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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므스름
작품등록일 :
2024.09.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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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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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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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운곡 초등학교 01

DUMMY

“9월 말에 우리 운곡 초등학교에도 축구부가 시작되기로 했어요.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부모님과 이야기 해보시고 선생님에게 말해주세요. 여기 입부서를 가지고 가세요.”


2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선생님이 학교에 축구부가 생긴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동건이의 정보가 정확했다.

아니나 다를까 동건이는 집에 가면서 이미 입부서를 챙겼다.


“재석아! 너도 집에 갈 때 입부서 챙겨!”


“그래, 나도 엄마 아빠하고 이야기해 보려고.”


“꼭 같이 축구를 했으면 좋겠어.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재석이 네가 축구를 제일 잘 해!”


훗! 내 친구지만 뭘 좀 아는 녀석이란 말이지! 축구부 입부서를 가지고 집으로 가서 아빠가 퇴근하시기를 기다려야겠다.


“엄마, 학교에 축구부가 생긴 데요.”


“축구부? 맞다. 아들 축구선수가 된다고 했지? 지금도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저는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거예요.”


“그래? 그러면 이따가 아빠가 오시면 함께 이야기해보자.”


“여기 입부서 있어요. 선생님이 자세한 안내문은 학교 홈페이지에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 그러면 아빠가 퇴근하시면 밥 먹고 같이 둘러보면 되겠네.”


집에 와서 엄마에게 축구부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고 아버지가 퇴근할 때까지 숙제라도 하면서 기다리려고 했다.


“오빠~, 학교~, 가따~, 와써!”


“재은아~, 오빠 보고 싶었어?”


일단 숙제를 하기 전에 재은이랑 놀아줘야지!



#


아들이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다고 입부서를 한 장 챙겨서 하교했다. 집에 와서는 동생이랑 한바탕 놀아주다가 숙제를 하고는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저녁 준비를 하면서 잠시 입부서를 보니까 자세한 내용은 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하라고 되어있다.


“여보, 다녀오셨어요?”


“아빠. 다녀오셨어요.”


“아빠!”


퇴근을 하는 아빠를 아이들이 반겨주고 식사를 한 후 아들이 준 축구부 입부서를 함께 살펴보았다.


“학교 홈페이지를 보니까 2학년부터 5학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부원을 받는다고 하는구나.”


“내년부터 대회를 나간다고 하면 6학년을 모집하는 것은 힘들다고 하네요.”


“재석아, 이제 2학년이면 1~2년은 대회에 나가지 못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


“괜찮아요. 축구부에 들어가도 4학년 전까지는 작은 경기장을 쓰겠죠. 아직 큰 경기장에서 시합을 하기에 저희는 너무 어리죠.”


“······”


2학년 밖에 안된 꼬맹이 주제에 상황 파악이 무척 빠르다. 선생님이 기록부에 쓴 글에도 나이에 비해서 무척 어른스러우며 친구들도 재석이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언제 저리 똘똘한 아이가 된 걸까?


“그래, 아들이 하고싶다고 하니까 축구부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마. 단!”


“단?”


“힘이 들거나 다른 것들이 해보고 싶을 때는 엄마나 아빠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같이 고민해 보기로 하자.”


철없는 남편인 줄 알았는데, 제법 괜찮은 아빠다.


“그리고 아들, 기왕이면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어서 부산에서 뛰는 것도···.”


취소!



#


“재석아 축구부 들어가기로 했어?”


“그래. 나도 축구부 들어간다.”


다음 날 학교에 왔더니 동건이 녀석이 눈을 마주치자마자 물어본 것이 내가 축구부에 들어갈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어제 엄마 아빠와 충분히 상의도 했고, 오늘 입부서도 작성해 왔다.


