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새글

김군0619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9
최근연재일 :
2024.09.18 12:1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529,360
추천수 :
19,557
글자수 :
296,396

작성
24.09.04 14:00
조회
13,112
추천
625
글자
19쪽

022.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DUMMY

#. 2016년 9월 13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카페테리아


중간고사 기간이 끝났다.

그리고 학교는 수학여행을 준비 중이다.

장소는 네바다, 라스베이거스다.


“젠장, 용돈이 모자라.”

“대체 뭘 사려고?”

“몰라. 그냥, 이것저것?”

“모이, 돈 좀 내놔 봐.”


마르커스가 맡겨놓은 것처럼 돈을 달라고 한다.

이럴 땐, 가운뎃손가락이 답이다.


옜다, 이 녀석아.

이거나 처먹어.


뭐가 저렇게 좋은지, 마르커스가 낄낄댄다.


입 주변에 묻은 차가운 토마토소스를 냅킨으로 닦아낸 후, 나는 친구들에게 너무 들뜨지는 말라고 했다.


다른 애들에게는 수학여행이지만.


“우린 경기를 뛰러 가는 거거든?”

“그렇지만, FSE를 가잖아-!”

“하아-”


FSE.

프리먼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대형 쇼핑몰이다.


모레 카후쿠 고등학생 전원은 비행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후, 숙소에 짐을 푼 다음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FSE에서 자유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다들 이렇게 들떠 있는 것이다.

본토의 큰 쇼핑몰에 가는 거니까.

하와이에는 그런 게 없다.


호놀룰루에 가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쇼핑몰을 방문할 수 있다지만, 본토. 그중에서도 라스베이거스에 비할 바는 못됐다.


아무튼.

조금 전 말했던 것처럼.

풋볼팀은 수학여행이 아닌 경기를 하러 간다.


학교는 우리가 네바다 원정을 떠나는 김에 수학여행 일자를 맞춘 것뿐이고, 여행을 즐기다 토요일 응원을 온다.


참고로.

이번 상대는 굉장히 강한 팀이다.


비숍 고먼 고등학교.

(Bishop Gorman High School).


예전부터 NCAA Division 1에 선수들을 진학시켜왔고, 현재도 다섯 개의 포지션에 전미 Top 100에 드는 유망주를 갖고 있다.


반면에 우린 Top 100엔 나 혼자만 있다.

말고는 시오엘레 후아마투가 174위.

로토 후아마투가 309위다.


로이스랑 하먼은 2,000위권 밖.

나머지는 순위에도 없다.


스카우트가 어려워 과거부터 하와이 출신 선수들의 평가가 박한 편이긴 했지만, 우리가 언더독(Underdog)인 건 분명하다.


그래서 두렵냐고?

천만에.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증명할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


“거기 라인배커가 진짜 잘한다던데.”

“그래서? 쫄려?”

“댐-! 그 게토레인지 뭔지는 진짜배기라니까?”

“게토레이가 아니고 가오테오테야.”

“걔 폴리네시안이야?”

“아마 그럴걸?”


당연한 말이지만, 본토에도 폴리네시안들이 있다.

팔라이에 가오테오테(Palaie Gaoteote)가 그렇다.


전미 19위.

포지션 2위.

네바다에서는 전체 1위인 라인배커는 현재, 우리 팀의 공격 라인들에 벌써 두려움을 안겨다 주고 있다.


“쫄 것 없어. 어차피 같은 고등학생이야.”

“젠장- 너한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

“제기랄.”


팀 훈련을 모두 끝내놓고, 추가 훈련을 시작할 때를 기다리며 우리는 카페테리아에서 했던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코치님들이 전부 필드를 떠나야 하니까.

그래서 하릴없이 수다만 떨고 있다.


그런데.


“나도 끼워줘.”

“진심이야?”


로토가 갑자기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저 멀리서 시오엘레가 소리친다.


“로토! 뭐 하는 거야?!”


하지만 로토는 시오엘레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고, 다시 한번 함께 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는 중요해.”

