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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므스름
작품등록일 :
2024.09.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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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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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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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중학교 04

DUMMY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몇몇 선수들이 교체되었다. 스코어는 3:1 이지만 스코어 이상으로 기량 차이가 보였기 때문에 3학년 둘이 빠지게 되었다. 이후에 있을 경기에서도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체력 보존을 해주는 것 같다.


“상대방이 거칠게 나올 수 있다. 부상은 절대로 피해야 해.”


“공격수들도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 그래야 수비수들이 숨 돌릴 시간도 나고 상대방 플레이도 원하는 방향으로 안 흘러가지.”


“부모님들 여기까지 힘들게 오셔서 응원해 주시는 것 알지? 열심히들 해라.”


**중학교에게 여기는 홈이나 마찬가지다. 응원단 숫자만 보더라도 차이가 꽤 나는 정도다. 저런 응원을 받으면서 지고 있으면 확실히 플레이가 거칠어 질 수 있다. 3학년 선배들이 빠지자 2학년 스트라이커인 오선기 선배가 주장 완장을 팔에 둘렀다.


“이기고 있다고 적당히 할 생각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플레이한다. 열심히들 해!”


“네!”


결국 후반전에도 우리는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다만 상대방이 거친 플레이를 시전하지 못하도록 빠른 템포로 경기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다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지만 공수 전환도 빠르게 되면서 골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만들어졌다. 결국 우리는 후반전에 3골을 넣고 2골을 내어주는 경기를 했다.


‘삑! 삑! 삐~~~~~이익!’


전후반이 모두 끝났을 때 경기 스코어는 6:3이 되어있었다. 꽤 많은 골을 내어준 경기이지만 코치님들이나 감독님의 표정이 매우 좋았다.


“다들 잘 해주었다. 어려운 경기일 수 있었는데 쉽게 이겨서 다행이다.”


“오늘 경기 뛴 사람들은 마무리 훈련까지 확실하게 하고 이동한다. 나머지 녀석들은 경기 뛴 애들 마무리 훈련 도와주고 뒷정리를 시작한다.”


3학년 대부분이나 2학년 주전들이 솔선해서 경기 뒷정리를 시작했고, 짬이 가장 밀리는 나는 더욱 부지런히 움직였다.


“여기 수건하고 압박붕대 가지고 왔어.”


“어, 재석이구나, 고맙다.”


“후반에 고생 많았다. 골키퍼 하기에 가장 힘든 날이었지?”


“아흐! 말도 마라. 공격보다 수비가 적은 상황이 너무 많았어.”


골키퍼를 포함해서 수비수들이 고생을 많이 한 경기였다. 거기에 후반전에 템포를 올리면서 다들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오늘 골대를 지킨 현철이는 유니폼 여기저기 잔디에 쓸린 자국이 남아있을 정도였다. 몇 번이나 몸을 날렸는지 셀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현철이 오늘 고생했다. 종아리 근육 좀 풀어놓자.”


“네, 코치님!”


골키퍼 코치님이 확실한 케어를 해 주셨고, 다른 선수들도 마무리 훈련이 한창이다. 다음 경기를 위해서 빠르게 운동장이 비워졌고 우리는 경기장을 빠져나와서 경기장 옆에 있는 훈련용 경기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했다.


“아이고~, 우리 새끼들 오늘도 잘 했다!”


“아들! 오늘 두 골이나 넣은 우리 아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었다. 마무리 훈련이 끝나가자 부모님들이 오셔서 오늘의 승리를 축하해 주셨다. 이틀 연속 시합 일정에 걱정을 하는 부모님들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알아서 선수단을 조율해 주셨고, 1,2 학년 선수들이 거의 모두 출전하게 되었으니 학부모님들의 만족도는 더더욱 높아졌다.


“감독님, 코치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저녁도 저희가 준비했는데 괜찮을까요?”


“아이고, 회장님 자꾸 안 그러셔도 되는데!”


