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게임 속 해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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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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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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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 3

DUMMY

시가 연기가 자욱한 실내. 방 한 켠.


“뭐였어. 그 자식.”

“코미디언 연습하는 녀석이나 보지.”

“웃겼잖아. 나름.”

“필사적인 게 웃기긴 했지.”


파팔리아 패밀리원들의 이목이 그에게 쏠려 흥미를 잃고 돌아가는 때에 나는 몸을 일으켜 방을 빠져나갔다.


공기가 탁한 거점을 탈출했다.


콜록콜록, 기침이 나왔다.


“이봐. 친구.”


불량배가 쓰러져 있다.


맞아서 드러누운 것처럼은 안 보이는데.


뺨을 서너 번 쳤다.


“끄으응······.”

“일어나. 죽은 거면 내버려두고 가?”

흔들어 따귀를 때리다 죽어가는 애벌레마냥 상체를 세웠다.


“친우···, 중요문서는······?”

“훔쳤어. 가기만 하면 돼.”


실없이 웃는 정신 못 차린 불량배를 끌고 손목을 당겨 자리를 신속히 이탈했다.


쏜살같이 벗어나는 도중에 약도를 준 넝마사내가 우리를 붙잡는 소리를 내었다.


“어 너희들! 일감은? 일감은 받아왔지?”


무시를 하고 지나치자 겨우 속았다고 생각 든 사내가 총을 꺼내들며 쫓아왔다.


‘쏠 작정인가.’


선제 발포로 콜트M1900을 꺼내 위협사격을 가했다.


사내의 뺨을 스친 탄알이 사내의 오줌보를 터트렸다.


“으, 으아악! 공격이다아!”


웅성거리는 건물 홀.


내쪽에서 다짜고짜 쏠 거라고는 예상 못 했는지 단 한 발의 총성으로 위장 건물 홀 전체가 난장판이 됐다.


사색이 된 불량배를 스스로 달리게 하고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질주했다. 더운 여름, 땀이 날렸다.


―해결사[이든]. 차종, 포드 모델 T를 타고 따라옵니다.


“몇 대?”


―한 대입니다. 해결사[이든]이 위협사격을 가했던 인물도 타고 있습니다.


패밀리에서 빌려준 건가. 노상에서는 차를 따돌릴 수 없다.


훤히 트인 이 장소에서 샛길로 빠져야 한다.


손가락으로 방향을 예고했다.


불량배가 따라오는 걸 확인하고 코너로 다리를 틀었다.


‘차 배기음이 감소했어.’


차에서 내려서 따라붙으려는 거다.


머릿속으로 최대한 최단거리 동선을 짰다.


게임 내에서 수도 없이 다닌 팔라조 아드리아노시의 의류지구.


그 지도는 내 머리 잘 남아있다.


‘파팔리아 패밀리를 히트 앤 런할 때 곧잘 다녔었지.’


직업이 있었다면 한층 수월했을 텐데.


선명하게 박힌 머릿속 지도로 골목 옆길로 붙었다.


좌측으로 쓰레기통을 디뎠다.


건물 창문으로 뛰어넘어 사람들을 헤쳐 건물 출입문으로 나왔다.


잘 따라오는지 불량배를 체크하여서 대로의 차를 쳐다봤다.


스크래치가 심하게 난 1인승 스포츠카다.


다 왔다. 내 애차를 구경하는 몇몇을 물리고 차에 시동버튼을 건드렸다.


“친구, 어서 타.”

“으엑, 난···.”

“어서!”


목적지는 경찰국이다.


정 안 되면 불량배는 중간에 내려주면 되겠지.


풀악셀로 포드 모델 T 로드스터를 몬 나는 드라이브 바람으로 열기를 식혔다.


경찰국은 칼타니세타시에 있다.


코를레오네시와 팔라조 아드리아노시 외 시들의 사이에 껴서 시칠리아주의 중심지라 부를 수 있다.


“허억, 허억··· 잘 가 친우······.”

“쉬고 있어. 멋진 일이 벌어질 테니 말이야.”