“모두에게 그래.”

“···.”


올해 처음으로 본토에서 갖는 경기를 앞두고, 미디어에서는 약 220개의 대학팀이 리크루터를 보내올 거라고 했다.


가뜩이나 홍보가 부족한 우리에게, 본토에서의 경기는 더 많은 대학에 어필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물론 나 때문에 하와이로 수많은 NCAA 관계자들이 오긴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나와 우리 카후쿠가 본토의 팀과 어느 정도로 싸울 수 있을지를 의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기는 완벽한 무대였다.

나와 팀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난 형들과는 달라. 시오엘레는 NCAA에 못 가면 고향에서 가업이나 물려받을 생각을 하지만, 나는 풋볼을 원해. 한데 그러려면, 팀 훈련만으론 부족해.”

“로토!! 당장 뛰어와!!”

“FUCK YOU!! 난 안 가!!”


뒤로 돌아본 로토가 처음으로 시오엘레에게 화를 냈다.

그래서 곁에 있는 모두가 당황했다.


하지만 난 조용히 끄덕이며 말했다.


“환영해, 브로. 넌 이제 일원이야.”

“고마워.”


새롭게 합류한 로토로 인해 사기가 올라가고, 우리와 손을 맞잡는 로토를 본 시오엘레가 화를 내며 멀어졌다.


마침내 필드가 조용해진 뒤.

난 앞에 있는 친구들에게 말했다.


17일엔 공격이 진짜 중요할 거라고.


전미 고교 포지션 랭킹 2위의 쿼터백과 8위의 와이드리시버를 보유한 BGHS의 공격력을 우리 수비가 막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28점.

많게는 42점.

거기까지는 실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공격은 그 이상을 넣어줘야 한다.

이는 매우 힘든 일이 될 거다.

진짜.

진짜 진짜 어려운 일.


그래서 난 이런 부분을 계속 강조했다.


좌절하고.

실망하고.

60분 내내 그럴 거라고.


그렇기에 우린.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해.”

더더욱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공격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믿음.

이런 믿음 아래, 우린 훈련을 시작했다.


“퀵S!! 제리 더블!! HUT!!”


내게 스냅(Snap)한 로토가 슬레드 머신에 달려들고, 실전을 상상한 나는 2초를 세곤 로이스를 향해 패스를 던졌다.


볼은 옆으로 살짝 비켜 갔다.

난 대번에 인상을 찌푸렸다.


“퀵S잖아, 로이스!”

“뭐?!”

“퀵S라고!! 기억해봐!”


전력 차이를 단 며칠의 훈련으로 매울 순 없다.

하지만, 상대를 좀 더 위협할 수는 있다.


그렇게 위협을 계속 가하다 보면?

운 좋게 승리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우리에겐 행운이 간절히 필요했다.


“HUT!!”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 속에 시작된 훈련은 해가 저물어 공이 도저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이어졌다.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기 이틀 전.

심장이 마구 두근대고 있다.


***


#. 2016년 9월 15일

#-1.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2. 비숍 고먼 고등학교

#-3. 풋볼 필드


가톨릭 학교로도 잘 알려진 비숍 고먼 고등학교의 풋볼팀은 지난 3년간 전미(全美)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주(州) 챔피언에 올랐고.

여기에 2년 연속으로 전국대회 우승도 했다.


“모두-! 집합-!!”


공격 코디네이터의 목소리에 BGHS 선수들이 모인다.

그 중심에 선 흑인 남성이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케네스 산체스(Kenneth Sanchez).

비숍 고먼의 풋볼팀 감독이다.


“너희도 잘 알겠지만! 이번엔 하와이 팀이다!”

“···.”

“우리가 승리하겠지만, 난 확실한 것을 원한다! 게다가 토요일은 전국 중계야! 너희 중에는 분명 들뜨는 녀석이 있을 텐데, 망쳐버리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다! 이해했나?!”

“YES SIR!!”