우리 감독님은 사회생활이 만렙이신 것 같다. 자신보다 확실히 어린 축구부 후원회 회장직을 맞고 계신 어머니에게 깍듯한 존대를 하고 계신다. 말로만 존대를 하고 계신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대우를 해 주신다.


“오늘은 중국집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애들이 뭐를 좋아할지 몰라서 짜장면하고 볶음밥을 많이 예약해 두었어요. 탕수육하고 만두도 여유 있게 예약해 두었습니다.”


“뭘 이렇게까지! 애들이 좋아하겠죠?”


옆에서 몰래 엿듣고 있던 선수들이 모두 환호하고 있는데요?

오늘의 승리로 우리는 3차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제는 16개 팀만이 남았다. 코치님 말씀이 2차전에서 힘든 팀을 만났더라면 2차전부터 베스트 멤버 위주의 구성으로 시합을 했을 것이라고 하셨다. 3차전이자 16강전은 2일 후에 열린다. 정말이지 2차전에서 상대하기 힘든 팀을 만났더라면 이겼더라도 딱 하루만 쉬고 시합을 하는 일정이다. 아무리 중학부 대회라고 하지만 너무 타이트한 운영이다.


“2일 뒤에 성남 ###중학교와 붙게 되었다. **중학교를 4:2로 이기고 올라왔다.”


식사를 마치니 다음 대전 상대가 결정되었다. 성남 ###중학교 축구부는 전국 리그에서도 같은 조에 소속된 학교로 가장 많이 붙어본 학교이기도 하다.


“다만 32강전에서 **중학교를 만나면서 전반전에는 주전이 모두 나와서 뛰었고 후반전에도 교체카드 4장을 쓰기는 했지만 주전들의 체력은 많이 저하된 상태라고 생각된다.”


다행히 우리처럼 비 주전으로 시합을 치른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두 경기를 치르고 만나지만 3학년이나 2학년 주전 중에서 시합을 뛴 사람은 두 명이 전부다. 아마도 체력적인 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만큼 체력전으로 상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다음 경기를 생각한다면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것이 꼭 좋은 선택은 아니다. 감독님이 어떠한 결정을 하셨을지도 궁금해진다.


“우리는 다음 경기만 생각한다. 상대방이 체력에서 약점을 보인다면 그 부분을 파고든다.”


감독님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셨다. 한강 중학교 축구부는 중학교 최고의 강팀이 아니다. 바로 한 경기를 생각하는 운영이 합리적이다. 비록 앞의 두 경기 상대를 확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비 주전을 위주로 경기를 치렀다고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우연히 정확한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 내일 모레 있을 경기의 성남 ###중학교는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강팀이다 전국대회 경험도 많은 팀이고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른다면 승패를 장담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님의 결정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하게 압박하고 빠른 타이밍에 패스를 하면서 많이 뛰는 축구를 한다. 미드필더들이 더 많이 뛰어서 다른 선수들이 패스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려주고, 양쪽 측면 수비수는 활발하게 공격을 시도할 수 있도록. 측면 수비수가 공격하러 나가면 주장이 그쪽 자리를 커버할 수 있게 준비해.”


“네!”


“전반 후반부나 후반전이 시작하면 상대 수비가 헐거워질 수 있다. 재석이! 이 타이밍에 적극적으로 중거리 슛을 노려. 이 타이밍이 아니더라도 중거리 슛 기회가 나오면 실패하는 것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


“네!”


나와 남영 선배는 특임까지 내려졌다. 나 같은 경우에는 1학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압박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슈팅을 노리라는 주문이 이어졌고, 남영 선배는 수비의 빈자리를 광범위하게 커버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두 경기나 쉬었으니 눈썹 날리게 뛰어다니라는 말씀 이시죠?”


“정확해!”


너스레가 좋은 남영 선배의 투덜거림 덕인지 팀의 긴장감이 조금 해소된 듯하다. 코치님과 가벼운 분위기로 대화를 하는 것을 보여준 덕인지 긴장을 하고 있던 부원들의 분위기가 조금은 누그러졌다.


“많이 붙어 본 상대인가요?”


