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로 환생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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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0 07:47
최근연재일 :
2024.09.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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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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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인 내가 호빠에서 일하는 이유

DUMMY

"마셔."


S급 헌터 김지현이 500ml 맥주잔에 양주를 가득 채워서 건넸다.


도수가 꽤나 높은 술이었다.


나는 망설이는 척 잔을 바라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연기는 필수다.


약한 척을 해서 팁을 이끌어내는 것, 호스트의 기본 스킬 중 하나니까.


"저... 이거 마시면 얼마 못 버틸 것 같은데요...."


의도대로 김지현은 내 가랑이 사이에 100만 원짜리 수표를 한 장 꽂았다.


"F급이긴 해도 나름 헌터라며. 이 정도는 마셔야 되는 거 아니야?"


S급 헌터답게 이 누님 통도 크시네.


'돈을 주면 또 말이 달라지지.'


5억 원의 빚 때문에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돈의 노예, 그게 바로 나였으니까.


"오늘 하루 이 한 몸 바쳐 충성하겠습니다!"


그렇게 독한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갔고, 김지현과 나는 어느새 터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근데 왜 헌터면서 호빠에서 일하고 있는거야?"


"그게... 좀 억울한 일을 당했거든요."


"억울한 일?"


"네... 그 일로 큰 빚도 지게 됐고, 던전에도 못 들어가게 돼서...."


김지현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뭔데 그래? 말해봐."


나는 취기를 빌려 힘겹게 입을 뗐다.



***



내가 헌터가 된 이후, 두 번째로 던전에 들어갔던 날이었다.


F급 던전으로 통하는 게이트 앞에서 만난 건 내 대학 선배이자 당시 C급 헌터였던 이준영.


이준영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내 여친인 다혜에게 집요하게 작업을 걸고 고백을 해대던 미친 새끼였다.


나와 다혜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선배님, 왜 자꾸 제 여자친구한테 집적거리는 겁니까? 제 말이 말 같지 않습니까?"


그에게 여러 번 항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너 따위가 무슨 상관인데?"


이준영은 나를 개무시하고 계속해서 다혜에게 접근했다.


"준영 선배, 전 관심 없으니까 제발 그만하세요!"


다혜가 아무리 뿌리쳐내도 소용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과 선배들은 이준영을 감싸고돌았다.


"야 우현, 쪼잔하게 왜 그러냐?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면 고백을 좀 할 수도 있는 거지."


선배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이준영이 한국 1위 길드인 검무를 이끄는 S급 헌터 이재성의 둘째 아들이었기 때문.


이재성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보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인간이었다.


한국의 S급 헌터 3분의 1이 그의 검무 길드에 속해 있었으니까.


그런 이재성을 아버지로 둔 이준영은 갖고 싶은 건 뭐든 손에 넣으며 살아왔을 것이다.


아마도 이준영에게는 다혜가 그런 '갖고 싶은 물건' 같은 존재였으리라.


하지만 다혜에 대한 그의 집착은 단순한 소유욕 이상으로 보였다.


캠퍼스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다혜는 이준영의 죽은 첫사랑과 놀랍도록 닮았다고 한다.


'이준영이 다혜에게 그렇게 집착하는 게 어쩌면 그 이유 때문인지도 몰라.'


이런 그의 비정상적인 집착은 2년 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준영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돌연 자취를 감춘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이준영을 잊고 지냈다.


그 새끼의 소식을 기사로 접하기 전까진.


「이재성의 아들 이준영, 뒤늦게 헌터로 각성... 클래스는 근접계 블러드 나이트.」


「이준영, 빠른 속도로 헌터 등급 상승 중... 숨길 수 없는 S급의 혈통.」


헌터, 그들은 지구를 침공 중인 마족들과 맞서 싸우는 인류의 수호자들이었다.


이들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존재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자 방패였다.


