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의 비선실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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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도둑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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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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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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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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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무사

DUMMY

“안해! 안 한다고! 진짜 다시는! 다시는 안 해!”


황궁 근처의 저잣거리.


수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전국 각지에서 들어온 각양각색의 물건을 파는 이 곳은 언제나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 곳에 들린 상인들은 각기 갈 길이 바빠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한시라도 빠르게 움직이곤 했었으나···


오늘은 갑자기 나타난 구경거리에 시선을 뺏긴 채, 별 해괴한 꼴을 봤다는 듯 눈을 꿈뻑이고 서있었다.


“아이구··· 쯧쯧··· 젊은 사람이 어쩌다 저렇게 됐담···”


“허우대는 멀쩡해 보이지 않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곤 하는 저잣거리의 한가운데.


그 곳에 한 남자가 누워서 난동을 피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이게 말이 되냐고! 내가 뭘 해도, 어떻게 해도! 죽어버리는데!”


남자는 세상 사람 누굴 붙잡고 물어봐도 미남이라고 할 법한 곱상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검은색 머리칼은 질 좋은 먹물로 한땀한땀 칠한 듯 윤기가 나고 있었으며, 곱상한 외모와 반대되는 다부진 체격이 옷 밖으로도 여실히 두드러졌다.


게다가 남자의 비싸보이는 도포며, 허리춤에 찬 온갖 장식이 수놓인 칼이며, 이 모두가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으나···


“안해! 안 한다고! 이제 내 맘대로 살거야!”


···남자는 무슨 다섯 살베기 어린 아이처럼, 흙바닥에 누워서는 잔뜩 투정을 부리고 있던 것이었다.


상인들 중 그 누구도 남자를 말리지 못 하고, 그저 이 괴상망측한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한편.


“다들 길을 비켜라! 황명이다! 비키거라!”


황실 사람으로 보이는 가신 한 명이 군중을 헤치고 와서는, 남자에게 말했다.


“···황녀 전하께서 기다리십니다.”


남자는 자리에 대자로 누워서는, 전부 부질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안 해요. 안 해. 가서 딴 사람 알아봐요.”


“이제 황실의 사람이 되실 분이! 이 시장 길바닥에서 무얼 하고 계신겁니까!”


“아, 안한다고! 가서 딴 사람 알아보라고! 황실의 사람이고, 호위무사고··· 이제 싫다니까!”


흠칫!


남자의 난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상인들은 전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무릇 상인이란 정보에 살고, 정보에 죽는 족속들이었다.


칼을 차고 있는 남자, 궁에서 온 가신, 황녀 전하, 황실의 사람.


게다가 냅다 누워있는 남자가 스스로 말하지 않았는가. ‘호위무사’ 라고.


이 모든 정보를 조합해보면, 저 흙바닥에서 다섯 살짜리 남자 아이같이 난동을 부리는 저 남자가 누구인지 쉽게 추측해낼 수 있었다.


“설마··· 저 남자가···”


“새로이 궁에 들어 황실의 호위무사가 되기로 한··· ”


“서원평 공이란 말이오?”


땡깡부리는 아이처럼 바닥을 쓸고 있던 남자, 서원평은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또, 또··· 또 다시 해야된다고? 그 지랄을 또 해?”



***



자다 깨니, 빌어먹을 로맨스 판타지 소설의 남주인공으로 빙의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하면, 5500자의 울분을 꽉꽉 눌러담은 악플을 달았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이게 자업자득이라고 말 할 수도 있다.


허나, 내게 다시 이유를 듣게 된다면 참 억울하지 않을 수 없었겠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빙의한 소설, ‘황녀님, 호위가 아니라 호의입니다.’는 멜랑꼴리하고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었다.


무뚝뚝하지만 세상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몸소 체험해 보았던 호위무사와, 만인에게 친절하지만 새장 속 새처럼 황궁 저 구석탱이에 갇혀지내던 황녀가 서로를 만나고, 사랑이 싹 트곤 하는··· 그런 이빨 썩는 달달한 로맨스 소설인 것이다.


나는 고달프고 삭막한 일상에 지칠 때마다, 이 소설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힐링을 느끼곤 했다.