“###중? 작년에도 연습시합 포함해서 5번이나 붙었지. 연습시합만 3번 했다.”


“전적은 어떻게 되는데요?”


“1승 2무 2패. 조금 밀렸어.”


어쩐지 3학년 선배들이나 2학년 선배들이 조금 긴장을 하더라. 작년 상대 전적에서 조금 밀리는 상대 였구만!


한강 중학교 축구부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남아있는 아침이다. 오늘 우리의 경기는 4경기로 오후 5시 정도에 시합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런 시간에 시합을 하게 되면 평소에 훈련하던 것 보다는 조금 느긋한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필수 훈련은 열심히 하고 체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훈련은 그 양을 확 줄인다. 평소보다 기본기 훈련을 많이 하고 잔디에서 공을 쓰는 훈련을 늘린다.


“점심 먹을 때까지 너무 힘 빼지들 마. 런닝하는 애들 천천히! 조금 더 천천히!”


“점심 먹고 나서도 충분히 소화시키고 뛰기 시작해라. 어지간하면 앉아서 소화시켜.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적당히 먹고. 차라리 시합 시작하기 전에 간식을 먹어!”


코치님들이 바빠지는 시간이 왔다. 시합 당일날은 코치님들의 레이더가 스펙 업이 된 것 마냥 날카롭게 작동하고 잔소리는 배가 된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수 있는 학교와의 시합이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코치님들이 무척 바빠 지셨다.


“주장! 애들 너무 무리하지 않게 잘 좀 돌봐라.”


“어디 걸려서 넘어지지 않게 조심들 시켜!”


더불어 3학년 선배들도 무척이나 조심스러워진다. 저러다가 자기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안되는데···.


“아이고 코치님,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애들 착해서 시킨 것 잘 하잖아요.”


“2학년들아 컨디션 조절 좀 하자.”


아무래도 우리학교 3학년 선배들은 그냥 착해 빠진 사람들 이거나 아니면 능청스러움으로 무장한 사람들인 듯하다. 알아서 후배들을 척척 챙기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잘 조절하고 있다.


“야! 재석아. 너는 긴장도 안되냐? 오늘 선발 출전인데?”


어제 두 골이나 넣은 도영이는 느긋하게 준비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신기한 물건을 발견한 듯한 표정이다.


“우리가 불리한 시합을 하는 것도 아니고, 느긋하게 준비하고 있다가 작전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겠냐?”


“속도 좋은 녀석.”


그래도 오늘 선발 출전하는 나를 생각해서 말도 걸어주고 준비 운동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 다른 1학년 녀석들이 오늘 선발로 출전하는 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잘 해서 승리 좀 해봐. 계속 경기를 하게 되면 나한테도 기회가 좀 더 돌아오겠지?”


“아무래도 왼발 공격수 후보들 중에서는 네가 가장 먼저 출전하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준비는 잘 해야지 출전하지 않겠냐?”


“아, 당근이지! 준비는 잘 하고 있어.”


음, 그냥 계산이 빠르고 실천력이 좋은 녀석 이구만! 그래도 우리 학년 중에서는 공도 잘 차고 붙임성도 좋은 녀석으로 통한다. 내 생각으로도 조금 이기적인 부분만 빼면 괜찮은 녀석이다. 기본적으로 축구를 잘 한다. 축구 선수가 일단 축구를 잘 해야지!


“첫 두 경기에서 부상만 다섯 명이다. 조심해서 뛰어. 만약에 우리가 이기는 상황이 오면 1학년인 너는 가장 쉬운 타겟이지 않겠냐?”


“오!”


“오?”


생각보다 머리도 좋은 녀석이다. 내가 생각해도 가장 위험한 부분이 그 부분 이였는데 나랑 생각하는 것이 비슷한 모양이다. 그래도 공격수도 아니고 미드필더로 뛰니까 정교하거나 위험한 태클에 노출될 가능성은 조금 적겠지?


“아, 네가 말해주니 상황에 따라서는 조심하기는 해야 할 것 같다. 오, 도영준이 머리 잘 돌아가는데?”


