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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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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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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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 이런 아픔은 언제든 환영이다

DUMMY

#. 2017년 11월 18일

#-1.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모—이!”

“?”

“이리 오렴!”


감독님의 부름에.

난 하던 걸 멈추고 얼른 달려갔다.

앞에는 낯선 두 사람이 있었다.


“여긴 제임스 프랭클린. 펜 스테이트의 감독이야.”

“안녕하세요.”

“실제로 보니, 키가 좀 더 큰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쟀을 땐 190cm였어요.”

“오- 그거 훌륭하군.”


대강 눈치는 채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펜 스테이트 사람들이라는 거.


사자의 옆모습이 선명하게 박혀있는 남색 빛 모자.

이걸 보고 어떻게 모르겠나.


실은.

사자보다는 곰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가빈 트래비스 감독님은 과거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에서 연습팀 선수로 뛰었다.


그래서 이분들이 여기에 있는 거겠지.


오픈 토너먼트 결승전 이틀 전.

낯선 사람들이 훈련장에 올 수 있었던 건.

전부 동문의 힘이었다는 뜻이다.


“혹시, 갈 곳은 정해졌나?”

“아뇨. 아직입니다.”

“우리 라이온즈도 좋은 곳이지. 오랜 역사에다, 두 차례 내셔널 챔피언 기록도 있어. 그리고···.”


아-

알지.

알고말고.


벌써 30년도 넘은 내셔널 챔피언 기록을 이야기할 만큼, 근래의 펜실베이니아 주립은 성적이 좋지 않다는 걸 말이다.


디비전 타이틀 획득도 두 차례가 전부다.

하지만, 그중 하나를 이분이 따냈다.


제임스 프랭클린(James Franklin).

최근 주목받는 NCAA D1 감독.


만년 약체팀이던 밴더빌트 코모도스를 맡아 3년 연속 볼(Bowl) 게임에 출전시킨 후, 말끔하지만은 않았던 이별을 하고 펜실베이니아 주립의 감독이 되었다.


최초 계약 기간은 3년이었지만, 작년 펜 스테이트를 Big Ten 우승으로 이끌며 6년의 추가 계약을 보장받았다.


연봉은 무려 573만 달러.

거기에다 추가 보너스.


그래.

미국은 대학 풋볼팀 감독이 이 정도를 번다.


“자네에겐 우리가 가장 잘 어울려.”


상당히 정열적인 리쿠르팅으로 유명한 양반이라고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던데, 지금도 대놓고 입학을 권유하고 있다.


동문인 감독님 앞이라서 더 그런 건가.

눈치 따윈 안 보는 사람인 것 같다.

당당함과 무례함의 경계라고 해야 하나.

그 어디 즈음에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또 궁금한 게 있는데.”

“Yes, Sir.”

“어째서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지?”


펜 스테이트도 내게 초청장을 보냈던가?

작년까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

아마 그랬던 것 같기도.


“우리가 비용 일체를 기꺼이 냈을 텐데 말이야.”


아, 보냈었구나.

전부 무시해서 말이지.

일단 지금은 둘러대야 할 것 같다.


“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멋졌겠지만, 당장은 친구들과 훈련하는 게 더 좋아서요. 올해는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알고 있네. 근육맨이었던가?”

“Yes, Sir.”

“꼭 게이터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더군.”

“저도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따라한 건 아니고요.”

“하하. 그렇군. 그래도 훈련한 보람은 있었던 것 같은데?”

“Oorah. 덕분에 몸이 탄탄해졌죠.”


지금 이곳에는 제임스 프랭클린 말고도, 펜 스테이트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도 함께하고 있다.


또 펜실베이니아 주립의 총장도 왔다던데.

귀한 분이 참 멀리까지 왔네.

총장까지 카후쿠에 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뭐.

그것도 전부 나 때문이겠지만.


먼 걸음을 한 이들에겐 미안한 말인데.

눈썹 하나 까딱 안 한다.

대학은 내가 정한다.


물론.


“우리 비버 스타디움은 알고 있나?”

“유튜브로 봤죠. 대단한 곳이더라고요.”

“최고의 풋볼 필드지.”


