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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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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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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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DUMMY

지난 주말, 카후쿠 고등학교는 래드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103-0이라는 놀라운 점수 차로 승리했다.


이것은 하와이주(州) 고등학교 리그에서 나온 두 번째 100점 경기이자, 최초의 100점 차 이상을 거둔 승리기도 했다.


결과에 놀란 래드포드 학부모들은 그 즉시 하와이 고등학교 스포츠 협회(HHSAA)에 카후쿠 고등학교를 제소할 뜻을 밝혔지만, 이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어갈 것이다.


오히려.

이 100점 게임은.


“와-우.”

“미쳤는데?”

“지금 패스 봤어?”


본격적인 풋볼 시즌을 막 시작한 NFL과 NCAA Division 1 소속 대학 관계자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

.


#. 2016년 9월 10일

#-1.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2. 스포츠 오소리티 필드 앳 마일 하이

#-3. 감독실


이틀 전, 2016 NFL 시즌 개막 경기를 승리로 거둔 덴버 브롱코스는 오늘까지도 축제 분위기다.


앞으로 16주간 더 이어질 NFL 시즌의 끝에서 챔피언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고 있진 않았지만, 어쨌든 승리는 달콤한 것이고 덴버는 이를 갈망했다.


설령 그 끝이 초라하더라도 말이다.


NFL에선, 일주일이 곧 1년이다.

혹은 하나의 시즌이든가.


그리고 여기, 웃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개리 쿠비악(Gary Kubiak).


전미 전체가 주목하는 목요일 개막전을 승리로 거둔 덴버 브롱코스의 감독은 즐겁게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쟤가 정말 15살이라고?”

“엄밀히는, 14살이죠.”

“뭐?”

“2001년 12월 26일생이거든요. 중학교 졸업반 과정을 그대로 건너뛰어서 월반한 경우예요.”

“와우. 이거 정말 놀랍군.”

“더 놀라운 건 이거죠. 모이는 이 경기에서 5개의 터치다운 패스. 116야드를 달렸고, 스스로 3개의 터치다운도 만들었어요. 고등학생 쿼터백이 이런 기록을 낸 게 40년 만에 처음이래요.”


한눈에 보기에도 커다랗게 느껴지는 카후쿠 고등학교의 쿼터백은 어제, 다시 한번 미국 전역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 여파는 생각보다 커다래서, NCAA 관계자들만이 아니라 NFL 관계자들마저도 잠시 시간을 내서 드웨인 모이 스톤의 경기를 관찰하도록 만들었다.


물론 거의 모든 NFL 관계자가 모이의 이름을 안다.

하지만, 대부분이 플레이까지는 보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풋볼 선수가 프로팀에 오려면 못해도 7년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이 7년이란 시간은.

NFL 기준, 새로운 세기다.


무엇보다.

풋볼계에는 반짝스타가 많다.

특히, 쿼터백은 더더욱.


“쟤는 어느 정도까지 클까?”

“모르죠. 저러다가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흔한 일이지, 데이먼. 흔한 일이야.”


여기, 2014년 전미 고등학교 쿼터백 랭킹 1위이자 드물게 프로 타입의 쿼터백이라고 평가받았던 카일 앨런(Kyle Allen)이란 남자가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전국적 주목을 받았고.

많은 이들이 큰 성공을 예감했다.

이는 NCAA도 마찬가지였다.


무려 3년 동안 공들인 텍사스 AM은 카일 앨런을 리쿠르팅하기 위해 정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카일 앨런은 불과 2년 만에 실패라는 꼬리표를 달고, Big 12에 소속된 휴스턴으로 전학했다.


마찬가지로 크리스티안 해켄베르크(Christian Hackenberg)은 직전 해 고졸 쿼터백 랭킹 1위로 평가받았으나, 지금은 그 누구도 그가 최고가 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면.

이런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다.

NFL 팀은 고교 선수를 신경 쓰지 않는다.

이름과 기록 정도만을 수집할 뿐.


“플레이만 보면, 유형을 정의 내리긴 힘들군.”

“모든 걸 한다는 느낌이죠?”

“그 점이 특별하긴 해.”

“오! 곧, 그 장면이 나와요.”

“나도 봤지. 정말 엄청난 장면이었어.”


덴버 브롱코스의 남자들이 숨죽이며 화면에 집중한다.

그리고 곧.


“워-호호!”


그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화면 속에서 일어난 터치다운 때문이다.


엔드라인 3야드를 앞두고 시작된 카후쿠의 공격.