“나도 4,5 학년 때 좀 당했지. 그런데 너도 그러지 않았냐?”


“글쎄, 대부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다 보니까 경기에서 크게 이기면 공격 쪽으로 올라가는 일이 별로 없었지. 3선에서 공을 잡았는데 상대방이 거친 태클을 시도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지.”


“하긴, 그건 그렇겠네. 그래도 어제 일관 선배 다치는 것 보고서 놀라기는 했어.”


“그래도 타박상 정도로 끝난 것은 다행 아니냐?”


“종아리 앞쪽이라 다행이지 뒤에서 들어와서 종아리 뒤쪽에 그렇게 태클 당했으면 정말 위험할 뻔했지.”


점심을 먹고서 각자 소화를 시키면서도 경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 녀석하고 오랫동안 같은 팀에서 뛰어야 하는데, 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는 동료는 언제나 환영이다. 겨울부터 손발을 맞추고 있는데 축구도 열심히 하고 능력도 좋은 녀석이다.


경기 준비는 생각보다 차분하게 진행된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은 몇 시까지 모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미리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모이면 경기장의 경기가 몇 분이나 남았는지 알 수 있고, 몇 분 뒤에 시작한다는 관계자의 전달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운동장이 비워지면 슬슬 몸을 풀고 있다가 경기를 하기 위해서 모든 준비를 마친다.

이 모든 준비가 끝나고 우리도 이번 대회의 3번째 경기를 앞두게 되었다.


“양팀 정렬해주세요.”


경기 진행자의 설명을 듣고 양팀 선수들과 주, 부심이 경기장 가운데서 만났다. 서로 빠르게 인사를 나누고 선공권을 가린다. 그리고 선수들이 준비를 마친 것을 보고는 바로 경기가 시작된다.


‘삑!’


우리 주장은 선공권을 잘 가져오지는 못하는 편이다.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코인 토스에서 앞뒤 가리기를 못 맞추는 것으로도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주장! 좀 맞춰봐!”


“오늘은 내가 안 찍었다!”


축구경기는 보통 전후반 시작과 마지막 5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작할 때는 긴장감 때문에 원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마지막에는 체력저하 등의 문제로 집중력이 풀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면 긴장감을 해소하는데 좋다. 특히나 상대가 지역에서도 많이 붙어본 상대라고 하면 더더욱 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강 중학교와 많이 붙어본 상대라도 올해 들어서 처음 갖는 경기다. 상대도 천천히 경기를 진행했다. 아무래도 우리 학교는 기본적으로 수비를 중요시하는 전략을 오랫동안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에 상대도 급하게 공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저기로 공을 돌리면서 우리의 약한 부분을 탐색하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탐색전으로 뒤에서 공을 돌리면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패스에서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나이스 커트!”


우리 팀 최전방에 있던 2학년 선기 선배가 중앙선을 넘어서 대기하고 있다가 상대의 패스 속도가 조금 느린 틈을 타서 볼을 커팅했고 그 공은 내 발 앞으로 떨어졌다.


“뛰어!”


이럴 때는 존대 같은 것은 없다. 당장에 뛰어나가!

왼쪽에서 수비에 도움을 주던 재현 선배가 몇 발자국 버벅거렸다. 하지만 이내 측면 라인을 따라서 공격 진영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상대의 측면 수비수는 이미 재현 선배보다 뒤쳐졌다. 그 사이에 공을 소유한 나에게 태클이 들어왔지만 발바닥으로 공을 컨트롤해서 상대 미드필더를 따돌렸다. 이럴 때는 공을 오래 소유할수록 손해다.


“재현 선배!”


달려나가는 재현 선배의 속도에 맞춰서 빈 공간으로 공을 올렸다. 그리고는 나도 공격 진영으로 빠르게 넘어간다. 패스 한 번 했다고 공이 날아가는 것을 구경이나 하는 녀석은 축구 선수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을 커트하고 넘어진 선기 선배도 이미 일어났고 내가 뛰는 것을 보자 바로 뒤따라오고 있다.