하지만 그 자격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헌터로 각성할 확률은 1%가 채 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하필 이준영 같은 새끼가 각성을 하다니, 신은 죽었다 생각했다. ​​​​​​​​​​​​​​​​


'나도... 헌터가 되고 싶다.'


이런 내 바람은 단순히 부와 명예를 위한 욕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다.


나에겐 그럴 만한 이유가 따로 있었으니까.


10년 전, 서울 25구역에서 발생한 S급 던전 브레이크.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온 마족들은 내 인생을 산산조각 냈다.


아버지는 나를 지키려다 그들에 의해 목숨을 잃으셨고, 어머니는 마족의 공격으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되셨다.


그로부터 1년 뒤.


- 현아, 엄마는 아빠 곁으로 갈게. 엄마가 미안해. 너는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


우울증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그렇게 짧은 유서만 남긴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다.


나는 그 후로 줄곧 가슴 한편에 마족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살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대부분 성인이 될때쯤 각성하지만, 나는 대학교 4학년이 될때까지 각성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 모두 나를 비각성자로 단정 지었다.


- 현아, 너도 나처럼 포기해. 우린 이미 늦었어. 그만 버티고 나랑 동반 입대나 하자.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일 기도하던 어느 날,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성기사로 각성하였습니다!]


[상태창을 열어 상세 정보를 확인하세요.]


늦었지만 나도 각성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 나를 가장 진심으로 축하해 준 건 여자친구 다혜였다.


'벌써 우리가 사귄 지도 4년이 되어가네.'


오래 사귄 커플들이 그렇듯 우리도 자연스레 결혼을 고민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던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헌터로서 안정된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했다.


'죽도록 던전을 돌아서 빠르게 레벨과 헌터 등급을 올리는 거야.'


그렇게 게이트에 갔다가 우연히 이준영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그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현아. 예전에는 정말 미안했어. 남친이 있는 여자한테 집적거리다니, 철이 없었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사과를 하고 싶어. 용서는 바라지 않을게. 다만 내 마음이 이렇다는 것만 알아줘."


거의 머리가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연신 허리를 굽혀가며 사과를 하는 이준영을 보며 생각했다.


'그 콧대 높던 이준영이 나한테 허리까지 숙여가며 사과를 하다니....'


이준영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그가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나이를 먹으니 사람이 변하기는 하는구나.'


나는 마음을 열기로 했다.


사실 이준영이 졸업한 지도 2년이나 지났던지라, 그에 대한 악감정도 많이 사그라든 상태였다.


게다가 나도 이제 헌터인 만큼 검무 길드장의 아들과 척을 져봐야 좋을 게 없기도 했고.


"... 알겠습니다. 뭐, 오래전 일이기도 하니 이쯤에서 용서해 드리죠."


"고마워, 사과받아줘서."


이준영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맞잡았다.


"그나저나 현아, 파티는 구했어?"


"파티요? 지금 막 구하려던 참인데요."


"그럼 우리 파티로 오는 건 어때? 사과의 뜻으로 내가 버스를 좀 태워주면 어떨까 싶은데."


"버스요?"


"응. 원래 자신의 헌터 등급보다 두 단계 이상 낮은 던전에는 1년에 딱 한 번만 들어갈 수 있잖아?"


이준영은 C급이었기 때문에 E급 이하 던전에는 1년에 한 번만 들어갈 수 있었다.


"네. 그렇죠."


"그 귀한 1년에 한 번이 바로 오늘이야. 이번에 각성한 사촌 동생 쩔 해주러 왔거든."


옆에 있던 이준영의 사촌 동생도 거들었다.


"같이 가요. 준영이 형한테 쩔 받으면 오늘 못해도 레벨 10 정도는 오를걸요?"


D급 헌터도 F급 던전에서는 날아다닌다.


그런데 이준영은 C급이다.


'C급 헌터가 운전하는 버스라....'