불량배를 펍 근방에 하차시키고 사무소 위쪽으로 차를 몰았다.


오르막길을 올라서 직진 후 우회전을 하면 시칠리아주경찰국이 등장한다.


‘시칠리아주경찰국, 이곳이다.’


게임에서의 우수한 조력자를 사귈 수 있었던 시칠리아주경찰국.


천천히 운전대를 잡아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번호판을 교체해 놔서 잠깐은 문제없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당당하게 주차장을 나서 경찰국 건물로 들어섰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4층으로 쳐들어갔다.


“저기요? 여기부터는 함부러 들어갈 수···.”

“뭐해!? 저 사람 잡아!”

“어, 어 뛰어간다!”


선임부청장실은 4층에 있다.


내 위치가 현재 2층이고. 이미 뛰고 있어서 3층이 금방일 거다.


계단을 네 칸씩 점프해 소란을 듣고 경찰이 모이기 전에 3층을 돌파하여야 한다.


4층 계단에서 경찰관 한 명과 눈이 맞았다.


지체없이 심리를 활성화시켰다.


[:Holy···shit.]


그 짧은 욕설로부터 총을 떠올리는 게 전해져왔다.


“Holy···shit.”


총성이 터졌다. 아슬아슬에 머리카락을 비껴나갔다.


“Fuck! Fuck···!”


급기동을 하느라 무게중심이 흐트러졌다.


손바닥으로 계단을 짚었다.


경찰도 자세가 확 낮아진 날 바로 겨누지 못했다.


이어지는 총격을 방지해야 한다.


콜트M1900을 날려 경찰한테서 총을 떨어트렸다.


당황한 경찰을 스치면서 발로 두 자루의 총을 차 밑층으로 날려버렸다.


4층에 올라서니 선임부청장실이 보인다.


‘지금 들이닥치면 이마에 총알을 박아주려 하겠지.’


총성이 한 번 울려버려 아마 총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


게임 내에서 시칠리아주경찰국 No.2이자 범죄 시대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로 대표되는 인물.


“후우.”


호흡을 가다듬었다.


문을 열자마자 정면으로 굴러 차용증서를 펼쳐 올렸다.


총성이 난 발포는 내 구르기가 있기 전 이마 위치에 문짝 구멍냈을 것이다.


윌리엄 M 스미슨, 그가 침묵했다.


활성화된 심리로 윌리엄의 심리가 흘러들어왔다.


[:바깥의 총성···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군. 제압해두기는 해야 돼. 차용증서, 신원미상의 침입자, 하지만 공격의사는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이자는······]


기회는 주워졌다.


윌리엄이 고민하는 시점에서 사정을 피력할만큼의 시간은 쟁취해냈다.


그가 제압을 하려 든다면 꼼짝없이 제압되고 만다.


손속에 고민을 둘 때 말을 해놔야 한다.


“1998년 6월 20일. 칼타니세타시 6번가의 화재. 큰 화재였다고 합니다. 집 두 채를 삼킨 화마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경찰국 선임부청장의 집마저 태울 기세로 활활 타올랐다고 하죠.”


윌리엄은 투철관 정의관과 인품을 갖췄다.


“발단은 아주 작은 마피아의 실수에서부터였지요. 6번가를 들쑤시고 다닌 마피아가 선임부청장의 이웃과 시비가 붙어 총격전을 벌였습니다.”


이때쯤 윌리엄이 마피아 사고로 옆집이 불타는 걸 목격했었다.


그러하기에 본격적으로 범죄자들을 벼르기 시작한 것까지 시의적절.


이것은 윌리엄의 트라우마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아 우발적인 사건으로 끝날 그 사건은 총알 하나가 빗나가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가스관으로 터진 화재는 쉽사리 꺼지지 않았습니다. 소방관 수십 명이 달라붙어 겨우 진전을 막을 정도였다하지요.”

“그만.”


계속 말했다.


“화재의 피해를 입은 주민은 선임부청장께서 아끼시던 사위였습니다.”


탕! 총이 발포됐다. 엄한 벽에 구멍이 뚫렸다.


