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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므스름
작품등록일 :
2024.09.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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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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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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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 초등학교 05

DUMMY

“재석아, 라이트 윙백은 뭘 잘해야 할까?”


여전히 축구부에서 나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건이는 올해부터 라이트 윙백 포지션을 받았다. 아무래도 발이 빠르고 끈기가 있어서인지 꽤 잘 어울리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올해 라이트 윙백은 동건이 너냐?”


“윙어로 있다가 윙백으로 내려오니까 아무래도 조금 버벅이는 것 같아서.”


작년까지는 윙어로 공격적인 역할을 주로 하곤 했는데, 5학년이 되면서 출전 기회도 많아지고 수비 능력이 성장하면서 윙백으로 포지션을 바꿨다고 한다.


“그런 것들은 코치님과 상의해 봐. 그래도 네가 윙백이니까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질 수도 있겠네.”


“윙어로 뛸 때보다 더?”


“올해는 내가 볼란치 역할에 충실할 예정이니까 더 그렇겠지.”


“볼란치?”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생각해.”


“아!”


“야 오른쪽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나도 끼자.”


“두성이 형, 형도 어서 끼세요.”


6학년이 된 두성이 형은 올해도 우리 팀의 우측 윙 포워드가 될 예정이다. 발도 빠르고 들어오는 선수의 타이밍에 맞춘 크로스가 일품이다. 거기에 시야도 넓어서 아마도 올 한해 우리 팀의 주요 득점루트가 되어 주실 것 같다.


“새로운 학년도 시작되고 했으니 새롭게 추가되는 것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오! 재석아, 생각해 둔 것이 있구나.”


“올해부터는···.”


두성이 형이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수비를 끌어들이면 동건이가 역습을 하고 내가 패스를 찔러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연습을 시작했다. 우리가 연습하는 것을 보고 코치님도 옆에서 조정을 해 주셨고 전반이 잘 풀렸을 경우에 후반에 몇 번 정도 유효한 공격루트가 될 수 있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팀 전술이나 부분 전술만 준비한 것이 아니다. 지난 겨울에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덕분에 체력이 부쩍 좋아진 것이 느껴질 정도다.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횟수를 늘릴 수 있겠다.



#


“이 작전은 누가 생각한 것이지?”


“재석이가 후반전에 오른쪽을 털 생각으로 두성이와 동건이를 설득한 결과라고 합니다.”


전국 초중고 주말리그가 5월에 시작되었다. 운곡 초등학교는 첫 번째 상대로 ####초등학교 축구부를 상대하게 되었는데 어웨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을 1:0으로 이겼고, 후반에 미드필더와 윙어, 윙백의 활약으로 추가 점수를 넣었다.


“기가 막히네. 초등학교 축구에서 이런 작전이 나올 줄이야. 그것도 애들이 서로 상의하고 연습한 결과라니.”


“멋진 역습이었습니다. 프로 경기를 보는 줄 알았어요.”


“볼란치가 공을 탈취해서 전진하는 사이에 윙어가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수비를 달고 움직였는데, 그 빈 공간을 윙백이 침투하고 크로스를 올려서 윙어가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초등학교 축구 경기에서 볼 줄은 몰랐어.”


오늘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는 어웨이 경기에서 단 한 골도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수비가 완전히 물이 올랐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뛰는 재석의 활약이 뛰어났는데 수비 전 지역을 커버하는 움직임으로 수비수들을 도왔고 15번의 수비 성공을 해냈다. 이 정도면 수비로 상대방을 질식하게 만든 것이다.


“후반전에는 재석이가 상대에게 다가서기만 해도 상대방이 급하게 볼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패스 미스가 더 많아졌지.”


“그 과정에서 골도 나왔습니다.”


“재석이 저 녀석은 크게 될 거야. 볼키핑, 탈압박은 물론이고 패스도 정확해. 체력은 이미 초등학생 수준이 아닌 것 같기도 하구만.”


“프리킥도 강하고 정확한 편입니다. 기본기가 튼튼해서 드리블을 할 때 공이 발에 붙은 것 같아요.”


“5학년이지? 11살인가?”


“네.”


“자네 저 정도 플레이를 몇 살 때 했나?”


