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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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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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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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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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텔지아-결론

DUMMY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제국 아르케인의 5대 귀족 가문. 그 중에서도 원소 마법, 즉 정령 마법으로 유명한 문라이트 가문의 금지옥엽 막내딸인 아리아 문라이트는 그녀의 인생 처음으로 드높은 벽을 마주한 것만 같았다.


“제..제성해요.”


물론 그 상대는 텐타메리 이르히도프였다. 그녀는 교양 수업인 주술의 이해과목 외에는 사실상 전멸이었다.


“텐타메리양은 저희 반에서도 성적 우수자 아니었나요? 근데 어째서···”


“필기 시험 때는··· 그냥 외웠어요.”


텐타메리의 대답에 아리아는 지금껏 이곳에 온 뒤 만난 귀족이 젤렌, 리베리아, 그리고 유메르 메르데인이었기 때문에 잊고 있었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귀족은 보통 힘을 좀 쓴다면 아르텔지아의 입학 시험 문제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탄식했다.


“주술사가 실전파라니··· 너도 특이한 애였구나?”


“...근묵자흑이에, 아니 젤렌씨 말 돌리지 마시죠? 당신도 저희의 계획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오전 보충 수업으로 끝낼 정도는 되어야 하니까요.”


아리아는 이미 머리에 든 것을 비운채 되는 대로 입을 나불대고 있는 젤렌을 쳐다보며 딴지를 걸려고 했다가 자신들의 모임의 구심점이 레버레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하게 말을 바꾸었다.


“근데 왜 레인은 거기에 앉아있는거야? 너도 뭔가 느낌은 아리아같은 범생이 그룹이 아니라 나나 여기 텐타메리같은 실전파아니야?”


젤렌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전과목 낙제 회피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아리아의 말은 무시한 채로 그녀의 옆에 앉아서 에아와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레버레인을 보며 말했다.


“미안한데 낙제점을 받을 정도는 아니거든.”


‘그 성격 나쁜 스승님의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레버레인은 젤렌에게 대답하며 자신이 가르쳐준 것을 외울 때까지 지긋지긋하게 옆에서 잔소리를 해댔던 스승을 떠올렸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런 나날들 덕분에 편해지긴 했지만 역시 그때 그 시절은 최악이었다.


“젤렌씨? 손이 놀고 있네요? 머리가 안되면 그 잘 쓰시는 몸으로 때워야되겠죠?”


“몸도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리아가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은 싸늘한 미소로 젤렌을 바라보고 있자 그의 옆에서 펜을 들고 있던 손을 덜덜 떨고 있는 텐타메리가 물었다.


“아니에요, 텐타메리양. 세상에서 헤테르학센만큼 한쪽이 무너져 있는 가문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아리아는 텐타메리의 물음에 이번에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지금 뭔가 굉장히 무례한 말을 하지 않았어?”


“젤렌 오빠, 아리아 언니의 말은 사실이라고 하는 거에요.”


젤렌이 아리아와 텐타메리의 대화를 보며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묻자 최근 들어 아빠, 엄마, 언니와 오빠 등의 호칭을 배운 에아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대답해주었다.


“...고맙다.”


젤렌은 그런 에아를 보며 썩소를 짓더니 다시 교과서에 얼굴을 박았다.


“별말씀을요.”


“그럼 다시 진도를 나가 볼까요? 마법학 개론은 이제 좀 있으면 끝나요. 그 다음은··· 연금술 이해 과목이네요? 여기는 레인씨에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실 저도 이쪽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거든요.”


‘올것이 와버렸군.’


레버레인은 연금술의 이해 수업을 들은 그 순간부터 오지 않기를 바랬던 시간이 와버리고 말았다는 것에 마음 속으로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는 도저히 이 기대에 찬 눈초리들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나갈까?”


“가자!”


젤렌은 레버레인의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책을 덮으며 일어났다가 크레하와 눈을 마주치고는 그대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뭐, 아직 학기말 시험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요.”


텐타메리는 아직도 부들거리는 손을 들어 교과서를 겨우 덮었고 아리아는 가볍게 책을 덮었다. 그리고 그렇게 레버레인일행은 운동장으로 걸어나갔다.


“얼마전에 들었겠지만 연금술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어. 전투 연금술, 생활 연금술, 기초 연금술.”


레버레인이 말하며 손바닥에 마법진을 그리자 금세 바닥에 있던 흙이 움직이며 세가지 키워드를 그려냈다.


“하지만 스승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 모든 것은 연금술이란 장르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구분해 놓은 것 뿐이고 사실 연금술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고 했어.”


레버레인은 분명 생활 연금술, 골렘 제작이나 약품 제조. 그리고 마법 공학과 연결되는 기초 연금술에 대해서도 재능이 없긴 했지만 일단 이론 자체는 억지로 외웠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다. 따라서 연금술이란 마법을 이해한다면 이론 자체는 외우면 그만이라는 이야기, 레버레인은 수업 방식을 그렇게 정했다.


“유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 그걸 위해 필요한 세 가지가 바로 조작, 연성, 그리고 변환이야.”


“조작은 내가 흙으로 글씨를 쓴 것처럼 간섭하는 것이고.”


“연성은 간섭한 사물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레버레인이 자세를 잡고 마법진을 그려내자 글씨를 이루고 있던 흙은 순식간에 한송이의 꽃으로 변했다.


“마지막으로 변환은 하나의 사물을 다른 성질의 무엇인가로 바꾸는 것이지 예를 들어서 이 흙은··· 돌덩이로?”


