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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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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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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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패배는 절대 상상할 수 없다

DUMMY

스크리미지 라인

Line of Scrimmage.

일명 LOS.


이곳은 풋볼 필드에서 가장 치열한 몸싸움이 펼쳐지는 곳으로, 공격과 수비팀의 라이너들이 맞부딪히는 지역을 뜻한다.


그리고 공격팀의 LOS 뒤.

포켓(Pocket).


이곳에서 쿼터백들은 공격 라인맨들을 통해 수비 라인맨들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그 시간은 대략 3초에서 5초.

이보다 훨씬 짧을 때도 많다


쿼터백들은 공격 라인맨들이 자신을 보호하는 동안, 손에 쥔 볼을 전달할 선수를 찾아 정확하고 빠르게 패스를 보내야 한다.


한데 만약, 계획이 어그러지면 어떻게 될까?


패스를 보낼 곳이 아예 없다면?

혹은 라인이 너무 쉽게 뚫렸다면?


그때.

쿼터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얌전히 태클을 당해야 하나?


아니.

그렇지 않다.


이럴 때 쿼터백에게는 공을 의도적으로 사이드라인 밖으로 날려버리거나 필드 위로 집어 던져 불완전 시도를 만드는 방법이 존재했다.


한 번의 드라이브(Drive) 때 주어지는 네 번의 공격 기회(Down) 중 하나를 잃어버리게 되지만, 이렇게 하면 야드를 손해 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어떠한 쿼터백은.

작전이 어그러졌을 때, 달리기 시작한다.


포켓의 옆.

혹은 뒤.


아니면 직접 라인의 허점을 파고들어 스크램블(Scramble)이라고 불리는 쿼터백의 러싱 공격을 시도한다.


이른바.

애프터 플레이(After Play).


쿼터백의 작전 수행 능력을 제외한 임기응변과 순수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애프터 플레이는 고등학교 레벨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오늘 이곳.

하와이 오아후.


풋볼을 사랑하는 섬사람들의 자부심과도 같은 알로하 스타디움에선 이 애프터 플레이가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다.


카후쿠 고등학교의 쿼터백.

드웨인 모이 스톤에 의해.


22명의 선수가 모여 있는 곳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집중된다.

.

.


▷ 2Q – 11:36

13 00 – 13 카후쿠

07 03 – 10 세인트루이스


필드 위.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블루- 40!! 세트, 헛!”

···

“하이크!!”



.

(앤드류 캐털런) - CBS 아나운서

“Second and Six(2번째 다운 6야드), 언더 센터 포지션에서 볼을 넘겨받은 모이. 핸드오프. 러닝백에게 볼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직접 달리는군요. 그리고 라투에게 패스가 연결됩니다! 퍼스트 다운! 다시 한번 새로운 드라이브를 획득하는 카후쿠 고등학교! 41야드 지점, 퍼스트 다운입니다!”

.



오늘 경기장에 있는 사람 중엔, 텍사스 롱혼의 풋볼팀 감독 톰 허먼(Tom Herman)도 있었다.


찰리 스트롱 밑에서 부진했던 팀을 챔피언으로 이끌어달란 부탁을 받은 허먼은 특유의 스프레드(Spread) 오펜스를 바탕으로 1년 만에 팀 체질을 바꿨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다만 텍사스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허먼의 스프레드 오펜스를 이해할 수 있는 쿼터백이 필요했다.


단순히 잘 달리기만 하는 쿼터백이 아니라.

스프레드라는 무기를 제대로 휘두를 QB가.


현재 팀엔 샘 엘링어(Sam Ehlinger)라는 괜찮은 쿼터백이 있긴 했지만, 텍사스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이끌기에는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톰 허먼은 심사숙고 끝에, 드웨인 모이 스톤을 두 눈으로 직접 관찰하기로 했다.


당연히 그도 드웨인 모이 스톤의 이름과 영상을 많이 듣고 보아왔다. 하지만, 하와이란 점도 있고 어느 정도 부풀려졌을 거라는 게 그의 본래 생각이었다.


