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했더니 천재 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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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각
작품등록일 :
2024.09.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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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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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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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비고(2)

DUMMY

4.

한편 2황비 궁의 식당.

커다란 식탁에 4명이 둘러앉아 식기를 들고 있었다. 여느 식사 자리처럼 대화가 오갔다.

그러던 중 한 인물이 갑작스레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금발 아래 푸른 눈이었다.

조각 같은 얼굴 아래 드넓은 어깨가 그것을 받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웃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단지 떠들썩하게 웃었을 뿐이건만 건물이 들썩거렸다.

2황비 궁에 근무하는 기사가 깜짝 놀라 식당을 찾았다.


“황비 전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반면 2황비 나디아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눈 하나 깜짝 않았다.

정면의 2황자를 본 채 입을 열었다.


“아들아, 과하구나.”


그러자 건물의 흔들림이 멎었다.

그가 웃음을 거두자 건물이 멀쩡하게 돌아왔다.

2황비 하넬로네는 그제야 기사에게 시선을 주었다.


“별일 아니니 물러가거라.”

“예, 황비 전하.”


이에 기사들이 군말 없이 물러갔다. 그들의 발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을 즈음이었다.

그사이 웃음을 그친 자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어마마마. 너무 웃겼던 지라.”


그는 바로 2황자 프레더릭 문테아누였다.

대륙에 몇 안 되는 7성 마나 유저이자 황위 계승 서열 2위인.


“무엇이 그리 웃기더냐.”

“항상 겁먹던 7황자가 찬란한 빛을 뿜다니요.”


그가 웃음을 터뜨린 건 7황자의 근황 때문이었다.

2황자 프레더릭은 잠시 수도에 들를 일이 있어 황궁에 불쑥 들렸는데 이게 웬걸?

가족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들었다.


“그런 놈에게 내 동생이 밀렸다고 밀렸다 하니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자넷.”


이어서 2황자가 5황녀에게 시선을 주며 물었다.


“예, 오라버니.”

“네가 보기엔 어떻더냐?”


5황녀 자넷이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노예의 상처를 깔끔하게 치유했습니다. 웬만한 교단 하위 사제 치유보다 낫더군요.”

“호오.”


그런 평가에 2황자 프레더릭은 감탄사를 뱉었다.

2황비에 이은 5황녀의 증언. 빛 속성 마나 유저의 등장이 교차 검증되는 순간이었으니.

다음으로 그는 6황자는 요제프에게 고개를 돌렸다.


“네가 보기엔 어떻더냐?”


6황자 요제프가 긴장한 낯빛으로 답했다.


“깜짝 놀랐습니다. 며칠 전까지 침대에서 빌빌대던 놈인데······.”


그러다 말끝을 흐렸다.

지난 기억을 떠올리던 중 7황자로부터 패배감을 느낀 장면이 떠올랐기에. 차마 그것을 꺼낼 수 없어 말을 급히 종결지었다.


“아무튼 평소와 달랐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호오.”


허나 이번에도 2황자는 감탄사를 내비치긴 했으나, 이번엔 감탄보단 비웃음의 비중이 높았다.


“큰 오라버니께선 신경이 안 쓰이십니까.”


이에 5황녀가 2황자에게 물었다.


“무엇이 말이냐.”

“잠자코 있던 7황자가 빛 속성 마나를 개화했습니다. 빛 속성 마나는 초대 황제께서 다루시던 마나가 아닙니까.”


그러자 2황자 프레더릭은 다시금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오라버니?”

“너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2황자 프레더릭이 웃음을 완전히 거두며 말했다.


“그래, 순수하게 마나 속성만 따지자면 큰일일 수 있겠지. 하지만 강함이란 말이다. 단순히 마나 속성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그럼요?”

“마나의 양. 인간 자체의 그릇, 위엄, 오성, 성격, 승리욕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데 놈은 어떻더냐.”


5황녀가 그간의 7황자를 떠올렸다.

확실히 그녀가 본 7황자는 그런 요소를 지닌 사내가 아니었다.


“심성이 유약하지요.”

“그렇지. 맞서 싸울 의지조차 없는 놈이다. 그걸 증명하듯 빛 속성을 개화했음에도 마법을 선택하지 않았더냐.”


이에 5황녀가 그의 말에 동조했다.


“하긴 오라버니 말씀이 맞습니다. 놈이라면 언제 다시 방에 틀어박혀도 이상할 게 없지요.”

“그뿐이더냐. 마나가 4성 수준이라 하지 않았더냐. 4성 수준의 마법사. 결코 왕위 승계 구도를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보단 여우 같은 1황자를 신경 써야 하지 않겠느냐. 요즘 남부 귀족들을 한데 모으는 게 영 거슬리니.”


그 말을 끝으로 2황자가 6황자 요제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안 그러느냐, 요제프?”

“······.”


2황자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는 모습에 ‘마법사’ 요제프가 고개를 떨어뜨렸다.