“범죄자들은 하나 빠짐없이 박멸시켜야 할 존재입니다.”


말을 멈춘 난 무릎을 피면서 머리 하나는 더 큰 선임부청장, 윌리엄 M 스미슨에게 의뢰자의 차용증서를 전달했다.


창문의 역광에 늘어진 그의 안와상융기의 그늘.


그가 어떤 눈빛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호랑이와 같이 내려다보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

“전 범죄를 무척, 경멸하는 사람입니다.”


선임부청장실로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윌리엄의 분위기로 주춤하다가 날 보고 체포하려 달려들었다.


경찰들한테 체포된 내 신병은 선임부청장실 밖으로 끌려나가다 멈춰서게 됐다.


윌리엄의 한 마디였다.


“그 자리에 있게.”


끌고가지 말란 명령이었다.


엉거주춤 선 경찰들한테 풀렸다.


하데스 앞에 선 영혼의 심정으로 그의 말을 기다렸다.


“이게 뭔가.”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그는 슬쩍 내 눈을 노려봤다.


“의뢰자님의 차용증서입니다. 저는 의뢰자님의 불공정한 계약을 해결해드리기 위해 사면으로 뛰고 또 뛰었지요.”

“······.”

“파팔리아 패밀리에 쳐들어간 건 이 세상 저밖에 없을 겁니다.”


파팔리아 패밀리인가, 하고 윌리엄이 팔라조 아드리아노시를 읊조렸다.


“금고에서 정말이지 다양한 것을 봤습니다. 이를테면 수많은 선량한 이들의 피눈물, 고해. 정의에 외면당한 질척한 그림자라 해도 좋지요.”

“말장난은 거기까지.”

“명명백백 위법의 현장이었습니다. 마리화나로 마약 사업을 하며 불법적인 대부업으로 시칠리아주 시민들의 돈을 갈취해갔습니다. 이자는 말도 안 되게 높으며 원금은 갚을 수도 없게 해놓았지요. 금고에 피해자들의 차용증서가 있습니다. 증거를 확보하려면 시일을 늦춰선 안 됩니다.”


널빤지를 뜯은 것이 저녁이 되면 발각될 거다.


정황을 덮치고 금고 증거물들을 확보하려면 오늘을 넘기면 안 된다.


기대대로 윌리엄 M 스미슨이 반응해줬다.


“위치가 어딘가.”

“의류지구 동쪽 후미진 위장 건물입니다. Coccomo st으로 가시면 됩니다.”

“내 하나만 말하지.”


그는 빤히 날 쏘아다보았다.


“자네는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용감한 시민이며 제일가는 미치광이일세.”


대면은 끝이었다.


초면인 일개 시민의 진술을 어찌 판단해준 것인지 경찰정복을 걸치고 부하들을 충돌시켜 떠나보냈다.


선임부청장실을 나서면서 한 마디를 남겼다.


“의심받고 싶지 않으면 냉큼 나가는 게 좋을 걸세.”


내 신원에 대해서는 전파해주지 않고 가려나 보다.


의뢰자의 차용증서도 함께 딸려나갔다.


‘나도 마저 의뢰를 끝내러 가볼까.’


막바지에 다다랐다.


파팔리아 패밀리의 비자금을 몽땅 IRS(국세청)에 신고를 때려넣고 자금을 봉쇄시키면 끝이 다가온다.


하고서 재판만 기다리면 된다.


선임부청장실에서 주차장으로 갈 동안엔 경찰국이 한산했다.


웬일로 구름이 껴 선선했다.


애차를 몰아 파팔리아의 비자금이 묻힌 땅으로 향하였다.


“저 밭이야. 보여?”


―네. 보입니다. 감자밭으로 추정됩니다.


여름이어서 풀떼기가 무성하게 자랐다.


아주 사람이 지나다니기 쉽지 않은 길에 밭을 꾸려놓았다.


방비를 허술하게 하면 필시 벌레에게 다리를 내어주게 될 것이겠지.


장목양말에 바지를 밀어넣어 빈틈을 봉인했다.


“누가 오면 말해.”


―알겠습니다. 해결사[이든].