그런데 알로하 스타디움에 도착한 지 채 2시간도 되지 않아, 이런 톰 허먼의 마음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그의 입에서.

이를 증명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강한 확신에 찬 어조로.


“우린 쟤를 데려와야 해.”

“톰··· 저 애프터 플레이들은···.”

“그래.”

“···.”


허먼과 함께 하와이로 온 텍사스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팀 벡(Tim Beck) 역시, 모이의 플레이에 매료되어 있다.


자신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O-라인.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압박.


오늘 첫 번째 공격에서 엄청난 색(Sack)을 당한 이후, 모이는 오히려 더 미친 듯이 날뛰었다.


리시버들의 기량이 조금만 더 뛰어났다면.

점수 차는 훨씬 더 벌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카후쿠의 공격.

Third and Two(3번째 공격 2야드).


새로운 드라이브를 얻기 위해.

카후쿠는 2야드를 더 나아가야 한다.


언더 센터 포지션.

모이는 센터의 뒤에 바짝 달라붙어.

스냅(Snap)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도 매우 놀라웠다.

고등학생 QB의 언더 센터 비율이 반이나 되다니.


보통 저 나이 때는 포켓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고, 또 시야나 판단력 역시 부족해서 되도록 D-라인에서 먼 위치에 자리 잡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모이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언더 센터를 즐기는 듯했다.


“No. 08!! 스위치 잼!!”

“허!”


스냅 콜을 하기 전, 모이가 세인트루이스 디펜시브 라인의 뒤쪽을 가리키면서 숫자를 외쳤다.


그 순간, 팀 벡은 다시 한번 감탄했다.

표현 방식은 헛웃음이었지만 말이다.


더 나아가 모이는 왼쪽 발을 뒤로 슬쩍 움직여, 본래 왼쪽에 자리 잡고 있던 타이트 엔드의 위치를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플레이 클락을 꽉 채우고서야 이어지는 스냅 콜.

시간에 쫓겨 당황할 법한데도.

모이의 행동은 여유가 넘쳤다.


“그린- 80!! 터보, 세트!!”


모이가 터보(Turbo)라고 외치자.

세트 콜 한 번에 스냅이 이뤄졌다.


기습적이었던 스냅 타이밍 변경에 세인트루이스 D-라인의 반응이 늦어졌고, 안정적으로 포켓을 확보한 모이는 오른쪽으로 움직였던 타이트 엔드에게 패스를 보냈다.


가볍게 이뤄지는 캐치.

그리고 공격권 갱신.


너무나도 쉽게 6야드를 번 카후쿠는 이제 26야드 지점까지 접근하며, 레드존까지 단 6야드 남겨두게 되었다.


시선을 주변으로 돌리는 팀 벡.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는 톰 허먼에게 말했다.


“닉 세이번이로군.”

“···.”


앨라배마가 모이의 리쿠르팅에 사활을 걸었다는 건, 모든 NCAA D1 팀이 아는 사실이다.


외에도 USC(CA), 플로리다, OSU, 미시건, 클렘슨, 오클라호마, 노틀담, 켄터키, 오번까지의 10개 대학팀이 공개적으로 모이의 리쿠르팅에 팀 운명을 걸었다고 밝혔다.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을 팀까지 생각하면, 30개 이상의 대학이 모이를 원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100여 개의 대학은.

모이 쪽에서 거절했을 것이다.


“저 영감이 군침을 뚝뚝 흘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지 않나?”

“본인이 꿈꾸던 쿼터백일 테니까.”

“자넨?”

“후우··· 솔직히?”


오늘 전까지는 사실 반반이었다.

모이는 당연히 매력적인 선수다.


어떠한 대학팀이건 데려가기만 한다면, 최소 3년은 내셔널 챔피언십에 도전해볼 만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큰 도박이었다.


현재 모든 NCAA D1 풋볼팀 사이에선, 모이를 데려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모이를 위한 로스터 세팅은 물론.

거액의 불법적인 돈과.

각종 편의도 약속해야 한다.


당사자나 당사자 가족의 입에서 직접 나온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었지만, 어느새인가 NCAA D1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대형 고등학교 유망주.