“재석아 뛰어! 더! 재현이 패스 받아줘!”


그렇게 소리치면서 뛰어오지 마시라고요! 숨 차서 느려지잖아요!


“네!”


대답에 쓸 에너지가 없다. 지금은 죽어라 뛸 때다.

거의 무저항으로 상대 페널티 에리어까지 접근한 재현 선배에게 상대팀의 중앙 수비수 한 명이 붙었다. 막기 위해서 엄청나게 뛰었지만 왼쪽 페널티 에리어 부근까지 공을 운반했던 재현 선배는 나에게 땅볼로 패스를 했고, 다른 중앙 수비수의 견제를 받고 있던 나의 선택은


“헉!”


뒤따라오는 선기 선배에게 공이 가도록 공을 건드리지도 않는 것이었다.


“나이스!”


패널티 서클보다 조금 안쪽에서 공을 받은 선기 선배는 완전한 찬스를 얻을 수 있었고 선배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지 못하는 골이 되어 버렸다.


“우와아아아! 골이다!”


“멋진 녀석들! 잘 했어!”


경기가 시작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서 단 한번의 역습으로 골을 만들었다.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의 함성이 귓가에 맴돈다. 당연히 감독님이나 코치님들 그리고 대기하던 선수들까지 난리가 났다.


“나이스 역습!”


“슛도 좋았고, 패스도 좋았고, 흘려주면서 수비 따돌리는 것도 좋았다!”


“재석이 미친새끼! 거기서 흘릴 생각을 하다니! 뒤에도 눈이 달렸냐?”


아! 처음부터 나를 보고 패스하시는 것 같지 않았다니까? 당연히 손발을 많이 맞춘 사람을 보고 패스했을 거라고 생각을 했지. 그리고 뒤에서 엄청난 숨소리를 내면서 뛰어오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니까?

아직 중학생이라 골을 넣더라도 빠르게 다시 정렬을 해야 한다. 프로처럼 골을 넣고 시간을 끌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덕분에 소란스러움이 빠르게 정리되고 다시 경기가 계속되었다.


“골 넣었다고 풀어지지 말고 집중해!”


“네!”


우리 주장은 이런 것을 참 잘한다. 아마도 한강 중학교 축구부원 분위기 만드는 일은 이 사람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시합이 계속되면서 ###중학교의 플레이가 조금 달라졌다. 골을 먹은 것 자체가 긴장감이 풀리면서 패스미스가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팀 자체가 단단히 조여진 느낌이다. 문제는 저렇게 긴장을 하면 정교한 플레이가 힘들다는 것이다.


“오른쪽! 패스 오른쪽으로 간다. 중앙에 사람 들어오는 것 잘 봐줘!”


우리 주장은 목소리 크기도 대단한 사람이다.

공이 오른쪽으로 넘어가면서 우리팀의 중앙 수비수 중 한 명이 가운데로 침투해오는 상대 공격수를 마크했다. 그리고 공이 우리 페널티 에리어 부근으로 넘어올 때 공중에서 공을 커트했다.


“나이스 수비!”


“중훈이 좋다! 쓰로인 조심하고!”


멀리 커트한 공이 다시 오른쪽 싸이드 라인을 넘어갔다. 그것도 페널티 에리어에서 멀찍한 곳에서 다시 시작을 하도록 만들어서 수비에서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중훈 선배는 자신과 키가 비슷한 상대 공격수를 상대로 공중볼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저 공격수 3학년이라고 했는데 중훈 선배가 한 학년 위의 공격수를 꽁꽁 묶었다.


‘삑!’


어쩔 수 없이 외곽에서 공을 돌리던 ###중학교는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슛까지 시도했지만 그것 마저도 미드필더의 방해 덕에 공이 골대 위로 뜨면서 공격권을 우리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수비들 잘 하고 있다. 좋았어!”


“수비할 때 너무 타이트하게 붙지 말고 상대방이 패스나 슛을 편하게 하지 못하게만 만들어.”