이준영에게 쩔을 받는다는 게 찜찜하기는 했지만, 이미 내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빨리 헌터로 자리 잡아 다혜와의 미래를 준비하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늦게 각성한 만큼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이건 레벨을 빠르게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이준영을 완전히 믿을 순 없었지만, 혹시 이준영이 통수를 치더라도 빠져나올 방법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내 주머니 속에 있는 '긴급 귀환서' 한 장.


다혜가 위험한 상황이 오면 사용하라고 거금 500만 원을 들여 사준 아이템이었다.


귀환서를 찢으면 던전 밖 게이트 입구로 즉시 이동할 수 있다.


'혹시 이준영이 허튼짓을 하려 한다 해도 귀환서로 던전에서 빠져나오면 돼.'


나는 결국 쩔을 받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파티 초대 보낼게. 수락해줘."


"네."


[파티 '검무'에 가입되셨습니다.]


던전에 입장한 이준영은 빠른 속도로 마물들을 학살해나갔다.


[파티장 '이준영'이 고블린을 처치하였습니다.]


[파티 경험치 +12]


이런 알림이 계속해서 떴고, 이준영이 마물을 죽일 때마다 나도 경험치를 나눠 받았다.


덕분에 내 레벨도 빠르게 올라갔다.


레벨이 무려 5개나 올라 어느새 8레벨에 도달한 것이다.


저번에 던전에 갔을 때에는 레벨을 겨우 2개밖에 못 올렸으니, 쩔의 효과는 확실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진짜 사람이 완전히 변했네. 덕분에 레벨도 빠르게 올렸고.'


그러나 이 평화로운 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현아, 큰일 났어."


이준영이 갑자기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나랑 동생이랑 배가 갑자기 너무 아프네. 아까 먹은 전투식량이 문제였나 본데."


옆에 있던 이준영의 사촌 동생도 고개를 끄덕이며 배를 움켜쥐었다.


"우리 잠깐 볼일 좀 보러 가야 될 것 같아."


"어디 가서 싸시게요?"


"아까 오던 길에 있었던 풀숲에다 싸고 올게."


도시형 던전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던전에는 화장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헌터들은 적당히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용변을 해결하곤 한다.


"네. 그럼 다녀오세요."


"아, 그리고 내 검이랑 우리 짐들 좀 잠깐 맡아줄 수 있어? 볼일 볼 때 갖고 있기가 좀 불편할 것 같아서. 내가 아직 인벤토리 스킬을 못 샀잖아."


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검 없이 가셔도 괜찮으세요?"


이준영이 별걸 다 걱정한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 마. 나 C급 헌터잖아. F급 던전에서 잠깐 검 없이 다녀도 문제없어."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C급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싶었다.


F급에다 이번이 두 번째 던전 공략인 내가 뭘 알겠나.


"알겠어요. 그럼 제가 잠깐 들고 있을게요."


이준영이 검과 짐들을 건네며 말했다.


"고마워. 금방 올 테니 조심히 있어."


하지만 대변을 보러 간다던 이준영은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왜 안 오지? 슬슬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그때, 수풀 사이에서 날카로운 괴성이 들려왔다.


"키아아악!"


고블린 10마리가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우르르 몰려들고 있었다.


"인간을 죽여라!"


녀석들은 마치 손쉬운 먹잇감이라도 찾았다는 듯 내게 덤벼들었다.


난데없는 기습에 당황했지만, 나는 재빨리 스킬을 시전했다.


[성스러운 일격]


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휘두르자, 검이 지나간 길을 따라 황금빛 신성력이 일렁였다.


서걱!


"키에에엑!"


일격을 맞은 고블린의 배가 갈라지며 내장이 쏟아져 내렸다.


후두둑!


그러자 고블린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고함을 질렀다.


"포위해서 공격해라!"


그러더니 순식간에 전후좌우 모든 방향에서 고블린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젠장! 막아내야 해!'


나는 검을 들어 올려 그들의 공격을 막기 시작했다.


챙!


채앵!