분명 이는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금까지 고교 최고의 선수들이 어땠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했다.


5-Star의 성공 확률은 대강 50% 정도다.


NFL의 실력 수준이 100이라면.

NCAA D1은 50~60 정도 된다.


그리고 NFHS?

잘 봐줘야 5~10점이다.


다른 메이저 스포츠인 MLB나 NBA와는 달리.

NFL는 단계 간 격차가 매우 심하다.

특히 고교와 NCAA 단계는.


그런데 지금.

톰 허먼은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느끼고 있다.

총장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스친다.


[“우린 2천만 달러를 쓸 용의가 있네.”]


진학한 뒤 3년이든 4년이든 보낸 후 모이가 NFL에 진출하게 되면, 텍사스는 2천만 달러를 지급할 생각이었다.


사전 계약금으로 2백만 달러 정도를 건네고.

잔금은 NFL 드래프트 이후 지급하면 됐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땐 [“미쳤군요.”]라며 이해하지 못했던 톰 허먼이었지만, 오늘 플레이를 보고 나니 그 배를 주더라도 꼭 텍사스로 데려가고 싶었다.


“응?”


엔드존 11야드 앞.

카후쿠의 공격.


다시 한번 카후쿠의 O-라인이 뚫리며 압박이 가해졌다. 이에 모이는 재빨리 오른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더니, 곧 볼을 품에 안고 뛰다 세이프티 앞에서 높이 뛰어올랐다.


몸을 날린 세인트루이스의 세이프티.

하지만, 태클을 할 수 없다.

모이는 지금 한참 위에 있다.


못해도 최소 150cm는 뛰어오른 것 같았는데, 태클을 아래쪽으로 흘린 후에 가볍게 착지했다.


이에 알로하 스타디움이 뜨거워진다.


호놀룰루 공항을 오가는 비행기들도 만들지 못했을 엄청난 데시벨이 경기장을 채우고, 이를 본 텍사스의 남자들은 눈을 크게 뜨고 머리채를 부여잡았다.


“오, 주여.”

“세상에나···.”


ESPN 하이라이트에 분명히 나올 장면.

엄청나게 높은 점프에 이어진 터치다운.


중요한 건, 와이드리시버나 러닝백이 아닌 쿼터백이 저런 장면을 연출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놀라운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모이는 카후쿠에 20:10 리드를 안겼다.


***


▷ 하프 타임

13 17 – 30 카후쿠

07 06 – 13 세인트루이스


“ALL DAY!! ALL DAY!!”

“LET`S GO-!!”


하프 타임 직전 터치다운 하나가 더 만들어졌다.

덕분에 팀 사기는 하늘을 뚫고 있다.

라커룸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좋아, 모두 집중!”

“···.”

“···.”


안으로 들어선 감독님이 우리를 조용하게 만들고, 남은 후반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셨다.


그러면서 이야기했다.

저들을.

“저 병신 같은 것들을 사정없이 박살 내도록!”

“OORAH-!!”

“Come on, Let`s Go-!!”

사정없이 짓뭉개라고.

우린 당연히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사실, 오늘 세인트루이스가 준비한 수비 전술은 조금. 아니, 엄청나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와이 디비전 매치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았었던 팀의 윅(Weak) 사이드 허점을 발견하여, 그곳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수비 전략을 짰으니 말이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의 8번과 9번은 하와이 내에서는 손꼽히는 엣지(Edge)이자 패스 러셔(Pass Rusher)들이다.


쉽게 말하자면.

쿼터백을 잘 잡아먹는 애들이란 거다.


게다가 오른손잡이 쿼터백은 왼쪽이 약점이다.

그런데 하필 우리가 약한 O-라인도 왼쪽.


지금까지는 이런 게 크게 드러날 일이 없었다.

빙엄도 우리 약점을 알지 못했고 말이다.

본토 팀이라서 당연한 부분이긴 하다.


아무튼.


상대는 지속적인 색(Sack)을 가해 내가 평정심을 잃길 의도한 것 같았는데, 오히려 계속해서 애프터 플레이를 성공시키자 이런 수비 전략은 약점이 되어버렸다.


