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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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8 01:21
최근연재일 :
2024.09.1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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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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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풀-달과별과사람

DUMMY

물병자리 연구소. 아헤라트 여신의 술잔에 담긴 엘릭서라는 이름이 붙여진 레이크풀의 호수 위에 세워진 이곳은 정령의 대한 연구, 환상종과 그들이 섬기는 신에 대한 연구, 그리고 레이크풀에서 제국이 세워지기 이전부터 이곳에서 대대로 섬기고 있었던 호수의 여신 아헤라트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개념마법과 정령마법의 전반적인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물병자리 연구소의 연구소장인 렉케나-매글라인이라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유메르 메르데인을 따라 물병자리 연구소로 향한 백마도관의 학생들은 그곳에 물병자리 연구소의 연구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렉케나-매글라인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이곳의 호수와 같이 푸르름을 담고 있는 머리카락과 그에 걸맞은 옅은 하늘색의 눈동자. 어딘가 모르게 아르텔지아의 교장인 칼리아나를 떠올리게 하는 듯한 인상의 렉케나는 입고 있는 흰 가운에 양손을 집어넣은 뒤 뒤로 돌아 연구소를 천천히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신입생 여러분들이 이전까지 얼마나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 마법에 대해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법이란 마(魔)를 통해 의지를 발현해 세계의 법칙 체계를 비틀고 그 위에 자신의 세계를 구현해내는 모든 법칙을 의미합니다.”


연구소의 입구에는 그 연대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여러 언어로 적혀있는 옛 문헌들이 진공상태의 유리병에 담겨 보존되어 있었다.


“문헌에 따라 다르지만 한 기록에 따르면 가장 최초의 마법은 무언가를 강렬하게 바랄 때, 그것이 현실에 이루어지는 소망에 가까운 형태였다고 하죠.”


렉케나는 그녀가 말한 기록이 적힌 문헌에 앞에서 그 유리병을 살짝 두드리며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그리고 그러한 소망을 실현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사람들, 즉 현대의 해석에 따르면 마법을 실현 시킬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트리거들이 없이도 마법을 발현 시킬 수 있었던 강한 의지력을 가진 사람들은 분명 특별한 존재였겠죠.”


렉케나는 이번에는 한 사람을 중심으로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그에게 엎드려 절하는 듯한 그림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인간이란 결국 무질서한 현상 속에서도 일련의 법칙을 찾아내는 종족. 인간은 결국 그런 특별한 존재의 전유물이었던 마법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체계화 시키는 과정을 거쳐 결국 마법이란 하나의 개념을 규격화했습니다.”


“이렇게 규격화된 마법은 현대에 들어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유를 변화시켜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연금술. 초월적인 존재들과의 접촉을 통해 자연 법칙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 마법. 마지막으로 개념마법을 빗내어 만들어낸 정령과의 계약을 통해서 보다 더 근원적인 변형을 이끌어내는 정령마법입니다.”


“그리고 저희 연구소는 제가 연구소장이 된 이후로는 환상종과 정령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개념마법과 정령마법을 해석하고 있죠.”


렉케나는 모든 이야기를 마친 후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선 연구소장으로서의 대략적인 소개는 여기까지 입니다. 백마도관의 여러분들은 이제 자유롭게 연구소를 돌아다니면서 각자의 흥미있는 분야에 대해 견학하면 되겠습니다.”


렉케나는 그 말을 끝으로 더 안쪽에 있는 기밀 연구실로 사라졌고, 백마도관의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레인, 너는 어디부터 돌아다닐 거야?”


렉케나가 설명하고 있던 동안에 남들 모르게 혼자 땡땡이를 치고 있던 젤렌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버레인에게 다가와 물었다.


“레인씨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어디부터 돌아다녀야 할 지 알 것 같네요.”


“에이~ 잠시 속이 안좋았다니까?”


“...저는 언제나 속이 안좋은데요.”


“미안.”


젤렌은 레인의 말을 듣기도 전에 어느샌가 많이 친해진 아리아와 텐타메리에게 말로서 얻어맞고는 쭈굴대며 고개를 숙였다.


“나도 모르겠는데? 근데 아마 내가 갈 곳은 에아가 정해주지 않을까?”


레버레인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다 유리관 속 유물들을 이미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는 에아를 가리켰다.


레버레인의 흰색 로브를 후드까지 뒤집어쓰고 있는 에아는 마치 고양이 귀를 연상케 하는 형상을 하고 아까전 렉케나가 가리켰던 문헌을 열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굴곡이 생길 수가 있는거지?”


“아무리 인간처럼 행동해도 에아씨는 정령이니까요. 정령계에 속한 몸이잖아요?”


