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게임 속 해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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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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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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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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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2

DUMMY

책상에 발을 얹었다. 예비 의뢰자께서 안 오신다.


‘종아리 따가워.’


총에 스치고 판자에 긁힌 상처가 아프다.


아픔을 잊기 위해 사고를 몰두할 거리를 찾았다.


고개를 젖혀 유리창 밖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건너 길목에서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횡단하는 여성 한 명이 있었다.


손에는 무언가를 한가득히 쥐고 있었다.


복장으로 봐서 오피스워커나 비즈니스우먼은 아닌가 보다.


평일 오전에 수수한 차림새로 어딘가를 다급히 간다는 건 급하게 처리할 업무가 있다는 뜻이다.


오전 12시까지 처리할 업무란 것은, 은행이겠지.


시칠리아주에서 이 시간에 분주한 사람은 화려한 욜로족이 아닌 이상에야 칼같은 시간을 맞추는 은행에 늑장을 부린 사람 뿐이다.


안타깝게도 저 여성이 은행에서 제때 업무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58분을 지난 분침이 5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초침이 한 바퀴를 돌았다.


―해결사[이든]. 발소리가 들립니다.


사무소 계단 입구에서 굽 소리가 퍼진 건 그때였다.


일반 남성의 구두소리보다 얇고 날카롭다.


자세를 바로 하고 구겨진 정장을 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으니 노크를 두드리고 종업원이 들어왔다.


문가에 서서 어수선하게 있는 걸 불러들였다.


손짓으로 의자에 앉으라 하였다.


“저······.”

“의뢰계약서는 가지고 오셨나요?”

“네··· 가지고 왔어요.”

“편히 얘기하셔도 됩니다. 사정은 대강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전에···, 이것은 어떻게 제 방에 놔두시고 간 건가요?”


대화 기록용지로 쓸 달력을 찢었다.


펜으로 뒷면에다 써갈길 거다.


2장 째를 찢었으니 사용할 수 있는 장수가 10장밖에 남지 않았군.


7월이 넘어가기 전까지는 4장으로 버텨야 하나. 펜촉은 그냥저냥 쓸만하다.


“이든··· 해결사님?”

“아셨다시피 펍에서의 제 모습을 위장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의뢰 내용을 말해보시겠습니까? 정확히 얼마를 빚내었는지. 파팔리아 패밀리와 있었던 일을요.”

“······.”


마지못해 입을 연 그녀는 그간 당했던 불공정 계약에 대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파팔리아 패밀리 만행의 폭로였다.


“강제로 빚을 졌어요. 10만달러라는 거액을. 그들이 협박해서 계약서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자를 40%나 받고 보호비로 3000달러를 매달 갈취해갔어요.”

“그게 43000달러였군요. 계약의 세부사항은 어땠나요.”

“막무가내였어요. 담보로 가게를 걸고 원금도 갚지 못하게 해놨어요. 파팔리아 패밀리는 경찰이 자기네 편이라며 함구 또한 요구했어요. 발설할 시에는 잔인하게 죽이고 친인척, 주변 사람들한테도 보복이 가해질 거래요. 해결사님, 전··· 아버지에게도 비밀로 하고 온 거예요.”

“무슨 걱정을 하는지 압니다. 염려는 놓으세요. 일단 저와 같이 펍으로 가보시죠.”


펍에서 온 그녀를 다시 바깥으로 에스코트했다.


고된 노동의 손바닥이 거칠었다.


거리의 도로는 마차와 차들로 빽빽했다.


역마차의 양해를 구하여 건너편까지 이백쉰다섯걸음을 걸었다.


펍엔 기일을 잊지 않은 불량배가 슐리츠 2잔을 시켜놓고 앉아 있었다.


전후사정지에는 또 이렇게 서술해 놨지.


‘그(불량배)는 오는 26일 슐리츠 두 잔을 시키고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매수를 한 그는 이번 일을 떠벌리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편에 서서 파팔리아 패밀리를 속이겠지요.’


