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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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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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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UMMY

 “야 이수호, 넌 이제 뭐하고 살거냐?”

 “엉? 갑자기 그게 뭔소리야.”


 ‘신령’


 주로 옛날 이야기에 등장하는 영적인 존재로서 극심하게 괴로워 하는 민초의 고민을 해결해주거나.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악귀들을 때려잡는 존재.


 “악귀들 씨가 말랐잖아, 나는 이제 여기저기 여행다니면서 여유롭게 살아보려고.”

 “...나는 한국에 남아있을래.”

 “왜? 고향이라서?”

 “그것도 있고... 하던일이 사라지더라도 이곳에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수호의 말을 듣던 백소향이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었다.


 악귀 사냥이라...

 많이 죽었고 많이 죽였다.


 그렇게 21세기가 되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등이 생겨날 무렵, 인간을 괴롭히던 악귀들은 전부 사라지게 되었다.


 “잘 지내라.”

 “...그래.”


 백소향이 이수호의 등 뒤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그녀의 백발을 지켜보던 수호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남은 신령들이라 해봐야 이젠 극소수.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내가 뭘 할수 있을까?

 무언가 자신만이 할수있는 일이 있다면 좋으련만.


 “후... 일단 인간 사이에 섞여 지내볼까?”


 그렇게 수호는 땅을 짚고 일어나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자신의 백발때문인지 등산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뭔가 분명 있을거야...”


 내가 할수 있는 뜻깊은 일이.




***




 ‘뜻 깊은 일이라 해봐야 뭐가 있냐? 적당히 즐기며 상당히 힘들게 살아온 인생을 떠올리곤 그땐 그랬지 라며 지금을 누리면 되는거지.’


 1년.


 수호가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히키코모리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수호가 이곳에 자리잡은지 약 19년이 지난 시점


 “크아아아아!”


 그의 안락한 은신처에서 마치 비명과도 같은 환호성이 들려왔다.


 “깼다! 깼어!!”


 20년간 유저도 다 빠져나가고 업데이트도 매우 느린속도로 진행되는 최악의 망겜 제라니아.


 그런 게임의 최종 보스를 때려잡은 수호가 그 괴랄한 난이도에 혀를 내두르며 보상을 확인해 보았다.


 20년 서비스 최초로 최송보스를 깬만큼 굉장항 보상이 있을거라 기대하며 인벤토리를 열었고.


 “크으... 이거 전부 첨보는 장비들이잖... 응?”


 딱봐도 네임드 장비들로 보이는 것들과 함께 메세지 한장이 인벤토리에 들어있었다.


 “이게 뭐야.”


 -서비스 종료 공지-


 “...?”


 한 줄에 불과한 메시지였지만, 그 내용은 흥분으로 뜨거워진 머리를 순간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했다.


“.......?”


 최종보스를 잡으니 서비스 종료를 한단다.


 쾅! 우지끈!


 그 어이없는 내용에 열이 올라 책상를 내려찍으니 책상과 함께 키보드가 내려앉아 버렸다.


 부숴버릴 생각은 없었는데... 20년 가까이 조심스럽게 생활해도 이놈의 힘조절은 쉽지가 않다.


 “우쒸! 어이가 없네?”


 아직까지 업데이트를 하는게 신기할정도로 오래됬으며 유저도 없는 망겜 제라니아.


 언젠가 이 순간이 올줄은 알았지만, 그게 설마 보스를 깨고 나온 메세지로 공지될줄은 몰랐다.


 띠링!


 “어?”


 그렇게 한참을 좌절하고 있던 찰나, 게임 메세지 창에 떠오른 알림소리에 급하게 망가진 책상을 일으켜 마우스를 움직였다.


 -후속작 관련하여-


 [지금까지 이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레이어 님.]


 [제라니아 최초 클리어자인 당신에게 후속작 플레이 권한을 즉시 지급해 드리겠으며 이를 위한 특전 몇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우선 후속작 케릭터는 현 메세지 창의 수락 버튼을 누르시면 즉시 생성에 들어가며 ‘플레이어’의 능력치 한가지를 그대로 가져올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오...오오! 후속작이 나오는구나!”