하지만 나는 그들의 공격을 다 받아치지 못했고, 결국 이준영의 검을 들고 있던 왼쪽 팔을 베이고 말았다.


"아악!"


극심한 통증과 함께 내 손에서 미끄러지듯 빠져나간 이준영의 검은 땅바닥에 떨어졌고, 그대로 고블린들에게 짓밟히기 시작했다.


콰지직! 콰지직!


검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쨍강!


결국 검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망했다. 내 검도 아닌데...!'


그 와중에도 고블린의 맹공은 계속됐다.


아직도 9마리의 고블린이 남아있었다.


'혼자서는 무리야. 귀환서를 쓰자.'


하지만 귀환서를 사용하려던 그 순간, 이준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무슨 일이야?"


그가 손을 들어올리더니 블러드 나이트의 스킬을 시전했다.


"흡혈!"


그러자 고블린들의 몸에서 끔찍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들의 눈에서 붉은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더니, 콧구멍과 귓구멍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고블린들의 몸에서 빠져나온 피는 마치 자석에 끌리듯 이준영에게로 모여들었다.


사아아-


붉은 핏줄기가 이준영의 몸을 감싸며 그의 피부로 스며들어갔다.


"끼악! 끼이이익!"


고블린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자신의 몸을 할퀴었지만, 피는 계속해서 빠져나갔다.


점점 더 많은 양의 피가 빠져나가면서 고블린들의 피부는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이내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키엑... 끄윽..."


마지막 숨을 내뱉으며, 고블린들은 하나둘 바닥에 쓰러졌다.


털썩, 털썩.


쓰러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마지막 고블린마저 생명력을 잃고 바닥에 널브러지자, 주변은 섬뜩한 고요함에 휩싸였다.


"쯧. 뭣도 아닌 것들이."


고블린들이 모두 죽은 걸 확인한 이준영은 자신의 검을 찾았다.


"우현. 내 검 어디 있어?"


"그게...."


망설이는 내 눈길이 땅바닥에 있는 검을 향했다.


그제야 이준영은 자신의 부서진 검을 발견했다.


"... 뭐야 이게?"


그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고블린들한테 밟히더니 두 동강이 나버려서...."


"뭐, 고블린? 장난해?"


"아니, 그게...."


"너 이게 얼마짜리인지 알아? 이거 5억 원짜리라고! 네가 제대로 간수 못해서 이 검 못쓰게 됐는데 어쩔 거야, 응? 어쩔 거냐고!"


이준영이 가면을 벗어던진 시점도 그때부터였다.


순식간에 돌변한 그의 태도에 당황스러웠지만, 사과가 우선이었다.


"... 죄송합니다. 검을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멍청한 새끼야. 이게 복구가 될 거 같냐?"


"...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갚아."


"설마 5억 원 전부요...?"


"당연한 걸 왜 묻지? 너 이 검이 그냥 검인 줄 알아? 이건 검무 길드의 공용 장비라고. 길드원들이 함께 쓰는 고가의 장비를 네가 박살 냈으니, 당연히 책임져야지."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이준영의 개인 소유물인 줄 알았더니, 검무 길드의 소유물이었다.


상황이 내 생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넌 오늘부터 검무 길드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사유는 길드 공용 장비 훼손. 5억 원 배상하기 전까지는 블랙리스트 안 풀어 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


검무 길드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되면 어떤 길드에도 가입할 수도 없고, 던전에서 함께 활동할 파티원도 구할 수 없다.


모두들 국내 1위 길드인 검무 길드의 눈치를 봤으니까.


하지만 초보들에게 파티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고작 8레벨인 내가 파티원 없이 혼자 던전에 들어가 봤자 죽을 게 뻔했다.


내가 검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책임은 인정하지만, 이건 너무나 가혹한 처사였다. ​​​​​​​​​​​​​​​​


"잠깐만요! 이건 사실상 던전 출입 금지 아닙니까? 제가 그럼 그 큰돈을 어떻게 갚습니까?"