‘당신의 필요하신 물건을 알고 있습니다. 빚을 증명하는 차용증서. 그것이죠.’


‘제게 뾰족한 수가 있습니다. 그와 둘이서 차용증서를 훔치면······.’


‘경찰국의 연줄을 이용해 영영 감방에 처넣을 수 있습니다.’


게임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막강한 조력자가 있다.


경찰국의 넘버2, 월가 세계관 몇 안 되는 부패하지 않은 정의.


빌미만 잡아주면 일을 은폐하려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범죄자들을 물어 뜯을 거다.


“제 말대로이지 않습니까?”

“정말이에요. 놀라워요!”


입을 가리며 놀라는 종업원에게 어저께 팔라조 아드리아노시에 가서 필사해온 파팔리아 패밀리의 사업계획서를 꺼냈다.


거기에는 마약사업의 확장이 적혔다.


“마약사업? 이건.”

“이 대목을 보시죠.”


뿌려둔 자본을 회수조치한다.


대목의 자본 회수는 마약사업 이외의 기타 자본금을 의미한다.


대부업으로 굴린 돈도 포함되는 것이다.


필사 종이를 든 종업원이 하얗게 질렸다.


그 시일이 30일이다. 4일 뒤면 원금 회수가 시작되는 것이다.


난 종업원의 손가락에서 필사 종이 빼들었다.


“의뢰계약을 하시겠습니까.”

“네에! 물론이요!”


대답은 당연히 예스였다.


거래가 성사됐다.


의뢰보수 4천달러짜리 계약서에 소상한 내용을 적고 곧바로 팔라조 아드리아노시로 갈 채비를 했다.


“친구. 나 좀 보지.”

“오 나의 친우!”


차를 끌고 와 그를 태워야 한다.


변명거리로 뭐가 적당할까. 잠입, 그게 적당하겠다.


“해줄 일이 있어. 파팔리아 패밀리에 중요한 문서를 빼돌려야 해. 그들과 항쟁하고 나선 불타 인멸할지 몰라.”

“쳐들어가겠다는 거야?”

“몰래 빼오기만 하면 돼. 차를 준비할 테니까 만전의 각오하고 있어.”


슐리츠를 한입에 털어 넣었다.


의뢰계약서는 바지 주머니에 쑤셨다.


사인이 된 종이쪼가리가 돈봉투처럼 무거웠다.


“성심성의껏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좋은 소식만을 기대해주세요.”


의뢰자께 고개를 숙이고 잰걸음으로 펍을 빠져나왔다.


비밀차고까지 23분은 족히 걸린다.


역마차에 따라붙어 뒷공간에 합승했다.


미친놈 보는 토끼눈을 무시하고 몇 차례 더 반복하여서 비밀차고 인근 도로에 다다랐다.


차고는 우거진 수풀 안에 있다.


폐차고의 낡아빠진 나무문을 밀어 차고를 개방했다.


나의 첫차 포드 모델 T 로드스터. 본네트를 쓸었다.


그를 태우려면 내가 역마차에 탔던 것처럼 뒷공간에 서게 해야 된다.


폐차고 아무데에 널브러져 있는 밧줄을 엮어 차에 달았다.


이 밧줄이 불량배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다.


“이만하면 안전하겠지.”


―안전해 보입니다. 해결사[이든].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고 시동버튼을 건드렸다.


핸들을 잡고 수풀을 헤치는 악셀을 밟았다.


배기음이 귀청을 때린다.


펍으로 5분도 채 걸리지 않아서 불량배를 픽업해 갔다.


“으아아아악!”


팔라조 아드리아노시다.


파팔리아 패밀리의 거점은 의류지구 후미진 위치에 있다.


경찰의 주의가 덜 기울여지는 곳이기도 하지.


의류지구 한 수상한 건물에서 몇 블록 떨어진 장소에 차를 정차했다.


