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특전으로 미래기술 다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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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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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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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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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0억을 받았습니다.

DUMMY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권도진은 생각했다.


‘게임을 너무 많이했나?’


눈이 뻑뻑하다거나, 몸이 피곤하다거나 한 이유는 아니었다.

오히려, 새벽까지 게임을 한 것 치고는 꽤나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상태를 의심한 이유는 간단했다.


[원시문명 육성 튜토리얼을 획득하셨습니다.]


허공에서 형광색으로 반짝이는 한 줄의 문장.

말 그대로, 게임에서나 볼 법한 문장이었으니 도진이 게임을 원인으로 꼽은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더 이상한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팟!


-안녕하세요, 인도자님.

“뭐, 뭐야!”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갑자기 나타난 여성의 모습에, 도진은 깜짝 놀라 침대에 누운 채로 뒤로 물러섰다.


쿵!

그 결말은, 당연히 침대 헤드에 머리를 갖다 박는 것이었고 말이다.


“아야······.”


눈물이 핑 돌 정도의 아픔에 도진은 머리를 매만졌다.

하지만, 머리를 찌르르 울리는 통증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내가 진짜 미쳤나?”


눈 앞의 여성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미친 게 아니에요. 헛 것을 보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도진을 보고, 여성은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어제 일, 기억 안나세요?

“어제? 어제라면··· 그냥 집에서 게임만···아.”


순간, 흐리멍텅했던 전날 밤의 기억이 도진의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그래···분명히 난, 스타로드를 했었지······.”


스타로드.

문명 시리즈로 대표되는 4X(eXplore, eXpend, eXploit and eXterminate)장르, 그 중에서도 SF배경의 게임이었다.

몇 년 전, 생전 처음듣는 정체불명의 개발사가 광고 하나 없이 플랫폼에 내놓은 게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게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깊이와 정교한 시뮬레이션은 수 많은 유저들을 매료시켰고, 도진 또한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아니, 그 중에서도 가장 미친 놈이었다.


“불가능 난이도를···드디어 깼어.”


전 세계의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개발자조차도 도전을 권하지 않는다는 최악의 난이도.

그리고, 도진은 3년간의 도전끝에 세계 최초로 ‘불가능’이라는 이름의 난이도를 클리어한 것이다.


“내가···진짜 깼구나······.”


어떻게든 클리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지난 3년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도진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거 말고요, 그 다음은 기억 안나세요?


여성의 말에, 감동에 젖어있던 도진의 정신이 번쩍 깨어났다.


“그 다음?”

-클리어한 다음 말이에요.

“클리어한 다음이라면···결과창이 떴고, 그 다음은······.”


어제의 일을 되짚던 그의 시선이, 여전히 켜저있는 상태의 모니터로 향했다.

게임의 결과통계 화면을 배경으로, 안내문구로 보이는 것이 화면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었다.


[최초 클리어에 성공하셨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김도진님을 원시문명 ‘지구’의 인도자로 선정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시뮬레이션? 인도자?”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클리어의 기쁨에 취해 보이지 않았던 문구들이었다.

도진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화면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자, 여성이 입을 열었다.


-이 게임, 하면서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요?

“없을리가. 내가 저거 하나 깨려고 3년동안 대가리를 깼는데······.”


뿌득

그동안 했던 고생을 떠올린 도진이 이를 갈자, 여성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에요.

“···뭐라고?”

-어떤 게임이 행성 전체가 달려들어도 못 깰만큼 말도 안 되는 난이도를 집어넣겠어요? 데이터 아깝게.

“아니, 그럼 이게 게임이지 뭐야?”


자신이 반말을 한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도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여성을 바라봤다.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인도자님.


그 말에, 여성이 미소를 지었다.


-제 이름은 아리아. 인도자 탐색 시뮬레이터 ‘스타로드’ 및 원시문명 육성 튜토리얼시스템의 관리AI랍니다.


***


“···그러니까, 내가 했던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 뭔가를 선발하기 위해 만든거란 거지?”


여전히 반쯤은 자신이 미친 게 아닌가 가정하고 있었지만, 도진은 일단 상대와 대화를 나눠보기로 했다.


-그런 셈이죠.

“그리고···내가 거기에서 뽑힌거고?”

-네.

“왜?”

-···네?

“왜 내가 뽑힌건데?”


금발머리의 여성, 아리아가 뭔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도진을 바라봤지만, 그는 진심이었다.


권도진, 31세.

세광산업이란 중소기업의 대리를 맡고 있으며, 퇴근 뒤 게임을 취미로 즐길 뿐인 평범한 30대.

이렇게 평범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자신이, 대체 무슨 이유에서 전 세계의 날고 기는 천재들 대신 선정되었단 것인가.