일치단결된 큰 목소리로 대답하는 모습이 마음에 든 케네스 산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 올렸다.


학생들도 함께 거기로 손을 모은다.


“하나둘셋에 게일스다. 하나둘셋.”

“게일스!!”


훈련을 끝낸 케네스 산체스의 곁으로, 비숍 고먼 고등학교의 교장이 달라붙었다.


“아이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군요.”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하하. 언제나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고 있죠?”

“거의 완벽합니다.”

“훌륭하군요.”


켈빈 K. 키퍼(Kelvin K. Kiefer)는 비숍 고등학교의 교장으로서 풋볼팀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왔다.


수석 코치로서 능력을 입증한 케네스 산체스를 과감히 감독으로 임명했으며, 학업 성취도를 높일 획기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부모들에게 호평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켈빈 K. 키퍼는 업적을 또 추가하려고 한다.

바로.


“내년 1월에 전학을 오면, 9월부터 바로 시합에 뛸 수 있습니다. 협회에서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걸 확인했고요.”

“도리안도 훌륭하지만, 걔는 진짜배깁니다.”

“우수한 쿼터백은 많을수록 좋죠.”


지난해 가을, 비숍 고먼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의 한 쿼터백을 열성적으로 리크루팅해 영입했다.


도리안 톰슨-로빈슨.

(Dorian Thonson-Robinson).

올해 2학년이 된 소포모어 쿼터백이다.


현재는 주전 쿼터백인 테이트 마텔(Tate Martell)에 밀려 백업 쿼터백으로 뛰고 있지만, 내년 주전을 꿰차게 되면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만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케네스 산체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드웨인 모이 스톤을 전학시킬 방법을 찾고 있었다.


위대한 BGHS 왕조를 만들기 위해.


“돈은 준비됐습니까?”

“20만 달러는 어떻게 맞췄습니다.”

“그건··· 조금 부족하군요.”

“조만간 30만 달러까진 가능할 겁니다.”

“좋네요. 그 정도면 될 겁니다.”


고등학교 선수의 영입에 돈을 쓰는 건, NFHS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이와 같은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선수 평가와 거리에 따라 얼마의 돈을 줘야 하는지가 적힌 설명서도 존재했다.


예를 들어 별을 네 개 받은(5개 만점) 중학교 졸업반 선수가 두 개의 주를 건너뛰어야 한다면, 최소 12만 달러부터 가격표가 붙는다.


그리고 경쟁이 붙으면 붙을수록.

금액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학생의 진학을 둘러싼 은밀한 거래는 CCTV가 없는 동네 후미진 곳의 주차장과 같은 곳에서 이뤄졌다.


드웨인 모이 스톤의 평가는 별 다섯 개 만점.

또 하와이 섬에서 본토로 날아와야 한다.

그에 관한 가격표는 본래라면 25만 달러.


하지만 여기에 5만 달러를 더 추가함으로써, 비숍 고먼은 빠르게 일을 처리하려는 의지를 보일 생각이다.


“한데, 그 아이가 섬을 떠날까요?”

“글쎄요. 하지만.”

“?”

“돈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부모는 없었습니다, 켈빈. 당신이 잘 아는 것처럼요.”

“하긴, 그것도 그렇군요.”


서로를 보며 악당처럼 웃는 두 사람.

둘의 뒤엔, 큰 십자가가 자리하고 있다.


***


#. 오후 5시

#-1.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2. 프리먼트 스트리트 익스프리언스


라스베이거스로 오는 길은 하와이와 본토가 얼마나 먼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세상에나.

무려 5시간 50분이다.

한 것도 없는데, 벌써 5시다.


그래도 난 힘을 내고 있다.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 먼저 갈 거야?”

“잠깐, 있어 봐.”

“난 따로 움직일래.”

“뭐? 진짜?”

“Yup.”

“모이!”

“나중에 봐!”


얘들과 돌아다니는 것도 좋긴 하지만.

그랬다간 시간만 낭비할 거다.