“다행이다. 너희 엄마 아빠가 허락을 안 해주면 어쩌나 했어. 너는 공부도 잘 해서 너희 부모님이 승낙을 안 해 주실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


그러고 보니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면 매우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 크루이프나 베켄바우어, 펠레, 마라도나와 메시 같은 시대를 풍미한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기왕이면 미드필더로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이상형은 파트릭 비에이라다. 아니라면 발락이나 마테우스, 에펜베르크 같은 파워 넘치고 체력이 넘치는 독일산 미드필더들도 충분히 본받고 싶은 대상이다. 다재다능 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미드필더가 되어서 팀과 동료를 지키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물론 꿈속의 강재석도 그러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아침 조회가 끝나고 선생님에게 입부서를 같이 드리자.”


“그래.”


선생님에게 입부서를 가져다 드리자 점심시간에 밥을 다 먹고 교무실 옆에 있는 방으로 오면 축구부 감독님과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안녕하세요!””


동건이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에는 몇 명의 학생들과 3분의 어른이 있었다. 앞으로 축구를 가르쳐 주실 코치님들 이신 것 같다.


“너희 둘이 2학년 1반의 학생들 이구나. 이리 와서 앉거라.”


가까이 있던 코치님이 우리를 안내해 주셨다. 선생님이 주신 메모를 보더니 동건이와 나의 학년과 반을 알게 되셨고, 조금 뒤에 몇 명의 학생이 더 들어오고 나서 간단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모두 안녕? 여기서 몇 명은 선생님과 만난 적이 있지? 선생님은 윤미숙이라고 한다. 지금은 4,5,6 학년 체육을 담당하고 있어. 운곡 초등학교의 체육담당 선생님이야.”


우리 학교의 체육담당 선생님도 축구부와 함께 해주시는 것 같다. 30대로 보이는 단단한 체형의 여선생님이 친절하게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셨다.


“우리 학교 축구부는 내년부터 시합에도 나갈 생각이야. 그리고 운동복과 유니폼도 있어. 축구부에 가입하고 싶은 학생들은 집에 갈 때 이 종이를 한 장씩 가져가서 부모님께 보여드리도록 하렴.”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부터 축구부가 처음으로 모인다는 것도 알려주셨다.


“금요일부터 축구부가 처음 모여서 훈련을 시작할 거야. 우리 학교는 운동장도 넓은 편이고 한쪽에 풋살장도 이미 마련되어 있어서 훈련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다들 열심히 해서 즐거운 축구부 생활을 했으면 좋겠어.”


그러고 보면 내가 다니는 학교는 정말 축구를 시작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운동장도 크고 운동장에 꽤 좋은 인조잔디도 잘 조성되어 있다. 풋살장도 있는데 관리도 잘 되어있는 편이다. 확실히 초등학교 축구부가 만들어지기에는 좋은 조건이다.


“저기 보이는 분들 중에서 오른쪽에 계시는 분이 축구부 감독님 이셔. 옆에 계시는 분은 코치선생님이야.”


비교적 학년이 낮은 아이들은 윤미숙 선생님과 많은 시간을 갖을 것이라는 것도 말씀해 주셨다. 그래도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체육 교사를 해오신 덕에 아이들을 잘 다루고 계신다. 10살 미만의 아이들은 특별한 재능이 아닌 이상 이렇게 교사의 지도아래 축구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당연히 그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을 위주로 시합을 꾸려가면 되는 것이다.


“2학년에서는 12명이 축구부에 관심을 보이는구나.”


우리 학교는 2학년이 3개 반이 있다. 한 반에서 4명 정도의 아이들이 축구부에 입부하는 것이다. 우리 반에서는 나와 동건이 그리고 매일 같이 축구를 하는 중현이가 축구부에 가입했다. 2반에서는 3명의 남자아이들과 예솔이와 다른 여자애가 한 명 축구부에 가입했고, 3반에서도 남자 둘에 여자 두 명이 축구부에 가입했다.