“지금도 못합니다. 저도 미드필더였지만 전성기때도 저 정도는 못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지금 프로들 중에서도 저 정도를 할 수 있는 녀석들이 많지 않을지도 몰라.”


문윤종 감독과 이대욱 코치는 지금 강재석의 플레이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은 정말 다르다. 비록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이대로만 자라면 최소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될 것이라고.


“재석이가 잘 하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게 대단한 건가요?”


다만 일반적인 체육교사인 윤미숙은 재석이 축구실력 보다는 다른 면에 더욱 주목하고 있었다.


“윤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재석이는 어떤 아이인가요?”


“다른 것 보다는 어른스럽다는 점이 대단한 아이로 보입니다. 운동도 잘 하지만 아이들도 잘 이끌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요. 학교에서는 여동생을 엄청 사랑하는 오빠로 유명하죠.”


“아!”


재석이는 재은이를 반까지 데려다 주고 뽀뽀까지 해 주는 오빠로 더 유명하다. 비록 재은이가 기를 쓰고 회피하고 있지만 4살이나 많은 오빠라서 재은이의 몸부림은 소용이 없다. 단지 재석이와 재은이의 등교길에 친구들이 재석이를 발견하면 1학년 교실에서 재석이가 뽀뽀하려고 재은이를 붙잡기 전에 제압해 준다고 한다. 특히 예솔이가 재석이의 뒤통수를 때려서 질질 끌고 5학년 교실로 돌아가는 것이 운곡 초등학교 명물이라고 하더라. 그 외에도 재석이와 친한 축구부 친구들이 재은이가 울지 않도록 달래 준다 하더라.


“저도 아이를 키우는데, 그냥 동생을 무척 좋아하는 오빠로 보여요. 그런데 재석이가 그렇게 축구를 잘 하는 건가요?”


“저도 아직 40이기는 하지만 30년 넘게 축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저 정도 축구를 잘 하는 애는 들어본 적도 없어요. 더군다나 재석이는 특별히 재능이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끈기가 있어요. 훈련을 엄청나게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재석이의 재능은 노력과 끈기일지도 모르겠네요.”


“하긴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재석이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집에 가서도 볼 트래핑을 한다고 하더군요. 숙제를 다 하고서 공을 가지고 가까운 공터에 가서 볼 트래핑 연습을 매일 빠지지 않고 한다고 들었어요.”


“학교에서 하는 훈련도 가장 열심히 하면서 대단하네요.”


“그래서 그렇게 기본기가 좋은 겁니다. 기본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더라도 훈련이 없으면 좋아질 수가 없어요. 축구는 발로 하는 운동이라 연습이 없으면 기본기가 늘지 않아요.”



#


우리는 5학년 여름에 전국 초중고 축구리그 왕중왕전에 올랐다. 5개 학교로 이루어진 지역 리그전에서 5승 2무 1패의 성적으로 조 1위를 기록했고 그 성적으로 왕중왕전에 올라갈 수 있었다.


“올해 목표는 왕중왕전 진출이었지만, 기왕이면 높은 곳까지 가보자!”


“““네!”””


40강에서 시작한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는 4강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시드를 받지 못한 학교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나도 개인적으로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5경기에 모두 출전에서 3골 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여러가지로 주목받는 미드필더가 되었다.

‘운곡초등학교의 싸움닭’, ‘필드의 미친소’, ‘가장 터프한 초등학교 축구선수’같은 별명이 생겼다. 누차 말하지만 친절한 플레이는 같은 팀이 연습할 때 외에는 쓸모가 없다.

너그럽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연습 경기까지는 아주 거칠게 플레이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식전이라면 입장이 다른 것이다. 상대 선수가 나가 바라만 봐도 바지에 오줌을 지리게 만들면 우리 팀의 플레이가 살아날 수 있다. 물론 신사적이지 못한 플레이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분명 규정에 있는 플레이를 하고 상대 선수가 다칠 수 있는 플레이는 최대한 자제한다.


“재석이 덕분에 전국 4강을 다 해보네!”


“재석아 너무 수고 많았다.”


“재석아 고마워! 전국리그 4강이라니!”


“재성이형 수고 많으셨어요.”