지금 말한 비버 스타디움(Beaver Stadium)은 조금.

아니, 엄청나게 매력적이긴 했다.


작년 USA Today가 선정한 대학 풋볼 최고의 경기장으로 선정되었을 만큼, 비버 스타디움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환상적인 전경을 약속한다.


그리고 또 크기는 어찌나 큰지.

장관인 수준이다.


전에 보았던 BYU 경기장을 기억하나?

대략 4만 명 조금 넘게 들어간다던.


하지만 펜 스테이트의 홈 경기장인 비버 스타디움에는 무려 106,572명이 풋볼을 관람할 수 있다.


관중석이 전부 들어차긴 하냐고?

당연히.

시즌 때면 매주 주말마다.


“자네라면, 그중 3만 명을 채울 수 있을 걸세.”

“저는 그보다 더 많았으면 하는데요.”

“응?”

“5만이면 타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하핫! 하하하하! 마음에 들어! 배짱이 아주 두둑하군. 쿼터백이라면 자고로 그래야지. 젠장. 조금 전보다 지금이 훨씬 마음에 들게 됐어.”


제임스 프랭클린은 한참을 웃더니.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하며 평정심을 찾았다.

그러곤 다시 내게 진지하게 권했다.


“펜 스테이트로 오게. 주전을 약속하지.”

“꼭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당장은 아니란 건가?”

“일단 모레 경기만 생각하고 있거든요.”

“오, 내 정신 좀 봐. 그랬지. 미안하네. 결승전을 앞둔 친구에게 괜히 바람을 불어 넣을뻔했군.”


그리고 다시 또 미안한 말인데.

그 정도 바람으론, 귀도 가렵지 않다.

비버 스타디움만 아니었다면.

펜 스테이트도 진즉 접어뒀다.


그리고 또.

그쪽 쿼터백 2019년 졸업 아냐?

그럼, 나 없는 1년은 어쩔 건데?


쿼터백 교체 주기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식이면 많은 게 꼬인다.


무엇보다 전술도 보면 전형적인 대학 풋볼인지라, 쿼터백과 러닝백의 러싱에 너무 많은 걸 기대고 있다.


당장은 셰이콴 바클리(Saquon Barkley)라는 걸출한 러닝백이 있어서 버티곤 있다지만, 제대로 후계자를 고르지 못한다면 공격이 매우 빡빡해질 거다.


그렇다고 쿼터백에게 특별히 자유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리시버들을 이용한 공격 전술도 평균 정도다.


장점이라면 라인을 기가 막히게 짠다는 거?

태클 전술만큼은 높게 쳐줄 수 있겠다.


“저기, 총장님이 오시는군.”


훈련 시간을 자꾸 빼앗기는 게 마음에 들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외부에 내가 [“매우 예의바르고 긍정적인 태도를 지녔다.”]고 알리는 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계속 사람 좋은 척을 했다.

마치, 모범생인 것처럼.


“우리 펜 스테이트 진학을 확정했다면서?”

“소문은 언제나 과장되기 마련이죠.”

“하하. 농담도 할 줄 아는데? 마음에 들어.”


앞으로 마음에 든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듣게 될까?

혹시나 해서 대충 세어봤는데.

10여 분의 대화 동안 총 19번이었다.


그리고

“정말 마음에 들어.”

지금 막 20번이 됐네.


펜 스테이트의 사람들은 한참을 나와 이야기하다, 즐거웠다는 말을 남긴 후 필드를 떠났다.


***


#. 2017년 11월 19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3. 세인트루이스 스쿨

#-4. COL. 존슨 “선생님” 라우 트랙

#-5. 회의실


매년 하와이 최고의 고등학교 풋볼 팀임을 자랑해왔던 세인트루이스는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이유는 물론 작년 오픈 디비전 토너먼트 결승 패배. 그날 이후 ‘전쟁에서 패배한 십자군들’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밈(Meme)이 하와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이는 세인트루이스의 감독 칼 리에겐.

씻을 수 없는 수치로 남아 있다.


“우린 이 겁쟁이 쿼터백을 몰아붙여야 해!”

“···.”

“···.”

