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공간이 생겼는데 야설창도 보여서 여배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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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작품등록일 :
2024.08.2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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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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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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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속초 여행

DUMMY

"뭐라고?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놈? 놈이라고?! 진짜 너네 회사 배우 다치는 꼴 보여줘?! 이 개망나니 새끼가 누구한테 욕질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 봉경호야! 봉경호!"


쯧쯧 감독이 배우를 두고 협박이나 하고...

거의 뭐 야쿠자나 마피아 비슷한 협박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연예계 바닥도 재계 못지 않게 더러운 바닥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봉경호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이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면... 결국 손해를 보는건 신하연이다.


탑스타는 괜히 탑스타가 아니다.

뭐라고 한마디만 해도 사방에서 세마디 네마디가 튀어 나온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괜히 스토커니...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날 수 있었다.

그건 ‘완벽’ 에 가까운 이미지를 구축한 신하연에게 좋을 리가 없었고.


나는 머릿속으로 어떻게 이 놈을 엿 먹여야 할지 고민하며 아직은 예의 바르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진정하시죠. 촬영장에서 생긴 일이니, 감독님이 알아서 범인을 찾아주십시오.”


“허허. 진작 그럴 것이지요. 어차피 이 바닥은 제가 잘 알고 있으니...”


다시 부드러운 분위기가 된 봉 감독을 바라보며 나는 날카롭게 말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감독님도 경찰서에 출두하시게 될 겁니다.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밑에 있는 스텝들 똑바로 관리하세요.”


“..... 뭐... 뭐야?! 너 나한테 감히 그 따위로 말해? 니가 사장이면 다야? 고작 초짜 주제에 뭘 안다고..”


대놓고 내게 들이박힌 봉경호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여유로웠다.

이번 기회에 갑을 관계를 확실히 이해 시킬 작정이다.



이 사람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면 내가 알게 해줘야지.



-저벅


-저벅


-저벅..


차분한 얼굴로 가까이 다가가, 귓속말로 감독에게 경고했다.


"어이 봉 감독, 계속 기싸움 해봐. 나는 촬영장에서 신하연 빼면 그만이야. 알아 들어? 내 배우 다치면 국물도 없을 거라고."


나는 지금 화가 많이 났다. 그리고 화가 나니까 원래 성질이 튀어나왔다.

일전에 말했듯 나는 그렇게 고상한 출신 성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공부도 못 했고 부모도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 누가 내껄 건들면 성질이 난다.

평소에는 숨겨 놓았던, 마치 가시처럼 뾰족한 성격이 튀어나온다.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해. 다시 이런 일이 생겨서는 곤란 할 거야.”


길거리 양아치처럼 상스럽게 말하자 봉 감독은 깜짝 놀라며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졌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는 지라, 간신히 용기를 짜내서 소리쳤다.


“이 미친놈이... 감히 누구한테 협박질이야? 너 죽고싶어? 이 새끼가.”


“흥분하지 말고 잘 생각해봐. 지금 누가 갑이고, 을인지.”


봉경호 감독. 그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감독이었다.

해외에서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가장 권위가 높은 청룡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바닥에 들어온 지 겨우 한달 쯤 된... 그러니까 그가 보기에는 그냥 운이 좋아서 얼굴빨로 여자를 잘 꼬신 놈이 반말로 이러쿵저러쿵 하는게 배알이 뒤틀렸다.



‘재수 없는 놈. 잘생기면 단가? 여자 하나 잘 꼬셔서 인생 잘 풀리는 놈이 밑바닥부터 굴러먹은 날 뭘로 보고. 가만두지 않겠다.’


이번 기회에 이강철의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던 봉 감독은 마음속으로 악독한 마음을 먹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뭔가 신하연에게 해를 끼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그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

귓속말을 그만두고 거리를 벌린 나는 다시 존댓말을 하면서 침착하게 말했다.


“만약 제 말에 원한을 품고 내 배우에게 해꼬지를 한다면 조금 전에 드린 말씀은 현실이 될 겁니다. 듣고 보니 봉 감독님은 술과 여자 그 중에서도 미성년자 성매매를 좋아하신다면서요. 그게 사실인가요?”


“뭐... 뭐야?! 누가 그런 소리를 해? 너 미쳤어?”


그는 무턱대고 화를 냈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심리적인 허점이 드러났다.