심지어는 쥐꼬리같은 월급 모아서 후원도 했다. 항상 잘 보고 있냐느니, 덕분에 오늘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느니 하며 작가에게 칭찬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그래, 그때까지는 참 좋은 소설이었다.


설마, 설마···


“거기서 피폐 드래프트를 해버리는 게 말이 되냐고. 갑자기 제국이 멸망하고, 백성들이 봉기를 들고 일어나고, 황녀가 처형당하고, 미쳐버린 호위무사가 악역이랑 손 잡고 세상을 부셔버리는 엔딩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고···”


내 최애 소설이 그런 최악의 방식으로 끝나버릴 줄은, 도저히 몰랐던 것이다.


고로 나는, 내가 느꼈던 기쁨을 그대로 분노로 치환해 5500자를 꽉꽉 채운 악플을 달았다.


그리고 자다 일어나니, 소설의 남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하, 하하! 그래! 빙의한 것까진 좋다 이거야. 응? 새드 엔딩말고 해피 엔딩으로 니가 직접 끝내봐라! 뭐 이런 거 아니었냐고···”


나는 황녀가 처형당하지 않는 세계선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허나 그런 내 의지를 오롯이 부정하듯이, 내가 빙의한 이후에도 황녀는 처형 당하는 것을 피하지 못 했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아왔다.


어찌저찌 처형당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놨더니만, 이번엔 독살을 당했다.


다시 또 시간을 되돌아왔다.


내내 기미상궁을 자처하며 독살당하는 상황마저 막아놨더니만, 이번엔 독화살에 맞아 암살을 당했다.


그리고 또 다시 시간을 되돌아 왔고, 또 시간을 되돌아오고, 또 시간을 되돌아왔다.


그렇게 같은 시간의 굴레를 반복한지도, 어연 일곱 번째.


나는 황녀의 죽음을 여섯 번 목격하고, 일곱 번째로 소설의 시작 지점으로 돌아왔다.


매 회차를 러프하게 20년으로 잡아도, 무려 120년을 같은 시간의 굴레에서 살아온 것이다.


···안 미치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과묵하신 분인 줄 알았건만, 무어라 그리 중얼거리시는지··· 그렇게 호위무사가 되는 게 마음에 안 드십니까?”


황궁으로 향하는 마차 안.


날 데리러 온 황궁 가신이 내게 그렇게 물었다.


이 질문도 어연 다섯 번째라, 나는 질린다는 표정을 하며 받아쳤다.


“오래 살다보면 다 이렇게 됩니다. 성격이 베베 꼬여버리는 것이지요.”


“···분명 올해로 성인이 됐다고 들었는데.”


내게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가신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문서 몇 장을 휘휘 넘기며 할 일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데자뷰처럼 반복되는 이 광경에 눈을 돌리고는, 마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춤을 추며 떨어지는 벚꽃잎, 봄을 노래하는 새들의 지저귐이 이 곳이 로판 속 세계임을 여실이 증명하고 있었다.


“···”


허나, 나는 이번에야말로 결심했다.


절대, 절대로! 이번 생에는 저 놈의 황녀와 얽히지 않을 것이라고.


걸어다닐 때마다 죽음의 위협이 시시각각 들이닥치는 저 황궁에 절대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이왕 무한히 회귀하는 삶을 살게 됐으니, 분명 활용할 곳이 많을 터였다.


일곱 번째 되는 인생동안 다져놓은 내 무공은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대적할 자가 없었다.


일곱 번이나 똑같은 세상을 살아왔으니,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지도 훤히 알고 있었다.


“그래, 이번에야말로··· ‘호위무사가 백만장자임’, ‘회귀했더니 주지육림’ 한 번 가보는거야!”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그렇게 다짐해보였다.


“···분명 멀쩡한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문서를 검토하던 가신이 수상쩍다는 표정으로 나를 힐끔 훑어보긴 했으나···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앞으로 상관으로 마주할 일도 없을 사람인데 말이다.


마차는 황궁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나 역시 이번 생엔 어떻게 살아갈지 천천히 생각을 정리했다.


“···”


상념 하나가 머릿 속에 툭, 떠오른다.


황녀를 처음 만났던 첫 회차, 처형대에서의 기억이다.


