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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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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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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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6. 나는 내 뿌리를 소중하게 여긴다

DUMMY

#. 2017년 12월 30일

#-1.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

#-2. RRQB


“진짜 장관인데?”

“그러게요.”

“하하. 완전히 남의 일처럼 말하는 거 알아?”

“Yup. 대체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내가 말하는 대상은, RRQB 야외 풋볼 필드 부지의 철조망을 둘러싸고 있는 이들이다.


이틀 전 마틴이 올린 트위터 하나가.

인근 D1 대학을 모두 여기로 불러들였다.

덕분에 어제 많은 이들과 악수를 했다.


[“베일러일세. 전에 만난 적 있지?”]

[“네- 기억나요.”]

.

[“A&M일세. 보낸 선물은 잘 받았나?”]

[“게살 케이크 말씀이시죠?”]

[“그래- 칼리지 스테이션의 명물이지.”]

.

[“꿀일세. 오클라호마의 특산품이지.”]

[“오- 잘 받을게요.”]

.

[“쉬플리 도넛이라고 아나?”]

[“아뇨.”]

[“우리 휴스턴 사람들은 던킨 같은 쓰레기는 먹지 않네. 특별히 만들자마자 가져온 거야.”]


포트워스까지 찾아온 대학 관계자들의 목적은 나를 스카우트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당연했다.

상당 부분 알려질 대로 알려졌으니까.

대학마다 보고서가 산더미처럼 있을 거다.


대신 그들은 리쿠르팅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성의(Sincerity)를 내게 보여주려고 했다.


순수한 호의를 가장한 선물.

가족의 안부를 묻는 행위.

좋아하는 게 뭔지를 질문하는 등등.


사람들은 내게 입학을 권유하러 온 게 아니라, 순수하게 날 좋아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했다는 것을 은근슬쩍 어필하려고 했다.


그동안 말하진 않았지만.

파이아에 아예 상주하는 사람도 있다.


오아후에는 없는 게 다행이랄까?


“그럼, 시작할까?”

“언제 그러나 했어요. 가죠.”

“그래.”


주변에 조금 어수선해지긴 했지만.

훈련은 확실히 재미있다.


“오늘은 윅 러닝을 연습할 거야.”

“네.”

“너도 잘 알겠지만, 보통 수비 전술을 짤 때 가장 기본은 쿼터백의 약한 곳을 노리는 거야. 더구나 쿼터백의 패스는 쉽지 않으니까.”


한 번이라도 풋볼을 만져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일단 이 공은 제대로 손에 쥐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던지는 건 더더욱 어렵다.

멀리 던지는 거?

공이 춤추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래서 볼을 강하고 멀리 던지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 같은 게 있는데, 여기에는 예외라는 건 없다.


오른손잡이라면 왼쪽을 등지고.

왼손잡이라면 오른쪽을 등진다.


반면 태클은 좌우 모든 곳에서 가해져 오기 때문에, 등지는 방향을 쿼터백 기준으로 윅(Weak) 사이드라고 부른다.


전술적으로도 스트롱(Strong)과 윅이 따로 정해져 있지만, 쿼터백 기준으로도 같은 게 있다는 뜻이다.


“이번 상황은 스트롱 블리츠를 가정할 거야.”

“정면에서 오는 것 말이군요.”

“응.”


풋볼 수비 전술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 중엔 블리츠(Blitz)라는 게 있다.


주로 3-4 수비 전술에서 쓰이며, 후방에 네 명. 혹은 그 이상의 백(Back)들을 두어 최대한 빠르게 쿼터백을 덮쳐 패스를 못 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이때 쿼터백이 얼을 타게 되면?

그대로 색(Sack)을 당해버린다.


하지만 냉정한 쿼터백이라면 이럴 때 바로 애프터 플레이로 전환해서 위기 탈출을 시도한다.


지금 하려는 게 그거다.

위기 탈출.