오른쪽 라인배커 둘을 한꺼번에 패스 러셔로 쓰다 보니, 그 뒤쪽으로 공간이 생긴 것이다.


처음 몇 번 그곳으로 패스를 보내자 2쿼터가 되어 패스 러셔를 양쪽에 고루 배치했고, 그런 만큼 오른쪽 D-라인이 약해져 압박이 들어오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2쿼터 애프터 플레이가 적었던 이유다.


“오늘 완전히 죽여주는데?”

“마, 행님이야.”

“큭큭. 후반전도 잘 부탁해.”

“맡겨만 줘. 스근하게 발라버릴 테니까.”

“그거지- 그게 내가 말하려던 거야.”


아마도 지금쯤 세인트루이스 라커룸은 커다란 혼돈에 빠져있지 않을까 한다.


칼 리를 향한 선수들의 믿음이 절대적이라는 건 워낙 유명했고, 그런 감독의 전술이 철저히 박살 났으니 팀 분위기가 좋을래야 좋을 수 없을 거다.


“모이.”

“Yes, Sir.”

“전반전은 완벽했다. 후반전도 그렇게 하도록.”

“Oorah.”


감독님의 칭찬에 한껏 기분이 좋아진 나는.

필드로 나서기 전 다시 동료들을 모았다.


그리고 외쳤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

“난 0:0이라고 생각하고 후반전에 뛸 거야! 전광판은 보지 마!! 경기가 끝나고 나서 보면 돼!! 필드에서 우린 서로를 지켜주고 또 지탱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우린 팀이고! 친구이자, 가족이라고!! 평소처럼 가자, 하나둘셋!!”

“레드 레이더스!!”

“넷다섯여섯!”

“스테이트 챔피언!!”

“LET`S GO!!!”


오늘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우린 다시 필드로 나섰다.


그러는 길에 헬멧으로 복도의 벽을 세게 두드렸고.

입구에선 잠시 멈춰 모두가 모이길 기다렸다.

여기저기, 본인의 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지막 30분!! 그게 지나면!! 우리가 챔피언이야!!”

“가즈아아아아아-!!!”

“다 덤벼!!!”

“죽여버려!!”


후반전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감독의 머릿속엔 몇 개의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어도, 고교 레벨에서 갑작스럽게 전략을 수정하기는 힘들다.


작년엔 투아가 있어서 오디블(Audible)도 되고 쿼터백 본인의 애프터 플레이도 수준급으로 이뤄졌지만, 올해 주전은 괜찮긴 해도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

선수들의 정신력에 더 집중했을 거다.

닦달하고 또 자극했겠지.


실제로 고교 레벨에선 그런 게 잘 먹혀드는 편이라서, 30:0이었던 경기가 뒤집히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도 잘 준비되어 있다.


방심?

그게 뭔데?

먹는 건가?


삐—익!


후반전.

우리의 킥오프로 후반전이 시작된다.


필드로 나가 있는 스페셜 팀.


팀의 백업 라인배커인 미키 아 유(Miki Ah You)가 상대 리터너를 33야드 지점에서 태클에 넘어뜨렸고, 포효하는 녀석을 따라 나머지도 함께 크게 소리쳤다.


“그거지 미키이-!!”

“좆 발라버렸다고오-!!”

“태클 오졌다!! 태클 오졌어!!”


열정적으로 포효하는 동료들을 보라.

지금의 이런 분위기라면.

패배는 절대 상상할 수 없다.


***


▷ 4Q – 03:48

13 17 07 06 – 43 카후쿠

07 06 06 07 – 26 세인트루이스


경기는 사실상 끝났다.


후반전 세인트루이스의 선수들이 정신력을 정돈하고 맹렬하게 반격하는 듯했지만, 엔드존 근처로 접근한 두 번의 드라이브에서 전부 필드골로 끝난 게 결정적이었다.


위기의 순간 힘을 발휘한 카후쿠의 D-라인이 3쿼터를 지배했고, 공격에선 여전히 모이가 팀을 진두지휘했다.


그리고 여기.