"아오 이 무능한 새끼야. 장기를 팔든 몸을 팔든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떠먹여 줘야 해?"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닥쳐!"


이준영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대학 다닐 때도 이해가 안 갔다니까. 다혜 같은 애가 왜 너같은 놈이랑 사귀는지. 엄마도 없어, 아빠도 없어, 돈도 없어, 가진 건 얼굴뿐인 놈이랑 말이야. 너 같은 새끼는 다혜 눈앞에서 사라지는 게 다혜를 위하는 거야. 알아?"


울분을 토해내는 이준영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이 나를 압도했다.


열등감, 집착, 질투, 그리고... 증오.


'잠깐, 이 새끼... 설마 아직도 다혜를...?'


그 순간,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이 모든 상황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준영은 처음부터 나를 묻어버리기 위해 이 사건을 계획했던 것이다.


분명 이준영은 대변을 보러 가는 척하며 고블린들을 나에게로 유인했을거다.


'당했다.'


속았다는 생각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눈동자에 핏발이 서는 게 느껴졌다.


그런 나를 본 이준영이 비웃으며 말했다.


"어쭈? 내 앞에서 화를 내네. 야 이 새끼야. 너 내가 만만하냐? 이다혜한테 맨날 차이기만 하니까 내가 우스워? 여기가 아직도 대학인 줄 알아? 헌터 세계에서 내가 왕족이면 넌 노예야 새끼야."


"......."


"에휴, 됐다. 하찮은 네가 뭘 알겠냐. 잘 들어, 이자는 연 12%고 5년 안에 갚아. 5년 내로 못 갚으면 이자율이 더 오를 테니까 최대한 빨리 갚는 게 좋을 거야."


"이자요? 제가 돈을 빌린 것도 아닌데 왜 이자를 물어야 합니까?"


"새끼야, 너 때문에 내가 길드에 5억 원을 채워 넣어야 하잖냐. 너 내일까지 어디 가서 5억 원 구해 올 수 있어? 없잖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자 12%는...!"


"너 법정 최고 금리 몰라? 12% 면 내가 싸게 해준 거야 인마. 꼬우면 소송 걸든가."


싸게 해준 거란다.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내일 사람 보낼 테니까 계약서에 도장 찍어라. 5년이다, 명심해. 시간이 너한테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걸 잊지 마."


그렇게 일방적인 통보를 날린 이준영은 사촌 동생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이런 씨발...! 으아아아!!"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는 애꿎은 고블린들의 사체를 난도질 해댔다.


푹!


서걱!


고블린의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고, 내 손은 피범벅이 되었다.


"이준영 이 미친 새끼가!"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지르며 난도질을 해댔지만, 그런 화풀이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


"젠장. 돈을 안 갚을 방법은 없는 건가?"


나는 게이트에서 나오자마자 이준영이 5억 원이라고 주장하는 그 검에 대해서 찾아봤다.


다행히 인터넷에 기사가 남아있었다.


「신생 길드 검무, 헌터 경매장에서 환희의 검 5억 원에 낙찰받아.」


그 검을 검무에서 5억에 산 건 맞았다.


게이트가 지구에 생겨난지 얼마 안 됐던 30여 년 전에 말이다.


어쩐지 5억 원짜리 검이 너무 쉽게 부서진다 했더니, 역시나였다.


'내구도가 얼마 남지도 않은 검을 나에게 넘긴 거야.'


어디 창고 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쌓여 있었을 이딴 골동품 하나 부서졌다고 5억 원을 물어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검무 길드라면 말이 됐다.


그들은 대한민국 법 위에 군림하고 있으니까.


검무 길드는 막강한 자본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법적 분쟁에서 늘 승리해왔다.


심지어 그들과 맞서려는 사람들은 종종 갑자기 사라지거나 비극적인 사고를 당하곤 했다.


'하... 소송을 거는 건 포기해야겠지.'


결국 나에게는 5억을 갚는다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


버텨봤자 갚아야 할 이자만 늘어날 테니까.