그런데 잘 알겠지만, 오른손잡이가 왼쪽으로 달려가면서 목적지로 볼을 정확히 보내기는 쉽지 않다.


라이언은 내게.

그 요령을 알려주려고 한다.


음-

이미 알고는 있지만.

배움은 언제나 옳다.


“달리다가 몸을 돌리는 순간이 중요해.”


라이언이 내게 먼저 시범을 보였다.

그리고 난 그걸 따라 했다.


“이렇게요?”

“훌륭해. 하지만 좀 더 이렇게···.”

“···.”

“필드를 좀 더 통통 뛴다는 느낌으로.”

“···.”

“좋았어. 한번 던져볼래?”

“네.”


포켓(Pocket)이라고 가정한 위치까지 이동한 뒤.

바로 던지기 자세를 취했다.

그러곤 정면에서 수비가 달려온다고 상상했다.


재빠르게 몸을 돌려.

볼을 보호하며 왼쪽 사이드라인으로 달렸다.

그러다 아까 가르쳐준 대로.


“···.”


재빨리 스로잉 자세를 잡은 후.

엔드존을 향해 볼을 집어 던졌다.

받아줄 리시버는 애초부터 없다.


그냥, 누군가 달린다고 상상했다.


“오우!”

“좋은데.”

“빨라.”


왼쪽 사이드라인과 가까운 철조망에 붙어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생생히 전달되어왔다.


일단 그걸 무시하며.

라이언에게 물었다.


“괜찮았어요?”

“완벽했어.”


RRQB에서 훈련하는 동안 코치들에게서 듣길.

이곳에 온 고등학생 중에서 제일이랬다.


당연하지.


대학까지 포함해서가 아닌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사실 거기까지 바라는 건 무리다.


“몇 개만 더 해보자.”

“All Day.”

“하하. 그럼, Let`s Go.”


계속 같은 동작을 반복하길 십여 번.

그런 뒤엔 또 다른 훈련을 했다.


이번엔 리시버가 있었고, 가장 기본적인 슬랜트(Slant) 옵션을 15번 연속 성공할 때까지 패스를 보내고 또 보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그렇게 레슨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사람들은 어김없이 내게 다가왔다.


“함께 저녁이라도 먹는 건 어때?”

“브라조스라고 멋진 BBQ 가게가 있는데.”

“혹시 이탈리안 좋아하나?”

“근사한 정통 텍사스 스테이크 가게가 있어.”

“한식은 어떤가?”


제안은 참 고마운데.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

“오···.”

“그럼 어쩔 수 없지.”


이분들은 틀림없이 내가 핑계를 댄다고 생각하겠지만, 오늘은 진짜로 선약이 있다.


말하자면 조금 긴.

그런 분들과.


***


#. 오후 5시 23분

#-1. 미국, 텍사스 콜리빌

#-2. 영선의 별장


외할머니와 함께 장을 본 다음.

별장으로 돌아왔다.


“좀 도와드려요?”

“안 돼. 네 손은 보물인데, 아껴야지.”

“그럼 최소한 씻는 것만이라도 하게 해주세요.”

“착하기도 하지. 네 어미가 잘 키웠구나.”

“아버지도요.”

“··· 일단, 이것 먼저 씻어주렴.”

“넵.”


감자와 각종 채소가 담긴 볼을 들고 싱크대에 서서 하나씩 꼼꼼하게 씻었다.


보면 알겠지만, 오늘은 손님이 있다.


“7시까지였죠?”

“그래.”

“어젠 진짜 큰일 날 뻔했어요.”

“사유지에 멋대로 들어온 벌이지.”

“하하. 그건 그렇지만요.”


인구 25,000명 정도의 콜리빌은 댈러스 주변에서는 이른바 부촌(富村)으로 불린다.


외할머니의 별장은 빅 베어 강을 끼고 있는데, 남북으로는 6개의 작은 골프 코스가 있고 한쪽 귀퉁이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공을 들이신 작은 트러플 군락지도 있다.