아리아는 이번에도 젤렌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것 참 진짜로 고맙다.”


“별말씀을요.”


“압, 레인씨! 이쪽으로 가요!”


젤렌과 아리아가 한치의 물러남도 없는 눈싸움을 벌이고 있자 에아가 그런 둘을 중재하기라도 하는 듯이 레버레인을 큰소리로 부르며 손짓했다.


에아의 손짓에 레버레인과 텐타메리는 이때다 싶어 에아에게 다가갔고, 결국 눈싸움을 벌이던 둘도 잠시 기싸움을 접고는 먼저간 레버레인과 텐타메리를 뒤따라 걸어갔다.


“압, 레인씨! 이걸 보세요. 뭔가 엄청난게 적혀 있는 것 같아요!”


에아가 가리킨 유리관 안에는 어떤 그림이 새겨진 돌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거기에는 검은색으로 채워져 있는 동그란 무언가와 반대로 비워져 있는, 밝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듯한 별모양, 그리고 그 별에 맞닿을 듯이 거대한 산 정상에 서 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맣게 칠해져 있는 한 인간이 그려져 있었다.


‘별과 태양, 아니 달인가? 그리고 산의 정상에 올라가 있는 인간··· 어디서 들어봤는데.’


레버레인은 그곳에 새겨진 그림을 보고는 예전에 누군가가 이것에 대해 말해주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이건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쪽에 관해서는 메르데인 교수님의 책장에서 본 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아마 저런 건 대부분 스승이 말해줬을 텐데.’


레버레인은 어린 시절 오로지 스승과 둘이서 마법을 배웠기 때문에 저런 고대 문헌 같은데 적혀 있을 법한 이야기들은 무조건 스승에게서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정작 그는 그 시절에 스승이 딴 이야기를 할 때면 전부 한귀로 흘렸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건··· 100년 전쟁 이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석판이군요. 이런것에, 심지어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다니 신기한 일이네요.”


레버레인이 스승의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다른 일행들은 에아와 같이 이것저것을 추측해보던 사이, 어느새 그들에게 다가온 렉케나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하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아, 연구소장님.”


아리아는 렉케나를 발견하자마자 가장 먼저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러자 다른 일행들도 하나 둘 씩 인사했고, 렉케나는 그런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괜찮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여러분들의 가이드니까요, 상급자가 아닙니다. 어쨌든, 이 석판은 별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사막마을 데즈레트 근처에 떠돌고 있던 석판입니다. 본 연구소의 목적과는 다르지만 제 전임 연구소장님께서 데즈레트에 갔다가 이런 역사적 사료가 빨래판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사오셨습니다.”


렉케나는 석판의 내용을 설명해주려는듯 앞으로 걸어나와 그림을 가리켰다.


“저희가 이 석판을 조사했을 때 얻어낸 결과는 여기 이 산이 사람의 형상을 일일이 새겨넣은 말하자면 시체의 산이었다는 것과 그 위에 서 있는 남자의 눈동자에 삼각형 두개가 서로 정반대로 엮여있는 문양이 그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 시대로부터 약 400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는 점과 당시가 100년 전쟁 직전, 즉 제국을 세우기 위한 여러 움직임들이 있었던 혼란스러운 시대였다는 점으로 볼 때 아마 한 시대의 말기에 언제나 유행했던 종말론에 관한 예언서 정도로 보여집니다만···”


렉케나는 석판을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고는 말을 이었다.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역사 쪽의 전공은 아니기에.”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요, 그냥 여러분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기에는 저도 좀 지루하던차라 식견이 있는 척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녀의 눈빛이 학자로서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거든요.”


렉케나는 엘레나의 감사에 고개를 저으며 에아를 가리켜 대답했다. 에아는 그녀의 칭찬에 헤헤 하고 웃으며 멋쩍은듯 후드를 뒤집어쓴 머리를 자신의 손으로 살짝 쓰다듬었다.


“뭐, 또 설명이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주십쇼. 저는 나온 김에 다른 학생들이 있는 곳도 한 번 둘러보아야겠습니다.”


“멸망성회···”


렉케나가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떠나가려는 그때, 레버레인이 중얼거린 말에 눈빛이 흔들리며 멈춰섰다.


“멸망성회? 그게 뭐야 레인.”


“뭔가 떠오르신건가요 압, 레인씨?”


흔들리는 렉케나의 눈동자와 더불어 갑자시 일행의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린 것을 눈치챈 레버레인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손을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 아니야 별거.”


“압레인군? 그 단어를 어디서 들으셨죠?”


