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의 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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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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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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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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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신 차리는 덴 매가 약이지

DUMMY

“본좌가 돌아왔느니라!”


지성은 굳은 표정으로 은성을 바라보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어우야, 너무 오글거려 아악 내 손! 푸하하하! 은성아, 너 이제 완전 인기 스타야!"


그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은성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흐즈므르···"


은성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캭캭, ‘무림 청년’이라니! 그리고 김민재 헌터를 바로 앞에서 봤다며? 대단하다 부럽다야!”


지성은 자신이 위험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동생을 놀렸다. 그가 이렇게 은성을 놀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은성이 돌아오는 순간을 찍은 영상이 유튜브 인기 동영상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그 제목이 '무림 청년'이었다.


"그때 모조리 없애버릴 걸 그랬나···"


은성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어허, 동생아! 네가 아무리 무림에서 살다가 돌아왔다고 해도 여긴 지구야. 사람을 함부로 하면 안 되지. 그리고 상대가 누구냐? 김민재 헌터라고! 김! 민! 재! 국내 랭킹 180위잖아!"


"형."


은성이 차가운 눈빛으로 지성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지성은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네? 무림 청년님? 푸하하하.”


하지만 그 당황함도 잠시, 지성은 다시 한 번 장난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전엔 부모님이 계셔서 내가 무림에서 숙주였다고 둘러댔지만, 형에게는 솔직히 말할게."


"뭘? 설마 우리 동생님이 사실은 무림의 초고수였다는 그런 식상한 얘기는 아니겠지?"


지성은 여전히 웃음을 참지 못하며 물었다.


"아니."


“그럼 뭔데?”


“사실, 나는 천마야.”


“푸하하핳! 천마? 네가 천마면, 나는 무림맹주다!”


지성은 배를 잡고 웃었다.


“그놈이 나한테 까불길래 사지를 잘라줬지? 아마.”


“그으래?”


지성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은성을 비웃었다.


뚝.


은성의 내면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방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어.. 동생아?"


은성이 말없이 손을 뻗자, 방 한 구석에 있던 야구 방망이가 천천히 떠올라 그의 손으로 날아왔다.


지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헉!”


은성은 방망이를 단단히 쥐었다.


“그거... 어떻게 한 거야?”


“허공섭물.”


은성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치이익.


이번엔 은성의 손가락 끝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야구 방망이에 무언가를 새기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이 닿는 곳마다 저항 없이 글자가 새겨졌다.


‘갱생의 방망이.’


“헉! 그건 또 어떻게 한 거야? 손가락 안 뜨거워?”


눈앞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현상에 지성은 놀라움과 두려움이 뒤섞인 눈으로 은성을 바라보았다.


“삼매진화.”


은성은 글자가 완벽히 새겨진 것을 확인하며 만족스럽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 지성은 이것이 더 이상 장난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멈춰.”


은성의 단호한 한 마디에 지성의 몸이 그대로 멈췄다.


“내.. 내 몸이 왜 이러지..!“


마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듯 미동도 할 수 없었다. 지성은 식은땀을 흘리며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히익!”


“이건 심검이야. 형은 지금 생각과 육체가 잠시 분리된 거야.”


쉬익!


은성이 방망이를 천천히 휘둘렀다. 그 동작은 부드러웠지만, 방망에서 들리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지성을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아까 나한테 맞고 나니까 몸이 더 좋아진 것 같지 않아?”


은성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지성은 그제야 몸 상태가 예전과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어... 그러고 보니 허리도 안 아프고 몸이 가벼워진 것 같아.”


“그걸 추궁과혈이라고 해.”


은성은 아무렇지 않게 설명했다.


“고... 고맙다, 동생아.”


“형, 10년 동안 방구석에서 아무것도 안 했다고?”


“어... 네.”


지성은 점점 더 커져가는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왔다.


“일단 굳은 몸부터 먼저 풀자.”


지성은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형에겐 선택권이 없어!”


