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매화당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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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ary
작품등록일 :
2024.08.23 19:59
최근연재일 :
2024.09.1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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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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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개전

DUMMY

청명이 좋아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술자리였다.


사람들이 부대끼는 왁자지껄한 술자리는 작금 강호의 난리를 잊게끔 해주었다.


도가의 고아, 청명.


아무리 추울지라도, 아무리 슬플지라도, 술잔 한잔이면 그 모든 것을 잊게 해준다는 중원의 백주.


청명이 이러한 난리판에서도 백주 한 병을 늘상 품에 들고 다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도사 형님, 어쩐 일로 이리 늦으셨답니까.”


청명이 스윽 객잔을 훑었다.


“몇 해전만 해도 도사가 무슨 술이냐던 놈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진 대화산의 검수들이 눈에 들어왔다.


“낄낄.”


“웃기냐? 웃겨? 지금 이 꼬락서니를···.”


“원래 그런 거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도사들이라는게 원체 그런 족속이라고. 도사 형님이 그러셔놓고는. 내가 하면 풍운아! 남이 하면 패륜아!”


“됐다. 장문사형은?”


당보는 지그시 객잔의 문을 보았다.


“청문진인께서는 무림맹 고관대작들이랑 말씀 나누시러 가신다고.”


“···십만대산의 위치가 드러났나?”


청명이 짐짓 진지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헹. 중원의 산이란 산을 다 깠는데 제깟놈들이 어찌 버틴답니까?”


“어디라지?”


“새로이 발견된 십만대산 말씀이시죠? 광동이라던가.”


“저번보다 훨씬 낫겠군.”


“그건 또 아니라는 모양이던데요? 아주 밀림이랍니다. 그래서 문제에요. 벌레며, 뱀이며. 중원인들이 강남을 싫어하는 이유가 뭐 별겁니까? 마교도 아는 겁니다. 어디서 싸우는게 우리한테 불리한 일인지요.”


“땡중은 뭐래?”


“지금 회담 중이니까 결과는 곧 나오겠지만요. 사실상 전면전 아니겠습니까? 신강에 있을 때와는 다릅니다. 그때야 곤륜 말코들이 마교 준동 이후로부터 계속 국지전을 펼쳐왔지만, 아시다시피 광동에 이름난 문파가 뭐 있습니까? 그 근방에서 제일 센 놈들이 해남 오랑캐인데. 걔들이 바다 건너서 산에서 유격전을 펼칠 깜냥이나 됩니까?”


“허, 그러니까 이번엔 전면전일거다?”


청명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간다.


“아서십시오. 그렇게 굴면 목숨줄 대여섯개여도 금방 날아갑니다. 은하검 모용곽이 단독으로 모용세가를 이끌고 쳐들어갔다가 시체로 돌아온 거 모릅니까?”


“그 인간은 원래 검을 잘 못써.”


“아이구야. 창천남궁세가도 들어갈 생각을 안하고 있는데, 우리 매화검존님 생각이 남다르시긴 합니다요?”


“이 새끼가···.”


청명의 주먹이 올라가고 당보의 팔이 앞을 막아서던 순간, 객잔의 문이 열렸다.


청자 배 장로 중 하나인 청수였다.


“지금 막 맹의 회담에서 결론이 났다.”


명자 배 제자들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물어왔다.


“뭐랍니까?”


“십만대산 초입은 마교가 이미 요새화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무당파 장로···.”


“무다앙?”


청명이 소리쳤다.


청명을 일순 바라본 청수가 한숨을 내쉬고는 청명을 무시하고서 말을 이어나갔다.


“송천진인께서 지휘하여 산맥의 초입을 무너뜨릴 것이다. 또, 하남의 토목문이···.”

“아니, 그러니까, 무당이 지금 나설 때냐니까?”


청명의 곁에 앉은 당보가 주절거렸다.


“아이고, 도사 형님 또 시작이네.”


땀을 삐질 흘리는 청수가 당보에게 말려보라며 눈짓했지만 당보는 되려 두 손을 들어 못말린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청명아, 알다시피 이건 맹에서 결정한···.”


“맹이고 나발이고, 이건 무당 주면 안되는 거지. 세상 이치가 그렇잖아? 그래,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싶다는 소림 놈들? 백보 양보해서 이해는 해! 솔직히 걔네 신강에서 뭐 한게 없으니까. 이대로 돌아가면 체면도 안선다, 그러니 첫 수를 양보하겠다, 이해해!”


“그래, 정확하다.”


“아니, 끝까지 들어야지 사형! 걔네들이 하는 말이 가관이잖아? 호북에서 신강까지 멀어서 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더 먼 안휘에서 남궁도 오고, 산동에서도 제갈이 오는데! 왜 호북에서 오는 놈들이 제일 늦느냐고!”


“무당산에서부터 보급을 준비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산은 걔네만 타? 나도 타! 무당산이 험해 화산이 험해!”


“그거야 화산이.”


“그래! 그럼 호북이 멀어 산동이 멀어?”


“그거야 산동이.”


“그래, 사형도 아는데 왜 거기서 아무런 찍소리도 못했어? 민머리랑 같이 있으니 돌머리가 된게 분명해. 기다려봐, 내가 얼른 북두고 뭐고 저 맨들맨들한 대가리를···.”


“무당에서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지 않느냐. 사천을 돌파하는 마교의 별동대를 소탕하지 않았더냐!”


“아니 그걸 왜 걔네가 하냐고! 걔네보고 누가 하랬어? 아니, 아미도 있고 청성도 있고. 얘네 가문도 있잖아!”


청명이 당보를 가리켰다.


