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의 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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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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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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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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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에 대해서...

DUMMY

은성의 힘의 편린을 느낀 그롬의 눈동자에는 공포가 서리기 시작했다. 마치 절대적인 존재 앞에 선 본능적인 두려움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 떨리는 입술을 겨우 움직이며 그롬이 말을 내뱉었다.


"미... 미천한 오크, 그롬이 위대한 존재를 뵙습니다."


은성은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어라."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롬을 짓누르던 압도적인 힘이 사라졌다. 그롬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기진맥진한 얼굴로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무...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위대한 존재시여?"


은성의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빛났다.


"이 탑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봐라."


그롬은 잠시 멍하니 은성을 쳐다보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하기 시작했다.


"이 탑은 인간들이 신이라 부르는 자들이 세웠습니다."


은성은 신이라는 말에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신?"


"예. 제가 있던 판타지 세계에는 신계와 중간계, 그리고 하계가 존재합니다. 신계는 말 그대로 신들이 사는 세계, 중간계는 인간과 이종족, 하계는 악마들이 지배하는 세계입니다."


그롬의 설명에 은성은 흥미로운 듯 미소를 띠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반짝였다.


"재밌겠네."


은성의 말에 지성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은성이 말하는 '재미'는 분명 자신에게 더 많은 일이 생긴다는 뜻임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신과 악마라니?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스쳐 지나갔다.


"이곳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되었지?"


은성이 다시 물었다.


그롬은 고개를 바닥에 숙이며 대답했다.


"정확히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곳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은성은 그의 대답을 곱씹으며 턱을 쓰다듬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깊은 생각이 담겨 있었다.


"그럼 탑이 생길 때부터 네가 여기 있었다는 말이군."


"죄송합니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롬은 고개를 숙인 채로 몸을 떨었다. 은성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동안 안에 갇혀 있었다니 이해하겠다."


은성은 다른 질문을 던지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아, 그런데 오크는 원래 말을 할 수 있다고 했지?"


그롬은 은성의 눈을 피하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내가 2층에서 본 오크들은 본능만 남아 짐승처럼 행동하더군."


그롬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슬픈 눈빛으로 대답했다.


"오크들은 원래 인간적인 면모와 야생성이 공존하는 종족입니다.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으면 마법을 다루는 개체도 생기지만, 세대 교체가 빨라 지식이 전수되지 않으면 금세 야생성이 발달해 짐승처럼 변합니다."


은성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흥미롭군."


"2층에 있는 오크들은 신들이 태어나게 한, 야생성만 남은 개체들입니다."


은성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서 한 달마다 주기가 있었던 거군."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결국 탑과 시스템 자체가 신들의 의지라는 소린데 대체 무엇을 위한 걸까?"


은성이 고민하는 것을 보던 그롬이 머리를 숙이며 절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위대한 존재시어..."


"왜 그러지?"


그롬은 절박한 눈으로 은성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더 이상 신들의 개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저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허락해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은성은 잠시 그롬을 바라보다가, 그의 진심을 읽은 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이해와 연민이 어렸다.


"무인의 긍지로군. 허락하지. 대신 네가 싸운 저 사내를 통해 널 죽이겠다."


그롬은 감사의 눈빛으로 고개를 숙였다.


"상관없습니다."


그롬은 눈을 감고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그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은성은 고개를 돌려 지성에게 말했다.


"형, 들었지?"


지성은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굳이 나를 통해서 죽여야 하는 이유가 있어?"


은성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경험치를 독식하려면 당연한 거 아냐?"


지성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 말고 고지현 씨도 같이 싸웠는데..."


"두 분 덕분에 그롬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그러니 저는 괜찮아요."


고지현이 조용히 말했다.


은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됐지?"


지성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근데 은성아, 문제 하나 있어. 내가 지금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다는 거야."


은성은 쓰러진 지성을 바라보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형, 그건 내가 해결해줄 수 있어."


그는 손을 뻗어 지성을 향했다. 갑자기 지성의 몸이 공중에 둥둥 떠오르자, 지성은 놀라 소리쳤다.


"어어? 사람한테도 가능했던 거야?"


은성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극마를 넘어 탈마를 이뤘다면 가능하지."


지성은 입을 다물고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은성의 내공에 순응했다.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경외감이 뒤섞여 있었다.


"자, 이게 형이 이뤄야 할 궁극의 검이니까 잘 봐둬."


지성이 쥔 검에서 칠흑의 검강이 검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지성의 눈은 커졌다.


"이게... 뭐야..."


은성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검강이 타오르는 건 강(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야."


은성의 말처럼 칠흑의 검강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그롬의 검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었다. 주변의 공기가 떨리는 것 같았다.


