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의 미친 화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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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과우화
작품등록일 :
2024.08.12 21:20
최근연재일 :
2024.08.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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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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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싸움

DUMMY

급하게 들어온 교실에는 계속해서 울먹이는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조차 안나는 존재감 0의 주인공과 여러 조연들이 모여있었다.


난 그제서야 깨달았다.


주인공과 조연이 있는 교실은 매우 특별 관리 대상만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주인공과 조연이 엮기는 장소에는 필연적으로 빌런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아니 정확히는 내가 빙의된 이 캐릭터는 왜 여기 있는 거지?


나는 시간이 너무 흘러서 바람에 모래 쓸리듯 사라지고 다른 것이 퇴적되는 머리속을 보고 절망했다.


그러는 동안 누군가 나의 왼쪽 어깨를 툭툭 건드는 것을 느꼈다.


옆을 돌아보니, 나의 허리를 무참히 망가트린 장본인이 나의 옆에서 히죽거리며 앉아있었다.


나는 너무 깜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소리쳤다.


"너가 왜 여기있어?!?!"


그녀는 당연한 질문을 한다는 듯이 오른손으로 매혹적인 머리 쓸기를 하면서 말했다.


"주인이 있는 곳이라면 시종은 당연히 주인 곁에서 보필해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만...?"


"뭔 그딴 상식이 있어!!!"


"그딴 상식이라뇨~ 19세기 가문의 이어진 정통을 무시하시는 건 아니죠?"


"애초에 나는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태어나기 전부터 가문의 효과를 톡톡히 보시는 주인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당연히 어폐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여간 말만 주인이지 하녀가 주인한테 한마디도 안질려고 하냐..."


"주인님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도 하녀의 역할입니다"


"말은 청산수유여~"


"그럼 행동으로 보여드릴까요?"


그녀는 갑자기 홍조를 서서히 들어내더니 메이드복 끝단에 있는 옷자락을 넘길려고 한다.


나는 다급하게 그녀를 막는 순간, 갑자기 주인공(이름을 몰라서 이 대명사로 표현하겠다.)이 나와 그녀 사이를 막으면서 소리쳤다.


"반의 풍기를 문란하게 하다니!!! 역시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자세로군요!!!"


애초에 만난적도 이번이 초면인데 무슨말을 한건지 궁금한 나는 주인공에게 물었다.


"저기 친구? 이건 순전히 이 어리석은 하녀가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용히 하세요!"


나는 갑자기 자기의 입장이 불리하니까 조용히하라고 소리치는 주인공을 보면서 어디까지 하나 부모님이 제 자식 보는 것 처럼 잠자꼬 있었다.


갑자기 주인공은 어디서 나온지 모를 새하얀 손수건을 들고 나에게 던졌다.


"더이상 이 행위를 용납할 수 없군요, 당신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나는 한국의 라노벨이 이런 오글거리는 전개를 넣을리 없다는 현실 부정을 하면서 주인공에게 열렬히 반박했다.


"잠깐,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니까?"


"하녀의 잘못은 본디 그 주인이 책임져야 하는법! 당신은 당신의 하녀도 책임 못지는 무책임한 인간인가요?"


"당연히 아니고 내 잘못이 없다는 의견을..."


"그럼 당연히 자신에게 돌아온 결투 신청을 거절하지는 않겠죠?"


나는 예전에 보았던 강당에서 공개 고백을 하려는 남학생의 모습 마냥 오직 직진 밖에 모르는 주인공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가 계속 반박하려고 할수록 이놈에 주인공은 결투를 하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는지 어느 교황의 저새끼를 구원해주소서... 라는 표정을 나에게 지으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에 이런 나와 주인공의 논쟁은 반 안에서 거대한 불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심지어 중간에 들어온 담임 선생이 나와 주인공의 논쟁을 듣고 엄청난 영감을 받았는지 앞으로 반 안에서 모든 갈등은 결투에서 승리한 쪽의 말대로 해결한다는 미친 규칙을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악법도 법이라는 논리를 정면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 * *


나는 주인공과 함께 스타디움으로 왔다.


관중석에서 반의 학생들과 그 이외에도 수많은 관중이 섞여서 시끄러운 소란을 만들었다.


그중에서 에이미는 나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주인님! 주인님이 상대하기에는 상대가 너무 강해요!!!"


"애초에 니가 나한테 헛짓거리만 안했어도 이런 일은 없는데?"


"그건 주인님 사정인 것이에요!"


"너랑 나의 사정이 같이 섞여있었다니까?"


"어쨌든 주인님, 힘내세요!"


"넌 끝나고 보자..."


"주인님 왠만해서 안아프게 맞기를 바랄게요~"


"넌 내 하녀인데 내가 질걸 예견하고 자빠졌냐...?"