나는 우리 학교 축구부원 중에서 유일하게 5경기를 교체 없이 뛴 선수가 되었다. 6학년인 두성이 형이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한 4강에서도 전후반을 풀로 뛰었고, 우리의 주전 골키퍼인 주호도 6학년인 석현이 형과 경기를 나눠서 뛰었다.


“재석이 너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 정말 수고 많았다.”


감독님도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개인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결승 직전에서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 체력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내 축구의 철학은 파벨 네드베드의 체력으로 플레이하는 마테우스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전후반을 쉬지 않고 아군과 적진을 뛰어다니는 플레이를 하려면 아직도 체력이 모자라다. 그래서 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팀에 기여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음 대회에서는 꼭 우승해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자! 모두 들었지?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하자!”


주장이 모두를 독려했고, 아주 효과가 좋았다.


“그래! 다들 열심히 했어! 그리고 우리에게는 재석이가 있다고!”


“상대팀 중에서 몇 명은 재석이가 근처만 가도 빌빌 싸더라!”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


아무리 초등학교 축구부라고 하지만 우리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는 텐션이 매우 높다. 원래 초등학생들 텐션이 이렇게 높았었나? 오늘따라 더욱 텐션이 높은데 아마도 4강에 그친 성적에 파이팅화 하고 있거나 4강이라는 성적이 만족스러워서 더더욱 이렇게 된 것 같다.

그래도 보기 좋네!


축구부 사람들만 텐션이 높아진 줄 알았더니 집에도 텐션이 높아진 사람이 두 분 계신다.


“아들! 아빠는 억울해서 죽을 뻔했다.”


“엄마도! 어떻게 한 골이 안 들어가니!”


4강에서 우리는 0:1로 졌다. 페널티 구역에서 핸들링 반칙으로 인한 페널티킥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아무래도 두성이형이 빠지면서 공격이 매끄럽게 돌아기지 못한 것이 큰 요인이었고, 상대방 골키퍼가 인생 경기를 펼쳤다. 내 중거리 슛 2개를 포함해서 수많은 선방을 해서 우리가 득점에 실패하게 되었다.


“괜찮아요. 다음 대회에 더 잘하고 올게요.”


원래 엄마는 축구에 큰 관심이 없으셨고 아버지도 야구를 좋아하셨지만 내가 축구 대회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축구를 즐겨보고 계신다. 그래도 응원하는 팀의 성적 때문에 한숨을 쉬는 경우가 많기는 하시지만···.


대회가 끝나고 나는 대회 베스트 11에 뽑혔다. 운곡 초등학교에서는 나와 두성이형 두 명이 뽑혀서 결승전에 가지 못한 성적으로는 괜찮은 대우를 받았다. 두성이 형이야 이번 대회 4경기에서 11골 3도움을 기록했다. MVP급 성적을 냈지만 팀이 결승에 가지 못해서 MVP로 뽑히지 못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팀은 대회 수비상을 받았는데 5경기에서 단 1골만을 허용한 짠돌이 팀이니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학교로 돌아와서 우리는 선생님들에게도 많은 격려를 받았고 나와 두성이형은 조회시간에 교장선생님에게 상도 받았다. 성적이 좋았던 덕분인지 축구부에 지원도 많아졌다. 특히 점심시간에 급식 선생님이 식판에 밥이나 반찬을 가득 담아 주셔서 좋았다.


“너도 축구부지? 많이 먹고 열심히 하거라.”


“감사합니다!”


특히 돈까스나 제육볶음 같은 반찬이 나올 때면 축구부라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얼마 전에는 반계탕이 나왔는데 축구부만 닭을 반 마리가 아닌 한 마리를 주셨다. 감사합니다!


주변의 기대와 내부적인 동기부여가 조합이 잘 되었다. 덕분에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는 구성원들의 실력이 더 좋아졌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이 다가오자 우리는 부산에서 열리는 유소년 축구대회에 결승에 올라갔다.


“결승이다! 이번 대회에는 결승에 정예선수로 나갈 수 있다.”


“모두들 이번이 기회인 것 알지?”


“““네!”””


상대는 대구의 ##초등학교 축구부다. 여름에 있었던 초중고 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우리가 만나본 적은 없지만 4강의 다른 한 축이었고 함께 4강에서 고배를 마신 팀이기도 하다. 저쪽도 분명 트로피에 목마른 팀이다. 하지만 우리도 같다고!