 우려했던것과 다르게 후속작을 내준다는 게임사의 메세지에 수호는 싱글벙글 웃으며 냅다 수락 버튼을 눌렀고 이내 튀어나온 캐릭터 생성창의 모습에 가슴이 다시금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능력치 하나를 계승할수 있다고...?”


 지금 그가 키우고 있던 캐릭터는 마법사, 마력이 주 스텟이며 고 난이도 고 화력의 숙련자용 캐릭터다.


 마력 이외의 스텟은 가히 처참하다고 말할수 있는 케릭터를 보자 수호는 헛웃음을 흘리며 후속작 케릭터의 직업을 마법사로 골랐다.


 “계승할 스텟이라 해봐야 어차피... 마력밖에 없잖아.”


 이윽고 계승 스텟으로 마렷을 고른 후, 캐릭터 생성을 마쳤다.


 -캐릭터 생성 이수호-


 *직업 마법사.


 *계승 스텟 마력.


 -캐릭터 생성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메세지에 일순 강렬한 위화감을 느꼈다.

 이곳에 정착하며 살때 사용했던 이름은 이수호가 아닌 이성훈.

 적당히 만든 주민등록증부터 그 외 모든 서류에 본명은 적은적이 없었다.


 그러아 그런 그의 본명이 게임 케릭터 창에 적혀있던 것이다.


 “내 진짜 이름을 어떻게...?”


 그런 의문도 잠시 컴퓨터 화면에서 강렬한 빛이 일었고 수호의 시야는 암흑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암전되었다.


 “이런 미친! 이게... 무슨... 일.......”


*


 캐릭터 생성중...


 직업 마법사.


 기초 스킬 생성중...


 생성 완료.


 계승 능력치 ‘마력’


 동기화중......


 동기화 실패, ‘플레이어’의 마력이 존재하지 않음.


 마력 외에 가장 높은 스텟을 치환하여 계산중...


 계산 완료 ‘체력’을 동기화합니다...


 동기화 완료.


 그 외의 능력치 근력, 민첩, 내구력, 마력을 전부 평균치로 조정 및 동기화 합니다.


 조정 완료.


 동기화 완료.


 캐릭터 생성을 종료합니다.


 당신에게 행운이 있기를.


*


 “허억!”


 눈을 뜨니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익숙하고 어두컴컴한 천장이 아니었다.


 푸르른 하늘과 맑은 물이 흐르는 하나의 자연 그 자체.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며 주변에 있는 야생동물들이 내 존재를 눈치채고 몸을 숨기는 소리가 들려오는 울창한 숲속이었다.


 바스락.


 “...이건?”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수호가 땅을 짚고 일어나려하니 다소 까끌까끌한 풀이 손을 찔러댔다.

 아마 힘을 좀더 줬으면 붉은 선혈이 피어올랐을 것만 같은 절삭력.

 원래 살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의 식물, 그럼에도 이상하리만치 익숙한 것이다.


 “블레이드 맆...?”


 매우 튼튼하고 날카로운 식물이라 가공이 어렵지만, 숙련된 약제사들이 포션으로 만드는데 사용하는 재료 ‘아이템’ 그게 수호의 손을 찔러대고 있었다.


 “야... 설마 이거... 빙의인가? 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오는 그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식물은 자신이 즐겨하던 난이도 극상의 망겜 제라니아의 파밍아이템으로 잘 알려진 식물이 맞다.

 그렇다는건 정말로 게임속에 들어온것인가?


 -케릭터 생성을 시작합니다


 어렴풋이 들려왔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플레이어'의 마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가 키웠던 캐릭터는 마법사 였으며 마력 수치역시 하이엔드 급으로 높아져 있었다.

 마력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플레이어’ 라는것이 게임캐릭터를 지칭하는게 아니었다면?


 “미친...!”


 수호가 급하게 몸을 일으켜 냇물에 얼굴을 비쳐보았다.