자신과 관계없는 얘기를 들은 것 치고는 지나치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차! 실수했다고 생각한 봉감독이었지만 이미 나는 모든 것을 눈치 챘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촬영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주십시오. 만약에 제 배우가 다치면, 당신도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 끄응, 알겠네. 내 각별히 주의하지. 화내서 미안하네.”



봉 감독은 조금 전의 계획은 접어두고 당분간 숨죽여 이강철의 말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괜한 구설수에 올라 나락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 나라의 폐쇄성이 문제라고 당당히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사실이 노출되면 연예계에서 고개를 들고 살 수 없었다.



나는 완전히 기가 죽은 감독의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로 강하게 말했으니 그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CI비서실에 남겨둔 인맥을 통해 입수한 정보가 꽤나 신뢰성이 있었다.

설마하니 청룡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의 개인 치부까지 정보를 입수했을 줄이야.


과연 케이블 방송국들을 장악하고 있는 곳 답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독님.”


나는 웃으며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신하연을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적어도 CI 비서실의 정보력이 여의도 찌라시보다는 신뢰성이 있다고 만족하며.



“그나저나 벌써부터 촬영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곤란한데... 대체 누굴까? 너무 짐작가는 상대가 많아서 머리가 아프군.”


무리한 수로 한 방에 유명인사가 된 만큼 적이 너무 많았다.

나는 골이 아프다고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짐작가는 상대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도 이런 와중에도 회사의 IPO는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부화하기 직전이라고 할까? 곧 금융거래소에서 상장 심사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 회사는 신하연과 백기우가 있고 경영상 아무 문제점도 없으니 심사는 당연히 통과될 것이고.


나는 만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벤츠에 신하연을 태우고 시동을 걸었다.


“하연씨. 어디 가고 싶어요? 오랜만에 데이트나 할까요?”


잠시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말했다.

그녀도 이런 나의 화법에 적응이 된 탓이다.



“네. 좋아요. 날씨도 좋은데 오랜만에 바다를 보고 싶어요.”


“마침 강릉이니 조금만 가면 속초입니다. 대포항으로 가죠.”


“어머 새우튀김 유명한 곳 맞죠? 입맛이 도는데요.”



탑스타가 비싼 대게나 횟감도 아니고 겨우 새우튀김이 먹고 싶다니... 정말 소소하고 귀여운 여자라고 생각하며 나는 페달을 밟았다.


“하연씨가 먹고 싶다면 스무개, 서른 개라도 사줄게요.”


“정말요? 아이 기대되요. 어서 도착했으면... 하루 종일 촬영하느라 배가 고팠거든요. 근데 와이어가 끊어진 게 안 좋은 일이긴 했지만,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게 서방님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가슴을 울리는 상냥한 목소리를 배경 삼아, 나는 입가에 미소를 드리웠다.

그리고 그간 드러내지 못했던 진심을 슬쩍 내보이며 더욱 속도를 올렸다.


“저도 정말 좋습니다. 하연씨. 날씨도 정말 좋네요. 딱 초가을 날씨라고 해야 하나..”


2024년 8월 31일.

8월의 마지막을 알리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동해안으로 내달렸다.



다시 청춘이 돌아온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중년 남자의 가슴을 달린다.


나는 핸들을 꽉 잡고 차의 속도를 내며 조수석에 앉은 여인을 쳐다보았다.


아름답고 순결한 여인.

계약결혼이라고 하지만 그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조금만 더 욕심을 내자면...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계약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애타는 갈망도, 가슴 한 구석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어제 구매한 외제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이 순간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 인생.


내 곁에 있는 사람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 쓴 웃음을 지었다.


지금은 감사해야할 타이밍이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이 여자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에.

나는 신하연이 지금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할 나위 없이 ‘크게’ 미소를 지었다.



"도착했습니다. 속초에요."


"와아-! 예쁜 바다 봐! 정말 푸른 색이에요. 너무 좋은데요?!"



**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좀 깎아주시면 안되나요? 부탁드려요. 사장님-”


초롱초롱한 눈으로 귀엽게 애원하는 신하연을 보고 새우튀김 사장님은 입이 헤- 하고 벌어졌다.




어젯밤 꿈에 예쁜 꽃사슴 한 마리가 나와서 얼굴을 비비더니, 이런 횡재수가 있나?

평소 신하연의 팬이었던 사장님은 기분이 좋아서 계속 퍼주었다.


“공짜로 드리지! 다 가져가세요- 우리 하연씨가 왔는데 내가 뭘 못 드리겠어요? 자 먹어요! 어서!”


-팍!