“너무 겁쟁이라 포켓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 녀석을 말이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나?! 이 좆같은 녀석의 면상에 제대로 똥을 처발라주자는 말이야!”


과격한 단어로 이야기하는 오펜시브 코디네이터의 모습을 보며, 칼 리가 조용히 실내를 돌아봤다.


그리곤 곧 손을 들어.

사람들을 집중시켰다.


이어지는 칼 리의 목소리와 함께.

영상의 특정 구간이 반복되었다.


“너희도 잘 알겠지만, 내일의 관건은 카후쿠의 O-라인을 돌파하는 것이다. 가드와 태클 사이사이가 약해. 특히 윅 사이드는 가드와 태클 모두가 허술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카후쿠의 약점을 말하는 칼 리.


반복되고 있는 장면 역시, 카후쿠의 오펜시브 라인이 뚫려 모이에게 색(Sack)이 가해지는 순간을 담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태클은 내일.

세인트루이스가 해야 할 플레이다.


“내일 쿼터백에게 많은 프레셔를 가해야 한다. 그래서 애프터 플레이를 유도해야 해. 나름 오디블을 능숙하게 한다곤 하지만, 아직 그 부분에선 검증된 것이 적다. 진정으로 압박을 받으면, 이 녀석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그건, 팀 전체가 무너진다는 뜻과 같지.”


카후쿠를 상대하기 위한 전략 미팅이 끝나고.

칼 리는 코치들과 함께 감독실로 돌아왔다.


의자에 몸을 파묻은 칼 리는.

피곤한 듯 길게 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번엔 반드시 꺾어야 해.”

“건방짐이 하늘을 찌르고 있긴 하죠.”

“그것뿐만이 아냐. 이대로라면 내년도 올해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무슨 말인지 아나? 하와이의 재능들이 지금 카후쿠로 모이고 있네. 만약 올해도 그들이 우승한다면, 내년 그들과 우리의 격차는 더 벌어질 거야.”

“···.”


현재 하와이의 고등학교 풋볼팀 공격수들 사이에선, [“D1으로 진출하려면, 카후쿠의 드웨인 모이 스톤과 함께 뛰어라.”]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에녹 나와히네가 유타 주립 진학이 확정되었단 뉴스가 들려온 뒤엔, 이런 분위기는 한층 더 뚜렷해졌다.


그리고 이는 소문으로도 확인되었다.


푸나후의 풀백과 와이드리시버가 카후쿠 전학을 고민 중이라거나, 세인트루이스가 노리는 타이트 엔드가 카후쿠를 선택했단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


실제론 이것보다 더 심할 것이다.

유능한 전학생을 전부 뺏길 수 있다.


이런 흐름을 끊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 빌어먹을 돌덩이 녀석을 박살 내야죠.”

“그래. 그래야지.”

“준비가 잘 됐잖아요. 할 수 있어요.”

“···.”


매년 하와이의 탑독(Topdog)이었던 세인트루이스는 지금, 언더독(Underdog)에 더욱 가까워 보인다.


투아 텅오바일로아라는 하와이 최고의 쿼터백을 보유하고 있었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드웨인 모이 스톤이 바꾼 하와이 고등학교 풋볼의 판도는 지금도 계속해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카후쿠에 유리한 쪽으로.


***


제2회 오픈 디비전 토너먼트 결승전이 펼쳐지는 알로하 스타디움은 작년보다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일찍 시작되었던 우기가 끝나면서 풋볼을 관람하기 좋은 날씨가 된데다가, 기대치 않았던 하와이 출신 유명 풋볼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낸 게 큰 몫을 담당했다.


디트로이트의 터줏대감이었던 도미닉 라이올라(Dominic Raiola), 신시내티와 피츠비그 등에서 뛴 키모 폰 올호펜(Kimo Von Oelhoffen)이 경기장을 찾은 상태다.


그리고 전광판에서는 근래 두 학교를 졸업하고 NCAA D1으로 간 이들이 팀을 응원하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라이벌리.


마칭밴드의 연주가 흥을 돋우고 치어리더들의 목소리가 챈트를 만들어내고 있을 무렵, 양 팀 선수들이 큰 목소리를 내지르며 필드로 들어섰다.