“3학년에서는 11명, 4학년은 13명, 5학년은 14명이 가입 했어. 아무래도 4학년과 5학년은 4개 반이어서 그런지 입부한 학생이 조금 더 많았네!”


우리 학교는 1학년과 4~6학년은 4개 반으로 되어있고 2학년과 3학년은 학년마다 3개 반이다. 그래서 그런지 4학년과 5학년 학생이 축구부에 많이 입부했다.

윤미숙 선생님과의 대화가 끝나고 감독님과 코치님들과 인사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학교가 끝난 이후에 대략 2시간 반 정도 축구부 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다녀왔습니다.”


“아들! 어서오렴.”


“오~빠!”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엄마와 재은이가 반겨준다.


“재은이 오빠가 보고 싶었쩌용? 오늘 어린이집은 잘 다녀왔어?”


언제나 그렇듯 재은이에게 뽀뽀세례를 해주면서 하교의 기쁨을 만끽한다.


“오빠~! 그마~~~안! 안! 대!”


그렇게 귀엽게 협박해도 소용없지!


“재은아 울면 오빠가 매일 괴롭힌다. 울면 안돼!”


엄마의 말이 설득력이 있어서 그럴까? 재은이는 눈물을 잔뜩 머금고도 나의 뽀뽀 공격을 팔을 휘두르면서 방어하고 있다.


“재석이도 그만 하고. 오늘도 학교는 재미있었어?”


더하면 재은이 볼이 다 까질 것 같아서 일단 오늘은 재은이를 놓아주었다.


“네. 그리고 축구부에서 통신문 같은 것을 받아왔어요.”


어머니에게 받은 통신문을 드리고 학교 숙제부터 끝내기로 했다. 초등하교 2학년 숙제는 잠깐 시간을 들이면 끝난다. 초등학교 2학년 숙제는 귀찮다고 생각할 시간도 아깝다.


“재석아! 축구부 통신문 봤는데, 재석이가 축구부에 들어가면 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는 가방을 하나 더 들고 학교를 가야 할 것 같더라. 그 안에 운동복하고 갈아입을 옷을 넣어 다녀야 해. 매일 방과 후에 축구를 하고 나면 학교 샤워실에서 샤워도 하고 와야 하고.”


“운동해서 땀을 흘렸으면 씻어야 개운하죠!”


“그래? 그리고 재석이는 앞으로 2년 정도는 시합에 나갈 수 없을 수도 있어. 오랫동안 시합에 나가지 못해도 괜찮을까?”


“2~3학년이 고학년과 함께 시합을 나가기는 무리일 수 있어요. 그 동안에 체력도 기르고 키도 키우고 기본기도 하고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가 시합에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 걱정이신 것 같다. 시합에 나가지 못한다는 점 보다는 그로 인해서 내가 축구에 관심이 떨어질 것 같아서 걱정이신 듯하다.


“고학년하고 정식 시합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다른 학교의 비슷한 아이들과 작은 연습구장에서 연습시합은 꾸준히 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내가 엄마아빠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라니!


“그렇겠지?”


“그럼요 어린애들이 축구에 흥미를 느끼려면 시합을 많이 하는 것이 좋아요. 그러면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훈련하면 능률도 높아요.”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셨어?”


아차!


“네! 우리들도 연습 시합을 자주 할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러면 다행이구나. 역시 선생님들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계획이 다 있으시겠지?”


“당연하죠. 괜히 코치나 감독님이 계신 것이 아니겠지요.”


오히려 엄마아빠는 내 말을 듣고 안심하시는 눈치다.


“그러면 금요일에는 일단 갈아 신을 양말하고 속옷, 수건 정도만 챙겨 주면 되겠네! 요즘 당신이 안 쓰는 작은 가방에 챙겨 주면 되겠어요.”


“신발은? 축구를 하려면 축구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통신문을 보니까 시합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굳이 축구화를 살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올해 말이나 내년이 되어야 축구화가 필요할 거라고 적혀 있어요. 만약 필요하면 다시 통신문이나 톡방에서 알려준다고 하네요.”