-호위무사여, 그대를 이름으로 불러도 되겠느냐?


-···아니되옵니다. 황녀 전하.


-왜, 마지막이지 않느냐? 우리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지금이 마지막일 터, 소원 하나 정도는 들어줄 수 있지 않느냐···


-···


-원평아, 원평아··· 크크, 이리 부르자니 어색하구나.


-···


-원평아.


-예, 황녀님. 듣고 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이라 자부하곤 했으나, 이리 되니 딱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구나.


-···무엇이 말입니까?


-그대를 마음에 둔 것, 그로 하여금 그대를 곤경에 빠지게 한 것.


-···


-그것이 참으로 마음에 걸리는구나···


그 뒤의 기억은 모호하다.


황녀의 말이 멎고, 시뻘건 피가 처형대를 뒤덮고.


누군지 모를 남자 하나가 세상이 떠나갈 듯 울부짖더니, 미친 사람처럼 날뛰곤 했던 것 같다.


‘아냐, 그래도··· 이번 생은 다르게 살거야. 절대, 절대로 얽히지 않을거니까.’


나는 상념을 지우고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숨기고 싶은 양, 황궁 내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건물.


어느새 마차는 황녀가 머무는 궁에 가까워져, 그녀가 좋아하던 개나리가 곳곳에 피어 있었다.


-원평아! 원평아! 이것 좀 보너라! 이곳저곳 개나리가 활짝 피었구나!


-이, 이 꽃이랑 소녀랑··· 둘 중에 누가 더 곱느냐? 사양할 것 없이, 솔직하게 말해보거라!


다시금 머릿 속을 채우려는 기억들을 고개를 억지로 털어내며 지워냈다.


“···”


허나 아무리 시간을 되돌아 온다고 하더라도, 시간과 달리 기억은 가슴 속에 깊이 흉을 남기곤 하는 것인지라.


‘인사, 인사 정도는 하고 갈 수 있지. 이왕 인사하는 거, 반란도, 독도,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도··· 조심 좀 하고 다니라고 할 수는 있는거고.’


나는 그리 생각하며, 몇 번이고 다시 돌아왔던 궁에 다시 발을 내딛고는 하는 것이다.



***



황녀 이설이 은둔하는 궁, 운월궁(雲月宮).


이 곳은 내게 익숙한 장소다.


여섯 번의 인생을 똑같은 곳에서 내내 반복하다보면, 싫어도 그 곳이 제 집처럼 익숙해지곤 힌다.


눈을 감고도 어디가 어딘지 익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이 곳을, 나는 제 집처럼 이리저리 넘나들었다.


“궁이 꽤나 편해보이십니다? 마치 한 번 방문하신 적이 있는 것처럼···”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가신이 말했다.


내가 어느 정도로 이 곳에 적응했냐 하면은, 가신의 저 말이 ‘궁에서는 깝죽거리지 말고 경건한 태도를 유지하라’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다.


나는 비단 궁의 풍경에만 적응한 건 아니었다.


-챠박챠박!


“휴우···”


저 개울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나인은, 두 남동생을 먹여살리기 위해 몸이 닳도록 일한다는 사실을 안다.


“어여 입추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슬슬 만들어놓은 곶감도 다 떨어지고 있으니···”


“끌끌··· 그러게나 말입니다.”


내 뒤를 따라오는 내시 일동은 곶감을 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제 아무리 호위무사라고 한들, 황녀 전하가 기개하시는 침소에 검을 들고 가도 되는 것인지요.”


“시녀장, 지나친 걱정이오.”


“허, 허나···”


시녀장은 황녀를 많이 아끼는데, 가끔은 보호가 지나쳐 사용인들을 곤란하게 한다는 사실을 안다.


내가 이 곳을 잘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이 곳에서 오랜 시간을 지냈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궁 옆의 감나무, 그 옆에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 연못에 둥둥 띄워져 있는 연꽃 같은, 황궁 구석구석에. 


내가 살아온 기억, 추억, 발자취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


허나, 나만 알고 있는 이 기억은 아련함보다는 쓰라림을 주곤 했다.


회귀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무로 돌려놓고는, 내 가슴 한 켠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겨놓곤 하는 저주다.