선수들을 커다란 함성으로 맞이하는 팬들.


올해 주(州)에서 가장 뛰어난 고등학교 풋볼팀을 결정할 경기는 곧 시작될 예정이다.


.

.


#. 2017년 11월 20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CDP, 아이에아

#-3. 알로하 스타디움


▷ GAME

00 – 00 카후쿠

00 – 00 세인트루이스


(앤드류 캐털런) - CBS 아나운서

“현재까지 패배가 없는 두 개의 풋볼팀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카후쿠와 세인트루이스. 나란히 시즌 12승을 기록 중입니다. 그러나, 두 팀을 향한 평가는 조금 엇갈립니다.”


(톰 맥카시) - CBS 아나운서

“카후쿠가 올해 하와이의 재능들을 많이 데려갔죠. 세인트루이스의 전력은 디비전 대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재능의 숫자나 크기에서 카후쿠가 조금 더 앞서고 있습니다. Division 1으로 진출할 선수들이 카후쿠에 훨씬 많죠.”


(앤드류 캐털런)

“Division 1의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현재 하와이의 고등학교 풋볼팀 공격수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돈다고도 합니다. 만약 Division 1에 진출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친구와 함께 뛰어야 한다고요. 실로 놀랍습니다. 드웨인 모이 스톤. 카후쿠 고등학교의 2학년 쿼터백입니다. 이미 50개가 넘는 NCAA Division 1팀의 장학금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도 더 유명합니다.”


(톰 맥카시)

“일부에서는 이 친구가 캠프에 참가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불안 요소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주목이 워낙에 크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뿐이지만요. 올해 성적은 말이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앤드류 캐털런)

“지금까지 드웨인 모이 스톤은 357개의 패스를 시도해 272개를 성공했고, 성공률은 무려 76.2%입니다. 패싱으로 얻어낸 3,772야드는 전국 1위 기록이며, 41개의 터치다운 역시 최다입니다. 반면 인터셉션은 4개뿐인데, 10경기 이상을 선발로 출전한 쿼터백 중에서는 최소 숫자입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계산된 패서 레이팅은···. 허허. 143.21이네요.”

.

.


작년에 우리는 도전자였지만.

올해는 챔피언이다.


빼앗는 것보다.

지키는 게 훨씬 어렵다.

나는 아까 이 부분을 동료들에게 전달했다.


집중력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거나 유지하려는 각 포지션별 코디네이터들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수비팀-!! 구호 외쳐!!”

“밟-고! 찢어-버려!”

“밟-고! 찢어-버려!”

.

“백들!! 너희야말로 최후의 보루다!!”

.

“오늘과 같은 날이야말로,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스페셜 팀! 오늘은 절대로 실수해선 안 된다!!”

.

“공격!!”


오펜시브 코디네이터가 우리 공격수들을 한군데로 모으고, 득점을 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그것이 모두 끝났을 때.

나는 다시 공격수들을 모았다.


동료들을 돌아보며.

난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 둘 중 하나는 무패가 깨져.”

“···.”

“무슨 말인지 알아? 우리가 피똥 싸게 노력해온 시간이 오늘 결과 하나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야. 절대로 저들이 영광을 가져가도록 내버려 두지 마! 알겠어?! 챔피언은 우리 거라고! 절대 양보하지 마!! 오늘 승자는 우리일 거니까!! 하나둘셋!!”

“레드 레이더스!!”

“넷다섯여섯!!”

“스테이트 챔피언!!”


파이팅을 외치고 돌아섰을 때.

필드에 있는 동료들이 보였다.

동전 던지기를 하고 있었다.


결과를 확인한 로토가 뒤로 돌아 신호를 준다.

우리의 공격으로 출발.

시작이 좋다.


한쪽에서 스페셜 팀 코디네이터가 필드로 나설 선수들을 호출하며 소리친다.


“스페셜 팀-! 시작을 잘 끊도록!!”

“LET`S GO-!!”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거만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난, 자신이 생긴 것뿐이라 말하겠다.