‘삑’


주심이 양팀 선수를 모았고, 서로 인사를 한 후 각자 진영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상대방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왼쪽 움직인다! 조심해!”


시합이 시작되기 전에 감독님은 선수들이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팀이 잘 조직되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그 증거 중 하나가 이런 모습이기도 하다.


“내가 커버할께!”


운곡 초등학교는 이 대회 최고의 수비팀이다. 6경기를 치르면서 실점이 단 4점에 불과하다. 득점력이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이쯤 되면 경기에 지고 싶어도 지기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수비이 중심에는 나의 활약도 있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팀 분위기가 있다.


“가운데 공 온다!”


상대 축구부도 전국 대회의 결승까지 올라온 팀이다. 측면에 대한 경계가 강화된 것을 보고는 바로 가운데로 선수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우리를 만났던 팀들도 다 똑같이 중앙을 공략하려고 했지만 수많은 시도중에 중앙에서 내준 골은 단 한골이다.


“재석이 나이스 컷!”


“올라가!”


중앙에서 볼을 커트하면 팀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진다. 그리고 공격수들이 빠르게 공격 진영으로 흩어지면 선택지들의 성공률은 더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내 선택은 가장 성공률이 높은 쪽이다.


“나이스 패스!”


우리팀 최다 득점자인 두성이 형은 내가 보내준 패스를 받아서 상대 진영을 열심히 달리고 있다. 다른 공격수들과 나를 포함한 미드필더들도 따라가는 중이다.

아쉽게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상대팀 선수들의 표정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그게 빠른 역습에서 오는 부담감인지 공을 따내는 과정에서 내가 한 숄더차징이 파울이 불리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대방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조금만 더 지나면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만들어주지!


“왼쪽! 왼쪽 조심해!”


결승에 올라온 팀이지만 다른 팀들과 다를 것이 없다. 가운데서 한 번 당하면 가장 실력이 좋은 선수가 있는 방향으로 선회를 한다. 하지만 우리 팀은 수비 조직력이 무척 좋은 팀이다.


“동건아 수비!”


“오케이!”


상대팀의 라이트윙어가 우리의 왼쪽 수비수인 동건이와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다. 동건이는 수비력도 좋고 스피드도 좋다. 체격도 또래보다 좋은 편이어서 쉽사리 뚫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덕분에 상대선수도 잠깐 움직임이 멈췄다.

멈추면!


“나이스 태클!”


흐름을 다 끊어먹는다고!


“올라가!”


그리고, 상대에게


“두성이 형!”


당하지!

나는 두성이 형이 뛰는 것을 보고 두성이 형의 앞쪽에 떨어지는 패스를 시도했고,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서 공을 받은 두성이 형은 공을 한 번 접고 바로 슛을 날렸다.


“골이다!”


결승전 무대에서도 우리 팀은 평소에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수비 위주의 역습을 제대로 펼쳤다. 일단 수비에서 상대방의 흐름이 끊어진 틈을 이용해서 내가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가로챘고 그 사이에 공격진이 역습을 시작해서 단 한번의 패스와 한번의 볼 터치, 바로 이어진 슛으로 간결하게 골을 넣었다.


“그래! 그거야! 평소에 가르친 보람이 있구만!”


덕분에 감독님도 무척 만족스러운 모습이시다. 저렇게 고함을 지르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

전반전에는 우리가 상대를 몰아쳤지만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점은 우리에게 실점이 없었다는 부분이다. 상대팀은 우리측 페널티 구역까지 공을 몰고 오는데 성공한 경우도 두어 번 뿐이다. 물론 모두 수비에 성공했고, 전반전에 상대의 유효수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모두 수고하고 있다. 아직 후반전 남았으니까 방심하지 말고 수비부터 단단히 한다!”


“““네!”””


“마지막 경기야. 다들 죽어라 뛰어보자!”


대회 결승전이다. 거기에 팀이 1:0으로 이기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다. 더군다나 팀의 강점인 수비가 완벽에 가깝게 이루어지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은 방심하지 말 것을 당부하셨다.


10분간의 휴식 후 치러진 후반전서 상대팀은 두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전방 공격수와 윙어를 교체했는데 아무래도 기가 죽은 상태로는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사람 바뀌었다. 다시 조지자!”


“와우!”