다만 이 주변은 내비게이션과 같은 게 통하지 않아서 위성 신호는 잡혀도 길이 찾아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1년에 한두 번 길을 잃거나 하는 사람이 발생한다. 보통은 근처 골프 코스가 바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특별히 트러플 군락지로 가는 경우는 없었다.


한데, 어제는 하필이면 일이 그렇게 됐다.


외할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며 RRQB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트러플 군락지에 누가 들어왔다고 경보가 울렸다.


그리고 그 즉시.

외할머니는 샷 건을 집어 드셨다.

···

그래.

진짜 샷 건.


깜짝 놀란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외할머니의 뒤를 따라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총성을 듣게 되었다.


침입자(?)를 발견한 외할머니가.

허공으로 총을 쏘아 올린 것이다.


[“지금 뭐 하는 개 짓거리야?!”]


엄마가 어떻게 아빠를 휘어잡았겠나?

나보다 더 힘도 세고 빠른 아빠를.

유전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작가라는 직업과 동양인 특유의 야리야리한 체형이 더해져 사람들은 외할머니를 연약하게 보지만, 할머니나 엄마 못지않게 굉장한 분이다.


아무튼.


경보를 발동시킨 주인공은 남자 둘이었고, 샷 건 소리에 다리가 풀려버린 그들은 공포에 떨었다.


그러다 내가 등장하자.

그들은.

[“모, 모이!! 드웨인 모이 스톤!!”]

[“엥?”]

구세주라도 발견한 듯, 내 이름을 외쳤다.


[“저, 저는 기자입니다!”]

[“기자? 기자가 왜 여기에?”]

[“기, 길을 잃었습니다!”]


양팔을 들어 올린 기자 하나가 지갑을 꺼내도 되냐고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외할머니께 말을 했었다.


얼마 뒤 지갑이 날아왔고.

내가 그걸 주워서 확인했다.


[“기자 맞는데요?”]

[“···.”]


그제야 총구를 내린 외할머니는 멋대로 사유지에 들어온 탓이라며 쿨하게 돌아섰고, 내가 기자들의 앞으로 가서 사과와 함께 지갑을 돌려줬다.


오늘은.

사과의 의미로 초대한 저녁 자리다.


외할머니는 이런 분이다.


잘못했다고 생각하실 땐.

이런 식으로 손을 내민다.


그런데 그나저나 그 양반들.

오늘은 제대로 오려나?

또 그러면 곤란한데.


“설마, 오늘도 길을 잃는 건 아니겠죠?”

“기자인데, 그 정도 머저리는 아니겠지.”

“그렇겠죠?”

“감자는 다 씻었니?”

“네.”

“씻었으면 이리 주렴.”


감자를 먼저 건네고, 얼마 뒤엔 씻은 채소 전부를 외할머니 곁에 두었다.


“다 했어요.”

“고맙구나. 이제는 조금 쉬렴.”

“필요한 건 언제든 말씀하세요.”

“그런데.”

“?”

“정말 괜찮겠니?”


외할머니는 오늘 저녁에 초대한 손님들의 직업이 기자라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그냥 사과만 하려고 했다.


귓속말로 저녁에 초대하자고 했던 건 나고.

하지만, 이러는 데는 전부 이유가 있다.


“어제 일이 있었는데, 설마 뭔 짓 하겠어요?”

“일단 검사부터 할 생각이란다.”

“검사요?”

“도청이나 녹음 장치 같은 거 있을지도 모르잖니.”

“하지만 그걸 어떻게···.”

“저~기. 찬장 안쪽에 보면 있단다.”


아-

있구나.

그런데.


이게 왜 있어?


외할머니가 가리킨 찬장에서 공항에서나 보던 탐지기를 발견한 나는 그것을 손에 쥐고 그대로 얼음이 되어 있었다.


