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습작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비트스팁
작품등록일 :
2024.08.17 05:4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22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295
추천수 :
0
글자수 :
75,250

작성
24.09.19 18:22
조회
4
추천
0
글자
5쪽

13

DUMMY

 그렇게 한참 수호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던 성녀가 잠시 눈물을 그치고 고개를 슬그머니 들어 보았다.

 원래도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여장하고 있는 수호를 보니 더욱 그 사실이 드러난다.


 그렇게 잠시 넋놓고 수호를 쳐다보고 있으니 이내 시선을 느낀 수호와 시선이 맞았다.


 “진정했어요?”

 “아... 네...”


 청아한 그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다시금 자신의 상황이 떠올라 수호의 몸을 슬며시 밀어냈다.


 분명 자신이 걱정되어 어떻게든 이곳까지 도달한 그였겠지만, 아무리 그라도 현 상황을 온전히 알게된다면 얌전히 떠나가겠지.


 그리 생각하며 빨리 떠나라는 말을 하려던 차였다.


 “악신따위한테 질거에요?”

 “어...!? 수호씨가 그걸 어떻게...!”

 “뭘요~ 세리나한테 들었죠.”

 “...? 세리나도 알고 있다고요?”


 분명 세리나에게 수호를 꺼내달라는 부탁을 한건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현 상황을 알고 있을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야 본인도 이곳에 와 대주교한테 협박을 당하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이니까.


 “이 계획, 5년전부터 조심스럽게 세워진 계획이거든요.”

 “네...? 그렇지만 제가 교황청을 탈출할줄은 어떻게 알고...”

 “그건 몰랐겠죠, 아마 성녀님을 이곳으로 부를 예정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성녀님이 제발로 이곳으로 걸어들어온거구요.”

 “잠깐... 5년이요? 그럼 세리나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상황파악을 하고있는 성녀를 보자 픽 웃음이 세어나온 수호였다.


 “성녀님을 어떻게든 구해보려고 여기서 5년간 계획을 세워온게 세리나에요.”

 “말도안돼... 난... 그런줄도 모르고...”

 “그리고 세리나는 성녀님 대신 희생을 하려는 속셈이죠.”

 “네? 절대 안돼요! 차라리 제가 죽고말지!”


 이 둘의 유대는 진짜였다.

 몇백년의 세월을 살아온 그였지만, 이렇게까지 끈끈하게 이어진 유대를 본적은 손에 꼽을정도로 적다.

 그러기에 수호는 결심을 해야했다.


 ‘빙의라... 제법 해볼만한 도박이지.’


 정이 드는것을 경계했다. 누군가 잃는 고통은 느끼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 때문인지 모든게 끝나고도 다른이와 쉽게 친해지지 못했다.

 아니, 친해지려 하지 않았다.


 ‘그런 나를 바꿔놓고, 다시금 힘들게 만든게 너다 이 못난놈아.’


 -그래도 이게 더 행복하시죠 형님?


 ‘...그래 그런가보다.’


 항상 혼자 살아가며 살아남기에만 급급했던 자신은 어디갔는지, 점점 정 많고 오지랖 많은 꼰대가 되어버렸다.


 -‘아우 아주그냥 맨날 잔소리야 잔소리!’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죽었다 소향아! 내가 자신을 최우선하라고 몇번을 말했는데!’

 -‘...그말을 니가 하니까 하나도 안어울려.’


 그렇기에 단 한명이라도 살릴수 있었던거겠지.


 이제는 그런 자신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때가 왔다.


 “좋은 친구를 뒀네요.”

 “...진짜 바보같은 친구에요.”

 “그러니 협력좀 해주시죠.”

 “협력이요?”

 “그 바보같은 친구도 한번 살려보게.”


 친구.



 참으로 간단한 그 말을 왜 한번도 못해줬을까.


 “왜... 수호씨는...”

 “친구니까요.”

 “네?”

 “성녀님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성녀님을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너와 같이 다닌 세월만 몇십년인데.





 -‘형님! 같이가요!’

 -‘굼뱅이가 따로 없구나, 이래서야 살아남을수 있겠느냐?’

 -‘에이! 형님 옆에 붙어있는데 그게 무슨걱정이겠어요?’





 어쩌자고 이렇게 못난놈 옆에 계속 붙어있던거냐.


 고맙다.


 가장 가까웠던 나의 친우야.


***


 ‘교황청을 집어삼킬겁니다.’

 ‘네!? 누가요?’

 ‘성녀님이요.’

 ‘녜?????’


 수호의 계획을 들은 성녀의 표정이 경악으로 일그러졌지만, 결국 해달라는건 모두 해준 그녀였다.


 수호는 손에 들려있는 보석을 품에 집어 넣고 제빨리 비밀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이 보석을 세리나에게 전해주고 다시금 수도녀 벨로 복귀해야한다.

 혹시나 벨이 사라진걸 이상하게 여긴 마리가 이를 대주교에게 보고했다간 일이 복잡해질수도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느습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13 NEW 12시간 전 5 0 5쪽
12 12 24.09.18 17 0 13쪽
11 11 24.09.17 14 0 16쪽
10 10 24.09.17 12 0 12쪽
9 9 24.09.15 16 0 14쪽
8 8 미완 24.09.10 27 0 14쪽
7 7 24.09.10 19 0 13쪽
6 6 24.08.29 24 0 14쪽
5 5 24.08.29 23 0 13쪽
4 4 24.08.29 25 0 12쪽
3 3 24.08.20 30 0 17쪽
2 2 24.08.20 34 0 13쪽
1 1 24.08.17 5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