조지아에서 온 이들이 있다.


커비 스마트(Kirby Smart).

짐 채니(Jim Chaney).

제임스 콜리(James Coley).


지난달 팀의 상급 리쿠르터를 하와이로 보내, 팀의 미래를 판단하도록 맡겼던 조지아 대학의 코치들이다.


동시에, 모이를 의심했던 이들기도 했다.


“아리가 옳았어.”

“저스틴도 좋긴 한데···.”

“그래. 차원이 달라. 저스틴은 10학년 때 저렇게 뛰지 못했어. 아니. 12학년 때 플레이도 저것보다 낫다고는 단언 못 해. 하와이라서 오히려 저평가를 받은 경우라고 보는 게 옳아.”

“···.”


앨라배마에서 닉 세이번과 함께했던 것으로도 유명한 커비 스마트가 속사포처럼 감상평을 토해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앨라배마의 디펜시브 코디네이터를 역임했던 커비 스마트. 그는 닉 세이번이 쌓아 올린 앨라배마 왕조의 절반을 담당했다고도 평가받는다.


부임 첫 번째 해에는 8승 5패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작년엔 팀을 전국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앨라배마에 앞서며 챔피언이 되는가 했지만, 연장 끝에 23-26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제 모두가 알게 됐다.


커비 스마트가 뛰어난 감독이며, 닉 세이번의 왕조를 꺾을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는 걸 말이다.


또 듀얼-스렛 쿼터백을 선호하는 전형적인 대학팀 감독 닉 세이번과는 달리, 커비 스마트는 NFL 쿼터백 형태에 가까운 프로타입을 선호했다.


이런 부분도 라이벌리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가장 중요한 쿼터백 선호도가 달랐으니까.


실제로 작년 조지아의 주전 쿼터백 제이크 프롬(Jake Fromm)이 기록한 55회 러싱 시도와 79야드 전진은 NCAA D1에선 가장 적은 축에 속했다.


그래서 더 트레버 로렌스를 데려오고 싶었다.

제대로 된 프로 타입 쿼터백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조지아 대신 클렘슨을 택했고, 커비 스마트는 꿩 대신 닭으로 저스틴 필즈를 데려왔다.


하지만.

저스틴 필즈는 부인하기 힘든 듀얼-스렛이다.

이는 커비 스마트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


일단은 러싱보다 패싱 게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도록 할 예정이긴 하지만, 보통 이런 쿼터백 컨버젼은 결말이 나빴다.


선수 본인이 감독의 요구를 견디지 못해 신입생 시즌이나 2학년을 마치고 전학을 가는 경우가 90%에 육박한다.


만약 그렇다면 조지아는 2019년까지 제이크 프롬을 계속 선발 쿼터백으로 써야 하는데, 이는 2020년 학번이 될 모이의 진학 때와 정확히 맞물렸다.


마치 운명과도 같은 느낌.


이제, 커비 스마트는 결정한다.

조지아도 RFM에 합류한다.

Recruting For Moi.


“아리를 다시 이곳으로 보내야겠어. 학교는 물론이고 할머니와 부모님을 전부 찾아뵙도록 해야지. 그리고 우린 돌아가는 대로 리쿠르팅 계획을 바꾸는 거야. 저스틴이 잘한다면 그것대로 좋고, 아니어도 그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지. 모이를 조지아로 데려와야만 해. 올해와 내년 리쿠르팅은 모이가 쓸 창과 방패를 모으는 데 집중하겠어.”


조지아의 감독을 사로잡은 모이의 플레이.

그리고 한쪽에 있는 닉 세이번은 지금.


“쟤는 30년에 한 번 나오는 재목이라니까.”


마치 앨라배마가 드웨인 모이 스톤을 품에 안기라도 한 것처럼 순수하게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

.