이렇게 라이벌 팀의 대결 같은 경우에는 방금처럼 실책으로 인해서 이른 시간에 골이 만들어지면 오히려 경기가 쉽게 풀린다. 지금도 ###중학교는 역습으로 인한 실점 때문인제 쉽사리 공격 방향을 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중앙 수비가 두터운 팀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중앙으로 공을 투입하지도 못하고 있고, 양 싸이드도 오히려 수비수의 스피드가 공격수를 압도하고 우리의 측면 공격수들이 언제라도 도움수비를 들어갈 준비를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을 양 측면으로 몰지도 못한다.


“상대방 패스 경로 잘 주시하고 돌아 들어가는 사람 있으면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감독님이 중앙선 부근에서 우리들에게 소리를 치고 계시지만 경기 상황 자체는 긴박하게 흘러가지 않고 있다. 공격을 하는 상대보다 수비를 하고 있는 우리가 훨씬 많은 운동량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황이 나빠질 수가 없다. 반면 상대방은 어떠한 방향으로도 공격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 결과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우리 골대 쪽으로 위협적이지 못한 중거리 슛을 한 번 쏘고는 공을 넘겨주었다.

###중학교도 수비력이 좋은 학교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수비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 번의 패배는 대회 탈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직 전번전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거친 수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공을 탈취하고 공격을 할 수 있으니까!

이기고 있는 팀은 평상시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플레이들은 창의적인 플레이라고 불리기에 좋다.


“공 받아줘!”


전방에서 공을 가지고 있던 재현 선배가 나에게 공을 밀어주고는 바로 뒤돌아서 골대 방향으로 찔러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공을 잡지도 않고 바로 재현 선배에게 넘겨주었다. 흔히 말하는 2:1 패스!


‘뻥!’


공을 잡자마자 슛을 날렸지만 상대방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우리는 다시 코너킥을 받았다. 그리고 ###중학교 선수들의 표정이 조금 더 어두워졌다.


“재석아 가서 네가 올려라. 후반전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면 훈동이는 코너킥 상황에서는 공격하지 않을 거니까 남영이나 공격수를 보고 올려.”


“네! 알겠습니다.”


내가 올린 공은 재현 선배의 머리에 맞았지만 상대 수비수의 방해로 공의 속도가 느려졌고 상대 골키퍼가 공을 안고서 엎어졌다.


“빠르게 수비 복귀하고 다시 차근차근 하자!”


이렇게 공수를 교대하다 보니 전반전이 끝났다. 점수는 1:0 이지만 점수차 이상으로 게임이 치우친 모양새다. 스코어도 이기고 있는데 분위기까지 우리에게 넘어와 있어서 그런지 전반전을 꽤 열심히 뛰어다녔는데도 기운이 남아도는 느낌이다. 아마 ###중학교는 완전히 반대 상황일 것이라고 예상된다.


“전반전 깔끔했다. 이렇게 경기를 운영하면 골이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다. 완전히 상대를 압도했고, 평상시에 연습하던 플레이도 많이 선보였지. 그리고 그 중 하나로 골까지 넣었으니 더없이 잘한 경기였다.”


“잘 될 때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봐. 오늘 보아하니 점수 안 내주고 끝낼 수 있겠다. 재석이 너도 훈동이랑 스위칭도 하면서 혼란스럽게 만들어 봐.”


“선기 너도 오늘은 하고 싶은 것 다 해! 후반에는 하고 싶은 것들 다 해!”


코치님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경기 내용이 이 정도라면 당연히 칭찬과 격려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후반전 시작하고 5분만 조심하자. 아니! 아예 후반전 시작하면 바로 몰아붙여! 한 골만 더 들어가도 오늘 경기는 끝난다.”


감독님은 아예 후반전 시작과 함께 몰아붙여서 골까지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확실히 후반전에 한 골을 먼저 넣는다면 ###중학교는 스스로 무너질 확률이 높았다. 우리 감독님도 상대에 대한 자비는 찾아볼 수 없는 무자비한 분이셨다!