“단체 채팅방도 있어?”


“일단 제가 들어가 보려고 해요.”


엄마아빠도 아들이 축구부에 가입한다고 하니 준비할 것이 많으시다고 한다. 축구는 내가 하는데 부모님에게 아들의 운동은 당연한 관심사인 것 같다. 전생에서도 보통 고등학교 까지는 학부모님들이 열심히 축구부활동에 참여해주시는 것 같다. 덕분에 축구부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금요일이 되고 처음으로 축구부가 운동장에 모였다. 며칠전에 본 선생님과 코치님들도 운동장에 나오셨고, 몇몇 선생님들이나 학생들도 축구부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있는 축구부원으로는 대회에 나가거나 연습시합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남녀 합쳐서 40명이 조금 넘는 인원으로는 청백전을 하기도 힘들다. 아마도 축구부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거나 축구부원들이 훈련이나 연습시합을 하기 시작하면 부원의 추가 모집이 효과를 보일 것이다.



“드디어! 오늘부터 축구부 활동이구나!”


동건이 녀석이 신났다. 2학년은 금요일에 오전 수업으로 끝이다. 하지만 축구부원들은 점심도 학교에서 먹고 선생님의 지도하에 축구부 활동을 하게 된다. 윤미숙 선생님이 2학년을 지도하고 계셨다. 코치님과 감독님도 우리 2학년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운동장에 계신다.


“얘들아 옷을 다 갈아입고 나왔으면 가볍게 몸을 풀자.”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서 간단히 체조도 하고 운동장도 3바퀴나 돌았다. 줄을 맞추거나 속도를 조절하지 않고 각자 신나게 운동장을 뛸 수 있도록 지도해 주셨다. 확실히 유소년 축구 지도는 이렇게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자 이제 공을 가지고 드리블 연습을 해요.”


그 다음으로는 1m정도 간격으로 콘을 놓고 축구공을 드리블하는 연습이다. 개인적으로 축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두 가지는 체력과 기본기다. 일반인과 축구선수를 나누는 기준이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유소년 축구부의 훈련이지만 이러한 훈련방법은 매우 효과적이고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누구 아이디어 인지는 모르지만 제법 실력이 좋은 지도자인 것 같다.


“재석아, 이런 훈련을 하니까 진짜 축구선수가 된 것 같아.”


동건이 녀석은 훈련이 신났다. 이렇게 아이가 축구에 신나게 만들었다는 것부터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다음으로는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서로에게 패스하는 연습을 합시다. 패스를 해주는 사람은 정확히 짝궁에게 공이 가도록 하세요. 패스를 받을 때는 자기 발 아래 공을 놓을 수 있도록 하세요.”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훈련의 포인트를 잘 짚어내고 있다. 제법 훌륭한 지도자다. 달리기 이후 약 한시간 동안 기본기 훈련을 진행했는데, 지루하지도 않고 좋았다. 이후에는 풋살장에서 6:6으로 약식 경기를 했다. 남녀 비율만 맞추고 적당히 편을 갈라서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포지션도 자주 변화를 주면서 땀을 흘렸다.


“우와! 이렇게 훈련을 하고 축구를 하니까 축구를 더 잘하게 된 것 같아.”


아직은 아니다. 그래도 여기 모인 2학년 학생들이 최소한 축구를 계속 좋아하게 만드는 것은 성공한 것 같다. 2반의 예솔이도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 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을 차고 있다.


“토요일마다 가는 축구 아카데미보다 더 재밌어!”


“뭐가 달라?”


“축구부에서 훈련을 하니까 정말 축구선수가 되어가는 것 같아!”