토 하려는 불량배를 잡아끌고 수상한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Coccomo st 표지판이 패밀리 거점의 이정표다.


“저건 위장 건물이야. 친구. 저 깊숙이에 우리가 원하는 중요문서를 가진 놈들의 본거지가 있지.”

“우우웁.”

“총은 챙겨왔나.”

“웨엑, 아니···.”


위장 건물로 발을 들였다.


여기선 소란을 피우면 무사하기 힘들다.


파팔리아 패밀리에 고용된 사내들이 눈에 불을 키고 찾아다닐 거다.


혼자면 편하지만 혼자여서는 차용증서를 보관한 금고까지 도달하긴 쉽지 않다.


불량배로 이들의 경계를 꺼뜨리고 본거지의 감시를 분산시켜야 한다.


그 첫 스텝이다.


사내 아무나 한 명을 붙잡고 불량배를 껴 알선을 요구했다.


“아이고! 반갑습니다요. 형님. 이 친구를 따라왔는데 일거리 하나만 던져 주십쇼.”

“저리 꺼져!”


하는 고성과 함께 바닥에 밀쳐져 굴렀다. 주변 사내들의 조소를 샀다.


“친, 친우······.”

“걱정 마. 다 계획이야.”


불량배의 도움을 받아 다리를 털고 일어섰다.


머쓱한 듯 뒷머리를 비볐다.


“헤헤, 헤헤.”


그러고만 있자 몰린 시선이 흩어지는 건 금세였다.


슬금슬금 옆걸음을 쳐 타깃을 변경했다.


“제가 바람결에 들었는데 파팔리아 패밀리에서 사업을 확장한다고 합디다. 그 마약사업이요.”

“음, 그래? 어디 한 번 말해 봐.”


넝마차림 사내의 귀가 솔깃해져서 이쪽을 봐온다.


“쏠쏠한 돈벌이 된 답니다. 대부업으로 빌려준 돈을 일제히 회수한다는데 거기에 끼면 몇백 달러가.”

“호오. 그거 정말이지?”

“암요. 거짓부렁을 치겠습니까.”


눈빛에 탐욕이 번들거린다.


사내를 꼬드겨 본거지로 통하는 뒷길을 알려달라 어필했다.


사내 손에 들린 약도가 우리를 보호할 위장색이 될 것이다.


사내는 위치를 지켜야하니 우리들이 갔다오겠다고, 그리 설명하였다.


불량배보다 처지가 약간 나은 사내는 흔쾌히 허락했다.


이 자리의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밑바닥 인생들 중에서 제일 빨리 탈출한다고 상상하는 거겠지.


정작 눈에 들 마피아 패밀리가 공중분해 된다는 것도 모르고.


틈틈이 그려놨다는 건물 약도를 받아챙기고 뒷길이 표시된 구간으로 가로질렀다.


“친구는 패밀리원이 나오면 이리 전해. 대금을 빌려간 펍의 여자가 미쳐서 총질을 했습니다라고. 그 뒤론 말하지 말고 내게 맡겨.”

“으, 응.”


뒷길 막다른 벽의 문을 두들겼다.


안에서 까만 정장의 파팔리아 패밀리원이 벌컥 튀어나왔다.


“대, 대금을 빌려간 펍의 여자가 미쳐서 총질을 했습니다!”

“이자를 내기 싫다는 건가. 그래도 이젠 상관없지. 네가 펍을 담당하는 녀석이냐?”


그는 꿀먹은 벙어리가 돼버렸다.


내가 정중하게 모자를 벗으며 그가 할 말을 가로챘다.


“맞습니다. 그 여자의 악독함에 못 이겨 수금책을 제게 맡긴 선임 수금원입니다. 하달하실 명령 사항이 있으시다면 제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겁쟁이 자식이었나. 그래 마침 일손을 구하고 있었는데 잘 됐어. 너한테 맡기지. 나흘 되기 전까지 펍이 빚진 10만달러를 회수해 와. 할 수 있겠지?”