“후반전에 우리가 선공이니까 들어가자 마자 중앙에서 사이드로 빼고 가운데서 기회 좀 만들어보자.”


“오케이!”


공격을 주도하는 재현 선배가 볼을 운반하기로 했고 나는 혹시나 모를 때를 대비해서 뒤를 받치기로 했다. 그리고 중앙에서 공격수 둘과 미드필더가 포지션을 만들어서 측면에서 올라오는 공으로 기회를 만들어 본다는 작전을 짜고 바로 시합에 들어갔다.


“마침 ###중학교 오른쪽 수비수도 교체가 되네. 지금 들어왔으니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건데, 적응하기 전에 흔든다.”


수비 포지션에 있는 주장도 상대방의 교체 멤버에 대해서 정보를 주고 있다. 평상시 훈련을 할 때부터 서로 대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은 이럴 때 강점을 보인다. 작은 정보라도 모두에게 전달되고 있다.


‘삑!’


주심의 호각이 후반전의 시작을 알리자마자 왼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재현 선배가 상대 진영으로 뛰었다. 2학년 선배의 토스를 받은 내가 바로 재현 선배에게 공을 이어주었고,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 같은 상대의 수비수를 제치고 재현 선배는 공을 받았고 우리는 모두 상대의 진영으로 달렸다. 이미 저 위치에서 재현 선배가 아무 저항없이 공을 받았으니 어떠한 형태로든 공격이 가능해 보인다.


“막아! 오른쪽 막아!”


“중앙으로 뛰어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후반 시작과 함께 상대 진영은 초토화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약속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 죽어라 뛸 뿐이다.

상대 페널티 에리어 우측 부근에 도착한 재현 선배가 중앙으로 달려오는 선기 선배에게 공을 이어줬다. 아무래도 저 둘 사이에 패스는 확실히 함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티가 난다. 정확히 오른발 아래로 패스가 연결되었다.


“막아!”


그 덕분에 상대는 어쩔 수 없이 페널티 서클 바로 앞에서 선기 선배를 반칙으로 끊을 수밖에 없었다.


‘삐~~~익!’


선기 선배가 넘어지면서 바로 주심의 호각이 울렸다. 이미 공을 받아서 앞으로 전진하려고 하는 도중에 공이 빠진 상태에서 발목을 향해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갔다. 완전히 피하지 못해서 걸려 넘어졌지만 반칙이 아닐 이유가 없다.


“아악!”


오히려 반칙을 한 상대 중앙 수비수가 소리를 질렀다. 심판이 노란색 카드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위험한 위치에서의 프리킥 찬스를 준 것에 더해서 경고까지 먹었다. 솔직히 거기서 파울로 안 끊었으면 골로 이어졌다.


“재석아. 앞에서 페이크 한 번 할 테니까 네가 차라. 전반전에 한 번 차보니까 오늘 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어.”


원래 왼발 프리킥을 전담으로 차는 재현 선배가 프리킥 기회를 양보해 주었다. 대략 골까지의 거리는 27m정도? 이런 찬스를 놓치면 언제 골을 넣을까?


재현 선배가 페이크 킥을 하자 앞에 서있던 상대 선수들이 모두 움찔했다. 일부는 점프도 뛰었다. 이렇게 잘 속여주면 더 좋다. 일단 골키퍼가 움찔하는 것까지 보았다. 여기서는 오른발로!


“골이다! 재석이 미친놈! 멋진놈!”


“우와아아아!”


나는 짧은 도움닫기로 상대의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노렸고 수비벽을 넘긴 공이 상대이 골대 왼쪽 중간높이로 빨려 들어갔다. 재현 선배의 페이크 동작에 상대 골키퍼가 움찔하면서 내가 찬 공에 반응을 하지 못한 것이 컸다.

1학년이라 세리머니를 할 시간도 없었는데 선배들이 둘러싸고는 잠깐 골의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는 바로 시합 제계! 전반전에도 한 골을 먹은 상태에서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골을 먹은 상대방은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고, 플레이도 점점 거칠어졌다.