“쿨럭! 거기서 저희 가문이 왜 나옵니까?”


“너네 집 거기 아니냐? 뭐 그건 됐고! 거기서 시간이 오래 잡아먹혔다고? 무당의 본대가 마교의 별동대를 소탕하는데 며칠이 걸린거야? 그럼 거기서 끝이지! 능력 없는 자식들 왜 편한 자리, 편한 곳에서 제일 먼저 공 세우게 해줘야 하는데? 척 보면 척이지. 사형. 이번 것도 회담이랄거 없었지? 소림 방장 땡중이 몇마디 씨부리면 적당히 맞춰주면서 무당한테 공 밀어준거지?”


“맹주께 땡중이라니···.”


“그러니까 기다려봐. 나 매화검존이야. 땡중 목 하나쯤이야 몇 초면 쓱싹해.”


“이 미친 놈이! 그럼 누가 해야한다는 거냐!”


“차라리 내가 하는게 낫지!”


“그건 안돼!”


“신강에서 마교 주교 둘 때려잡은 게 누구야?”


“너지.”


“신강에서 제일 선두에 선게 누구야?”


“너지?”


“그럼 이번에도 누가 제일 앞에 서야해?”


“미친 놈인가 진짜로? 청명아, 너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만.”


“이해를 하면 무당을 앞에 세우겠다는 얘길 하면 안되지! 이 새끼들 딱봐도 싸우는 시늉만 하다 발 뺄거 알잖아! 이번에 마교 놓치면, 다음은 어디일 거 같애? 화산 옆에 자리 잡을지 누가 알아! 그건 누구보고 잡으라 할건데!”


청수가 기나긴 한숨을 쉬었다.


“그만 좀 해 이 미친 새끼야···.”


화산 옆에 자리 잡았다가 묫자리 팔 일 있나···.


청수는 못다한 말을 삼켰다.




십만대산 초입, 무림맹 군영.


무당파 장로 송천은 하늘을 지그시 올려다보았다.


“쯧쯧, 세상이 어찌 되려고.”


하늘을 향했던 눈은 저 멀리 떨어진 십만대산의 요새에 꽂혔다.


“역천을 낳았단 말인가.”


송천은 막사로 들어갔다.


“제갈석, 선봉을 투입하게.”


“송천진인, 화산파에서 지원이 온다는 통보입니다. 매화검존이,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매화검존?”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송천이 말했다.


“그 인간은 안된다. 매화검존 그 인간이 오는 순간, 통솔이 그에게로 넘어갈 것이다.”


“허나, 그가 온다면 사기가 높아질 겁니다. 신강에서의 대전에서 가장 큰 공을 거둔 이가 아닙니까.”


“그래, 헌데 그걸 내가 모르겠느냐. 무릇 지낭이라 하면, 전쟁을 넘어선 것도 볼 수 있어야 한다.”


“하면?”


“화산이 커지고 있다. 내가 두 눈으로 천마를 본 적은 없지만, 확실한 건 있지. 이 전쟁은 중원의 승리로 끝날 것이야. 그러니 전쟁 너머를 보게, 군사. 화산의 공치적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전쟁이 끝난 뒤 화산의 그림자는 거대해지니. 지금부터라도 화산을 배제하고 궁지에 몰린 쥐를 사냥하면 되는 것이야.”


“그건···! 사실상 토사구팽이 아닙니까.”


“토사구팽이라니! 매화검존을 사냥개 따위에 비교할 수는 없지. 무림맹을 발족했을 때, 발치 너머에서 그를 본 적이 있다. 그는 괴물이다. 그런 그가 명성까지 뒤에 업게 된다면, 북두의 소림조차도 역사로 사라지게 될텐데, 무당이라고 가만 있겠는가. 맹주께서도 모르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번 전쟁에 선봉으로 무당을 세운 것 아니겠는가.”


제갈석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말이 옳다.


전략의 부재는 곧장 전투의 패배, 병력의 손실로 이어진다.


그러나, 매화검존의 존재는 그 모든 것을 뒤집는 열쇠다.


그의 전략은 지극히 단순하다.


망치와 모루.


그러나 그것을 누구도 막지 못한다.


전무후무한 황금기를 달리는 대화산파에 있어서는 전략의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할 수가 있다.


일기당천, 만인지적이라 칭하여도 부족하지 않은 매화검존이 중앙을 꿰뚫고, 화산파의 허리를 담당하는 장로와 일대제자들이 마교를 포위섬멸한다.


군이 분쇄된 마교는 그저 사냥감이 될 뿐이었으니.


무서운 것은 이들에게는 어떠한 지낭도 없다는 것이다.


경험과 직감을 통한 이들의 움직임은 그 어떤 문파에서도 따라할 수가 없는 것.


제갈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세를 시작하시지요.”


무림맹이 전투를 개시하였다.


북치는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군세가 나아갔다.


토목문의 투석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에 발맞추어 무당 본문을 비롯하여 속가제자 도합 칠백이 움직였다.


선두에 선 송천이 내력을 실어 외쳤다.


“호북의 아들들이여! 오늘 우리는 역사가 된다! 자랑스런 대무당파의 이름 아래, 더 나아가 중원에 한 자 한 자 이름 석자를 새길 기회를 얻은 것이다! 죽는 것을 두려워 말라! 곁에 서있는 사형제들을 믿어라!”


그는 토목문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걱정하지 마시오.”


긴장했던 토목문주의 얼굴이 늠름한 송천의 얼굴을 보고서 풀린다.


“송천진인께서 그리 말씀하시는데 제가 어찌 걱정을 하겠습니까.”


마치 이 전쟁을 이미 이긴 것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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