“소설을 쓸 때 필요해서 사뒀단다.”

“이게 필요하셨다고요?”

“뭐든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거 알지 않니.”

“아··· 그렇구나.”

“충전 좀 해놓아 주련?”


금속탐지기의 충전 방식이 휴대전화기처럼 전선을 연결해서 하는 건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우와-

전생에서도 몰랐었는데.


“··· 뭐?”

“외할머니가 이걸 하셔야 들여보내 주시겠대요.”

“···.”

“어제 일··· 기억하시죠?”

“···.”


약속한 시각에 맞춰 집으로 온 기자분들은 별장 현관에서 탐지기를 든 나를 보며 크게 당황했다.


왜 아니겠어.

나도 내가 웃긴 데.

그런데 어떻게 해.

별장 주인은 내가 아니거든?

로마에 왔으면, 로마 법을 따라야지.

안 그래?


“···.”

“···.”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두 사람이 팔을 좌우로 뻗었고, 대충 시늉만 하려던 나는.


삐—이.

“어라?”

삐—이.

“또?”

삐—이.

“···.”


외할머니의 혜안에 새삼 감탄했다.

아니 이 양반들.

진짜 몰래카메라랑 도청 장치라고?


“크흠, 흠.”

“지, 직업병이라.”

“혹시 태클 맞아보셨어요?”

“그, 그게 무슨···.”


환하게 웃으며 농담이라고 말한 나.

하지만 표정과는 달리.


콰직!

콱!

콱!!


바닥에 떨어뜨린 물건들을 강하게 짓밟아 부쉈다.

이제 기자들은 내 눈도 못 마주친다.


아니, 그러게.

호의를 베풀면.

꼭- 이렇게 뒤통수를 치려고 해요.

네?


기자들이란 역시 못 믿을 족속인 건 알지만.

그래도 난 이 사람들이 필요했다.

당장은 말고.

나중을 위해.


“이젠 더 없죠?”


단호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나는 그제야 현관문을 열고 외할머니를 향해 소리쳤다.


“CLEAR!!”


이러니 꼭 FBI가 된 것 같잖아?


이거.

진짜 재미있네.


***


(케이트 압도) - Fox Sports 스튜디오

“조금 전에 발표된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매년 U.S Army가 후원하는 All-American Bowl과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이 대회는 매년 1월, 이듬해 대학에서 뛰게 될 선수들을 팬들에게 미리 보여주기 위한 무대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사상 최초로, 졸업반이 아닌 2학년 선수가 선발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들으신 많은 분이 아마 예상하셨겠지만. 네 그렇습니다. 드웨인 모이 스톤이 All-American Bowl 역사상 최초로, 졸업반이 아닌 선수 중에서 뽑힌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

.


(존 손더스) - ESPN 대학 풋볼 진행자

“와-우. 저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소포모어? 소포모어라고요? 우리는 모두 드웨인 모이 스톤이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고등학교 신입생 시즌을 보냈고, 마찬가지로 역사상 최고의 고등학교 소포모어 시즌도 보냈죠. NCAA Division 1의 모든 대학이 한때 이 친구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중 50여 개를 모이가 직접 거절했죠. 아마 지금은 60개? 70개? 그 정도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젠, All-American Bowl에 뽑혔네요. 전 나갈래요. 못해 먹겠습니다. 대체 이 친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죠?”


(맥 브라운) - ESPN 대학 풋볼 분석가

“규격 외인 거죠. 그리고 저는 이번 일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All-American Bowl 역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가 한 사람의 리쿠르팅을 위한 무대가 되는 셈이니까요. 마음에 들어요. 모이로 인해 대학 풋볼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역사상 그 어떤 고등학생도, 신입생 시절부터 이러지는 못했죠.”


(존 손더스)

“트레버 로렌스는요?”


