 집까지 처분하고 갈라선 후.

양육권을 얻은 나는 시온이와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우와아아! 새로운 집이당! 새로운 집~!”


새로운 집에 들어서자 시온이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투룸의 월세방.

거실조차 제대로 없는 집이 뭐가 저렇게 좋다고 폴짝폴짝 뛰는 걸까.

나는 시온이가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웠다.


“시온아, 좋아?”

“웅? 웅! 완전 조아!”

“그래? 전에 살던 집보다 더 좁아졌는데도?”

“웅웅! 새로운 집이니까! 아빠, 근데 시온이가 물어볼 게 있는뎅!”

“뭔데?”


나는 다정하게 웃으며 시온이의 말을 기다렸다.


“엄마는 언제 와~?”


하지만 시온이의 물음에 내 입꼬리는 멎고 말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질문엔 제대로 답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 그게······.”


나는 말끝을 흐렸다.

나는 아직 시온이에게 전처와 이혼했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미루기만 했을 뿐.


“엄마는 나중에 올 거야. 나중에.”

“나중에~?”

“으응. 엄마가 회사 일이 바쁘거든. 그러니까 나중에 올 거야.”

“헤헤, 그런 거양?”

“어. 그러니까 시온이는 놀고 있어. 그럼 나중에 엄마도 오실 테니까.”

“알아써, 아빠! 헤헤, 그럼 시온이는 시온이가 지낼 방 고르구 이써야징~!”


시온이는 그렇게 말하며 조그만 방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하아······.”


겨우 위기를 모면한 나는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이 거짓말을 언제까지 반복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진실을 말해야 할 텐데.

그때가 되면 시온이가 이혼의 아픔을 견뎌낼 수 있을까.

차라리 지금 말해야 하는 거 아닐까.

마음이 무거웠다.

나의 이혼에 죄 없는 시온이까지 슬픔을 겪을 게 너무나 가슴 아프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앞으론 어떻게 살지.”


나는 좁은 집을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시온이까지 홀로 키우면서.


“미치겠네······.”


앞으로 밥벌이뿐만 아니라 살림과 육아까지 도맡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절망감을 느끼고 있을 때.


[축하합니다! 당신은 각성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별안간 황금빛 광휘와 함께 팡파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앞에 기묘한 홀로그램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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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24.09.10 5,512 97 13쪽
35 35화 24.09.09 5,599 1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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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24.09.03 6,724 99 12쪽
28 28화 24.09.02 6,802 107 12쪽
27 27화 24.09.01 6,886 10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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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24.08.30 6,942 100 12쪽
24 24화 24.08.29 6,978 10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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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24.08.27 7,182 93 12쪽
21 21화 24.08.26 7,286 96 12쪽
20 20화 24.08.25 7,394 100 13쪽
19 19화 24.08.24 7,435 9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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