'억울하지만... 일단 갚자. 그리고 이준영, 이 치욕은 꼭 되돌려줄게.'


다음 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게이트를 찾았다.


"검무 길드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있으시네요. 죄송합니다. 검무 길드는 좀 무서워서."


예상대로 아무도 나와 파티를 해주지 않았다.


결국 혼자 게이트에 들어가 봤지만, 레벨업은커녕 죽을뻔한 위기만 간신히 넘긴 채 긴급 귀환서를 사용해서 던전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헌터일로 돈을 버는 건 힘들겠다. 이러다 죽겠어.'


그때부터 나는 하루에 단 3시간만 잠을 자며 쓰리잡을 뛰기 시작했다.


노가다, 배달, 상하차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며 휴일 없이 365일 내내 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헌터라서 일반인보다는 체력이 좋았기에 그 지옥 같은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게 무색하게 나는 원금을 거의 깎지 못했다.


"우현 씨, 오늘로 1년이 되셨네요. 남은 빚은 4억 9,137만 원입니다."


담당자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1년 동안 매달 500만 원이 넘는 돈을 갚았지만, 천문학적인 이자 때문에 원금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젠장... 어떻게든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취업 시장은 얼어붙어 있었고, 이자가 낮은 대출로 갈아타는 '대출 돌려 막기'도 불가능했다.


던전 브레이크 이후 게이트 밖으로 나온 마족들로 인해 대출자들의 사망률이 급증하면서, 담보 없이는 대출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기관에서 담보 없는 대출을 해주긴 했지만, 그마저도 12%를 훨씬 웃도는 살인적인 이자율을 감당해야 했다.


'이제 4년밖에 안 남았어. 이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돈을 마련하지....'


그냥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자주 들었지만, 어머니의 유서가 떠올라 차마 죽을 수도 없었다.


- 너는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


'하아... 엄마,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고.'


그렇게 희망 없이 단순 노동일만 전전하던 어느 날,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대학 시절 함께 알바를 했던 상우 형이었다.


- 현아, 요즘 힘들다는 소문은 들었다. 아는 형 중에 1구역 유흥가에서 술집 하는 사람 있는데 거기서 한 번 일해볼래? 시급도 최저시급의 3배래.


"... 진짜요? 그런 알바가 있어요?"


- 어. 웨이터 일인데 싹싹하게 잘 하면 팁도 많이 준다더라. 너 키도 크고 얼굴도 나름 잘생겼으니까 면접 한 번 봐봐. 밤에만 출근하면 돼.


최저시급의 3배?


의심부터 들 만큼 조건이 너무 좋았다.


이준영에게 통수를 맞은 뒤로 사람을 믿지 않기로 했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럼 가서 면접 볼게요. 만약 붙게 되면 지금 하고 있는 야간 알바만 그만두면 되겠네요."


그렇게 웨이터 일인 줄 알고 시작했던 그 일은 알고 보니 호스트바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호스트 일이었다.


'하... 이건 단순한 웨이터 일이 아니잖아. 그냥 야간 상하차나 다시 하자.'


하지만 일을 그만두려던 나를 담당 실장이 붙잡았다.


"우현 씨, 그러지 말고 한 번 해보는 게 어때? 듣자 하니 빚도 많다면서. 딱 며칠만 일해 봐. 그래도 그만두고 싶으면 안 붙잡을게."


실장의 설득에 넘어간 나는 며칠만 호스트 일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처음으로 날 초이스 했던 손님은 다른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그녀는 진상 짓도 하지 않고 이상한 것도 시키지 않으면서 팁을 70만 원이나 줬다.


'이야기 들어주고 술만 따라줬는데 뭐지?'


아직 때묻지 않은 내가 귀엽단다.


'며칠은 일해야 벌었을 돈을 하룻밤 사이에 벌어버렸네.'


그렇게 돈맛을 봐버린 나는 그 일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이 일이 아니면 돈을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몰라.'


