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로 환생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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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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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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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급 던전 (1)

DUMMY

게이트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안에 생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아파트 단지 내부는 게이트를 지키고 있는 헌터 관리국 소속 헌터들과 F급 던전을 토벌하러 나온 헌터들로 북적였다.


아파트 주민들은 그런 헌터들을 신기하다는 듯 구경하고 있었다.


개중에는 헌터들에게 각종 먹을거리를 건네는 주민들도 있었다.


"헌터님들!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꼭 저희 아파트를 지켜주세요! 던전 브레이크라도 일어나면 저희 아파트값 떨어진단 말이에요."


"하하하. 저희만 믿으십시오. 던전 내부에 있는 마족들 싹 다 토벌하고 안전하게 게이트를 닫아드리겠습니다."


헌터들과 주민들의 화기애애한 모습 뒤로, 정부 소속 헌터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주변을 정리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민간인 분들! 이 이상 들어오지 마세요! 통제구역입니다!"


"주민분들 빨리 짐 싸서 대피 시설로 대피해 주십시오! 게이트 클리어 실패 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게 됩니다!"


"김시혁 헌터!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민간인들이 보이는 겁니까? 도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건지, 쯧."


"죄송합니다. 경기 남부 지역에 게이트가 갑자기 급증하는 바람에 대피소 자리가 오늘 새벽에야 났습니다."


"그게 핑계가 됩니까? 지금이라도 빨리 대피시키세요!"


한편, 한쪽에서는 아직도 파티를 구하지 못한 헌터들이 다급하게 파티를 구하고 있었다.


"레벨 12 디바인 소드맨이 파티 구합니다! 장비도 풀템이라 탱킹도 어느 정도 가능해요!"


"파티 구합니다! 레벨 17 섀도우 아처입니다!"


저레벨 헌터들이 모인 곳인 만큼 대부분의 헌터들이 소속 길드가 없었다.


함께 온 지인들이 없다면 저렇게 현장에서 파티를 구해야만 했다.


'시장 바닥이 따로 없구만.'


어차피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내 이름이 검무 길드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는 걸 알면, 그 누구도 나와 파티를 하려 하지 않을 테니까.


'파티에 가입할 때 신원 확인을 할 테니 속이고 가입할 수도 없고 말이야.'


그들을 지나친 나는 놀이터 옆 벤치에 앉아 배낭을 내려놓았다.


어제 거래소에서 구매한 이 배낭은 길이만 1m가 넘었다.


'당분간은 이렇게 큰 배낭을 메고 다녀야 하겠네.'


아공간 마법은 3서클이 되어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이런 식으로 물건을 운반해야 한다.


그나마 전생의 기억 덕분에 나중에나마 아공간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게 위안으로 다가왔다.


다른 헌터들은 50포인트나 들여서 인벤토리 스킬을 구매하고 있었으니까.


현재 기준으로 1포인트의 가치가 약 백만 원 정도이니, 50포인트짜리 인벤토리 스킬은 사실상 5,000만 원에 달하는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3서클에 도달하자마자 아공간 마법을 인챈트 시킨 아티팩트를 제작해 판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특히 전생에 유행했던 반지 형태의 아티팩트가 가장 적합해 보였다.


아공간 반지를 끼고 다니면 배낭 같은 건 메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작은 반지 하나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저장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되니까.


'인벤토리 스킬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아티팩트가 시장에 등장한다면 아마 세상이 발칵 뒤집힐 거야.'


특히 아직 인벤토리 스킬을 구매하지 못한 저레벨 헌터들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것이다.


'오히려 수요가 너무 폭등해서 물량을 못 맞출 것 같은데?'


남은 빚을 갚는 건 일도 아니고, 돈방석 위에 앉아서 돈을 어디다 써야 할지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게 있었다.


바로 이준영이었다.


그가 내 계획을 알아챈다면 방해하려 들지도 모르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그가 날 죽일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점이었다.


'죽일 거면 진작에 죽였겠지. 그 사이코 새끼, 죽는 거보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게 더 고통스럽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이준영은 내가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듯했으니까.