바뀐 상대도 똑같이 조져버리자는 두성이형의 외침과 함께 후반전에서는 우리의 선공으로 경기가 다시 계속되었다.

대회의 결승전이다. 거기다 한 골 뒤진 입장에서 공격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대팀은 여전히 우리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공격과 우리의 역습으로 상대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동건이와 눈이 맞았다.


“나이스 커트!”


내가 상대팀의 패스를 차단하자 두성이 형이 계속해서 시도하는 플레이를 또 했다. 중앙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상대 수비가 두성이 형을 따라가면서 왼쪽에 넓은 공간이 생겼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 뛰어든 사람은 동건이다.


“동건아! 공 받아!”


지금까지 뒤에서 수비에 치중하느라 공격 가담을 거의 하지 않았던 동건이가 빈 공간으로 들어갔다. 제법 스피드도 있어서 우리 팀원들도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도 쉽지 않을 정도의 공격이면 상대방은 거의 멘탈 붕괴 상태가 아닐까?


“막아! 오른쪽!”


동건이가 내 패스를 받아서 볼을 컨트롤 하느라 시간이 조금 끌렸지만 아직 상대팀의 수비에서도 자유롭고 조금 끌어준 시간 덕에 우리 공격진도 한 발 더 적진으로 향할 수 있었다. 동건이는 잠깐 볼을 컨트롤한 후 중앙에 위치한 두성이 형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했고, 두성이 형은 바로 빈 공간으로 볼을 굴렸다. 그리고 그 빈 공간으로 뛰어들어간 사람은 바로 나다.


“나이스 골!”


나는 완전한 노 마크 상태에서 중거리 슛으로 상대방 골대의 그물을 흔들었다.


“재석이 나이스!”


“형 패스가 너무 좋은 것 같은데요?”


골은 언제나 기쁜 일이다. 거기에 이번 골은 이번 대회에서 내 5번째 골이다. 그 동안 프리킥으로 3골,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 한 골을 넣었다. 이번 골이 이번 대회의 첫번째 필드 골이기도 하다.


두 번째 골이 들어간 후 더 이상 골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2:0으로 대회에서 우승했다.


“해냈다!”


“우승이다. 우승!”


전생과 현재를 합쳐서 축구 선수나 감독으로는 처음 해보는 우승이었다. 커리어에 우승 한 번 써넣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선수 경력을 포함해서 처음으로 해본 우승이다! 다들 고맙다.”


“저도 전국대회 첫 우승입니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어요.”


감독님과 코치님까지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특히 감독님은 축구인생 30년에 첫 번째 우승이라고 하신다. 사실 운동선수나 코치일을 하면서 우승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전생의 나도 70살이 될 때까지 선수나 코치로 한 번도 우승을 해본적이 없다.


“여러분 모두 잘하셨어요. 이제 시상식을 한다고 하니까 저쪽으로 가서 정렬하세요.”


윤미숙 선생님이 아이들을 통솔하고 감독님과 코치님을 달래서 시상식까지 끝냈다. 팀별 시상식이 끝나고 개인 시상식이 바로 열렸다.


[이번 초중고 전국리그 왕중왕전의 베스트 11은···]


운곡 초등학교는 우승과 함께 베스트 11에서도 4자리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두성이 형과 나, 동건이와 중앙 수비수인 6학년 구동이 형까지 베스트 11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득점왕은 대회에서 10골을 넣은 운곡 초등학교 김두성 선수입니다.]


[대회 어시스트 왕은 총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운곡 초등학교 강재석 선수입니다.]


두성이 형과 나는 각각 득점왕과 어시스트왕을 차지했다.


[대회 MVP는 운곡 초등학교의 강재석 선수입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나는 5학년으로 대회 MVP를 차지했다.


“우와! 재석이 짱이다!”


“그렇지, 재석이가 받아야지. 재석이 아니면 누가 MVP를 받겠어?”


5학년이지만 내가 MVP를 받은 것을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6학년 형들도 덕분에 대회 우승을 했다면서 축하를 해주었고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당연한 결과라고 말씀해 주셨다. 다른 학교의 코치진들도 다들 칭찬이 많았다고 한다.


“결승에서 붙은 학교의 감독님이 저의 고등학교 선배님 이십니다.”