같은 반의 친구라고 했는데, 하여간 자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표정이 무척 상기되어 있다. 아무래도 축구 아카데미는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있을 것이고 여기처럼 학년과 성별을 나눈 상태로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겠지 프로 구단에서 운영하는 축구교실이 아니라면 학교 축구부가 훨씬 전문성이 뛰어날 것 같다.


“재석아 너도 축구부에 들어오니까 좋아?”


“그러게 생각보다 좋네.”


“어떤 것들이 좋아?”


동건이 녀석은 자신이 축구부에 들어온 것이 무척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라 그런지 첫 날 훈련이라도 체계적인 훈련이 무척 마음에 든 것 같다.


“일단 기본기를 익히기에 좋고, 달리기가 많아서 체력을 기르기도 좋네.”


“아니, 아니! 그런 것 말고. 드리블이랑 패스 훈련 같은 것들. 뭔가 있어 보이지 않아?”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다 합쳐서 기본기 훈련이라고 하는 거라고.”


“아!”


‘아!’는 무슨.


“이런 훈련들을 많이 해서 몸에 익어야 나중에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지. 훈련하지 않은 사람보다 드리블도 못하고 패스도 못하면 축구 선수가 될 수 있겠어?”


“아!”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프로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두 가지는 체력과 기본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활약하는 무대가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체력이 필요하고 보다 확실한 기본기가 없다면 도전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그런 면에서 초등학교 2학년은 기본기를 다지기 시작하기에 그리 빠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늦은 것도 아니니 지금처럼 매일 한 시간씩이라도 진지하게 기본기 훈련을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


“어때 이제 축구부에서 하는 연습을 잘 할 수 있겠지?”


“조금 전부터 내가 말한 것이 바로 이거지. 이런 훈련을 하니까 뭔가 더 멋져 보이고 축구선수 같이 보이지 않아?”


“그래그래. 열심히 하자.”


나와 동건이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친구들도 이런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동건이가 이런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멋지다고 생각한다는 부분에서 동의를 하는 듯한 눈빛이 많이 보였다.


“맞아. 토요일마다 가는 축구 아카데미 에서도 기본기가 가장 중요한 거라고 했어. 그리고 학교 축구부에서 하는 훈련이 축구 아카데미에서 하는 훈련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거기에 이미 축구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는 예솔이가 말을 보태자 다들 무척 상기된 표정이다.


“그러면 우리도 축구 선수가 될 수 있는 거지?”


“열심히 하면 가능할 거야!”


축구부 첫 날부터 2학년은 분위기가 좋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으니 수업이 끝난 3,4,5 학년 형과 누나들이 축구부에 모였다. 앞으로 금요일은 이러한 방법으로 운영이 될 것 같다. 3반 담임선생님이 도움을 주셔서 남자아이들이 샤워를 끝냈고, 여자아이들은 윤미숙 선생님이 도움을 받아서 샤워를 했다.


“선생님이 그러는데 이제 조금씩 샤워나 몸을 씻는 것도 혼자 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할 거라고 했어. 진짜 축구부에 잘 들어온 것 같아.”


동건이는 아직도 샤워를 할 때면 엄마나 아빠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운동선수가 된 이상 혼자서 잘 씻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나오니 3,4,5 학년이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2학년 아이들도 집에 돌아가기 보다는 운동장 스탠드에 마련된 그늘에 앉아서 축구부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확실히 형들이어서 그런지 속도가 빨라 보여. 힘도 센 것 같고.”


우리 나이대에서 한 살 차이는 무척 크게 다가온다. 거기다 5학년 형들 중에서는 이미 키가 170㎝에 가까운 사람도 보인다. 당연히 속도감이나 힘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서 그래. 저 형들과 경쟁하려면 지금부터 골고루 잘 먹고 잘 자야지.”


“잘 먹고 잘 잔다고?”


당연한 이야기에 동건이가 질문을 했고,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도 나와 동건이의 이야기를 주목한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키가 크거나 덩치가 크는데 가장 중요해. 학교에서 주는 급식을 남기지 않고 잘 먹어야지. 집에서도 엄마가 주는 밥을 잘 먹고.”