퍽!


은성의 방망이가 완벽한 궤적을 그리며 지성의 정수리에 꽂혔다.


“악!”


지성은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늦은 만큼, 썩어빠진 그 몸뚱이를 오늘 새로 만들어 줄게.”


퍽! 퍽!


“으악! 엄마! 살려주세요!”


지성은 두려움에 방 밖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은성은 능숙하게 그의 길을 막았다.


"형, 어딜 가려고?"


"으악!"


그때, 부모님이 소란을 들었는지 방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지성은 희망을 품고 외치려 했다.


하지만 이 순간을 기다렸던 은성이 지풍을 날려 지성의 아혈을 짚어 그의 입을 봉했다.


“읍읍!!!”


"너희 무슨 일이니?"


타이밍 좋게 방문을 열고 들어온 부모님을 향해 은성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이 오늘부터 정신을 차리고 싶다고 이 방망이로 좀 때려 달래요."


"호호, 10년 만에 만나도 여전히 사이가 좋구나."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읍읍!!”


지성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지만, 어머니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오랜만에 형제끼리 회포를 푸는 건 좋은데, 밤이니까 너무 시끄럽게는 하지 말거라.”


이어서 아버지가 덧붙였다.


“네, 아버지, 어머니. 먼저 주무세요.”


부모님이 방을 나가자, 은성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형. 부모님의 허락도 있으니 이제 합법이다?”


은성의 눈빛이 섬뜩하게 반짝였고, 이번에는 소리가 나갈 필요가 없기에 방 전체에 기막을 펼쳤다.


“끄흐흑...”


지성은 숨을 죽이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


다음 날. 동네 사람들은 어디서 돼지 멱 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 서로 묻고 다녔다고 한다.


---


“형, 꿈 있어?”


지성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했다.


“복날 개 잡듯이 패 놓고 뭐...?”


“흠흠... 아니 뭔가 바랬던 일이라던가.“


“뭐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지. 하지만 네가 돌아왔으니 꿈을 이뤘다랄까... 이제는 우리 가족 넷이 함께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해.”


지성의 소박한 꿈에 은성은 피식 웃었다.


“그건 당연한 거고. 그거 말고, 어릴 때 형 헌터가 되고 싶어 했잖아.”


“야, 나 벌써 서른이야. 이제 와서 헌터라니, 요즘은 애들도 각성한다더라. 난 늦었지.”


“어허, 내가 바로 고금제일의 고수로 불리던 천마라고.”


은성은 자부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참나. 천마님. 저는 평범한 30살 아저씨에요. 아니, 10년 이란 시간이 멈춘 백수라고요.”


말은 아닌 척 하면서도 지성의 말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강해지고 싶다. 세상의 영웅이 되고 싶다. 그 무엇을 원하던지 이루어 줄 수 있으니 날 믿어.”


은성은 그가 장난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진지하게 말했다.


지성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은성의 진지한 얼굴에 그가 오래전 포기한 꿈을 떠올렸다.


“나... 그때 균열을 보러 갔던 거 말이야. 사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갔던 거야. 그리고 네가... 정말 미안해.”


10년 동안 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꺼낸 지성의 목소리는 한결 가라앉아 있었다. 그때의 꿈이 그를 이끌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스며나왔다.


“다 지난 일이 뭐라고. 주인공이라... 형은 기뻐해도 돼. 내가 그 꿈을 이루어 줄 테니까.”


지성의 대답에 만족한 은성은 이를 보이며 웃었다.


“오늘부터 형은 무공을 배우는 거야.”


“그런데 은성아, 무공을 배우기엔 내 나이가 많지 않아? 차라리 각성의 탑에 가서 헌터가 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지성은 여전히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했다.


딱!


“끄아아악!”


은성의 주먹이 정확하게 지성의 정수리에 내려쳤다. 지성은 머리에서 퍼지는 끔찍한 고통에 다시 한 번 바닥을 뒹굴었다.