"본래 조상님들이 말하기를 선견지명을 말하는 사람의 말을 귀 기울이랬어요"


"내가 아는 조상님들의 말에도 방구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단다?"


"어떻게 숙녀한테 방귀 같은 천박한 말을 하시나요?"


"애초에 숙녀였으면 너가 끝까지 책임지는 그런 모습을 보였어야지 않겠..."


에이미는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서 관객석에도 보이지 않았다.


"와.... 저 진짜 때릴까?"


나는 깊은 심상속에서 어떻게 에이미를 때리면 좋을지 수천번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동안 주인공이 나에게 소리쳤다.


"당신!"


"뭐요"


"아직도 당신의 죄를 용서 받을 생각이 없나요?"


"용서고 자시고 애초에 그런 일을 한적이..."


"1년 전의 사건에서도 그렇게 말할 건가요?"


나는 주인공의 1년 전의 사건이라는 발언에 집중하면서 그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오래전에 라노벨을 읽었을때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다.


하도 오래전에 읽었는지 나의 눈앞에 저 놈이 주인공인 것과 이세계를 멸망 시키려는 세력의 정체와 과거 사정 밖에 생각이 안났다.


잠깐 이거면 많이 아는거 아닌가?


나는 내가 아는 기억의 가치를 조율하는 동안 잘나신 주인공의 말이 다시한번 나의 생각을 가로 막았다.


"이번에도 저의 질문에 침묵할 생각인가요?"


"아니 애초에 알지도 모른다니까?"


"이번에는 모르는척 하는 겁니까?"


"진짜 모른다니까....?"


"당신의 선택 알겠습니다"


"아니 대체 뭘 아는데!!!"


"더이상 말하지 마시죠, 추합니다"


나는 더이상 말할 생각이 없는 주인공에게 결투는 언제하냐고 물었고 주인공은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르켰다.


스타디움의 천장에는 엄청나게 큰 모니터가 나와 주인공의 프로필을 볼 수 있었다.


난 그제서야 주인공의 이름과 특징 그리고 과거까지 알 수 있었다.


프루스트 이펙트 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냄새 등 특정 자극을 인식해 그와 관련한 과거의 기억이나 감정이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나는 너무나도 많고 빠르게 들어오는 기억의 흐름에 정신을 못차리고 눈을 감고 천천히 기억을 가져왔다.


마치 모래장의 모래들을 두손으로 조심히 미리 준비해둔 상자에다 넣는 듯이 말이다.


기억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기억들이 걸러졌지만 확실하게 내가 기억하려는 부분은 잊지 않을 수 있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이한, 빌런 세력으로 인해서 부모를 잃었지만 자신의 조부모님을 통해서 키워진 인물이다.


참고로 조부모 중에서 이한의 할아버지는 전직 SSS급 영웅이었으며 검을 매우 잘다룬다고 알려져 있다.


오죽했으면 나뭇가지 하라고 산을 베는 초월자 라는 소문도 무성했다.


이런 할아버지의 핏줄을 받아서 이한은 검성의 재능이 타고났는데, 빌런 세력이 이런 이한을 데려오려다가 그의 부모로 인해서 납치에 실패했다는 전적도 있다.


스타디움은 나의 이런 기억의 정리가 끝나기 무섭게 자신의 고유 효과, 부상의 회피가 활성화 되었다.


부상 회피는 이름과 마찬가지로 스타디움에서 가지는 모든 상처와 부상에서 전혀 후유증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한은 스타디움의 고유 효과가 자신과 나에게 덧씌워진 것을 느끼고 오른쪽 허리에 있는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검은 흑요석을 가공해서 만든 것 같이 날카롭고 예기스러운 날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어떤 무장을 써야하나 고민하던 중 나의 왼쪽 주머니에서 미술용 붓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대의 무기와는 다르게 전혀 전투와 어울리지 않는 도구를 든 나는 이한에게 물었다.


그것은 직설적이고 근본적인 내용의 합리적 의문이었다.


"그래서 우리 왜 싸우는거야?"


"문답무용!"


나는 이미 말로 대답해놓고 나에게 검을 휘두르려는 이한의 모순적인 모습에 헛웃음이 나는 것을 애써 참고 이 붓의 용도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검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의 이세계에서의 첫싸움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이제 돌아와서 어영부영 소설을 적었습니다.




다음부터 이런 일은 없게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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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과거의 진상과 내기의 시작 24.08.29 10 0 10쪽
6 이 안에 배신자가 있다. 이게 내 결론이다. 24.08.22 9 0 9쪽
5 싸움의 끝과 계략 24.08.21 11 0 9쪽
» 첫싸움 24.08.20 10 0 9쪽
3 애들아~ ㅇㅇ이 할말있대~ 24.08.19 15 0 9쪽
2 아, 집에 가고 싶다 24.08.17 17 0 16쪽
1 화가의 숙명 24.08.14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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