나는 내일 밤에 올 가족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사야 했고, 그것을 위해서 일단 나이키를 찾아서 움직였다.


남자들에게 줄 신발을 살 생각이다.


“모이?”

“응?”

“드웨인 모이 스톤. 맞지?”

“··· 절 아세요?”


현재 내 앞에는 낯선 이가 서 있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뻗었다.

하지만 난 손을 맞잡지 않았다.


대신 계속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러자.

눈앞에 있는 남자는 멋쩍어하며 손을 거뒀다.


“전 지금 좀 바빠서요.”

“미안. 방해하려던 건 아니었어. 그나저나, 난 그레이슨 샤프야. 이런 일을 하고 있어.”

“···.”


betnevada.com.

아무래도, 베팅업체 쪽 사람인 것 같다.

난 바로 명함을 돌려줬다.


“죄송하지만, 명함은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런. 그렇게 믿음이 안 가?”

“솔직히, 네. 저희는 지금 여기에서 처음 만났고, 저는 거기가 어떤 곳인지도 알지 못해요. 무례하게 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좀 바빠서요.”

“하하. 그래. 붙잡아서 미안했어.”


다행히도 나를 더 귀찮게 만들 생각은 없나 보다.

이러니까 괜히 미안해지네.

하지만, 지금은 무시가 답이었다.


얼른 멀어진 나는 미리 확인해뒀던 나이키 매장을 찾아 움직였고,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신발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신으실 건가요?”

“아뇨. 선물할 거예요.”

“받으시는 분 사이즈가 어떻게 되죠?”

“어- 잠시만요.”


휴대전화에 신발 사이즈를 전부 저장해뒀다.


할아버지.

아빠.

삼촌들.

조카들.


총 아홉 켤레가 필요하다는 말에 직원의 표정이 환해졌고, 나는 꼼꼼히 디자인을 고르며 마음에 들어 할만한 것을 골랐다.


매장을 나섰을 땐, 벌써 두 손이 무거웠다.

이러면 여자들 선물을 어떻게 들지?


차라리 여자들 선물을 먼저 골랐어야 했다고 후회하고 있을 무렵, 이번엔 등 뒤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이시 영 선생님이다.


“모이?”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


재빨리 뒤로 돌아, 난 메이시 선생님께 부탁했다.

주머니를 좀 뒤져주지 않겠냐고.


“뭐?”

“안에 가족에게 줄 선물을 적은 종이가 있거든요.”

“Ooo..Kay?.”


최대한 조심스럽게 손을 뻗은 메이시 선생님이 내 반바지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대신 사다 주시면 안 되겠냐며 한 번 더 부탁했다.


어이없어하는 메이시 선생님을 향해.

나는 최대한 상큼하게 웃어보였다.


“아니면, 이거 좀 버스에 대신 실어주실 수 있어요?”

“네가 직접 넣어둘 생각은 안 해봤니?”

“버스 짐칸은 제가 못 열잖아요.”

“하아- 알겠어. 그냥 내가 대신 사다 줄게.”

“선생님이 저를 살린 거 알죠?”

“됐고. 돈은?”

“오. 잠시만요.”


손에 든 봉투를 잠시 바닥에다 놓아두고, 나는 돈을 찾아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그런데 그때.


탁.

“응?”

“모이!”


어떤 사람이 땅에 놓여 있던 봉투 중 몇 개를 집어 들고 한쪽으로 달려 나갔다.


도둑이네.

어, 도둑이잖아.


퍼뜩 정신이 든 나는 메이시 선생님께 돈을 맡긴 후, 이곳에서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다.


“금세 잡아 올게요.”

“What?”


쇼핑몰 안에서 일어난 갑작스러운 상황.

범인은 지금 저 앞에서 달리고 있다.

그런데, 제대로 달리지도 못했다.


신발 상자가 든 봉투를 서너 개 들고 뛰는 게 예삿일이야?

그러게, 훔칠 거면 현명하게 하나만 가져갔어야지.


“후-! 후-!”