오면서 빌린 삽으로 땅을 팠다.


군대에서 경험해놔서 그런지 요령있게 삽질을 날랐다.


비자금은 50만달러가 낱개로 비닐에 따로따로 포장돼 있었다.


“조수. 그거 알아? 이 돈들은 훔칠 수 없어. IRS는 자금의 출처를 귀신같이 맡아내거든.”


―그렇습니까.


“출처를 증명할 수 없는 돈은 위험하지. 이 돈들은 포기해야 돼.”


제보를 넣으면 나 또한 신원이 노출된다.


총합 100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은 주목을 사기에 용이하다.


삽에 박힌 감자알을 떼어냈다.


100만달러의 반절이 있는 장소는 팔라조 아드리아노시의 한 폐가.


30분 떨어진 변두리로 이동했다.


집안의 수북한 먼지에서 손을 부채질로 저었다.


먼지가 뿌예도 너무 뿌옇다.


돈가방만 찾아내고 금방 길가 공중전화박스에 가서 IRS에 통화를 연결했다.


50센트가 소모되었다.


“IRS인가요. 마피아의 비자금이 발견됐습니다. 속히 와주세요. 위치는.”


수화기를 달칵 놓았다.


곧 있으면 시칠리아주IRS요원이 온다.


수사에만 응해주면 의뢰는 대체적으로 종결이다.


며칠 뒤쯤 경찰국에 들러보도록 하자. 그럼 재판 날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늘진 차 시트에 머리를 뉘여 잠깐 쉬었다.


‘공복인 상태로 노동했더니 배고파.’


기진맥진하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연기 자욱한 실내의 비명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



“선임부청장님께서 25일 날 오신 분이 오면 4층으로 올려보내 달라고 하셨어요. 선임부청장실로 가시면 되세요.”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엔 프리패스로 층계를 통과했다.


4층에서 한 번 나한테 총질을 한 전적이 있는 경찰관과 마주쳤는데 평범하게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윌리엄이 나에 대해 언질을 해줬나.’


코앞에 도착한 선임부청장실을 두드리고 문고리를 돌려 들어갔다.


맞은편에는 윌리엄이 책상에 턱을 괴고 있었다.


호랑이같은 인상은 여전하다.


그의 눈빛만으로 무슨 대화가 오갈지 짐작간다.


“하루만입니다. 윌리엄 M 스미슨 선임부청장님. 절 불렀다고 들었습니다.”

“앉게. 긴히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들고 소파로 넘어왔다.


내가 앉은 반대편에 엉덩이를 깔고 설탕을 첨가한 커피를 넘겼다.


‘윌리엄의 취향.’

“자네, 이름이 뭔가.”

“이든입니다.”

“독특한 이름이군. 해결사 일은 할만 한가?”


펍의 의뢰자를 통해서 알아봤나.


“예, 할만 합니다. 윌리엄 M 스미슨 선임부청장님께선 마피아 녀석들로부터 쾌거를 거두셨는지요.”

“윌리엄이면 됐네. 자네가 제공해준 정보로 송두리째 잡아드렸어.”

“그거 안심이군요. 의뢰자님도 저도 발 뻗고 잘 수 있겠습니다.”


한동안 신변잡기만 늘어놓았다.


커피의 달콤씁쓸함이 입안 가득 맴돌았다.


“윌리엄도 달콤한 걸 좋아하시는군요. 이다음에 제가 달콤한 치즈케익을 사가지고 가겠습니다.”

“고대하겠네. 내가 단 치즈케익을 좋아한다는 건 어디서 들었나?”

“우연히 저도 달달한 치즈케익을 좋아했을 뿐입니다. 윌리엄과 저는 입맛에선 좋은 친구가 될 것 같군요.”


티는 안 내도 은근 눈가가 풀린 것이 괜찮게 받아드려지는 듯 싶다.


윌리엄을 공략할 땐 이만한 공감대 형성이 없다.


윌리엄은 단 것에 환장하니까. 술보다도 말이다.


“슬슬 들려주게. 어떤 방법으로 잠입을 하고 금고의 보안을 풀었나. IRS에서도 전화가 왔네. 이든 자네 이름으로 말이야.”