-팍!

-팍!


점점 산처럼 커다란 종이 봉투에 담기는 새우튀김을 바라보며 신하연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사장님을 말렸다.



“가.... 감사합니다. 그... 그런데 그만 주셔도 돼요. 저희는 두 사람 뿐이라서...”


“하하. 두 사람이면 새우 오십마리는 먹어야지?! 걱정마세요. 우리 집 새우는 동해 바닥에서 직접 잡아온 국내산만 취급하니까!”


“..... 그래도 너무 많은 데요... 감사합니다.”



너무 친절하신 사장님께 감사하며 결국 신하연은 가격을 전부 지불했다.

차마 깎을 수가 없었던 것 이리라.


내가 사주는 것을 반대하며 자신이 한 번 사보고 싶었다는 그녀의 요망을 들어주었다.

보통은 매니저가 사왔다는 것이다. 신분을 숨겨야 했으니까.



-쏴아...

파도 소리가 음악 소리처럼 들려왔다.

바다가 잘 보이는 바닷가의 모래 사장 위에 돗자리도 없이 퍼질러 앉은 그녀를 보고 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 그냥 그렇게 앉아도 괜찮아요? 명품 옷일텐데.”


“걱정하지 마세요. 집에 가서 빨면 되죠. 저 빨래도 잘하거든요.”


“......”


보면 볼수록 애정이 팍팍 올라가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요즘 살림은커녕 배달만 시켜 먹는 여자들이 많은 데... 그녀는 탑스타면서 살림도 똑 부러지게 잘했다.


나는 그녀가 처음 만들어준 된장우억국을 떠올렸다.



어릴 적 IMF로 부모님을 모두 잃은 내게는 마치 엄마가 차려준 것 같은 밥상...

그 날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를 마음에 둔 건 아니었을까?


잠시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침묵하는 내게 그녀가 모래바닥을 손바닥으로 툭툭 치며 권했다.



“어서 앉으세요. 아! 모래사장이라서 좀 그런가..."


“... 그럴리가요. 잘 모르시겠지만 저도 고생 많이 하고 자랐습니다. 맨 바닥이라고 딱히 가리지는 않아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

낮 동안 달궈져 있었던 모래사장의 열기가 딱 기분 좋을 정도로 엉덩이를 감싸 안았다.



그때 그녀가 옆에서 고개를 기울이며 내게 가까워졌다.


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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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아공간이 생겼는데 야설창도 보여서 여배우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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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재벌가 서자를 손에 넣다 NEW 23시간 전 391 9 11쪽
35 35화 서자의 허점 24.09.18 504 10 12쪽
34 34화 두가지 정보를 들었다 24.09.17 608 12 12쪽
33 33화 세계돌 24.09.16 739 14 12쪽
32 32화 새로운 기회! 24.09.15 741 14 12쪽
31 31화 데이트 24.09.14 920 13 12쪽
30 30화 일발역전 24.09.13 991 13 13쪽
29 29화 키다리 아저씨 24.09.12 1,088 17 13쪽
28 28화 나도 혜정이랑 하면 네번할수 있어! 24.09.11 1,298 17 12쪽
27 27화 오성전자 24.09.10 1,156 18 12쪽
26 26화 히어로 24.09.09 1,344 18 12쪽
25 25화 촬영 시작! 24.09.08 1,462 17 10쪽
24 24화 호텔 24.09.07 1,490 20 10쪽
23 23화 음모 24.09.06 1,607 17 11쪽
22 22화 장인어른 24.09.05 1,706 21 10쪽
21 21화 홈런각 24.09.04 1,752 19 11쪽
» 20화 속초 여행 24.09.03 1,811 21 12쪽
19 19화 잘나가는 사장님 +1 24.09.03 1,940 22 11쪽
18 18화 대물 24.09.02 2,063 22 11쪽
17 17화 기자회견 24.09.02 1,774 23 11쪽
16 16화 투시안경 24.09.01 1,791 23 12쪽
15 15화 내가 다 가지겠다 24.09.01 1,748 24 12쪽
14 14화 스톡옵션 24.08.31 1,752 27 11쪽
13 13화 새로운 인연 24.08.30 1,850 23 12쪽
12 12화 한류스타 24.08.29 1,889 25 12쪽
11 11화 거짓말 탐지기 24.08.28 1,875 24 13쪽
10 10화 100억 투자계약 24.08.27 2,021 25 12쪽
9 9화 살인사건 24.08.26 2,204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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