'쉽게 돈을 벌어 빚을 갚는다? 이준영이 가만히 놔둘 리 없지.'


그렇기에 그의 눈을 피해 이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다행히 제작한 아티팩트는 헌터 거래소를 통해 판매할 수 있어, 판매 부분은 문제없을 것 같았다.


거래소에서는 본명을 밝히지 않아도 되니까.


'아무튼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나는 배낭을 열어 챙겨온 물품들을 확인했다.


'빵, 에너지바, 전투식량, 그리고 참치 통조림.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F급 던전 공략에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빠르면 반나절 만에 클리어 되기도 하지만, 길어지면 3일까지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넉넉히 3일분의 식량을 준비했다.


장비는 각성했을 당시 샀던 기다란 검 한 자루와 갑옷, 그리고 던전용 나침반이 다였다.


싸구려 검과 갑옷이지만 저등급 던전 몇 번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물건들을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요?"


고개를 올려다보니 한 여성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160 초반의 키에 새침한 인상을 가진 그녀는 저레벨 마법사들이 주로 입고 다니는 값싼 로브를 걸치고 있었다.


"아, 네. 무슨 일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56레벨 플레임 메이지 신나은이라고 하는데요."


"예. 안녕하세요."


"뒤에 검을 매고 계신 걸 보니까 근접계이신 것 같아서요. 파티 없으시면 저희 파티로 오실래요? 지금 방어계, 마법계, 원거리계, 신성계 이렇게 네 명이 있거든요."


근접 딜러 한 명만 들어가면 딱 밸런스가 맞을 것 같은 정석적인 조합의 파티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사정상 혼자 다녀야 해서요."


거절 의사를 내비치자, 그녀가 눈을 날카롭게 뜨며 물었다.


"솔플러세요? 그냥 저희 파티 들어오기 싫어서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


"하하. 진짜예요."


"혼자선 위험할 텐데... 등급이 D급 정도 되시나 봐요?"


나는 굳이 대답을 하지 않고 어깨만 으쓱했다.


"... 알려주기 싫으시구나. 아무튼 알겠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그녀는 다른 파티원을 찾아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그런 신나은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 파티, 구성이 꽤 괜찮아 보이는데.'


그녀의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파티 제안을 거절했지만, 사실 나는 아쉬워하고 있었다.


파티 구성이 좋을수록 기여도 랭킹에서 높은 고지를 차지할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에휴... 파티 등록이나 하자.'


던전에 입장하기 전, 시스템에 파티명과 파티원 리스트를 반드시 등록해야만 한다.


파티원이 있든 없든 말이다.


'파티 이름을 뭘로 하는 게 좋으려나.'


짧은 고민 끝에 정한 파티의 이름은....


-------------------------

[솔플러]

인원 : 1/5

1. 우현 (파티장)

2.

3.

4.

5.

-------------------------


'파티창 참 썰렁하네.'


시간이 흘러 30분 뒤, 게이트 앞에 서 있던 헌터 관리국 소속 헌터가 확성기를 들어 올렸다.


"10분 후 게이트 입장이 시작됩니다. 모든 헌터 분들은 준비를 마무리해 주세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지자 46명의 헌터들이 게이트 앞에 집결했다.


주변을 둘러보자 서로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외치는 헌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열심히 해봐요 우리. 파이팅!"


"얘들아, 형만 믿고 따라와. 형이 저번 던전에서 개인 랭킹 1위였던 거 기억하지?"


"파이팅! 우리 꼭 파티 기여도 1등 해서 추가 포인트 챙겨요!"


시끌벅적한 군중들 사이에서, 나만이 홀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총 9개의 파티, 45인의 헌터.


그리고....


바로 나, 우현 1인.


'좀 외롭네.'


모르그렌의 기억을 되찾은 이후, 나에게 생긴 변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전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됐다는 것.


수십 년을 혼자 숨어살다가 고독사한 게 컸던 걸까?


아무래도 빨리 돈을 다 갚아서 검무 길드의 블랙리스트에서 내 이름을 지워야 할 것 같았다.


'돈 다 갚고 나면 길드에 들어가든가 해야지.'