(맥 브라운)

“그는 조지아의 관심을 받으면서 유명해진 경우죠. D1의 많은 팀이 로렌스를 원했겠지만, 모이와는 수준이 다릅니다.”


.

.


(마리아 테일러) - NBC 스튜디오 진행자

“매우 흥미로운 구도가 됐네요. Team East에 트레버 로렌스가 있고. Team West에는 드웨인 모이 스톤이 있네요. 두 선수가 같은 쿼터에서 대결할지는 모르겠지만요.”


***


#. 2018년 1월 2일

#-1. 미국, 텍사스 콜리빌

#-2. 영선의 별장


이틀 전에 RRQB 레슨이 끝났고.

어제는 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때는 할머니의 집에서 모인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고, 부모님은 처음과는 다르게 오히려 좋은 일을 한 것 같다며 외할머니를 잘 보살펴드리라고 했다.


그런 뒤에는 한국의 문화로 새해를 맞았다.


전화기로 종소리를 들으며 외할머니께 절이라는 걸 했고, 어눌한 한국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도 했다.


아.

나 한국어는 조금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배웠다.


아무튼.


어제 아침엔 만두를 넣은 떡국을 먹었다.

외할머니는 내게.

[“혼자가 아니어서 참 좋구나.”]

라고 하셨다.


실은 외할머니는 멋대로 결혼해버린 아버지와 엄마를 아직 용서하지 못하셨다. 그나마 엄마랑은 가끔 통화하지만, 아버지는 보는 것도 싫어하신다.


뭐.

어떤 가족에게나 있을 법한 사연이다.

형태는 각기 다르겠지만.


“준비는 다 됐니?”

“네, 할머니.”


처음엔 무작정 레슨만 보고 여기에 왔다.

그런데 지금은 나도 여기 오길 잘했단 생각을 한다.

외할머니도 진짜 너무너무 좋다.


“어젠 종일 네 뉴스만 나오더구나.”

“하하. 사람들이 호들갑이죠, 뭐.”

“모이.”

“?”

“난 네가 무척 자랑스럽단다.”

“···.”


종종 듣는 이야기긴 하지만.

어떨 땐 코끝이 시큰거린다.


전생에서는 가족으로부터 단 한 번도 못 들어본 말이기도 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눈물이 핑 돌 때가 있다.


하지만 울 수는 없었기에.

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랑해요, 할머니.”

“··· 어서 가자.”

“네.”


나중에 어디로 대학을 갈지 모르지만.

결심을 하나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대학 친구들을 데리고 이곳에 올 거다.

함께 골프도 치고.

또 트러플도 따고.


그러다 잘못 길을 들어 경보를 울리는 사람이 생기면, 할머니가 총을 쏘지 않게 먼저 달려가 보려고 한다.


공항까지 가는 길이 어찌나 빠르던지.

이별이 아쉬워 더 그랬나 보다.


“도착하면 연락 드릴게요.”

“그러렴. 그리고 모이.”

“네, 할머니.”

“너의 절반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란다.”

“어디에서든 그걸 잊지 말라고요?”

“하하. 그래.”


그거 아시려나.

이렇게 보여도.

한 번도 잊은 적 없다는 거.


하와이의 문화를 존중하는 만큼.

아니. 그렇기에 더욱더.

나는 내 뿌리를 소중하게 여긴다.


바로 그게.


“스톤이 하는 일이니까요.”

“··· 그래. 그렇겠구나.”


난 마지막 할머니의 대답이 너무 좋았다.

아버지를 용서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행동으로 그러지 못하시는 건.

아마 자존심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시간이 더 흐르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뭘 해도 좋고.


그렇지만.

지금은.


“사랑해요, 할머니-!”


미래를 위해서 집중할 때였다.

All-American Bowl.


난 이제.

텍사스, 샌안토니오로 향한다.