마법은 겁쟁이나 배우는 것이란 말에, 책상 밑에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네겐 좀 실망이구나. 마법을 익힌 것도 모자라 7황자조차 이기지 못하다니. 대체 언제쯤 어머니와 내게 기쁨을 안겨줄는지. 쯧.”

“···죄송합니다.”


그 뒤로 얼마나 식사를 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식탁 위 그릇이 줄어들었다. 하나둘 손에 든 식기를 내려두었다.

그러다 1황자 프레더릭만이 여전히 식기를 쥐고 있을 때였다. 잠잠하던 그의 눈이 차갑게 번뜩였다.


“그래도 이런 소식을 들었는데 그냥 넘어가선 안 되겠지?”


2황자 프레더릭의 시선이 6황자 요제프에게 다시금 향했다.


“요제프.”

“예, 형님.”

“네가 7황자 그놈을 다시 건드려 보거라.”

“예, 알겠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이라도-”

“어허, 수도의 모든 시선이 쏠려있는데 지금, 놈에게 손을 쓰겠단 말이냐.”


2황자가 6황자를 한 차례 짚은 뒤 말을 이었다.


“관심이 조금 잠잠해지면 놈을 짓밟거라. 다시 건드려보면 알 수 있겠지. 우발적 기지인지, 아니면 조금은 달라진 건지.”


그의 손에 들린 나이프가 그릇 위 남은 고기를 관통했다.

동시에 2황자 프레더릭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옆에 있는 6황자에게 고개를 가까이해 작게 읊조렸다.


“네 쓸모를 증명해야 나와 네가 함께 갈 게 아니냐.”


곧이어 고깃덩이를 관통한 칼끝에서 희미하게 핏물이 흘러내렸다.

이를 지켜보던 6황자 요제프와 5황녀 제넷이 몸을 가늘게 떨었다.


5.

한편 7황자 궁 정원.

아침 일찍 찾아온 손님은 지난 손님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7황자 전하, 전하를 뵙고자 일찍이 기다리고 있었나이다.”


눈을 마주치자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 공손하게 예를 취했다.

그리고 나로선 얼굴을 확인하자 기다리던 자가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대마녀 율리아인가.’


전생에 7대 타락한 자 중 한 명이자, 암 속성 마나와 마기를 바탕으로 불사 군단을 다뤘던. 그로 하여금 제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인물이었다.


“잠시 제게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런 그녀의 요청이었다.

이에 나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전생에 대마녀 보고서에 따르면 그녀가 이 시기에 황궁에 왔다는 정보가 있었다.’


그녀는 하인츠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바꾸기에 적절한 인물이라 여겼다.


[율리아는 공적의 신분에도 제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녀는 전생에 악마가 되어서도 제국의 하층민을 도왔단 기록이 있었다.

그녀는 교단과 제국 상층부와 대립했을 뿐, 일반 평민을 상대로 악행을 벌이지 않았던 경향이 있었다.


“그러지.”


6.

그리하여 이동한 7황자 궁 접견실.

시종이 차를 내오자 나는 곧장 본론을 물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았지.”


그녀가 예상대로 빛 속성 마나를 언급했다.


“빛을 찾아왔나이다.”

“빛을?”

“예, 치유를 의뢰하고자 왔습니다.”


이것은 성취 증명 자리에서, 그녀의 눈앞에서 구태여 빛 속성 마법을 활용한 이유였다.


“대상은.”

“제 아버지입니다.”

“어떤 상태지.”

“혼수상태입니다.”

“어쩌다.”

“선천적으로 마나가 폭주하는 체질입니다. 흔히들 ‘마나의 사랑을 받는 자’라고 하지요.”


마나의 사랑을 받는 자.

이는 선천적으로 마나 친화력을 타고나나, 신체가 이를 감당치 못해 단명하는 체질이었다.


“의식을 잃은 지는.”

“3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교단엔 의뢰하지 않았나.”

“의뢰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이유는?”

“흑마탑과 교단 사이에 갈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단과의 갈등?”

“예, 교단은 흑마탑의 활동이 그들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말입니다.”


그녀의 사연은 전생의 기억과 일치했다.

이 시대에 치유를 받는다 함은 일반적으로 교단에 대가를 지불하는 방법만이 유일했는데.

흑마탑은 암 속성 마법을 기반으로 무상에 가깝게 치유했다.

그러다 보니 교단과의 불화가 생겼고. 그녀의 아버지는 교단으로부터 치료를 거부당했다.


‘물론 교단이 그런 태도인 덴 다른 이유도 있긴 하지만······.’


“암 속성 마법으로는 아버지 치유가 불가한가.”

“예, 전하. 제 아버지 사례는 암 속성 마법으로 치유가 불가능합니다.”

“그럼 6황자 형님 대신 나를 찾은 이유는.”