“으~. 학교 급식에는 가끔 싫어하는 것들이 나오는데!”


“맞아! 학교 급식에는 버섯이 나온다고!”


동건이가 급식 이야기를 하자 다른 아이들이 급식에 대한 불만을 하나 둘 꺼냈다.


“급식은 그냥 밥을 해서 주는 것이 아니야. 영양사 선생님이 계서서 우리들이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다 알아서 요리해 주시는 거라고. 그래서 급식을 잘 먹으면 키가 크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거야.”


“정말? 재석이 너는 똑똑하구나!”


“그래? 그러면 월요일부터 급식을 받을 때 밥이나 반찬을 많이 달라고 해서 많이 먹어야지! 그래야 키도 많이 클 것 같아!”


우리 나이 또래에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특히 발육이 좋아지려면 야채나 버섯 등 싫어하는 재료라도 고루고루 잘 먹는 것이 최고다.


“나도! 나도 월요일부터 급식을 잘 먹어야지!”


여자아이들도 급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투지가 느껴진다. 아직 애들이어서 그런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급격하게 친해지고 있다. 얼마나 축구부에 오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서로 친해지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날부터 2학년은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 같다.



#


윤미숙은 올해로 14년차 교사다. 24살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선생님이 되었고, 지금까지 체육교사 일을 잘 해오고 있다. 학교에 축구부가 생기면서 저학년과 여자아이들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체교과를 나와서 초등학교 체육교사로 오래 일해온 입장에서 축구부가 생긴다는 것도 기대가 되었고, 운동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동건아. 너무 힘이 들어갔어. 그러다가 다른 애들까지 다친다.”


“아! 그렇지. 지금은 훈련 중이지.”


“맞아. 아무리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같은 축구부원이야.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해.”


지금 자신은 2학년 학생들의 지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저 아이는 뭐지? 달리기를 할 때부터 눈에 들어오던 아이다. 2학년 1반의···, 강재석이라고 했던가? 열심히 훈련을 하면서 혼자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같은 학년의 아이들 10명을 모두 눈에 담고 있나? 14년차 체육교사도 힘든 일인데?


“예솔아, 여기는 잔디가 아니라 넘어지면 아파. 친구하고 같이 넘어지면 더 아프고.”


“아! 알았어.”


재석이의 말을 들은 아이가 넘어질 뻔한 친구를 부축해 주었다. 아까 드리블 연습을 할 때는 공도 보지 않고 드리블을 하는 것 같았는데···.


“10분이 지났으니까 각자 다른 포지션으로 가보자. 청팀은 이번에 누가 골키퍼 할 차례야?”


“내가 해볼께!”


“그래 승윤이라고 했지?”


벌써 이름도 다 외운 것 같다. 원래 어릴수록 축구를 하면 골을 넣는 공격수만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재석이란 아이는 어느새 10분 단위로 아이들이 각각 다른 포지션에서 축구를 해볼 수 있도록 알아서 조절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잘 관찰하고 축구를 하다가 다치지 않도록 조절까지 하고 있다.


“잘 했어!”


“우와 골이다!”


“이번에는 막았다!”


“이야! 승윤이 잘 하는데?”


덕분에 2학년 아이들은 서로 다투는 일도 없고 여러가지 포지션에서 한시간 정도 신나게 축구를 했다. 일단 오늘 일과가 끝나면 감독님이나 코치님하고 재석이에 대해서 상담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저런 애는 교사생활 14년 만에 처음 본다. 어렸을 때부터 무척 어른스러운 아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림에도 불구하고 저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듯이 달관한 애는 처음 본다. 딸보다 2살이나 어림에도 딸보다 최소 10년은 더 어른스럽게 보인다. 사내아이들은 다 저런 걸까? 아니지! 지금까지 살아오면 보아온 아이들 중에서도 저 정도인 애는 없었다.