***


※ 2018 All-American Bowl Roster

: 포지션별 주요 선수만


● East


QB. 트레버 로렌스 : 198cm/94kg

-> 카터스빌 고등학교(조지아)

-> 내셔널 1위

-> 클렘슨 진학


RB. 자미르 화이트 : 186cm/95kg

-> 스코틀랜드 카운티(노스캐롤라이나)

-> 내셔널 9위

-> 조지아 진학


WR. 데리온 켄드릭 : 186cm/83kg

-> 사우스 포인트(사우스 캐롤라이나)

-> 내셔널 26위

-> 클렘슨 진학


TE. 제레미 루커트 : 196cm/108kg

-> 린덴허스트(뉴욕)

-> 내셔널 37위

-> 오하이오 주립 진학


OG. 자머리 샐여 : 193cm/147kg

-> 페이스 아카데미(조지아)

-> 내셔널 10위

-> 조지아 진학


OG. 트레이 힐 : 191cm/157kg

-> 휴스턴 카운티(텍사스)

-> 내셔널 62위

-> 조지아 진학


OT. 잭슨 카르맨 : 198cm/150kg

-> 페어필드(오하이오)

-> 내셔널 17위

-> 클렘슨 진학


OT. 케이드 메이스 : 198cm/144kg

-> 녹스빌 카톨릭(테네시)

-> 내셔널 22위

-> 조지아 진학


.

.


DT. 네스타 제이드 실베라 : 188cm/140kg

-> 아메리칸 헤리티지(플로리다)

-> 내셔널 54위

-> 플로리다 진학


SDE. 제이비어 토마스 : 190cm/118kg

-> IMG 아카데미(플로리다)

-> 내셔널 3위

-> 클렘슨 진학


WDE. 마이카 파슨스 : 190cm/ 107kg

-> 해리스버그(펜실베이니아)

-> 내셔널 5위

-> 펜실베이니아 주립 진학


OLB. 애덤 앤더슨 : 193cm/97cm

-> 롬(조지아)

-> 내셔널 18위

-> 조지아 진학


ILB. 채닝 틴돌 : 188cm/97kg

-> 스프링 밸리(사우스캐롤라이나)

-> 내셔널 103위

-> 조지아 진학


CB. 패트릭 서틴 2세 : 187cm/90kg

-> 아메리칸 헤리티지(플로리다)

-> 내셔널 6위

-> 앨라배마 진학


CB. 타이슨 캠벨 : 190cm/82kg

-> 아메리칸 헤리티지(플로리다)

-> 내셔널 12워

-> 조지아 진학


APB. 제임스 쿡 : 181cm/82kg

-> 노스웨스턴(플로리다)

-> 내셔널 41위

-> 조지아 진학


K. BT 포터 : 180cm/75kg

-> 사우스 포인트(사우스캐롤라이나)

-> 내셔널 1633위

-> 크렘슨 진학


.

.


● WEST


QB. 드웨인 모이 스톤 : 190cm/100kg

-> 카후쿠(하와이)

-> 내셔널 랭킹 : 없음(2020년 클래스)

-> 진학 대학 미정


QB. JT 다니엘스 : 188cm/93kg

-> 메이터 데이(캘리포니아)

-> 내셔널 랭킹 16위

-> USC(CA) 진학


QB. 태너 맥키 : 198cm/100kg

-> 센테니얼(캘리포니아)

-> 내셔널 46위

-> 스탠퍼드 진학


WR. 아몬-라 세인트 브라운 : 182cm/87kg

-> 메이터 데이(캘리포니아)

-> 내셔널 11위

-> USC(CA) 진학


WR. 제일런 와들 : 176cm/79kg

-> 에피스코팔(텍사스)

-> 내셔널 39위

-> 앨라배마 진학


OC. 저스틴 데디치 : 188cm/132kg

-> 채퍼럴(캘리포니아)

-> 내셔널 110위

-> USC(CA) 진학


OG. 에밀 에키욜 : 188cm/146kg

-> 캐서드럴(인디애나)

-> 내셔널 113위

-> 앨라배마 진학


OT. 브레이 워커 : 200cm/145kg

-> 웨스트무어(오클라호마)

-> 내셔널 29위

-> 오클라호마 진학


OT. 퍼네이 스웰 : 196cm/158kg

-> 데저트 힐(유타)

-> 내셔널 57위

-> 오레곤 진학


.