전년도 챔피언이자 올해도 가장 강력한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서, 우리가 지닌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 번 근육맨 활동을 하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난 매일 따로 공부도 한다.


전력분석 팀이 만든 자료를 매일 60분씩 읽었고, 이미 외운 플레이 북을 또 한 번 봐가며 노트에 여러 전술과 상대 플레이를 그리고 또 그렸다.


개인적인 노력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라우트를 연습하는 리시버들.

무거운 장비에 몸을 부딪히는 라인맨들.

누구 하나 게으른 사람이 없다.


삐—익!


세인트루이스의 킥오프(Kick Off)로 경기는 시작되었고, 스페셜 팀은 우리의 공격 위치를 꽤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켰다.


수비진영 41야드.

미드필드 진입.

정말로 좋은 출발을 끊어줬다.


그래서 나는 헬멧을 뒤집어쓰곤.

돌아서서 외쳤다.


“스페셜 팀이 저 정도 했어!! 우리가 저거보다 못하면 되겠어?!! Let`s Go!! 진짜 전진이 뭔지 보여주는 거야!!”


시즌 내내 그랬지만.

우린 강한 유대감으로 묶여 있다.

근육맨 활동으로 흘린 땀과.

필드에서의 노력이 그 연결고리다.


강한 믿음을 느끼며, 난 필드로 달려갔다.


첫 번째 작전은 매우 간단하다.

언제나처럼, 러싱으로 출발한다.


“두 번째 세트에 할 거야. 헷갈리지 말고 집중해.”


스냅(Snap)할 타이밍만을 팀에 전달한 후.

빠르게 허들을 풀고 공격 포지션을 잡았다.


금방, 난 두 번째 세트에 한다고 말했다.

이게 뭐냐면.


“그린- 80!! 세트!!”

···.

“세트, 하이크!!”


말 그대로 세트(Set)를 두 번 외쳤을 때.

그때 스냅을 달라는 뜻이다.


풋볼에는 오프사이드(Offside)나 폴스 스타트(False Start)와 같은 반칙이 있고, 스냅이 이뤄지기 전에 라인맨들이 앞으로 움직이게 되면 5야드 페널티를 준다.


지금이 딱 그랬다.


시도한 러싱 공격은 1야드도 채 나아가지 못했지만, 나는 우리가 5야드를 얻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세인트루이스 라인배커가 먼저 움직였다.

동료들도 상대 8번을 가리키고 있다.


마이크를 찬 메인 심판이 자리를 잡고.

플래그(Flag)가 던져진 이유를 설명한다.


【“수비팀 8번, 오프사이드. 5야드 페널티, 퍼스트 다운.”】


비가 내렸던 날에 경기를 두 번 해서 그런지.

이렇게 콜(Call)로 속이는 게 익숙하다.


그러나 매번 요행을 기대할 순 없다.

그냥 보너스 정도로 생각해야지.


진짜 중요한 건.

상대의 실수가 아닌 우리의 플레이다.


“그린- 80!!”

···.


다시 콜을 하던 중.


상대 팀 엣지가 슬쩍 옆으로 움직이는 걸 확인하곤, 숫자를 외치며 동료들이 신경을 쓰도록 만들었다.


“56!! 56!! 그린- 80!! 세트!!”

···

“세트, 하이크!!”


스냅을 전달받은 다음.

에녹에게 패스하는 일을 계속했다.

야드를 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5야드.

6야드.

다시 5야드.


그리고 또 퍼스트 다운 갱신.


중간엔 짧은 패싱 게임도 조금 섞었고, 때로는 써드 다운까지 가며 펀트를 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몰렸지만 그래도 어떻게 레드존 근처로 진입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때, 감독님이 벤치에서 사인을 냈다.

바로 터치다운을 노리라는.

매우 공격적인 작전이었다.


“나루토 달리기야?”

“아니. 호놀룰루 스윙.”


호놀룰루 스윙은 나루토 달리기와 함께 우리가 엔드존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전술이다.


모두가 어떻게 뛸지 알고 있으니.

따로 말을 길게 늘일 필요는 없다.

허들을 풀고, 다시 공격 포지션에 섰다.


시간의 여유가 있는지라.

