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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표상
그림/삽화
김표상
작품등록일 :
2024.09.01 11:18
최근연재일 :
2024.09.19 18:35
연재수 :
5 회
조회수 :
39
추천수 :
0
글자수 :
29,075

작성
24.09.15 20:15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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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콰앙-!


콰아앙-!


콰아아앙-!


후두부에서 폭탄이 터져나간다.

말도 못 하게 아픈 것이 누군가 빠루로 골통을 따는 중이래도 믿을 것 같다.

감긴 눈꺼풀 너머 발광하는 빛무리가 한 아름 쏟아진다.


반사적으로 비명을 내질렀지만 악! 하는 외마디 소리조차 없이 고요하다.


“······?”


일이 조졌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황급히 눈을 뜬다.

그리곤 곧바로 질끈 감는다.


내 원룸이 아니다.

그야 천장은 없고 우거진 수풀과 그 너머 뻥 뚫린 파란 하늘이 보였으니까.

바닥은 풀이 솟은 들판이다.


이게 대체 무슨······.


아직 술이 덜 깼나?

어제 몇 병을 마셨더라.

안주는 뭘 먹었지?

아니, 그보다 왜 내가 여기에?


머릿속 질문과 대답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점차 기억이 선명해진다.

마침내 마지막 기억에 다다르는 순간,

난 깨달았다.

더불어 ‘왜 내가 이곳에?’라는 의문에 답까지도 말이다.


난 죽었다.


명백한 사실이다.

의심할 여지도 없다.

축축한 골방에서 난 마지막 숨을 내뱉었다.


그 후 깨어난 곳이 양지바른 수풀이라······.


천국?

지옥?


당장 떠오른 것은 저 두 곳이다.

그러나 왜인지 마음속에 찝찝함이 남는다.

머리는 자꾸만 세 번째 선택지를 그리고 있다.


조심히, 아주 조심히 실눈을 떴다.


머리 위 두둥실 떠 있는 반투명 유리창이 보인다.

그 안으론 굵은 볼드체의 활자가 적혀있다.


[슬라임은······.]


바로 저거다!

저것의 존재가 지금 이곳을 천국도 지옥도 아닌 ‘괴상한 어딘가’로 추측게 한다.


슬라임?

게임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그 잡졸 슬라임?

그게 뭐 어쨌다고?


현 상황을 납득하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처음 마주치는 것이 날개 달린 천사라면 이곳은 천국.

쇠꼬챙이를 든 뿔 달린 악마가 있다면 지옥.

그 정도로만 생각하자.

이미 죽은 마당에 무서울 것도 없다.

그런 담담한 마음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정신이 잘 마른 낙엽처럼 바스스 바스러진다.

그 흔한 ‘씨발’소리도 안 나온다.

설령 진짜 악마를 마주쳤다 한들, 이 정도로 충격을 받진 않았을 거라 자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몸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앙상하게 마른 팔이 없다.

툭 불거져 나온 갈비뼈도 없다.

복스러운 참외 배꼽도 없다.

두 다리는 물론이오, 나름 용맹하던 하체의 주니어도 사라졌다.


그리고 주어진 것은 일미 터 남짓에 초록빛 젤라틴 덩어리.


너무 놀라, 말도 안 나온다.

아니, 애초에 이 몸에는 입도 없다.

노력해봐도 뽀잉- 이라던가, 꿀렁- 같은 물 출렁이는 소리가 전부다.


감정의 동요가 적은 편인 나조차 내 몸이 푸딩이 되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버겁다.

정신이 아찔해져 몸이 부르르 떨릴 만큼 말이다.

바로 그때,


타다닷-!


저 하늘 어딘가 경쾌한 키보드 타건 음 소리가 울린다. 동시에 내 시야를 가로막던 반투명 창에 글씨가 수놓아진다.


[슬라임은 몸을······.]


타다닷-!


[슬라임은 몸을 부르르······.]


타다닷-!


[슬라임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활자를 확인한 순간 난 까무러치는 심정으로 절실히 소리쳤다.


지랄하지마!


그러나 정작 내가 낸 소리는,


출러엉-!


······ 미치겠네.

혼란스러워 골이 다 흔들린다.

그러나 아찔한 충격은 또 한 번 찾아왔다.


「프롤로그 집필을 완료하셨습니다.」


프, 프롤로그?

이건 또 무슨······.


의문을 해결할 새도 없이 반투명 창 위로 또 다른 창 하나가 떠올랐다.


「실시간 연재되는 소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최강용사와 함께 마왕 무찌르기’ 소설 속 당신의 역할은 주인공 ‘반’입니다.」

「일일 연재가 종료되어 인벤토리 및 코인상점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작성되었습니다.-

Fountainpen: 슬라임 귀엽네.


「독자 Fountainpen 님이 100코인을 후원하셨습니다.」

「100코인이 정산되었습니다.」

「인벤토리가 개설됩니다.」

「코인상점이 개설됩니다.」


눈앞 불쑥 떠오른 코인상점.

그 안에는 단 하나의 물건이 오롯한 빛을 뿌렸다.


-100COIN

[LV2 모자란 해골 병사]

종족:언데드

분류:9급 인간형

근력 1 민첩 1

전용특성:X

전용스킬:X


난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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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인공 24.09.15 9 0 12쪽
» 프롤로그 24.09.15 14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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