당연하게도, 카후쿠는 러싱(Rushing)을 선택했다.


그리고 달리는 쪽은 쿼터백.

드웨인 모이 스톤이다.


두 명의 풀백을 미끼로 던져둔 후, 그대로 내달린 모이는 펄쩍 뛰어오르더니 공중에서 한 바퀴를 빙그르르 돌았다.


점프한 순간에 상대의 태클이 들어와 얼떨결에 회전한 것이긴 했지만,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고 부드럽게 돌아 멋진 착지를 보이며 터치다운을 만들었다.


타고난 부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

대단한 운동신경을 과시한 순간이었다.


“지금 이 장면이 난리인 건 아세요?”

“장난 아니에요, 개리”

“그래?”


래드포드 관중석의 한 팬이 찍은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 세계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좋아요 또한 2백만을 훌쩍 넘겼다.


코치의 휴대전화로 이를 확인한 덴버의 감독 개리 쿠비악이 미소를 지으며 보지 않아도 훤한 NCAA의 풍경을 이야기했다.


“거기는 분명, 카오스겠군.”

“그 이상일걸요?”

“볼만하겠어.”


카오스(Chaos).

어쩌면 그 이상.


덴버 브롱크스의 남자들이 내어놓은 이런 예상은 그러나, 실제 NCAA 풍경을 절반 정도밖에 담지 못하고 있다.


***


#. 같은 시각

#-1.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즈빌

#-2. 플로리다 대학교

#-3. 총장실


플로리다주(州)에서 플로리다 대학이 사라진다면?

아니, 플로리다 대학 풋볼팀이 사라진다면?


이러한 질문을 플로리다에 거주 중인 사람들에게 던졌을 때, 열에 여덟아홉은 이렇게 대답한다.


[“인구 절반이 실업자가 되겠죠.”]

[“주 전체가 망할 거예요.”]


다소간의 과장은 들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NFL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MLB보다도 거대한 시장을 보유한 NCAA Division 1 풋볼 리그.


그중에서도 플로리다가 속한 남동부 컨퍼런스(SEC)는 미국에서 대학교 풋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곳은 아마추어 리그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막대한 돈이 쏟아져 내린다.


특히 플로리다처럼 SEC 최고의 인기 팀으로 꼽히는 대학의 경우, 매년 내는 세금이 주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했다.


실제로 플로리다 대학은 2015년, 주 전체에서 7억 4천만 달러의 경제 효과를 내고 1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다소간의 차이가 있기는 해도, NCAA Division 1에서 경쟁하는 풋볼팀을 보유한 대학들은 드높은 위상을 가졌다.


그래서 NCAA Division 1 소속의 대학들은 풋볼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 사활을 건다.


풋볼팀의 성공이 곧.

대학교의 성공이니까.


플로리다 대학의 켄트 푹스(Kent Fuchs)가 한 하와이 소년에게 집착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드웨인 모이 스톤은 학교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어반 마이어 이후 침체한 풋볼팀을 바꿈으로써.


현재 감독의 의중은 당장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4년 뒤까지 붙어 있을 거란 보장은 없으니까.

그래서 켄트 푹스는 사람을 따로 고용했다.


조쉬 루이스(Josh Lewis).


친근한 사교성과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는 미소를 두루 갖춘 플로리다 대학의 졸업생이다.


“우린 모이가 필요해.”

“그렇습니다, 총장님. 말씀이 옳아요.”

“후우- 문제는 팀의 성적이야. 알지?”

“경쟁력을 유지하는 수준은 되어야 하니까요.”

“모이는 빅 스타가 될 걸세. 이미 스타지만, 녀석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쯤엔, 팀 티보는 비교조차 할수 없을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어. 팀 티보가 어땠는지는 알고 있지?”

“그럼요. 물론이죠.”


플로리다 게이터스의 전성기는 어반 마이어 감독과 함께했던 2005년부터 2010년까지였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성공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유타를 큰 영광으로 이끌었던 어반 마이어의 스프레드 오펜스는 수준이 훨씬 높은 SEC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어반 마이어의 첫해는 실망스럽게 끝났고, 이듬해 그는 팀 티보(Tim Tebow)라는 대형 듀얼-스렛형 쿼터백을 리쿠르팅하는 데 성공하며 커다란 반전을 이뤄낸다.


당시의 팀 티보는 대학교를 선택하는 장면이 ‘ESPN’을 통해 생중계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은 유망주였다.