서두르기보단 수비를 먼저 살폈다.


약간은 벌어져 있는 4-3 수비.

세이프티는 엔드라인 앞.

코너백들은 와이드리시버에 잘 달라붙어 있다.


라우터대로 달렸을 때.

어디가 더 확률이 높을까?


모든 것을 빠르게 계산한 나는.

“세트, 세트, 하이크!!”

결정을 내리곤 스냅을 요구했다.


에녹에게 볼을 건네는 척 핸드오프 페이크 동작을 준 후, 반대로 돌아서서 목표가 된 방향을 쳐다봤다.


피터가 저곳에 도달하려면.

대략 1.5초 정도가 더 필요하다.


그래서 난 포켓(Pocket)에서 버티다가 던질 생각으로 시선을 멀리에 두며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런데.

순간.


쿵!!

“욱!”


왼쪽 옆구리 부근에서 오토바이에 치인 것 같은 커다란 충격이 전해져왔다.


패스를 시도조차 못 한 나는 필드 위로 넘어졌고, 색(Sack)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의 49번이 벌떡 일어나더니 잔뜩 폼을 잡고 소리를 질러댔다.


“별거 아니네!! 종일 할 수도 있겠어!!”


종일 할 수 있다고?

진심이야?


그리고.

패스 러셔(Pass Rusher)라고?


세인트루이스는 본래 적극적인 패스 러싱을 하기보단, 라인 쪽에서 단단히 자리를 잡아주고 상대에게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 존(Zone) 수비를 하는 팀이다.


한데 오늘은 아까 56번도 그렇고.

금방 49번도 날 잡아먹지 못해 안달 나 있다.


날 집중적으로 노리겠다는 건가?

요즘 좀 포켓에서만 놀았다고?


Fuck.

지랄하네.


가까이 다가온 동료의 손을 잡아서 몸을 일으킨 다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걸 드러냈다.


좋아.

얼마든지.

어디 한 번 제대로 붙어보자.


벤치를 돌아보며 사인을 확인한 다음.

난 다시 허들을 짰다.


“같은 작전이야. 윅사이드를 잘 보호해줘. Let`s Go!”


아직도 욱신거리고 있는 왼쪽 옆구리.

진짜 통증이 장난 아니다.

나중에 보면 틀림없이 멍들어 있을 거다.


보호장구는 우릴 최소한으로만 지켜주니까.

충격은 대부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세트, 하이크!!”

이런 아픔은 언제든 환영이다.


다시 내게 돌진하는 상대 라인배커를 확인한 후, 나는 볼을 쥐고 옆쪽 공간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토/일 중에 하루 연참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1

  • 작성자
    Lv.95 눈을크게떠
    작성일
    24.09.20 12:16
    No. 1

    아니 이렇게 끝내시면 아니되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적락
    작성일
    24.09.20 12:17
    No. 2

    군만두 마렵네..어느 동네에 살고 계십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ehqur
    작성일
    24.09.20 12:24
    No. 3

    작가님 잘 끊으시네요. 갈증이 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로르실
    작성일
    24.09.20 12:30
    No. 4

    아니 왜자꾸 이렇게 끊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piupiu
    작성일
    24.09.20 12:30
    No. 5

    이번 소설은 보면 볼수록 재미도 재미지만 추상적이었던 미식축구 산업에 대한 규모가 정말 충격적이네요.. 왜 미국에서 NFL이 압도적인 1등인지 이해가 갑니다..
    압도적인 자본과 탈인간급 인재들이 몰려버리니까, 진짜 말도 안되는 ㄷㄷ;;;

    찬성: 21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51 김군0619
    작성일
    24.09.20 12:32
    No. 6

    사회적으로 성공한 돈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인 무언가에 미치고 또 열광할때 어떤일이 일어나는가. 에 대한 가장 전형적 예시죠.