돈 앞에 무릎을 꿇어 버린 것이다.


물론 나는 불법적인 건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허용된 테두리 안에서만 돈을 벌었을 뿐.


우리 가게도 나름 정식적으로 등록된 합법 업소였으니까.


다만, 팁을 많이 받으려면 손님들의 비위를 맞춰줘야만 했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괜찮았지만, 가끔 정말 참기 힘든 요구를 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짖어봐! 개처럼 짖으면서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면 팁 줄게."


처음에는 이런 요구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결국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왈! 왈!"


그렇게 일을 끝내고 집에 오면 현타가 올 때가 많았다.


'하아....'


하지만 줄어가는 빚을 보며 꾹 참았다.


'자존심이 내 빚을 갚아주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 자존심까지 팔아가며 호빠 일을 시작한 지 네 달쯤 됐을 때였다.


다혜가 나를 찾아왔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현아... 너 너무 피곤해 보여. 괜찮은 거 맞아?"


"괜찮아. 그냥 일이 좀 바빠서 그래. 나 헌터인 거 몰라? 문제없어."


"현아 내가 준영 선배한테 잘 말해볼게, 응? 너 빚 없애달라고 말해볼게. 너 그러다 몸 진짜 상해...."


"미쳤어? 그 새끼한테 절대 연락하지 말라니까!"


이준영의 이름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나도 모르게 다혜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다혜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럼 어쩌려고 그래!"


"갚을 거야."


"그 큰돈을 네가 무슨 수로 갚을 건데!"


그녀는 내가 호스트바에서 일을 하는지 모른다.


지금도 내가 야간 상하차를 하러 가는 줄 알고 있다.


다혜에게 차마 진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나는 거짓말을 해오고 있었다.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거짓말이 쌓여갈수록 내 마음은 무거워졌다.


"......."


침묵 속에서 과거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돈을 벌기 위해 그녀와 보내는 시간을 포기했고, 매일 거짓말로 그녀의 마음을 배신했다.


그녀는 나 때문에 걱정하고 슬퍼하는데, 나는 계속해서 그녀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내가 다혜한테 무슨 짓을 하고 있던 거지?'


그녀의 삶에 독이 되어가는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이런 식으로 계속 그녀를 속이며 살 수는 없었다.


'다혜를 놓아줘야 해.'


나는 결국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다혜야. 우리 그냥 헤어지자."


"... 뭐라고?"


다혜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하지만 나는 더욱더 매몰차게 나갔다.


그녀가 나에게 정을 뗄 수 있도록.


"헤어지자고. 이다혜, 너도 내 신경 그만 쓰고 그만 네 인생 살아."


"현아...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헤어지자니... 내가 이준영 이야기 꺼내서 그런 거야? 응? 말해 봐."


갑작스러운 내 통보에 이다혜가 소리 내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거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야."


"흐으윽... 현아... 그럼 도대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울고 있는 다혜를 보니 가슴이 아려왔다.


'그래. 어쩌면 이준영 그 새끼 말처럼 내가 사라져주는 게 너를 위하는 거일지도 몰라.'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잘 지내고, 행복해라 다혜야. 5년간 고마웠다. 그리고... 미안했다."


그 마지막 말을 끝으로 나는 등을 돌려 이다혜로부터 멀어졌다.


그게 이다혜와의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그녀의 모든 연락을 차단한 채, 밤낮없이 일만 했다.


돈의 노예가 되어, 빚을 갚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채.



***



"이렇게 됐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은 김지현의 눈에 동정의 빛이 스쳤다.


"힘들었겠다...."


"네, 누님...."


"정말 사연은 너무 안타깝지만... 검무 길드가 얽힌 일이라면 나도 도와줄 수가 없을 것 같네. 내가 아무리 S급이라도 그 정도 힘은 없으니까."


혹시나 S급 헌터라면 도와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안 되나 보다.