그리고 그런 팀 티보가 게이터스로 향하자, 전국에서 풋볼을 잘하기로 소문난 고등학생들이 일제히 플로리다를 선택했다.


게이터스의 전성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단 한 명의 쿼터백.

19살 소년이 자신들을 택하면서 말이다.


켄트 푹스는 모이도 같을 거로 내다봤다.

어쩌면 더 대단할 수도 있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모두가 모이와 뛰길 원할 걸세. 틀림없어.”

“그럼 다시 전성기가 오겠군요.”

“당연히 그래야지. 닉 세이번 그 빌어먹을 인간이 점을 찍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네. 좆같은 앨라배마. 하지만 그거 아나? 드웨인 모이 스톤은 반드시 우리가 데려올 거야. 그래서 자네를 별도로 고용한 거고. 무슨 뜻인지는 잘 알겠지?”

“물론입니다.”


조만간 조쉬 루이스는 플로리다에 있는 집을 정리하고 하와이 오아후로 떠난다.


그곳에 머물며 꾸준히 드웨인 모이 스톤을 리쿠르팅할 예정으로, 만약 성공하게 되면 플로리다 대학으로부터 5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500만 달러.


고작 고등학교 풋볼 선수를 신입생으로 스카우트하기 위해, 플로리다 대학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조쉬 루이스가 다니던 직장을 관둔 이유다.

어차피, 플로리다에서 월급은 준다.


“언제 떠날 생각인가?”

“다음 주 월요일요.”

“나쁘지 않군. 잘 부탁하네.”

“큰돈이 걸렸으니까요.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부탁함세.”


플로리다 대학 총장과 전문 리크루터의 은밀한 대화.

이것이 NCAA Division 1 풋볼 리쿠르팅의 실체다.


***


#. 2016년 9월 12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체력단련실


현재 시각은 밤 9시 30분.

매일 내가 체력단련실을 찾는 시간이다.

운동 가방을 내려두고 매트를 찾았다.


저기 있네.


가져온 매트 위에 누워 허리를 잔뜩 뒤틀어 본다.

아- 시원해.

몸이 살짝 뻑적지근했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쭉 전술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곤 밥을 간단히 먹었고.

조금 쉬다가 여기로 왔다.


나는 일주일에 네 번, 9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오늘도 그렇게 하고 숙소로 돌아가 뻗을 생각이다.


똑똑-

“응?”


누구지?

깜짝 놀라 입구를 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타마티다.


“세상에나! 놀랐잖아요!”

“하하. 미안. 깜빡한 게 있어서 말이야.”

“깜빡한 거요?”

“그래. 이거.”


타마티가 뭔가의 뭉텅이를 내게 내밀었다.

편지다.


현재 카후쿠 고등학교의 공식 우편함으로, 내게 보내는 많은 편지뭉치가 매일 같이 도착하고 있다.


발신자는 다양했다.


전국 어딘가에 있는 어린 팬이 편지를 보내올 때도 있었고, 또래 여자애들은 주로 내가 어떤 대학을 선택할지를 물으며 그곳에서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


외에는 일부 이름 모를 미디어들이 조금 섞였다.

이건 내가 가장 먼저 버리는 것들이다.


그렇게 해서 남는 건.


“벅아이즈가 너를 원하고 있다.”

“오하이오네요.”


미국에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일종의 밈(Meme)이 되어버린 포스터가 있다.


흰색 별이 새겨진 파란색 모자를 쓴 엉클샘 캐릭터가 손가락을 뻗어 가리키고 있고, 그 아래 ‘I WANT YOU FOR U.S ARMY’란 글자가 적힌 포스터 말이다.


지금 오하이오 주립(OSU)이 보낸 편지를 보면, 똑같은 포즈를 한 엉클샘 캐릭터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래에 적힌 글자는.

‘BUCKEYES WANT YOU!’

벅아이즈는 오하이오 주립의 팀 명칭이다.


“벅아이가 음식인 건 알고 있지?”

“물론이죠.”


벅아이는 땅콩버터와 초콜릿 등으로 만든다.

그리고 OSU는 이 음식을 캐릭터화했다.


덕분에 경쟁하는 팀으로부터 놀림을 받는 경우도 상당했지만, 전국대회 우승만 8차례에 달하는 강팀이라서 놀린 쪽에서 본전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자고로.

강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또.

“대체로 SEC네요.”


오하이오를 뺀 나머지 편지는 주로 SEC 소속 대학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 주립.

그리고 플로리다.


나는 그중 플로리다의 것을 집어들었다.