    찬성: 8 | 반대: 0

  • 작성자
    Lv.78 성실
    작성일
    24.09.20 12:32
    No. 7

    130키로 짜리 거구들이 전력으로 달려서 몸빵 갈겨서 쓰러트리면 칭찬받는 ㅋㅋㅋㅋ 진짜 전사들만 가능한 스포츠인듯

    찬성: 13 | 반대: 0

  • 작성자
    Lv.19 ev****
    작성일
    24.09.20 12:35
    No. 8

    매일 3년참 해주세요..
    한국인인 삼세번이잖아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0 ly******..
    작성일
    24.09.20 12:36
    No. 9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bluff
    작성일
    24.09.20 12:53
    No. 10

    저런 게임 있으면 진짜 주 잔치가 따로 없겠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8 화잇하임
    작성일
    24.09.20 12:53
    No. 11

    빨리 유료화가 확정되어야 작가님이 연참을 해 주실 수 있을 텐데ㅠㅠ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99 머니워니
    작성일
    24.09.20 13:25
    No. 1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리라드
    작성일
    24.09.20 13:48
    No. 13

    대학은 어디로 갈까 기대되네요 ㅎㅎ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su******..
    작성일
    24.09.20 14:37
    No. 14

    미국 프로?스포츠 1등이 NFL
    2등이 대학풋볼 이라는게 이해되는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54 게겐프레싱
    작성일
    24.09.20 14:54
    No. 15
  • 작성자
    Lv.99 미카엘75
    작성일
    24.09.20 15:07
    No. 16

    조져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궁서체
    작성일
    24.09.20 15:18
    No. 17

    축구는 점수가 어느정도나면 대승이다라는 감이 오는데
    삼사점 차이면 대승이고 오점이상이면 개발린거로

    미축은 잘 모르겠네요
    삼십점 정도가 평균인가요?
    터치다운이나 패스성공율 숫자의 감이 안옵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1 김군0619
    작성일
    24.09.20 15:24
    No. 18

    사실 고교/대학 레벨에서 그런 건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NFL 기준으로 말씀 드리면
    10점대~20점대가 평균정도고
    30점 이상이면 점수 좀 났네?
    40점 이상이면 와~ 수비 했음?
    이런 느낌입니다.

    NFHS나 NCAA는 1,2패만 해도
    내셔널 챔피언에서 나가리 되는 수준이라
    팀이 워낙 많아서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터치다운은 NFL 기준 경기당 1.5~3.5회 정도고
    평균은 2.5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패스 성공률은 마찬가지로 NFL 주전 기준
    65% 전후를 평균 이상으로 보면 되고
    시즌에서 70%를 넘는다면, 역대급 시즌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고교/대학 레벨에선
    진짜 아무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차이가 너무 많이 나요.
    지표적으로.

    다른 메이저 종목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수준으로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to*****
    작성일
    24.09.20 16:21
    No. 19

    잘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허연구름
    작성일
    24.09.20 18:06
    No. 20

    주인공은 몇년도 드래프트 대상잔가요? 23이나 24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김군0619
    작성일
    24.09.20 18:16
    No. 21

    3학년 졸업이면 23
    4학년 꽉 채워 졸업이면 24입니다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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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 우리의 이번 시즌은 정말 대단할 것 같다 +39 24.09.11 10,992 488 18쪽
31 031. Welcome! 신입생과 전학생! +33 24.09.11 11,376 535 18쪽
30 030. 야, 나한테 뛰어와야지 +69 24.09.10 11,753 721 21쪽
29 029.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 +33 24.09.09 11,696 559 19쪽
28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30 24.09.09 12,141 518 18쪽
27 027.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냐? +34 24.09.08 12,711 521 16쪽
26 026.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41 24.09.07 12,787 603 16쪽
25 025. 순수하게 꿈을 좇고 있을 뿐이다 +29 24.09.07 13,071 504 19쪽
24 024. 나쁠 것 하나 없는 거래다 +43 24.09.06 13,539 597 19쪽
23 023. 입맛이 그리 텁텁하지만은 않다 +35 24.09.05 13,806 615 20쪽
22 022.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60 24.09.04 13,758 651 19쪽
21 021.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28 24.09.04 13,720 534 17쪽
20 020. 역시. 키워 쓰는 맛은 각별하다 +32 24.09.03 14,382 525 19쪽
19 019. 지금 여기, 살아 있노라 외치고 싶어진다 +34 24.09.02 14,607 58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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