"부담 갖지 마세요. 그냥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그렇다면 다행이고. 대신 자주 와서 지명해 줄게."


"진짜요?"


"단, 조건이 있어. 나는 대가 없이는 값을 치르지 않아."


"조건이라면...?"


"나랑 같이 나가자. 호텔도 잡아놨어. 거기서 술도 한 잔씩 더 하고... 어때?"


김지현의 눈빛이 끈적하게 변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천천히 밑으로 내려갔다.


그 눈빛에는 욕망과 기대감이 뒤섞여 있었다.


모든 손님이 이런 건 아니었지만, 종종 잠자리를 원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하... 하필....'


손님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술 친구가 필요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혹은 이성의 온기가 그리워서.


김지현은 마지막 케이스에 해당됐다.


S급 헌터인 김지현은 자식이 두 명이나 있는 40대 유부녀였다.


하지만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외로움은 달래고 싶은데 유명한 만큼 보는 눈이 많았을 테고, 그래서 은밀한 호빠까지 흘러들어온 거겠지.


"... 죄송합니다. 저, 2차는 안 가요."


"2차는 안 간다고?"


마지막 자존심이라느니 그런 건 아니었다.


이 마당에 내게 무슨 자존심이 남아 있겠는가.


'2차를 나갔다면 단골을 더 늘렸을 테고, 그랬다면 돈은 더 빨리 갚았겠지만....'


내가 2차를 거부하는 건 다혜 때문이었다.


해어진지 6개월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했다.


"전 여친에 대한 예의랄까요...."


예전에 나에게 2차를 거절당했던 한 손님의 말이 떠올랐다.


- 참나, 화류계에서 일하는 쓰레기 새끼가 무슨 사랑 타령이야?


맞다. 난 쓰레기다.


하지만 쓰레기에도 급이 있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


"쓰레기의 순정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 아직 못 잊었구나. 억지로 가자고 할 생각은 없어. 다만 앞으로는 널 찾아올 일은 없을 것 같네."


그렇게 김지현은 자리를 떠났다.


'나름 매너도 있고 돈도 많은 누나였는데 아쉽네.'


그녀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긴장의 끈이 툭 하고 끊어졌다.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술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아무래도 도수 높은 양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보다.


'그냥 여기서 잠깐만 잘까....'


그렇게 나는 그 자리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나는 한 남자의 인생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되었다.


9서클 대마법사였던 그 남자의 모든 순간을.


마치... 내가 그 남자였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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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시부야의 와이번 라이더 +5 24.09.05 10,148 213 12쪽
28 혼돈 속의 도쿄 +3 24.09.04 10,242 224 12쪽
27 도쿄로 +6 24.09.03 10,707 203 13쪽
26 무극 +3 24.09.02 11,317 203 16쪽
25 새로운 헌터 등급 +5 24.09.01 11,753 212 13쪽
24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경악한 K-헌터 +3 24.08.31 11,922 221 13쪽
23 아공간 아티팩트 +11 24.08.30 11,811 210 15쪽
22 역대급 역대급 신인 헌터 +5 24.08.29 12,024 224 15쪽
21 거점 방어 (6) : 마지막 전투 +2 24.08.28 11,931 218 18쪽
20 거점 방어 (5) : 용마법 +4 24.08.27 11,895 228 15쪽
19 거점 방어 (4) : 3서클 마법사 +3 24.08.26 11,882 225 16쪽
18 거점 방어 (3) +2 24.08.25 11,870 212 14쪽
17 거점 방어 (2) +1 24.08.24 11,978 212 13쪽
16 거점 방어 (1) +1 24.08.23 12,405 206 16쪽
15 영입 거절 +3 24.08.22 12,613 216 14쪽
14 역대급 신인 헌터 +7 24.08.21 12,713 219 13쪽
13 헌터 능력 검정 시험 (2) +5 24.08.20 12,740 219 17쪽
12 헌터 능력 검정 시험 (1) +6 24.08.19 13,072 2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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