-왜 뽑혔긴요.


그에 대한 아리아의 대답은 간단했다.


-시뮬레이션의 심사를 통과했으니까 뽑힌거죠.

“심사?”

-불가능 난이도.


아리아는 도진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걸 클리어할 수 있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행성 인구의 0.000001%정도에 불과해요. 실제로 시뮬레이션에 참여하는 인원이 행성 인구보다 훨씬 적은 걸 생각하면, 사실상 행성 당 한 명 나올까 말까한 수치고요.

“허.”

‘아니, 지구에 그렇게 인물이 없어? 이걸 깰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자신이 한 일이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일이었다는 사실에, 도진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리아가 말을 이었다.


-그 과정이 어쨌든, 도진님은 이 행성에서 최초로 시뮬레이션을 통과하셨어요. 그리고, 이제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지셔야 하고요.

“책임? 의무?”


국방의 의무도 아니고, 게임 하나 깼다고 뭔 놈의 책임과 의무란 말인가.

도진의 귀에는 그녀의 말들이 어처구니 없는 소리처럼 들렸지만, 아리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하셨던 거랑 똑같아요. 아직 행성을 벗어나지 못한 원시문명을 성간문명까지 발전시키는 것. 익숙하죠? 이번엔 그게 인도자님께서 살고 계신 행성이 된 것일 뿐이에요.

“···기술도 개발하고, 시설도 건설하고, 우주선도 다른 행성에 보내고, 그래야 한단 거지?”

-잘 알고 계시네요.


생각보다 빠르게 대답한 도진의 말에, 아리아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게임 초기에 설정되어있는 문명보호기간은 실제 은하법을 적용한 거에요. 그러니까···인도자님께서 뽑힌 오늘부터 딱 10년 뒤엔 그 보호기간이 끝나는거고요.

“···그러면, 외계인들이 쳐들어온단 거야?”

-네. 많이 해보셔서 아시죠? 어떤 느낌인지.


물론 잘 알고 있었다.

불가능 난이도야 딱 한 번 깨봤지만, 그 아래 난이도라면 수도 없이 클리어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행성계의 자원으로 기술을 개발하다가, 행성계 밖을 나갈 우주선이 만들어지면 다른 행성계를 정찰한다.

그 다음, 발견한 행성계의 문명이 자신보다 약하면서 보호기간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망설임없이 함대를 보내 점령한다.

그 다음엔, 행성의 원주민들을 쫓아내건 노예로 삼건 하면서 세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스타로드’의 게임방식이었다.

그리고, 아리아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구가 그 꼴이 나겠는걸.”

-맞아요. 그게 바로, 인도자님께서 열심히 지구의 문명을 발전시켜야 할 이유죠. 이제 아셨죠?


도진이 빠르게 이해하는 것이 기뻤는지, 아리아는 해맑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그걸 어떻게 해?”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성난 도진의 목소리였다.


“난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심지어 집도 없다고. 지금 내 인생도 발전이 안 돼서 죽겠는데, 지구문명은 무슨.”


말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새삼 떠올린 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기업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아 밀린 카드값을 갚아나가는 인생.

그 것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그에게, 지구문명이니 외계인의 침공이니 하는 말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말들이 자신에대한 조롱으로 들렸기에 더욱 화가 난 건지도 몰랐다.


-그래서, 저와 이 튜토리얼 시스템이 있는거에요.


아리아가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게임 시작할 때 주는 자원이 뭔지, 기억나세요?

“자금력 1000, 기술포인트 20.”


수천, 수만 번 게임을 시작하면서 외우다시피 봤으니, 모를리가 없었다.


‘자금력은 말 그대로 돈, 혹은 돈과 바꿀 수 있는 자원. 기술포인트는 다음 단계의 과학기술을 얻을 때 지불하는 포인트.’


둘 모두, 기술발전으로 다른 문명을 압도해야하는 ‘스타로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임에 틀림없었다.

아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지금쯤이면 지급됐을 거에요.

“지급됐다니?”

-계좌 한 번 확인해 보시겠어요?


아리아의 말에, 도진은 못미더워 하는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은행 어플을 켰다.


‘어차피 통장엔 30만원도 없을텐데······.’


바로 어제 남은 잔고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도진은 은행 어플에 로그인하고는 로딩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몇 초 뒤.


[HK뱅크 통장]


자신의 주거래 은행 계좌번호 아래로 통장 안에 든 잔액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


도진은 할 말을 잃은 채 얼어붙었다.


[13,760,214,320원]


137억.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숫자가, 스마트폰 화면 위에 찍혀있었다.


-자금력 1당 행성범용화폐인 달러 기준 1만달러를 적용한 금액이에요. 조금 오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어진 아리아의 부연설명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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