“하나하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설명은 길지 않았다.


위장 건물을 찾게 된 경위부터 불량배의 협력을 얘기했었다.


스토리의 골자를 나의 추리로 밀어붙여 99회차에 이른 게임 지식을 바탕으로 설득시켜나갔다.


“그렇군. 그렇게 된 거였어. 실력이 좋군.”

“운에 불과했습니다. 혹시 재판 날짜가 정해진 게 있습니까?”

“8월 27일일세.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지.”


8월 27일. 확실히 빠른 속도다.


자금을 봉쇄시킨 여파가 컸나.


주머니를 채울 수 없게된 고위 인사와 재판부는 하루빨리 마피아들을 제 손에서 치우려 할 테다.


경찰국에서도 영향력있는 인사를 믿을 수 있는 건 온전히 윌리엄밖에 없는 걸 다시 경각하게 되는 말이었다.


“한 달 안 되는군요. 재판이 끝나면 저의 의뢰도 완전히 끝이 나게 됩니다. 그땐 손을 거둘 일이 있으면 가감없이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고려해봄세.”


악수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야기가 끝난 시점의 윌리엄의 눈은 약간이나마 호감을 띠고 있었다.


“가보겠습니다.”

“가보게.”


그렇게 의뢰자께 재판일을 알리고 시간이 유수와도 같이 흘러 재판 날짜가 훌쩍 다가왔다.


시칠리아주법원.


이례적인 마피아 패밀리 소동으로 재판이 일찍 잡혔다.


마피아의 보스인 파팔리아 보스가 출석했다.


피해자들인 펍 부녀를 포함 27명이 재판에 참석했다.


참석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다고 한다.


피해자 대표로 종업원, 의뢰자가 나가고 나는 펍의 사장과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고맙네.”

“별 말씀을요. 의뢰이니 응당 하는 것이지요.”

“의뢰 보수에서는 내가 돈을 더 얹히겠네. 딸아이한텐 비밀로 하고. 설마 폐점 시간이 지나고 만났던 청년이 이런······.”

“눈물을 닦으시죠. 판결은 아직입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사장의 눈두덩이에선 촉촉하게 물기가 번졌다.


“언제든 오세. 배를 곯으면 와. 내가 진수성찬으로, 흑······.”

“의뢰 기간동안 충분히 얻어먹었습니다. 배를 굶지 않은 건 다 의뢰자님과 사장님 덕분이에요.”


재판이 가열차게 돌아갔다.


배심원은 분노하고 판사의 노기가 파팔리아 보스를 옥죄였다.


변호인은 힘을 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제출되는 증거에 무기력하게 식은땀을 훔쳤다.


감금, 마약, 사기, 탈세, 폭행, 협박, 횡령, 불법고리.


“끝나가는군요.”


파팔리아 패밀리의 피해자 전원이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순간이 찾아왔다.


판사의 판결이 고해 내려졌다.


“···따라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고한다.”


의사봉이 세 번 내려쳐졌다.


파팔리아 보스가 끌려나가면서 보복을 암시하는 말을 던졌지만 아무도 듣는 이가 없었다.


얼싸안아 대성통곡만이 메아리칠 뿐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의뢰자님만 만나 뵙고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네···, 이든······.”


나를 배려해 딸아이한테 먼저 달려나가지 않은 사장께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원고석에서 눈물을 닦는 의뢰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든, 감사해요. 정말, 정말로.”

“다음에 또 해결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불러주세요.”

“네, 그럴게요. 이든은 제 은인이세요. 언제든 펍에 오면 이든에게만큼은 무료로 요리를 대접할게요.”

“가끔씩만 찾아가겠습니다.”

“네, 네. 이든 정말로 고마웠어요.”


악수한 손길에 정갈하게 고무줄로 묶인 돈뭉치가 들려졌다. 4천달러였다.


“또 뵙겠습니다.”


시칠리아주법원을 나선 나는 감동적인 포옹을 하는 부녀한테서 등져 양문을 활짝 열어재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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