“꼭 뭣도 모르는 인간들이 나이를 들먹이더라. 무공은 강한 자기 믿음에서 시작되는 거야. 형은 앞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내가 될 거야.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


은성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성은 머리를 어루만지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은성을 바라봤다.


"저기... 질문 좀 해도 될까?"


“뭔데.”


은성은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무림에서 가장 강했던 천마라고 치자. 근데 헌터들이랑 싸워본 적은 없잖아? 헌터들 엄청 강하거든?”


“없어!”


“뜬금없이 갑자기 무슨 소리야?”


“이 세상에 나보다 강한 사람이 없다고.”


은성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아무리 네가 강하다고 해도 그렇지. 한국에는 S급 헌터가 5명이나 있다고! 그중 한 명은 세계에서 제일 강하다는 무신이잖아!”


지성은 은성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박했다.


“풋, 무신? 무림에도 그런 별호를 가진 놈이 있었지. 결국 내 검에 싸늘한 시체가 됐지만.”


“그건 무림이고...”


지성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 들려.”


쉬익!


이번엔 '갱생의 방망이'가 지성의 정수리로 날아들었다.


“컥!”


“추궁과혈 정도로는 믿음이 부족한가 봐? 이참에 임독양맥까지 뚫어줄까?”


“그... 그게 뭔데?”


지성이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


“임맥은 입에서 시작해 회음부로 내려가고, 독맥은 그곳에서 정수리까지 올라가는 혈이지. 최소 임독양맥이 타동되어야 고수란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어때.”


“그런 좋은 거 아냐?”


“회음부와 정수리가 동시에 관통당하는 고통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말해.”


은성의 말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를 거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무림에서도 임독양맥을 뚫는 과정에 겪는 고통을 못 견디고 정신이 미쳐버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그만큼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그냥 조용히 배울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져. 의심은 약한 것들이나 하는 것이니까.”


지성이 여전히 못 믿는 눈치였지만 그건 점차 나아질 것이다.


“형이 앞으로 배울 것은 탈혼검법이라는 무공이야.”


은성의 얼굴에 그리움이 스쳤다.


“무림에 검마라는, 나 다음으로 강한 녀석의 독문무공이지.”


검마의 독문무공이었지만, 80년을 함께 싸우고 이미 입신의 경지에 이른 은성이기에 구결을 듣지 않아도 무공의 요체를 꿰뚫고 있었다.


“탈혼검은 말 그대로 영혼을 베는 검법이야.”


“영혼?”


“탈혼검의 창시자가 얼마나 독한 놈이냐면, 나 한 번 이겨보겠다고 육체 대신 영혼을 공격하면 어떨까 하면서 만들었거든.”


“그래서 영혼을 베는 데 성공했어?”


딱!


“아야!”


“영혼을 베는 데 성공했으면 내가 여기 있겠냐?”


“그럼 탈혼검이 아닌 거잖아?”


딱!


“내 영혼을 못 벴을 뿐, 실제로 영혼을 벨 수 있는 검은 맞아.”


“야! 그러면 성공한 거잖아! 왜 때려!”


“불경해서.”


”...“


지성은 더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난 뭘 해야 돼?”


은성은 미리 준비한 바늘과 실을 건넸다.


“내가 형의 몸 속에서 내공을 운용해서 눈으로 집중시켜 줄 거야. 형은 잘 보고 실을 던져 바늘에 넣으면 돼.”


“근데 무공 수련은 무거운 걸 들어서 육체를 단련하는 거 아니었어?”


딱!


“형, 무공은 그런 게 아니야. 첫째도 정교함, 둘째도 정교함이야. 무식하게 힘만 쓰는 게 아니라고.”


지성은 아무 말 없이 실을 던져 바늘에 넣기 시작했다.


탈혼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結)을 보는 눈과 그 결을 정확하게 베는 기술이다. 실과 바늘 사이의 결을 느끼고 정확하게 실을 던지는 순간, 탈혼검의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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