#


집에 돌아오니 여전히 엄마와 재은이가 나를 반겨준다.


“아들! 오늘은 축구부에서 운동하느라 조금 늦었네. 샤워도 했어?”


“오~! 빠! 늦어.”


본능처럼 재은이를 껴안고 뽀뽀를 해주면서 엄마에게 대답을 했다.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선생님이 샤워하는 것도 도움을 주셨어요.”


‘쪽쪽쪽! 쪽쪽쪽쪽!’


“오빠! 그만! 재은이 주거!”


동생한테 뽀뽀해주다가 동생을 죽인 오빠가 될 수는 없지! 오늘은 이쯤에서 뽀뽀는 그만!


“재은이도 오늘 어린이집에서 잘 놀았어?”


“어~, 재은이는 어린이집에서 어~, 간식도 먹고, 친구하고 어~, 벽돌 쌓기도 했어!”


말을 할 때 ‘어~’를 붙이는 모습조차 이리 귀엽다니! 안되겠다. 다시 뽀뽀 공격이다!


“아부부! 오빠아아~! 재은이 숨막혀!”


재은이 볼따구에 실컷 뽀뽀를 해주고 숙제를 했다.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숙제를 해서 그런지 30분 정도만에 숙제를 다 끝냈다. 다시 재은이와 놀아주고 있는데 아빠가 퇴근하셨다.


“아들! 오늘 처음으로 축구부에서 훈련했지? 잘 했어?”


“선생님이 무척 잘 하는 분 이셨어요.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연습을 했어요. 기본기 훈련도 많았고, 축구도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재미있게 했어요!”


“???”


“그걸 어떻게 알아?”


“하다 보면 다 알죠. 그리고 2반에 예솔이라는 애가 있는데, 그 애가 토요일마다 축구 아카데미이 다닌다고 했어요. 모여 있을 때 축구 아카데미와 축구부를 비교해서 이야기를 해줬는데, 들어보니 우리학교 축구부가 훨씬 잘 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내가 하는 말에 조금 의문을 가지고 계셨던 엄마아빠도 예솔이의 이야기를 해주고 내가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알아보고 있다는 말에 수긍을 하시는 분위기다.


“그러면 이번 주에는 일요일날 아빠랑 재은이랑 학교 운동장에 갈까? 내일은 아빠가 출근을 꼭 해야 해서 같이 갈 수가 없어.”


“그러세요. 내일은 혼자 축구공하고 운동화 신고 운동장에 가도 돼요.”


“토요일인데 축구를 하러 가려고?”


“훈련은 매일 해야 의미가 있죠!”


이 이야기에 엄마가 무척 대견스럽다는 듯 나를 쳐다봐 주셨다.


“그러면 내일은 엄마하고 재은이하고 같이 학교 운동장을 갈까?”


“좋아요!”


내일은 아빠 없이 나랑 엄마, 재은이만 학교 운동장에 놀러 가면 되겠네. 재은이랑 적당히 놀아주는 것으로 달리기를 대체하고 교무실에 가서 축구부실 열쇠를 빌려서 연습을 하면 될 것 같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 갔다. 역시나 우리 학교의 인조잔디는 주변 주민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우리 가족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학교 운동장에 나왔다. 특히 작은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안전하게 아이들이 뛰고 놀 수 있는 이런 장소가 소중하겠지! 재은이도 신나서 뛰어논다.


“오빠! 여기 좋아!”


그래 재은이가 좋으면 된 거지! 한참 뛰어 놀던 재은이는 지쳤는지 엄마 품에서 곤히 잠이 들었다. 나는 주말에도 연습을 하러 나온 축구부 형들과 인사를 하고는 같이 훈련을 했다. 축구공도 이미 몇 개 있고, 드리블 연습을 위한 콘이나 민첩성 훈련을 위한 사다리도 이미 깔려 있다.