.


DT. 토미 토기아이 : 190cm/132kg

-> 하이랜드(인디애나)

-> 내셔널 55위

-> 오하이오 주립 진학


SDE. 에이단 허친슨 : 198cm/118kg

-> 디바인 차일드(미시건)

-> 내셔널 112위

-> 미시건 진학


WDE. 로니 퍼킨스 : 189cm/116kg

-> 루서런 노스(미주리)

-> 내셔널 66위

-> 오클라호마 진학


ILB. 팔라이에 가오테오테 4세 : 188cm/107kg

-> 비숍 고먼(라스베이거스)

-> 내셔널 15위

-> USC(CA) 진학


CB. 앤써니 쿡 : 183cm/76kg

-> 라마(텍사스)

-> 내셔널 64위

-> 텍사스 진학


S. 케이든 스턴스 : 185cm/87kg

-> 스틸(텍사스)

-> 내셔널 19위

-> 텍사스 진학


S. 켈빈 조셉 : 187cm/87kg

-> 스코틀랜드빌 마그넷(루이지애나)

-> 내셔널 42위

-> 루이지애나 주립 진학


ATH. 탈라노아 후팡가 : 184cm/87kg

-> 크레센트 밸리(오레곤)

-> 내셔널 88위

-> USC(CA) 진학


작가의말

밑에 선수 소개 빼고

7600자 입니다.

이러면 어김없이 글자 뻥튀기 댓글 있어서


NFL 보시는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현역 선수들이 꽤 많죠?

안적힌 현역 선수들도 있습니당.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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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043.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나의 다음 단계다 +45 24.09.21 7,239 478 17쪽
42 042. 패배는 절대 상상할 수 없다 +32 24.09.21 7,235 491 18쪽
41 041. 이런 아픔은 언제든 환영이다 +27 24.09.20 8,016 414 21쪽
40 040. 우린 이 승리를 즐길 자격이 있다 +27 24.09.19 8,539 424 19쪽
39 039. 오늘도 우리의 공격은 거침이 없다 +31 24.09.18 8,884 453 18쪽
38 038. 난 성인군자는 아니다 +18 24.09.17 9,462 417 19쪽
37 037. 제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해주세요 +38 24.09.16 9,787 481 19쪽
36 036. 나는 줄곧 그렇게 해왔다 +33 24.09.15 10,355 444 18쪽
35 035. 그러게, 좀 더 잘하지 그랬어 +35 24.09.14 11,010 488 18쪽
34 034. 차라리 오토바이에 치이는 게 나았을 걸? +46 24.09.13 11,461 535 19쪽
33 033. 팬티를 적실 만큼 맹렬한 걸로 +84 24.09.12 12,095 545 19쪽
32 032. 우리의 이번 시즌은 정말 대단할 것 같다 +40 24.09.11 12,373 523 18쪽
31 031. Welcome! 신입생과 전학생! +34 24.09.11 12,741 574 18쪽
30 030. 야, 나한테 뛰어와야지 +71 24.09.10 13,042 760 21쪽
29 029.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 +34 24.09.09 12,985 598 19쪽
28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31 24.09.09 13,446 553 18쪽
27 027.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냐? +35 24.09.08 14,020 562 16쪽
26 026.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42 24.09.07 14,084 647 16쪽
25 025. 순수하게 꿈을 좇고 있을 뿐이다 +30 24.09.07 14,401 540 19쪽
24 024. 나쁠 것 하나 없는 거래다 +44 24.09.06 14,880 64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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