▷ GAME SET

13 17 07 09 – 46 카후쿠

07 06 06 07 – 26 세인트루이스


***


[카후쿠 고등학교, 2년 연속 하와이 오픈 디비전 토너먼트 우승 ··· 드웨인 모이 스톤은 2017 하와이주(州) 최고의 선수 선정– 하와이 어드버티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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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0

  • 작성자
    Lv.66 Echo
    작성일
    24.09.21 12:16
    No. 1

    재미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3******..
    작성일
    24.09.21 12:18
    No. 2

    유료로 바꾸시고 연참좀요 너무 재미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4 존스미스2
    작성일
    24.09.21 12:19
    No. 3
  • 작성자
    Lv.74 없지
    작성일
    24.09.21 12:27
    No. 4

    재밌어요. 연참 연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눈을크게떠
    작성일
    24.09.21 12:36
    No. 5

    연참 연참 연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n3******..
    작성일
    24.09.21 12:48
    No. 6

    성인일때 예상되는 피지컬이 190cm중반에 110kg정도의 사실 퀴터백 피지컬이 아닐정도로 묘사될거 같은데 이정도면 ㅅㅅ심벌로 엄청날거같아요
    아직 미성년이고 작중에서도 여자 조심하는 모습이 있긴 하지만 저런 피지컬에 쿼터백이고 외모도 준수하다면 연애파트도 기대됩니다

    찬성: 27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1 김군0619
    작성일
    24.09.21 12:53
    No. 7

    예열중임다...

    찬성: 13 | 반대: 0

  • 작성자
    Lv.77 산호랭이
    작성일
    24.09.21 12:48
    No. 8

    이 소설이 요즘 제 낙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k9******..
    작성일
    24.09.21 12:50
    No. 9

    재밌네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일
    24.09.21 13:00
    No. 10

    참 신기하죠? 요즘 이 글을 즐겨봐서 그런가 유튜브에서도 미풋볼 영상이 갑자기 많이 떠서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ㅎㅎ 근데 미풋볼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게 룰은 기본적인 것만 아는데 직관적인 면이 있어 보는 맛이 있어요 ㅎㅎ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뿔테안경88
    작성일
    24.09.21 13:03
    No. 11

    하아!...이 소설 땜에 내가 유튜브에서 NFL채널을 구독하게 되다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퍼런곰탱이
    작성일
    24.09.21 13:12
    No. 12

    원겜처럼 1500화 갑시다 작가님 ㅇㅅㅇ 쌈@뽕하게..

    찬성: 9 | 반대: 0

  • 작성자
    Lv.19 Rengoku
    작성일
    24.09.21 13:20
    No. 13

    이번 연애파트는 실존인물 이름 그대로는 좀 피해주세요 ㅠㅠ 가끔 보기 좀 거북합니다 작가님.

    찬성: 1 | 반대: 11

  • 작성자
    Lv.39 와리질러슬
    작성일
    24.09.21 13:30
    No. 14
  • 작성자
    Lv.99 블랙템플러
    작성일
    24.09.21 13:35
    No. 15

    관심은 살짝 있는데 룰은 잘모르고 가끔 쇼츠영상 하이라이트 정도나 봤던게 전부인데 소설로 같이 접하게 되니 넘나 잼나네요. 아직도 글로만 읽다보니 명확히 아는건 아니지만 그거야 유튜브도 있으니깐. 여튼 잘보았습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to*****
    작성일
    24.09.21 14:09
    No. 16

    잘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4.09.21 14:10
    No. 17

    어제 경기에서 뉴욕 제츠의 쿼터백 애런 로지스.
    패트리어츠와의 경기에서 포켓에서 빠져나와 달리다가 패스하는 장면들이 여러차레 나왔습니다. 환상적이더군요.
    어떻게 달리면서 필드를 파악하고 정확한 패스가 가능한지.
    물론 뛰어난 리시버들 덕분이겠지만.
    명전 예약선수, 최고 연봉 선수의 활약은 진정 안구정화라는게 뭔지 보여 주더군요.
    울 주인공 모이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고~급 플레이 ㅎㅎ
    고딩 수준에서는 아끼는 건가요? ㅎㅎ

    월요일 오전 9:15에 한국계 미국인 키커가 활약하는 애틀란타 팰컨즈의 경기가 엠스플에서 방영됩니다.
    전 경기에서 애틀란타의 승리를 이끌었다해도 과언아닌 키커 구영회의 활약. 같이 지켜보죠.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79 bluff
    작성일
    24.09.21 14:22
    No. 18