“오늘밤을 넘기지 않겠습니다.”

“허세는. 마음에 든다. 팁이다.”


50센트 동전이 핑그르르 돌아 내 손바닥에 안착했다.


“돌아가 봐.”

“감사드립니다.”


등을 보인 그를 순식간에 목을 꺾어 기절시켰다.


일절의 소음이 나지 않았다.


“친구. 길을 역행해서 좌측을 가면 방이 있을 거야. 그곳에 던져두고 와.”

“어, 어, 응.”

“하고 오면 이번엔 크게 문을 두들겨서 내가 잠입해 있을 동안 주의를 끌면 돼. 아까 했던 것에서 살만 붙여.”


그 말만 하고 거점에 잠입해 등허리를 수그렸다.


무릎까지 낮춘 실내 바닥은 아랫공기마저 시가를 태운 연기로 자욱했다.


‘······.’


둔탁한 소리.


이자를 내지 못한 빚쟁이라도 끌고와 구타하는 건가.


매타작이 규칙적으로 실내 공기를 진동한다.


현관문을 마주보는 방에는 기척이 감지되지 않는다.


방 몇 칸을 넘어가면 패밀리원이 상주하는 거실이 나온다.


문턱을 지날 때마다 주의를 쏟으며 전방주시를 했다.


테이프 뜯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끄으으읍! 아아아악! 끄악! 미안합니···!”

“상납이 늦어! 일하기 싫어? 야, 그거 가져와.”

“으아아아악!! 그만······!”


안쪽 깊숙한 방에서였다.


지나가야하는 거실이랑은 멀다.


‘구해주는 건 갔다와서.’


이번 의뢰가 마치면 어차피 파팔리아 패밀리는 와해된다.


경찰 구속되는 건 오늘을 넘기지 않을 거다.


거실이 빈 틈을 타 건너로 진입하였다.


‘······듣기 힘들어.’


사람이 고문당해 지르는 비명은 가혹하리만치 끔찍했다.


간접적으로 직면한 것만으로도 정신력이 깎여나갈 것만 같다.


구해줄까?, 하는 생각이 찰나 들었었다.


‘···침착하자.’


구타가 끝날 쯤에는 불량배가 이목을 끌어주고 타이밍에 맞춰서 차용증서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


의뢰의 성공을 위해서.


파팔리아 보스 사무실에 귀를 대고 인기척을 느꼈다. 역시나 없다.


낮 시간대엔 골프 모임으로 자리를 비운다.


클립을 꺼내 문을 땄다.


‘금고 예비열쇠는 카펫 마룻바닥.’


널뻔지를 뜯어내 예비열쇠를 건지고 금고 열쇠구멍에다 꽂았다.


“화살표를 8시 방향으로.”


2중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열쇠를 눕혔다.


금고가 개방되었다.


속에는 한 묶음의 차용증서와 마리화나, 다섯 개의 골드바가 있었다.


차용증서 묶음에서 의뢰자의 사인을 골라냈다.


―해결사[이든]. 바깥에서 소란이 들려옵니다.


“알겠어.”


나갈 때가 되었다.


뒤처리를 해놓고 거실로 몸을 뺐다. 불량배가 이목을 잘 끌어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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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치즈케익 24.09.17 3 0 13쪽
12 전직 보스5 24.09.16 5 0 19쪽
11 전직 보스4 24.09.15 7 0 11쪽
10 전직 보스3 24.09.14 10 0 12쪽
9 전직 보스2 24.09.13 10 0 12쪽
8 전직 보스 24.09.12 12 0 14쪽
7 공장 노동자2 24.09.11 10 0 15쪽
6 공장 노동자 24.09.10 10 0 14쪽
5 펍 3 24.09.09 1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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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락방 아이 +1 24.09.07 19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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