호흡을 내뱉으며 맹렬하게 달린 나는 도둑맞은 위치로부터 50m도 가기 전에 범인을 따라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등 뒤에서 태클을 걸어 앞으로 넘어뜨렸다.


쿵!!

“컥!”


충격을 느낀 순간.

머리에 이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터치다운-!!”』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렇게 행동해버렸다.

벌떡 일어나 괴성을 내지른 것이다.


“훠—오!!”


쇼핑몰 안에서 커다란 박수와 휘파람이 울려 퍼졌다.

내게 태클 당한 남자는 지금 바닥을 뒹굴고 있다.

고통스러운 신음을 연신 흘리면서.


이걸 보니까 조금은 정신이 차려진다.

많이 다쳤을까?


뭐.

그래도 상관없지만.


“괜찮아요?”

“우··· 구급차가 필요해.”

“전 풋볼 선수예요. 대체 뭔 생각이었어요?”

“풋볼이라고? 젠장! 똥 밟았네.”

“제대로 밟았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그래서 난 주변을 보며 소리쳤다.


“누가 경찰 좀 불러주실래요?”


외치는 게 끝나기 무섭게, 저쪽에서 호각을 불며 달려오는 남자들이 보였다.


쇼핑몰의 경비원들인가?

경찰은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남자들은 가까이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What the Hell is This?”


뭐긴.

내가 도둑을 잡은 거지.


넘어진 도둑과 나를 어이없다는 듯 번갈아 바라보는 경비원들을 향해, 나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경비원들이 짓는 표정이 무척 마음에 든다.


***


#. 오후 9시 27분

#-1.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2. 팰리스 스테이션 호텔


몇 시간 전 FSE에서 있었던 일은 누가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면서 전교생이 다 알게 됐다.


본래는 그냥 여행 온 사람이 동영상을 찍던 중인 것 같았는데, 화면 아래쪽 내가 태클을 거는 모습이 절묘하게 잡혔다.


지금도 마르커스는 그걸 보고 있다.

무척 아쉬워하면서.


“젠-장! 이걸 직관 못 한 게 말이 돼?”

“모이! 모이! 다시 설명해 봐!”

“싫어. 한 번이면 됐거든?”


추가 설명을 바라는 카오노히를 가뿐하게 무시하며, 나는 가슴팍에 올려둔 과자봉지로 손을 가져갔다.


와삭.

와삭.


“혹시 여기 모이 있니?”

“Yes, Sir.”


갑자기 객실 문 앞에, 교감 선생님이 등장했다.

그러곤 내게 따라오란 손짓을 보냈다.


“휘이- 상이라도 받는 것 아냐?”

“어떨 것 같은데?”


객실에서 복도로 나오자, 교감 선생님이 걸어가는 쪽에 있는 낯선 사람들이 보였다.


순간 든 생각.

범인이 고소했나?

다쳤다고?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나라라서, 최대한 신중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얼마를 더 걷자, 정장을 입은 남자분이 다가왔다.

경찰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변호사?


“네가 드웨인 모이 스톤이니?”

“Yes Sir.”

“나는 토비 홉킨스라고 해. 라스베이거스시의 공보관이지.”

“공보관이요?”

“그래.”

“무례 하려는 게 아니라, 공보관이 어쩐 일이죠?”

“하하. 시장님께서 네 영상을 보셨거든.”


미소를 지어 보인 공보관 씨가 다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시장님이 그 영상에 감명을 받았단다.


“그래서 내일 널 공식적으로 표창하고 싶다고 하셨어. 학교 측에는 이미 전달했고, 여기에 계신 교장 선생님···.”

“크흠. 교감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아무튼, 교감 선생님은 허락하셨거든. 남은 건 네 의사인데, 혹시 괜찮겠니?”


공식적인 표창식이라.

보나 마나.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그럴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

“···.”


교감 선생님을 돌아보니, 냉큼 받아들이라는 무언의 압박을 눈빛으로 보내오고 계셨다.


이러면 어쩔 수 없나?