    오늘도 참 재밌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바람딩찌루
    작성일
    24.09.21 14:24
    No. 19

    작가님 유료화후 10000만회 갑시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8 ka****
    작성일
    24.09.21 15:03
    No. 20

    현직 방향치입니다. 미식축구를 봐도 뭐가 뭔지 모르고, 전술도 당연히 이해 전혀 못하지만, 이 글은 정말 재미있네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비느님
    작성일
    24.09.21 15:04
    No. 21

    Rengoku//비추 갯수를 보면 님만 거북하신듯. 작가님 저는 실존인물 이름 그대로가 더 현실성이 느껴져서 좋고 더 몰입 되어서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ly******..
    작성일
    24.09.21 15:18
    No. 22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미카엘75
    작성일
    24.09.21 15:32
    No. 23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주테카
    작성일
    24.09.21 15:39
    No. 24

    오우 맛있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멀보노보노
    작성일
    24.09.21 16:09
    No. 25

    30년에 한번이 저정도면 역대최고 소리듣던 애들은 어느정도일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리라드
    작성일
    24.09.21 16:20
    No. 26

    잘은 모르지만 무시무시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chopie
    작성일
    24.09.21 18:04
    No. 27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ev****
    작성일
    24.09.21 18:07
    No. 28

    대학가서 이쁜 여자와 로맨스도 기대됩니다.
    매일 풋볼만 하는건 아니니까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ev****
    작성일
    24.09.21 18:08
    No. 29

    정말 재밌게 보고 있다는 말을 깜빡했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메종J
    작성일
    24.09.21 21:28
    No. 30

    AFKN으로 풋볼을 접하던 시절, 먼데이풋볼에서 빅매치를 많이 중계했었죠.
    덕분에, 조 몬타나의 the catch와 23회 슈퍼볼의 대역전극을 실황으로 볼 수 있었고요.
    이후에 그처럼 흥분되고 소름끼치는 경기를 못봤는데,
    모이의 경기 내용을 읽노라면 저도 모르게 그때의 기분이 살아나는것 같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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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040. 우린 이 승리를 즐길 자격이 있다 +27 24.09.19 7,152 385 19쪽
39 039. 오늘도 우리의 공격은 거침이 없다 +31 24.09.18 7,695 419 18쪽
38 038. 난 성인군자는 아니다 +18 24.09.17 8,331 394 19쪽
37 037. 제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해주세요 +38 24.09.16 8,732 461 19쪽
36 036. 나는 줄곧 그렇게 해왔다 +33 24.09.15 9,348 429 18쪽
35 035. 그러게, 좀 더 잘하지 그랬어 +35 24.09.14 10,020 469 18쪽
34 034. 차라리 오토바이에 치이는 게 나았을 걸? +45 24.09.13 10,471 511 19쪽
33 033. 팬티를 적실 만큼 맹렬한 걸로 +82 24.09.12 11,129 519 19쪽
32 032. 우리의 이번 시즌은 정말 대단할 것 같다 +40 24.09.11 11,373 501 18쪽
31 031. Welcome! 신입생과 전학생! +34 24.09.11 11,748 543 18쪽
30 030. 야, 나한테 뛰어와야지 +71 24.09.10 12,121 732 21쪽
29 029.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 +34 24.09.09 12,054 570 19쪽
28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31 24.09.09 12,498 528 18쪽
27 027.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냐? +35 24.09.08 13,070 534 16쪽
26 026.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42 24.09.07 13,133 616 16쪽
25 025. 순수하게 꿈을 좇고 있을 뿐이다 +30 24.09.07 13,444 517 19쪽
24 024. 나쁠 것 하나 없는 거래다 +44 24.09.06 13,917 613 19쪽
23 023. 입맛이 그리 텁텁하지만은 않다 +38 24.09.05 14,176 628 20쪽
22 022.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61 24.09.04 14,145 663 19쪽
21 021.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29 24.09.04 14,095 54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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