“그래? 뭐라고 하시든?”


“어디서 보물을 발견했냐고 물으시더군요.”


“나도 비슷해 재석이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어. 일단 팀을 보호하는 플레이가 확실한 선수야.”


“재석이 덕에 다른 팀원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죠.”


감독님, 코치님 다 들리거든요!

응원을 와 주신 부모님과 학교 친구들에게도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방학을 코앞에 둔 이 더운 날씨에 응원을 해준 학부모님들도 무척 좋아하신다. 우승은 여러 사람을 기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아들! 최고!”


“오빠~! 최고!”


일이 있어서 함께 내려오진 못한 아빠 대신에 엄마와 재은이가 우승과 MVP수상을 축하해 주었다.


“우리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 여러분 너무 수고하셨어요. 저녁은 이 교장선생님이 식당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학부모님과 응원해준 친구들까지 모두 가서 식사를 하시지요.”


교장선생님은 우승을 한 우리들과 응원을 해준 학부모님들을 위해서 저녁을 사셨다. 거의 150명이 되는 대규모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삽겹살집을 간신히 찾아서 엄청난 인원이 삽겹살을 먹는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교장선생님 사모님한테 카드 막 쓴다고 혼나셨다고 들었는데!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이 끝날 무렵 작년에 4강까지 갔던 전국대회에 다시 출전한 운곡 초등학교는 두개 대회에서 연속해서 우승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대회 MVP는 5경기에서 17골을 폭격한 두성이 형이 차지했으며 어시스트왕도 내 차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회 베스트 11에 올라가기도 했고, 한 해에 두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고, 4학년과 5학년의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다니!”


“4,5 학년 중에서 공식 대회에 못 뛰어본 친구 없지?”


두 번째 우승이라 그런지 감독님이나 코치님의 감격도 조금 줄었다. 우리도 첫 대회처럼 신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4학년 이상에서는 모두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고, 3학년 중에서도 절반은 경기장을 밟아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이 내년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가 더욱 강해지는 발판이 될 것이다.


“드디어 아빠도 재석이가 우승하는 것 봤다!”


지난번 왕중왕전 결승전에 참관하지 못하셨던 아버지는 이번 대회 결승전에 오실 수 있었고, 아들이 우승하는 것을 직접 봤다는 것에 만족하셨다.


“재석아 축하한다!”


“이번에는 두성이가 팀을 이끌어갔네!”


“동건이도 대회 베스트 11에 들어간 것 축하해!”


학부모님들도 두 번째 우승이라 조금 텐션이 낮아지셨다. 우리 아버지만 엄청 흥분하셨다. 아무래도 지난번에 우승을 할 때 오지 못하신 것 때문에 혼자 너무 신나신 것 같다.


“우와! 우리 집안에서 체육으로 전국 최고가 되는 인재가 나오다니! 우와!”


“재석이 아버님은 지난번에 꼭 오셨어야 했네요. 재석이가 대회 MVP까지 탔는데!”


“저도 그게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도 안사람이 사진을 많이 찍어서 다행이에요.”


“저희에게 대회 수상 동영상도 있는데, 보내 드릴까요?”


“오오오! 감사합니다.”


올해 6학년 형들 중에서는 팀에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았다. 마지막 대회를 끝으로 형들은 졸업하지만 지금 4학년이나 5학년들도 실력이 좋다. 특히 작년부터 축구부의 성적이 좋아져서 중간에 축구부로 들어온 동생들도 실력이 괜찮은 애들이 많다. 아마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지?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도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는 보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1년 사이에 두개 대회에서 우승을 한 덕분인지 학교에서도 지원이 많아졌다. 훈련 장소부터 시간, 훈련 장소까지의 이동 등에서 불편함이 하나도 없었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도 전에 축구부를 위한 새로운 버스가 생겼고, 기사 아저씨가 우리를 훈련 장소까지 안전하게 태워 주셨다.


“역시 우승을 해야 해!”


“저 고등학교 때도 이렇게 좋은 버스를 타고 다니지는 못했습니다.”


“학교에 이런 버스가 한 대만 있어도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지. 강남에 있는 학교라서 그런지 지원이 정말 좋아.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하면 되지?”


“교감 선생님이 축구부원을 위해서 밥차를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밥 차? 오늘 애들 점심 걱정은 없겠 구만.”