데자뷰처럼 반복되는 이 모습은 내게 풋풋한 추억이 아닌, 사무치는 괴로움으로 다가오곤 했다.


고로 나는 이번에야말로 황궁 호위무사로써의 삶을 포기하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이용해 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도착했습니다. 이 곳이··· 황녀님이 머무시는 운월채입니다.”


수백, 수천번을 왔다갔다 했던 커다란 정문을 열어제낀다.


-터벅터벅


몇 번이고 걸어왔던 돌길에 같은 보폭으로 발자취를 남긴다.


그리고는, 몇 번이나 하곤 했던 다짐을 다시금 중얼거린다.


“현혹되지 말 것, 절대로 현혹되지 말 것.”


문, 문, 또 문··· 수많은 문을 지나자, 창호지 너머로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


내 뒤를 따라오던 가신이 안으로 들어가, 익숙한 실루엣과 무어라 대화를 나누었다.


이윽고, 고고한 자세로 앉아있던 무언가가 청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새 호위무사라고 했지. 들라 하려무나.”


미닫이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고, 나인 몇 명이 고개를 숙였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말해야 한다.


호위무사 그딴 건 전혀 관심없다고 말해야 한다.


앞으로 수많은 위협이 당신의 목숨을 위협할 지언정, 나 서원평 하고는 일절 관계 없는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


“황녀 전하를 뵙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한쪽 무릎을 꿇으며 몇 번이고 그리 다짐했다.


이젠 질리도록 들어온 그 말이 돌아올 차례다.


“고개를 들거라. 본궁은 그런 사사로운 격식 같은 걸 따지지 않으니··· 그래, 얼굴이나 한 번 보자꾸나.”


나는 고개를 든다.


저번 회차에서는 몇십년간 보지 못했던 얼굴.


매 회차 내게 가슴 아픈 씁쓸함을 안겨주곤 했던 그녀의 모습은···


“그, 그래··· 흐, 흐음··· 기생 오라비처럼 생긴 게, 제법 괜찮게 생겼구나!”


이번에도 그대로였다.


기품넘치고, 우아해 보이면서도 일견 아이같은 호기심이 어린 얼굴.


부끄러울 때는 입을 가리고, 괜히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땅바닥을 이리저리 살피는 모습.


전부, 전부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자, 자기 소개나 한 번 해보거라! 내 아직 그대의 이름도 듣지 못했으니···”


궁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곧 떠날 것이니.


소관의 이름 같은 건 들어봤자 아무 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저는··· 황녀님의 호위무사를 할 생각 따윈 추호도 없습니다.


분명 이런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이 많고, 상냥하기까지 한 저 황녀에게 단단히 미운 털이 박힌 뒤, 바로 황궁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내 원래 목적이었던 까닭이다.


허나 내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서원평이라 하옵니다. 황녀 전하.”


자연스러운 자기소개와.


“···앞으로 황녀 전하의 호위무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몇 번이고 지켜지지 못했던 내 직책을 소개하는 말이었다.


아까 내가 말하길, 내게 주어진 회귀는 분명 저주라고 하였다.


허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게 내려진 저주는 비단 회귀 하나 뿐만은 아니었다.


“원평··· 원평이··· 좋은 이름이구나!”


그 작은 중얼거림 속에는, 세상만물을 궁금해하곤 하는 어린아이같은 호기심이 들어있다.


“오늘 날씨도 이리 좋은데, 산책이라도 가지 않겠느냐? 본궁이 참 좋아하는 개나리가, 궁 이곳저곳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으니···”


황궁 바깥에 만개한 개나리 같은 환한 미소가 세상을 환히 밝히곤 한다.


내게 내려진 저주는, 비단 회귀 뿐만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꼭··· 반드시···”


“응? 무어라 말 하였느냐? 호, 혹시 꽃구경은 싫은게냐···? 그, 그러면 차를 마시는 건 어떻느냐···?”


“···아뇨, 꽃구경. 저도 좋아합니다.”


같은 광경을 일곱 번이나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습을 처음 본 것처럼 쿵쿵 뛰기 시작한 심장의 병 역시.


저주라고 하면 저주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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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화월 (2) 24.08.21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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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돌담과 개나리 24.08.20 34 0 19쪽
» 호위무사 24.08.20 4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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