 다소 특이할수도 있는 백발머리에 붉은 눈동자와 쫙 찢어진 동공을 한 청년이 보인다.

 그가 키우던 캐릭터가 아닌, 게임폐인 여우신령 ‘이수호’의 모습이었다.


 “...실화냐?”


 그렇다면 마력이 없는게 당연하다.

 ‘기’ 라는 힘을 사용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둘은 별개의 힘일테니까.


 -체력을 동기화 합니다-


 “하...설마.”


 수호는 불안한 감정을 꾸역꾸역 눌러 담으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상태창.”


 그리곤 그가 자주 보던 소설에서 하던것처럼 게임속의 상테창을 불러보았다.


 [이수호]


 종족 : 여우 신령

 직업 : 견습 마법사

   

 근력 : 12

 민첩 : 11

 체력 : 999999

 마력 : 13

 내구력 : 12


 역시 어렴풋이 들었던 내용은 환청이 아니었다.

 정말로 그의 능력중 체력만 게임에 동기화 됬던것이다.


 체력을 제외한 나머지 스텟은 그냥 평범한 주민수준과 다를거 없는 처참한 수준이다.

 마력 역시 적당한 일반인 보다 찔금 높은 수준이니 말 다했다.


 “후... 하필 체력이냐...?”


 당연히 체력이 쓸모없는 스텟은 아니다.

 다만 다른 스텟들에 비하면 다소 우선도가 떨어지는 스텟일 뿐.


 체력 스텟은 몸의 견고함이랑은 좀 거리가 있는 스텟이다.

 방어력, 마법저항력, HP 이 세가지를 담당하는 스텟은 다름아닌 내구력.


 체력은... HP 재생, MP 회복, 피로도 회복, 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스텟이다.


 한마디로.


 “풀템으로 3부랄 3부적 올린 베이가잖아...”


 아니 실질적으론 999999부랄에 999999부적 정도로 생각해야겠지만 뭐 적당히 넘기고.


 결론은 겁나 질기지만, 한방에 뒤질수도 있는 밥버러지 노딜 마법사라는것.

 아무레도 999999 라는 수치때문에 즉사만 아니면 절대 죽지 않겠지만...

 그럼 뭐하나 딜을 못넣는데.


 “스킬창.”


 -기초 생활 마법 : 점화 LV1, 급수 LV1


 ...끝?


 “그래! 혹시 몰라 마법사니까 위력 보정같은게 있을수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으로 손바득을 펴 점화를 발동했고.


 화륵!


 그의 손 끝에서 강렬한 붉은 빛을 내며 피어오른 불꽃에 크게 놀랐다.


 “...”


 라이터 최소화력쯤 되는 소소한 불꽃의 크기에 말이다.


 알고있었다.


 이 세계 ‘제라니아’는 그렇게 친절하고 편한 세계가 아니라는것을.


 털썩!


 그래도... 그래도!


 “으아아아! 다시 설정해줘! 하다못해 힘이나 민첩... 아니 내구력이라도!”


 하늘을 향해 미친듯이 소리질러 보아도 그저 새소리만 울려피질뿐, 그 어떤 대답조차 없었다.


 “하아... 편하게 살아보자 좀...”


 그저 기묘할정도로 산뜻한 바람이 수호의 얼굴을 때리고 있을 뿐이었다.


 “...”


 그렇게 주저앉아 있기도 잠시, 고개를 번쩍 든 수호가 이내 흐르는 강물에 얼굴을 처박았다.


 “푸하!”


 제 아무리 체력 이외의 모슨 스텟이 낮더라도 그에겐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남아있었다.


 “후! 까짓거 해 보지 뭐.”


 수백년을 망할 악귀놈들과 싸워왔던 ‘경험’ 자신이 수호라는게 바뀌지 않는다면 그 경험은 반드시 크나큰 전력이 되어주리라.


 이 세상이 얼마나 위험하든 얼마나 잔혹하든 상관없다.


 살아남는다.


 반드시 살아남아 보인다.


 “재생력? 오히려 좋아!”


 난 절대 쉽게 안죽어.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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