6학년이 되면서 주호가 주전 골키퍼가 되었다. 1년간 주장도 주호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이동하면서 학교에서 축구부에 많은 지원을 해 주신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오늘 점심은 밥 차라니! 생각해보면 지난 재석의 삶에서 한 번도 지원받아본 적이 없는 호사다. 훈련을 하는 중간에 한식 뷔페를 먹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조건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니!


“동건아, 들었어? 오늘 점심은 밥차가 온다고 하더라.”


“그거 내가 먼저 듣고 모두에게 알려 준 내용이다. 그리고 이제 6학년인데 좀 어른스러워져야 하지 않을까?”


“아! 그렇지. 좀 더 어른스럽게, 어른스럽게.”


6학년이 되어서 그런지 동건이도 평상시 행실에 신경을 쓰시 시작했다. 꽤 보기 좋은 모습이다. 이제 곧 졸업을 하는 형들도 각자 갈 길을 다 정했다. 11명의 남자 축구부원 중 8명이 추천을 받아서 축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했고, 다른 3명의 형들은 일반 중학교로 간다고 한다. 지금까지 축구를 해왔지만 지금부터는 공부를 할 거라고 하셨다.

우리학교 축구부원들은 공부를 잘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니까 공부를 해도 문제없이 중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재석이 덕에 축구를 하면서 우승도 다 해봤네. 고맙다.”


“아니에요. 다들 열심히 잘 하셔서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죠.”


“아니야. 다른 애들에게 다 물어봤는데, 우승은 너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거라고 하더라.”


“설마요. 두성이 형이 졸업해서 불안해졌어요.”


“두성이가 그러는데, 자기 없어도 올해는 운곡 초등학교가 최소 2번은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


“과찬 이십니다!”


훈련을 하는 도중에 6학년 형들은 각자 소속 중학교 훈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우리가 축구부를 이끌게 되었다.


“4,5 학년은 아래 학년들 잘 챙기고!”


“네!”


제법 주장인 티가 나는 주호가 아이들을 무척 잘 이끌었다. 특히 2,3 학년들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우리 위에 학년 주장형들도 언제나 2,3 학년에게 관심이 많았다. 보고 배운 것이 있으니 잘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겠지.

겨울방학 동안 개인적으로 반가운 일이 두 가지나 있었다. 첫째로 체력과 기본기가 많이 발전한 것으 느껴질 정도였으며, 작년보다 키가 많이 큰 것이 반가웠다.


“헉! 재석이 너 벌써 키가 170㎝나 된다고?”


“그러게, 1년 사이에 8㎝나 컸네.”


“어쩐지 내가 올려다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는데!”


“너도 작지는 않구만!”


“164㎝면 꽤 큰 편이기는 한데···”


동건이는 내가 전봇대가 되었다면서 부럽다고 하더라.


“너도 키가 작은 편은 아니니까 유연성 운동 철저히 해.”


“어떤 걸 해야 좋을까?”


“일단 단체연습 하기 전에 하는 체조를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하는 게 좋아. 나도 집에서 최소 3세트는 하고 있어. 아침에 일어나서 한 세트 하고 집에 가자마자 한 세트 하고, 자기 직전에도 한 세트 하고 자.”


“한 세트 하는데 15분은 걸리지 않냐?”


“15분 걸리는 게 중요하냐? 아니면 네 축구 실력이 좋아지는 게 중요하냐?”


“아! 나도 해야지. 당장 오늘부터 해야지!”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축구가 그냥 좋아서 함께 축구부에 들어가자고 한 줄 알았는데, 지금은 축구를 진지하게 하고 있다. 왼발 잡이 수비수라 실력만 붙어준다면 꽤 성공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려면 최소한 스스로 알아서 훈련할 정도는 되어야 할 건데, 어찌될지는 모르겠다.


6학년이 되고 운곡 초등학교 축구부의 첫 우승은 여자 축구부원들이 해냈다. 전국 춘계 장관기 초등학교 여자 풋살 대회에서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5:5풋살 경기에 참가한 운곡 초등학교 여자 축구부 부원들은 280여개 팀이 참가한 대회에서 무패로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우리도 강하다고!”


“우어!”