난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럼 내일 사람을 보낼게. 훈련이 끝날 때쯤.”

“저를 많이 조사하셨나 보네요.”

“하하. 미국에서 널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

“··· 그렇군요.”


당연히 나도 내가 유명할 거라는 건 안다.

그건 일곱 살 때부터 그랬을 거다.


하지만, 얼마나 유명한지나 같은 것들은 하와이에서 살다 보면 거의 느낄 수 없다.


제아무리 인터넷이 있다지만 말이다.


“후- 제가 사고를 친 건가요?”

“사고라니. 오히려 그 반대지.”


기쁜 얼굴로 내 어깨를 두드린 교감 선생님이 떠나가고, 나는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며 다시 객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첫날.

난 강도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얼마나 커다란 큰 영향을 몰고올 줄, 이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사실, 이제 한 목표치의 1/4정도입니다.

몰아서 보고픈 독자님들도 계시겠지만.

글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진 매일 봐주세영 ㅠ

순위가 올라야 노출이 되고.

그래야 선작이 붙고 글도 살아남습니다 ㅠ

커트당하기 싫어용.


 당분간 쭉 파이팅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본문 진도와 함께 나아가는 풋볼 용어!! (포지션 추가/09.16) +5 24.09.15 331 0 -
공지 2017/18 카후쿠 고등학교 로스터 24.09.12 389 0 -
공지 2016/17 카후쿠 고등학교 로스터 +3 24.09.07 729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매일 오후 12시 10분) 24.09.06 234 0 -
공지 추천글 감사합니다. +1 24.09.04 342 0 -
공지 안녕하세요, 김군입니다. +8 24.09.04 999 0 -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24.09.04 8,256 0 -
39 039. 오늘도 우리의 공격은 거침이 없다 NEW +30 19시간 전 4,512 334 18쪽
38 038. 난 성인군자는 아니다 +17 24.09.17 6,505 342 19쪽
37 037. 제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해주세요 +38 24.09.16 7,287 418 19쪽
36 036. 나는 줄곧 그렇게 해왔다 +33 24.09.15 8,100 392 18쪽
35 035. 그러게, 좀 더 잘하지 그랬어 +33 24.09.14 8,846 430 18쪽
34 034. 차라리 오토바이에 치이는 게 나았을 걸? +45 24.09.13 9,376 473 19쪽
33 033. 팬티를 적실 만큼 맹렬한 걸로 +82 24.09.12 10,084 482 19쪽
32 032. 우리의 이번 시즌은 정말 대단할 것 같다 +38 24.09.11 10,320 467 18쪽
31 031. Welcome! 신입생과 전학생! +33 24.09.11 10,723 516 18쪽
30 030. 야, 나한테 뛰어와야지 +69 24.09.10 11,129 697 21쪽
29 029.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 +33 24.09.09 11,084 538 19쪽
28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30 24.09.09 11,503 500 18쪽
27 027.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냐? +34 24.09.08 12,078 505 16쪽
26 026.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41 24.09.07 12,165 581 16쪽
25 025. 순수하게 꿈을 좇고 있을 뿐이다 +29 24.09.07 12,441 486 19쪽
24 024. 나쁠 것 하나 없는 거래다 +43 24.09.06 12,917 573 19쪽
23 023. 입맛이 그리 텁텁하지만은 않다 +35 24.09.05 13,182 590 20쪽
» 022.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60 24.09.04 13,113 625 19쪽
21 021.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28 24.09.04 13,077 506 17쪽
20 020. 역시. 키워 쓰는 맛은 각별하다 +31 24.09.03 13,721 497 19쪽
19 019. 지금 여기, 살아 있노라 외치고 싶어진다 +34 24.09.02 13,933 549 17쪽
18 018. 아무 일도 없었지만, 더럽혀진 것 같아 +25 24.09.02 14,230 489 16쪽
17 017. 그 기분, 누구보다 잘 안다면 믿어줄래? +28 24.09.01 14,551 494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