레버레인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무마하려 했지만 렉케나는 그런 그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압레인?”


“연구소장님, 죄송하지만 여기 이 친구는 압레인이 아니라 레버레인이랍니다?”


“아, 이거 실례했군요. 여기 이분이 압레인이라고 부르시길래 무심코.”


“아, 그.. 저는···”


“별명이 압레인입니다. 그리고 그 단어는 예전에 헌책방에서 보았던 것 같은 기억이 나서 중얼거린 것 뿐입니다.”


레버레인은 당황한 에아를 숨기며 그녀를 대신하여 말했다.


“그 단어가 뭔가요?”


“중요한 건가요?”


레버레인일행과 렉케나 매글라인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살짝 달라진 것을 느낀 아리아와 젤렌은 상황 파악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곧바로 레버레인을 돕기 위한 질문을 날렸고, 그들의 질문에 한동안 말이 없던 렉케나는 다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어딘가에서 봤던 기억이 나서요. 학자는 또 이런 알듯말듯한 느낌을 원체 싫어하니까요. 그럼 남은 시간도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렉케나는 그렇게 인사하며 레버레인 일행에게서 떠나갔다.


“뭔가 흑막 같은 대사를 치는군요, 저 렉케나라는 분.”


그녀가 떠나간뒤, 말이 없어진 레버레인일행 중에서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텐타메리였다.


“그러게 말이야.. 그나저나 그 멸망성회라는 단어는 진짜 뭐야? 저렇게 반응할 정도로 대단한거야?”


젤렌은 텐타메리에게 동조하며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레버레인에게 물었다.


“미안하지만 진짜로 몰라. 이 그림을 보고 그냥 그 단어가 생각이 났던 것 뿐이야. 그 의미를 알고 있는 건 아니야.”


어둠이 드리워진 달과 밝게 빛나는 별, 그리고 시체의 산과 그 위에 서 있는 구도자.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레버레인은 그 이야기에서 스승이 말했던 단어를 기억해냈다. 멸망성회. 스승은 분명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이름을 대는 미치광이 집단을 조심하라고 말했다.


“여러분, 여기계셨군요? 슬슬 돌아가죠. 지금 가야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답니다?”


레버레인일행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뒤에서 걸어온 유메르 메르데인이 생글생글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알겠습니다 교수님.”


“넵!”


“가, 갈께요오오..”


“와, 밥이다!”


메르데인의 이야기에 레버레인일행은 각자의 반응을 하며 그녀를 뒤따라갔고, 레버레인은 마지막으로 한번더 석판의 그림을 눈에 새겨넣은 뒤 먼저간 일행을 뒤따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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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여름방학-한여름밤의 모험 24.09.18 3 0 23쪽
27 여름방학-기적이란 이름의 희망 24.09.16 4 0 8쪽
26 여름방학-이어져 있는 것 24.09.15 4 0 6쪽
25 여름방학-격돌 24.09.13 6 0 9쪽
24 여름방학-힘과 지혜,용기를 만난 자 24.09.13 4 0 17쪽
23 여름방학-빛을 잃은 진실 24.09.12 5 0 12쪽
22 여름방학-시작이 반이다 24.09.11 5 0 8쪽
21 아르텔지아-결론 24.09.08 6 0 9쪽
20 아르텔지아-난항 24.09.08 6 0 15쪽
19 아르텔지아-출발선 24.09.06 6 0 10쪽
18 아르텔지아-이른 조우 24.09.04 7 0 9쪽
17 레이크풀-이야기의 결론 24.09.01 5 0 11쪽
16 레이크풀-달과 별과 여우가면을 쓴 아이 24.09.01 4 0 9쪽
» 레이크풀-달과별과사람 24.08.27 7 0 12쪽
14 레이크풀-첫만남 24.08.26 7 0 8쪽
13 레이크풀-도착 24.08.26 4 0 5쪽
12 레이크풀-시작의 예감 24.08.23 3 0 7쪽
11 체육-대장전 24.08.22 4 0 8쪽
10 체육-중견전 24.08.22 6 0 8쪽
9 체육-선봉전 24.08.21 5 0 8쪽
8 체육-육체의 대화? 24.08.21 5 0 4쪽
7 첫수업-의외의 결론 24.08.20 5 0 5쪽
6 첫수업-육아생활 24.08.19 5 0 6쪽
5 첫수업-이끌린 그대 24.08.18 4 0 5쪽
4 첫수업-시작 24.08.18 3 0 5쪽
3 오리진-3인조 24.08.18 4 0 12쪽
2 오리진-만남 24.08.18 8 0 6쪽
1 프롤로그 24.08.18 16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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