각각 수비와 공격에서 팀을 이끈 예솔이와 한나는 우승 후 걸쭉한 포효로 모두에게 웃음을 안겨주었다.

여자 부원들의 대회 우승은 남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 특히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동건이나 주호에게는 오히려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자극제가 되었다.


“우리도 한다!”


“그래! 우리도 할 수 있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자!”


그리고 우리는 내가 6학년인 올해 3개의 대회에 출전해서 3번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는 2번 MVP로 뽑혔고, 3개의 대회에서 모두 BEST 11에 뽑혔으며, 2번의 어시스트왕을 기록했다. 동건이는 한 번 BEST 11에 뽑혔으며 마지막 초중고 전국리그에서는 윙어로 뛰면서 어시스트 왕을 기록했다.


“어때? 나의 공격적인 재능이?”


“잘했다!”


“왠지 반응이 미지근 한데?”


“잘했다고 해줘도 지랄이냐?”


“그렇게 이야기해주면 칭찬받는 것 같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 팀은 리그를 제외한 대회에서 단 한 경기도 지지 않는 저력을 보였고 리그에서도 10경기동안 8승 1무 1패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을 맡을 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나는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정말 거짓말 같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전 지금도 꿈만 같아요. 더군다나 가을에 참가한 대회에서는 6학년은 반 이상 뛰지 않았습니다.”


“그래봐야 재석이하고 주호가 거의 풀타임을 뛰었어. 그 정도면 충분하지.”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놀라운 성과라면서 칭찬해 주셨다. 칭찬을 해주시는 것 치고는 반응이 조금 싱거운 편인데, 아무래도 요사이 너무 우승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다른 팀 같으면 팀 에이스나 우승 주역들이 졸업을 한 후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우리 학교는 4,5 학년이 충분히 실전 경험을 쌓아서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겨울방학에 열심히 훈련할 수 있도록 하자.”


“““네!”””


“재석이하고 주호가 졸업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사실 여자부가 더 걱정이기는 하구나. 예솔이와 한나가 워낙 잘해줘서 대신할 사람이 있을지 걱정이다.”


우리 학교 축구부는 숫자가 모자란 대신에 4,5학년만 아니라 3학년도 시합에 출전하는 경우가 있다. 덕분에 다른 학교보다 저학년때부터 경험치를 많이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이런 장점은 졸업생이 생겨도 데미지가 적어지는 부분이 있겠다.


“재석이는 어떤 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니?”


“집에서 가까운 학교 중에서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가려고 합니다.”


“왜? 네 실력이나 수상 경력이면 원하는 학교가 많았을 건데?”


“집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어요.”


“중학생 정도 되면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데, 네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결국 나는 집에서 가까운 중학교 중 축구부가 있는 곳으로 진학하기로 했다. 버스로 3정거장 거리에 있는 한강 중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다. 명문 축구부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울권에서는 제법 결과를 내는 중학교다. 그리고 이런 나의 선택을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랑 같이 중학교에 갔으며 좋았을 것 같은데!”


동건이는 동건, 재석 콤비가 깨졌다고 아쉽다고 말했다.


“너와 적으로 만나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주호는 골키퍼면서도 엄살이 심했다.


“나는 더는 축구를 안 할 거야. 그런데 한강 중학교면 학교는 같이 다니겠네.”


예솔이는 아마도 중학교에 가서도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오빠에게서 자유다!”


응 아니야. 집에서 학교 다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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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한강 중학교 08 24.09.06 34 0 28쪽
13 한강 중학교 07 24.09.05 33 1 28쪽
12 한강 중학교 06 24.09.04 33 0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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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강 중학교 04 24.09.02 47 0 28쪽
9 한강 중학교 03 24.09.02 45 0 28쪽
8 한강 중학교 02 24.09.02 43 0 30쪽
7 한강 중학교 01 24.09.02 47 0 29쪽
» 운곡 초등학교 05 24.09.02 49 0 32쪽
5 운곡 초등학교 04 24.09.02 38 0 29쪽
4 운곡 초등학교 03 24.09.02 42 2 33쪽
3 운곡 초등학교 02 24.09.02 53 2 30쪽
2 운곡 초등학교 01 24.09.02 58 3 28쪽
1 전생(?) 비슷한 것이 떠올랐다. +2 24.09.02 91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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