‘삑!’


“###중학교 주장 앞으로!”


결국은 주심이 ###중학교의 주장을 불러서 플레이가 너무 거칠다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였다. 우리 감독님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일이다.


“선기, 일관이하고 재석이 들어와라!”


결국 후반 20분경에 필드에 남아있던 나와 선기 선배, 우측 후방 수비수인 일관 선배까지 교차하게 되었다. 나와 선기 선배는 모든 골에 관여했고, 일관 선배는 수비를 너무 잘 해서 오늘 우리 우측 측면은 한 번도 뚫리지 않았다. 혹시나 상대 분풀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모두 바꾼다는 의미다.


“재석이 고생했다. 첫 공식경기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강 중학교 축구부 1학년들 중에서 꽤 늦은 타이밍에 공식경기에 출전하게 되었다. 1학년들 중에서도 3명을 제외하면 모두 이번 대회 1차전이나 2차전에 조금이라도 출전했다. 두 명은 조금 부상이 있고, 한 명은 아직 시합에서 뛸 정도의 체력을 만들지 못했다.

약 15분 뒤에 오늘의 시합이 끝났다. 결과는 3:0으로 우리가 승리했는데, 후반 10분을 남기고는 상대방은 수비숫자를 줄이고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수비는 단단했고, 수비에 성공한 후 한 방의 역습으로 한 골을 더 넣었다. 재현 선배는 풀타임을 소화하면서도 마지막에 스퍼트를 보여주면서 최종 수비수와 스피드 경쟁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골키퍼와의 1:1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수고하셨습니다!”””


양팀이 정렬을 해서 인사를 했다. 상대 선수들의 표정이 무척 좋지 못하다. 당연하겠지! 골도 3골이나 내주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후반 중반까지 끌려가는 경기를 했고, 마지막 파상공세로 한 골도 만회하지 못했으니 불만족스러운 경기일 수밖에 없지.


“야! 오늘 감독님이 한 턱 쏘신데!”


“진짜?”


“진짜다 이놈들아!”


“우와!”


지역 라이벌 팀과의 대결에서 대승을 거두었더니 감독님이 저녁에 맛있는 것을 먹여 주겠다고 하셨다. 숙소 밥도 나쁘지 않지만 특식은 언제나 환영이다!


“숙소 돌아가서 밥 먹을 때 족발 기대해라!”


“““우와!!!!”””


남자 중학교 운동부 학생들이라면 족발과 치킨은 못 참지!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개인 정비 시간이다. 오늘도 푸짐하게 먹었으니 뛰는 것이라도 열심히 해야지!


“야! 후원회에서 야식으로 치킨 사주신데!”


오늘 먹은 것들 다 소화시키고 잘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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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25년 U-17 월드컵 04 24.09.13 29 0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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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2025년 U-17 월드컵 02 24.09.11 28 0 28쪽
16 2025년 U-17 월드컵 01 24.09.10 32 0 28쪽
15 한강 중학교 09 24.09.09 31 0 28쪽
14 한강 중학교 08 24.09.06 34 0 28쪽
13 한강 중학교 07 24.09.05 33 1 28쪽
12 한강 중학교 06 24.09.04 33 0 29쪽
11 한강 중학교 05 24.09.03 40 0 29쪽
» 한강 중학교 04 24.09.02 48 0 28쪽
9 한강 중학교 03 24.09.02 45 0 28쪽
8 한강 중학교 02 24.09.02 43 0 30쪽
7 한강 중학교 01 24.09.02 47 0 29쪽
6 운곡 초등학교 05 24.09.02 49 0 32쪽
5 운곡 초등학교 04 24.09.02 38 0 29쪽
4 운곡 초등학교 03 24.09.02 42 2 33쪽
3 운곡 초등학교 02 24.09.02 54 2 30쪽
2 운곡 초등학교 01 24.09.02 59 3 28쪽
1 전생(?) 비슷한 것이 떠올랐다. +2 24.09.02 91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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