레버레인이 다시 한 번 마법진을 그려내자 흙으로 된 꽃송이는 다시 순식간에 한 점으로 모여 조그마한 돌덩이가 되었다.


“...사기 아니야?”


“젤렌··· 아니에요.”


“조, 조작··· 여, 여.. 연성···. 변, 환.”


“이거 아니에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얼굴로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젤렌. 그리고 결국 젤렌의 물음에 딴지를 거는 것을 포기한 아리아. 그리고 레버레인의 말을 열심히 되뇌어보는 텐타메리와 그 짧은 설명을 듣고 벌써부터 흙으로 된 골렘을 만들어낸 에아까지. 레버레인은 아까 도서관에서부터 생각했지만 이번으로 확신했다.


‘쉽지않네.’


레버레인은 앞으로의 험난한 시험 공부 생활을 그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레버레인군? 이건 다른 학생분들 앞에서는 말하기 어려운 얘기지만 당신은 평가할 것이 없습니다.”


어느덧 학기말 시험이 3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 칼렘-파테르의 연구실로 불려온 레버레인과 에아는 그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네?”


레버레인은 당연히 물음표를 띄웠고 칼렘은 그런 그에게 자세히 대답해주었다.


“제 수업은 정령술의 이해. 과목이며 보통 여름방학 전에 학기말 시험에서는 정령과의 감응도, 그리고 그와 합심하여 이루어낸 원소마법의 성과를 확인하는 이론보다는 실기 시험을 보지만 당신의 정령인 에아양의 경우 그 모든 것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는 분명 다른 방식으로 시험을 보겠다고···”


레버레인은 에아와 자신을 바라보며 칼렘이 이야기했던 것을 떠올리며 물었다.


“네. 사실 그때는 에아양이 얼마만큼의 성취를 이루었는지를 보고 판단하려 했으나···”


칼렘은 레버레인의 옆에서 해맑은 미소로 칼렘이 내온 과자를 집어먹고 있는 에아를 바라보더니 이어서 이야기했다.


“에아양은 이미 졸업생 수준이에요. 얼마전 메르데인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법의 해석에 관해서는 거의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칼렘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결론을 지었다.


“백로는 언제나 계약자를 닮고 싶어하며 대부분의 성정이 계약자를 닮습니다. 따라서 에아양이 이만큼 훌륭한 백로로 자라난 것 자체로 합격점을 드리겠습니다.”


레버레인은 칼렘의 인자한 미소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유메르 교수님 나이스.’


레버레인은 칼렘에게 인사하며 입맛을 다시는 에아를 데리고 나갔다.


“뭐라고 하던가요?”


“그러니까··· 마법진의 구성 요소..”


“...에? 으아?”


“별거 아니야. 그것보다 저 녀석들 상태를 보니 글렀는데?”


칼렘 파테르의 연구실에서 나온뒤 다시 아리아, 젤렌, 텐타메리가 있는 도서관으로 돌아온 레버레인은 이미 녹아내린 젤렌과 머리에서 증기를 뿜어내고 있는 텐타메리를 보며 아리아에게 역으로 질문했다.


“그런가요? 그리고 뭐, 이쪽은··· 본가는 주말에 잠깐 내려갈 수 있잖아요?”


레버레인은 이미 해탈해버린 아리아의 미소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언젠가 유메르 교수님이 공부를 봐주겠다고 하지 않았었나?”


“...30분 동안 보시더니 여름방학동안 느긋하게 봐주시겠다고 하시고는 돌아가셨어요.”


“에?”


“죄송해요오오···”


“...”


레버레인은 그 유메르 메르데인조차 포기한 두명을 잠시 보고는 진지하게 아르텔지아에 찾아올 테메르를 찾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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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여름방학-한여름밤의 모험 24.09.18 3 0 23쪽
27 여름방학-기적이란 이름의 희망 24.09.16 4 0 8쪽
26 여름방학-이어져 있는 것 24.09.15 4 0 6쪽
25 여름방학-격돌 24.09.13 6 0 9쪽
24 여름방학-힘과 지혜,용기를 만난 자 24.09.13 4 0 17쪽
23 여름방학-빛을 잃은 진실 24.09.12 5 0 12쪽
22 여름방학-시작이 반이다 24.09.11 5 0 8쪽
» 아르텔지아-결론 24.09.08 6 0 9쪽
20 아르텔지아-난항 24.09.08 6 0 15쪽
19 아르텔지아-출발선 24.09.06 6 0 10쪽
18 아르텔지아-이른 조우 24.09.04 7 0 9쪽
17 레이크풀-이야기의 결론 24.09.01 5 0 11쪽
16 레이크풀-달과 별과 여우가면을 쓴 아이 24.09.01 4 0 9쪽
15 레이크풀-달과별과사람 24.08.27 6 0 12쪽
14 레이크풀-첫만남 24.08.26 6 0 8쪽
13 레이크풀-도착 24.08.26 3 0 5쪽
12 레이크풀-시작의 예감 24.08.23 3 0 7쪽
11 체육-대장전 24.08.22 4 0 8쪽
10 체육-중견전 24.08.22 6 0 8쪽
9 체육-선봉전 24.08.21 5 0 8쪽
8 체육-육체의 대화? 24.08.21 4 0 4쪽
7 첫수업-의외의 결론 24.08.20 5 0 5쪽
6 첫수업-육아생활 24.08.19 5 0 6쪽
5 첫수업-이끌린 그대 24.08.18 4 0 5쪽
4 첫수업-시작 24.08.18 3 0 5쪽
3 오리진-3인조 24.08.18 4 0 12쪽
2 오리진-만남 24.08.18 8 0 6쪽
1 프롤로그 24.08.18 15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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