“제가 아둔하여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네 말을 들어보니 현재 넌 암 속성 마법을 제외한 치유 수단을 찾고 있다. 맞나?”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6황자 형님을 찾아도 된다만 굳이 나를 찾은 이유 말이다.”


나는 질문으로 그녀의 간절함을 살폈다.


“황자 성취 증명 시연에서 보길, 전하께서 마법 운용을 더 우월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보편적인 답을 내놓자 경고했다.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황궁에서 나와 연관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가르침을 주시지요.”

“세간에서 떠들다시피 난 지지기반이 없는 황자다. 나와 엮였단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황족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아마 황실에서 보내는 후원금이 줄 테고, 다른 압박이 가해질지 모르지.”


이후 나는 말없이 그녀의 두 눈을 응시했다.

침묵으로 그녀의 대답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내 그녀가 대답했다.


“상관없나이다.”


치유 외의 것엔 조금의 미련도 없는 얼굴이었다.


“아버지를 치유할 수만 있다면 아무렴 됐습니다. 제 아비를 치유해 주신다면 무엇이든 하겠나이다. 억만금의 돈을 원하시면 준비하겠나이다. 흑마탑의 충성을 원하신다면 전하를 따르겠나이다.”


6.

율리아와의 독대 후 나는 다른 손님과도 자리를 가졌다.

그들은 율리아와 달리 은밀히 전령을 보내왔고. 황족들의 눈치를 의식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악셀 전하, 저희 적마탑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전하, 저희 청마탑에 방문해 주신다면-”


그리고 나로선 율리아를 먼저 만났기 때문일까.

그들과의 대화가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자신이 소속한 마탑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을 뿐, 내 우선순위를 뒤집을 만한 소재는 없었다.


“교단에 방문해 주시지요.”


이는 교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황께서 빛 속성 마나를 다루시는 전하의 방문을 학수고대하고 계십니다.”


교단에 한 번쯤 들를 필요가 있으나, 흑마탑 방문보다 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손님들과의 자리를 마친 뒤 묻는 하인츠에게, 나는 다음을 말했다.


“흑마탑에 먼저 방문해야겠다.”

“굳이 흑마탑을 방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곳에 내가 치유해야 할 상처가 있다.”

“지난번에 말씀하신 제국의 상처 말입니까.”

“그래.”


7.

그리고 그런 그날 저녁.

나는 이를 위해 황제에게 독대를 요청했다.

그러자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일까.

황제는 흔쾌히 내 요청을 받아주었다.


“폐하, 7황자 악셀 문테아누가 당도했나이다.”

“들어오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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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장금
    작성일
    24.09.15 20:45
    No. 1

    이거 리메이크구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8 하루24시
    작성일
    24.09.18 18:34
    No. 2

    1황자 프레더릭 -> 2황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은하수하수
    작성일
    24.09.18 20:46
    No. 3

    율리아가 악마가 되어서 상층부랑 평민 가려가면서 악행 했다는데 악마가 그런걸 가림? 악할 악자 아님? 더군다나 상층부만 표적을 삼았어도 악행은 악행임. 평민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악행을 했음에도 정의롭다는 식으로 썼는데 그러면 악마가 아니잖음. 악마라는 뜻을 모르는 거임? 사람 마음 속에 빈틈을 찾아내 파고들어 모든 걸 파멸 시키는게 악마 아님? 그런데 선택적으로 악행을 저지른다는건 악마보단 성좌에 가까운거 아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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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마법의 아버지(3) NEW +2 19시간 전 280 17 11쪽
18 마법의 아버지(2) +2 24.09.18 395 15 10쪽
17 마법의 아버지(1) +2 24.09.17 436 17 11쪽
16 황궁비고(3) +1 24.09.16 488 18 11쪽
» 황궁비고(2) +3 24.09.15 539 18 11쪽
14 황궁비고(1) +1 24.09.14 596 21 9쪽
13 황자 성취 증명(5) +5 24.09.13 635 17 9쪽
12 황자 성취 증명(4) +2 24.09.12 647 22 8쪽
11 황자 성취 증명(3) +1 24.09.11 681 21 12쪽
10 황자 성취 증명(2) +2 24.09.10 658 16 10쪽
9 황자 성취 증명(1) +4 24.09.09 691 22 12쪽
8 그가 악마가 된 이유(3) +2 24.09.08 729 19 11쪽
7 그가 악마가 된 이유(2) +2 24.09.07 722 20 11쪽
6 그가 악마가 된 이유(1) +3 24.09.06 760 19 10쪽
5 날 살해한 자가 내 시종이 되었다(5) +4 24.09.05 790 19 11쪽
4 날 살해한 자가 내 시종이 되었다(4) +3 24.09.04 804 19 9쪽
3 날 살해한 자가 내 시종이 되었다(3) +3 24.09.03 867 23 10쪽
2 날 살해한 자가 내 시종이 되었다(2) +2 24.09.02 982 22 9쪽
1 날 살해한 자가 내 시종이 되었다(1) +3 24.09.02 1,199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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