"잘 봐. 파천은 이런 거니까."


스르륵.


푸욱.


검이 천천히, 그리고 너무나 평범하게 그롬을 찔렀다. 지성은 아무것도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려는 순간,


콰과과과앙!!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신전이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보여주려다 생각보다 힘을 많이 썼나? 젠장."


은성은 짜증스럽게 중얼거리며 쓰러진 모두를 허공에 띄웠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당혹감이 비쳤다.


"다음 층으로 가자."


그는 공중에 뜬 모두를 그대로 균열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은성 역시 균열에 다가가며 마지막으로 그롬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잘 가거라, 이종족의 왕이여."


파천의 여파로 그롬의 몸은 점점 흩어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롬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위대한 존재시어... 감사합...니..."


그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졌고, 그의 몸은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은성도 균열 속으로 몸을 던졌다.


---


-시스템 알림: 각성의 탑 3층이 소멸했습니다. 클리어한 것으로 간주되며 이제 4층이 열리게 됩니다. 헌터들은 2층에서 바로 4층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헌터들은 갑자기 등장한 알림을 보고 혼란과 기쁨, 설렘과 흥분이 교차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도대체 누구일까?'


각국의 대형 길드와 정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영웅을 찾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디어는 연일 이 소식을 보도하며 전 세계가 들썩였다.


---


"고지현. 우린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았지?"


은성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고지현은 은성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은성은 귀찮은 표정으로 고지현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냉혹함이 서려 있었다.


"거지들과 같은 냄새가 나는 놈이란 말이지."


"거지요...?"


고지현이 당황한 얼굴로 되묻자 은성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목숨보다 호기심을 앞세우고, 세상의 모든 것을 아는 줄 착각하는 멍청한 놈들 말이야. 너 그것도 모르고 온 건 아니지?"


고지현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저... 정말 호기심에..."


콰드득.


"으아아아악!"


은성이 고지현의 발목을 짓밟아 부러뜨렸다. 고지현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은성아! 무슨 짓이야!"


은성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지성이 놀라 소리쳤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혼란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은성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무슨 일로 나한테 접근할까 곰곰이 생각해 봤거든? 아무리 생각해도 작년에 있던 '무림청년'일 것 같은데. 맞지?"


고지현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맞습니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고 그들이... 알아봐 달라 했습니다."


"그들?"


은성의 눈이 가늘게 빛났다.


"제가... 제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한다면 살려 주십니까?"


콰직!


은성이 이번엔 반대쪽 발목을 밟았다. 고지현은 다시 한 번 비명을 질렀다.


"끄허헉..."


"본좌의 앞에서 감히 머리를 굴리는구나."


은성이 살기를 내뿜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


"히익... 아닙니다. 제가... 제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하겠습니다."


고지현은 고통에 떨며 생각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의 얼굴에는 절망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강력한 힘을 주었습니다. 제가 계약한 상급 바람의 정령도 다 그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계약할 수 있었어요."


"그게 끝?"


"그들이 말하길 판타지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지구에 균열이 생겼고 그들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신들이 만든 탑. 지구의 헌터들에게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도와달라는 존재. 은성의 머릿속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아직은 퍼즐이 부족했다.


"너희는 누구지?"


"저희는 헌터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활동을 시작한 각성 커뮤니티입니다."


"아..."


11년 전... 아니 은성에겐 거의 백 년이 다 되어가는 기억이 떠올랐다.


"용두산 공원에 모이던 미친놈들?"


"저희는 미친놈들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헌터가 되는 것이 단순한 현상이 아닐 거라는 판단에 언젠가 지구에 닥쳐올 위기를 막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힘을 키우는 비밀 결사대입니다."


피식.


"그들이 무림청년을 조사하는 이유가 뭐지?"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들은 혼돈계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혼돈계?"


"그... 저희가 흔히 말하는 무림을 그들은 혼돈계라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정보군."


"제가 아는 것을 전부 말했으니 살려 주시는..."


은성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소리야. 처음부터 넌 죽을 운명이었어."


고지현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뭐, 죽더라도 영웅으로 만들어주마."


은성의 손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칠흑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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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에 대해서... 24.09.14 41 0 11쪽
7 오크킹 그롬 24.09.13 46 0 14쪽
6 3층으로 간다. 24.09.12 52 1 11쪽
5 각성의 탑! 24.09.11 69 1 11쪽
4 정신 차리는 덴 매가 약이지 24.09.10 67 2 12쪽
3 다녀왔습니다. 24.09.09 62 2 10쪽
2 본좌가 돌아 왔느니라 24.09.07 90 1 10쪽
1 프롤로그... 24.09.06 10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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