“2학년 강재석입니다. 안녕하세요.”


“2학년인데 주말에 연습을 하러 왔어? 아이고 장하다 장해!”


다행히 4, 5학년 형들은 연습을 하러 주말에도 학교에 나온 나를 반겨주었고, 덕분에 함께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내가 어리다면서 금이야 옥이야 옆에서 움직이고 뛰는 것을 보살펴주려는 모습이 오히려 적응이 안될 정도다.

엄마도 잠든 재은이를 안고 내가 형들하고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 보신다. 그러다가 재은이가 깨고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


아들이 몇 주 전부터 무척 어른스러워졌다. 일단 학교에서 돌아오면 시키지 않아도 손도 씻고 세수도 한다. 그리고 앉아서 학교 숙제를 간단히 한 후 동생과 놀아준다. 조금 과격하게 놀아주는 것이 문제이기는 한데 그래도 그 전과는 다르게 동생을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는 아빠가 퇴근하면 저녁을 먹고 모여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기 전까지 공부를 하거나 아빠 컴퓨터로 축구에 관한 영상을 보거나 홈페이지를 본다. 그러다가 가끔 집 앞에 있는 공원에 가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다가 들어온다.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시켜야 했는데, 요즘은 숙제나 씻기 등은 혼자서도 알아서 잘 한다. 샤워도 혼자서 하고 화장실에서 엄마를 부르는 일도 없다. 화장지가 떨어진 것도 알아서 화장지를 채워 넣기도 하더라.


“오늘 재석이, 재은이와 학교 운동장을 다녀왔어요.”


“축구부에 들어가더니 조금 바뀐 것들이 있어?”


“여전히 재석이는 재은이를 잘 돌봐요. 달라진 것들은 미리 나와있던 축구부 형이나 누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는 것 정도인 것 같아요. 그나마도 재은이가 지칠 때까지 먼저 놀아주고 연습을 했어요.”


“우리 큰아들이 철이 들고 싶은 것 같군.”


“아뇨 철은 벌써 들은 것 같아요. 요즘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저녁밥을 준비하면 도울 수 있는 것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수저를 세팅하거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기도 해요.”


“허!”


“요즘은 재석이가 당신보다 더 손이 덜 가는 것 같은데요?”


“내가? 뭘?”


역시나 착하기는 한 남편이다. 그래, 착하니까 이정도쯤 이야···.


“양치질이나 하고 오세요.”


“아! 양치질! 해야지, 하고 자야지.”


시집오기 전에 어머님이 잘못하면 애 하나 더 키워야 할 수도 있다고 잘 생각해 보라고 하셨을 때 잘 생각해야 했다. 어머님이 A/S는 할 수도 없고 반품은 절대 안된다고 하셨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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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25년 U-17 월드컵 01 24.09.10 32 0 28쪽
15 한강 중학교 09 24.09.09 32 0 28쪽
14 한강 중학교 08 24.09.06 34 0 28쪽
13 한강 중학교 07 24.09.05 33 1 28쪽
12 한강 중학교 06 24.09.04 33 0 29쪽
11 한강 중학교 05 24.09.03 40 0 29쪽
10 한강 중학교 04 24.09.02 48 0 28쪽
9 한강 중학교 03 24.09.02 45 0 28쪽
8 한강 중학교 02 24.09.02 43 0 30쪽
7 한강 중학교 01 24.09.02 48 0 29쪽
6 운곡 초등학교 05 24.09.02 50 0 32쪽
5 운곡 초등학교 04 24.09.02 39 0 29쪽
4 운곡 초등학교 03 24.09.02 44 2 33쪽
3 운곡 초등학교 02 24.09.02 54 2 30쪽
» 운곡 초등학교 01 24.09.02 60 3 28쪽
1 전생(?) 비슷한 것이 떠올랐다. +2 24.09.02 91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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