그러곤 타마티에게 말했다.


“그거 아세요?”

“응?”

“플로리다는 총장이 직접 편지를 써줘요.”

“진짜로?”

“네. 보실래요?”


아래쪽 서명을 확인한 내가 플로리다 대학의 총장님으로부터 온 편지를 타마티에게 전달했다.


“Oh, God.”

“하하. 맞죠?”

“고등학교 1학년이 플로리다 대학의 총장으로부터 직접 편지를 받는 경우는 네가 처음일걸?”

“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알았지?”

“총장님이요. 처음 편지를 읽었을 때, 고등학교 1학년한테 편지를 써보긴 처음이라고 적혀 있던데요?”

“···.”


타마티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긴 다음, 나는 다시 본래 위치로 돌아가 마저 남은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열쇠는 어디에 둘지 알지?”

“넵!”

“불도?”

“제대로 끄고 갈게요!”

“좋아. 그럼, 난 이만 퇴근하마.”

“고생했어요, 타마티. 내일 봐요.”


마침내 혼자가 된 나는 휴대전화로 음악을 크게 틀어두고 근력 운동에 집중했다.


무게보다는 저중량 고반복에 집중하고 있는데, 몸집을 더 키우는 건 졸업반 때부터 할 생각이다.


“후-욱.”

덜컹.

“후-욱.”

덜컹.


금세 티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난 웃통을 벗은 다음 계속 몸을 움직였다.


“으아아아-!!”


고통스럽다.

괴롭다.

가끔은 왜 이걸 내가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꾹 참고 마지막까지 해냈다.


“제기랄! 좆되네, 진짜!”


한껏 욕을 내뱉고 거울을 보면.

부정적인 감정은 말끔히 사라진다.

오히려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하-!”


괜히 한번 똥폼을 잡아본 후, 나는 가방 안에서 마른 수건을 꺼내어 사용했던 장소의 젖은 부분을 꼼꼼히 닦아냈다.


여기까지 하고 나면 얼추 자정이다.


삐빅-

삐빅-


봤지?

이젠 몸이 시간을 기억하는 것도 같다.

꼭 배꼽시계처럼.


꼬로록-


와-

정확한 것 좀 봐.


체력단련실의 불을 끄고 자물쇠를 채워 문을 잠근 다음, 나는 손전등을 켜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열쇠 두고 가요-!”

“모이! 잠시만.”

“?”

“너 주려고, 먹을 걸 좀 가져왔어.”

“와-우. 감사해요.”

“뭘- 넌 카후쿠의 얼굴이니까. 다 먹고 나면 그릇은 앞에다 놔. 이따가 순찰할 때 가져갈게. 알겠지?”

“Oorah.”


난 이렇게 주변으로부터 받은 인정들을 가끔 소셜미디어에 적을 때가 있는데, 본토에서 오는 기자들은 다가와서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묻곤 했다.


그럼 그럴 때마다.

난 이렇게 말했다.


하와이에는 3개의 F가 존재한다고.


종교(Faith).

가족(Family).

그리고 풋볼(Football).


하와이에는 다양한 종교문화가 들어와 있는데, 가장 큰 것은 개신교와 몰몬교다.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적 믿음을 배척하는 대신 하와이만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로의 삶과 생각을 존중하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융화되었다.


그리고 가족 문화는 이곳이 섬이고 또 워낙에 작은 동네라서 예전부터 모두가 모두를 지켜주는 풍습 같은 게 있었다.


어느 한 집에 슬픈 일이 일어나면, 그 동네의 모두가 그 집으로 가 버팀목이자 가족이 되어줬다.


마지막은 풋볼.


하와이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보니, 풋볼 장학생이 되지 않는 이상 대학교 학비를 감당할 수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물론 장학금은 다른 종목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와이는 예전부터 풋볼이었다.


아무튼.


하와이만의 이런 문화는 항상,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정신과도 맞닿는다.


그래서 우린 서로를 챙긴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이것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전통이자.

내가 앞으로 지켜나갈 것이기도 했다.


“으아, 좋다.”


밥을 먹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눈을 도저히 제대로 뜰 수 없다.


이 정도로 피곤하면 난 생각하게 된다.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라고.


조금의 저항도 없이.

나는 수마(睡魔)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작가의말

3시간 있다가 한 편 더 올라갑니다.

진짜 열심히 쓰고 있어요.

제발 잘 되기를 바라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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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29.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 +33 24.09.09 11,084 538 19쪽
28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30 24.09.09 11,503 50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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