그래도 오랜만에 헌터로서, 그리고 마법사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생각하니 설레기 시작했다.


"자, 이제 입장을 시작하겠습니다. 차례대로 게이트에 입장해 주세요!"


정부 소속 헌터의 외침과 함께, 나의 고독한 헌터 복귀전이 시작되었다.



***



[멸망한 차원, 새벽의 숲에 입장하셨습니다.]


[모든 적을 사살하세요.]


[파티명 : 솔플러 (1/5)]


[제한 기간 : 2일 23시간 59분]


알림창이 사라지고,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울창한 숲이었다.


유일한 광원이라곤 하늘에 떠 있는 붉은 달뿐.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다들 멀리 있는 구역에 스폰이 된 건가?'


게이트를 통과한 각 파티는 던전 내부의 무작위 한 위치에 스폰 된다.


같은 파티원들은 같은 장소에서 함께 스폰 되지만, 서로 다른 파티끼리는 떨어진 곳에서 시작하게 된다.


나는 파티원 없이 혼자 왔기에, 던전의 어딘가에 홀로 스폰 된 셈이었다.


'섬멸형 던전이군.'


룰은 간단했다.


제한 기간 안에 던전 내 모든 마족들을 죽이면 게이트가 닫힌다.


하지만, 제한 기간 내에 마족들을 섬멸하지 못하거나, 마족들에게 역으로 섬멸당하면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다.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면 던전 내부에 있는 마족들이 게이트 밖, 즉 지구로 나올 수 있게 된다.


'이번 던전에는 어떤 마족이 있으려나.'


마족.


마계에 속해 마신을 섬기는 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의 종류는 다양했다.


악마, 타락한 용족, 다크엘프, 마계인, 그리고 마물 등등.


이 중 순혈 마족은 악마뿐이었다.


나머지 마족들은 마계의 침공으로 자신들의 차원이 마계에 흡수된 존재들이다.


'지구인들도 마족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저들처럼 마신의 지휘 하에 다른 차원을 침공하게 되겠지.'


물론 마족들 중에는 스스로 마계의 편에 선 자들도 있었고, 지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마인'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음지에서 숨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에서 태어났음에도 마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차원의 배신자들이지.'


- 마신의 이름으로 지구인들을 단죄하겠다!


이들은 테러를 일으켜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힘을 얻기 위해 모든 걸 버렸다는 점에서 전생의 나와 다를 바 없는 놈들이야.'


마신을 숭배하면 마기를 다룰 수 있게 된다.


마기는 강력하지만 쉽게 다룰 수 있는 힘.


힘을 좇는 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였을 것이다.


물론, 마인임을 들키게 되면 척살 대상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지만.


'뭐, 어차피 여기는 F급 던전이니까 기껏 해봐야 마물이나 나오겠지.'


악마나 마계인, 다크엘프 같은 마족들은 더 높은 등급의 던전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낮은 등급의 던전에서는 주로 와이번, 고블린, 트롤, 오크 같은 마물들이 출몰했다. ​​​​


나는 조심스레 숲속 깊숙이 발을 들였다.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주변을 살피며,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붉은 달빛을 따라 천천히 전진했다.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라곤 내 발에 밟혀 바스락거리는 마른 낙엽 소리뿐.


그렇게 점점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고 있던 그때,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나는 숨을 죽이고 소리가 난 방향을 주시했다.


잠시 후,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코볼트나 고블린에게서는 날 수 없는 울림소리였다.


'이 느낌은... 설마.'


내 예감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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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급 던전 (2) +3 24.08.14 15,409 255 12쪽
» F급 던전 (1) +3 24.08.13 16,133 246 12쪽
5 듀얼 클래스 +4 24.08.12 17,272 254 13쪽
4 마나 서클 생성 +6 24.08.11 18,765 279 15쪽
3 마법사가 되는 법 +7 24.08.11 19,338 292 17쪽
2 되찾은 전생의 기억 +10 24.08.10 20,478 314 16쪽
1 헌터인 내가 호빠에서 일하는 이유 +15 24.08.10 24,516 307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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