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의 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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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00
작품등록일 :
2024.09.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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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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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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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가 돌아 왔느니라

DUMMY

길고 긴 무림의 역사 속에서도, 호기심을 빼면 시체나 다름없는 무림인들조차 감히 발을 들이지 못하는 금지된 장소들이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제 일의 금지'를 꼽자면, 누구도 망설임 없이 '천마동(天魔洞)'을 말할 것이다.


무림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고금제일의 고수, 천마.


천마는 기존의 지배자들을 물리치고 무림을 자신의 힘으로 굴복시켰다. 그의 존재는 그 자체로 무림의 질서였으며, 그가 머무는 천마동은 자연스레 무림의 성역이자 금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왔냐.”


천마동의 중심. 천마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배출 된 기운이 공간을 가득 매운 공기마저 무겁게 짓눌렸다.


검마(劍魔)는 그 기운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형님, 어쩐 일로 저를 천마동에 부르셨습니까?”


천마는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 두 가지를 전하려고.”


검마는 미묘한 표정으로 물었다.


“형님께도 안 좋은 소식이 있을 수 있습니까?”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가 아니고, 너에게 말이지.”


“저는 검마입니다.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검마.”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천마를 제외한 무림에서 그보다 강한 이는 없었다.


"후후."


천마가 미소를 지었다.


"불길하게, 갑자기 왜 웃으십니까?"


검마는 천마의 미소를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언제나 이런 표정은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생길 때였기 때문이다.


천마는 잠시 눈을 감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최근에 고향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더라."


"고향이라면... ‘한국’이라는 곳 말입니까?"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때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떠올라서 신기했지"


검마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혹시 돌아가실 방법을 찾으신 겁니까?"


천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검마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하지만, 안 좋은 소식도 있다니까?”


천마의 말에 검마는 긴장하며 물었다.


"뭡니까? 형님의 귀환을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그런 건 아니고 나 혼자만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말에 검마는 순간 얼이 빠졌다.


"헛!"


"우리가 만난 세월이 얼마나 되었지?"


"어림잡아 80년 정도 됩니다."


"그 정도면 충분했지?"


"어허! 이 아우, 섭섭합니다!"


검마는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반박했다.


"형님 혼자 재미 보시려는 거 다 압니다!"


"입신(入神)의 경지에 오르며 어렴풋이 균열에 대해 깨달은 거라 아직 너와 같이 가기엔 너무 위험해."


천마가 그를 말릴 때는 언제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에, 검마는 마음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천마는 그런 검마를 보며 미소 지었다.


"잠시만 기다리면 균열을 만든 놈을 찾아서 다시 돌아 온다고 약속하지."


검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쩌저적!


천마의 손이 공간을 잡고 찢었다.


"퍽이나 그리운 모습이네."


"아! 형님, '그분'께는 말씀하셔야죠!"


"잘 부탁해!"


반짝!


천마가 균열로 들어가며 천마동에는 검마만이 홀로 남겨졌다.


"큰일 났네..."


-----


은성이 사라진 지구에는 거대한 변화가 찾아왔다.


먼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 균열에서 갑자기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군대의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원이 다른 강력한 몬스터들이 출현해 군대조차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혼란과 공포가 세계를 휩쓸었고,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도망쳤다. 그러던 중, 각 나라 수도에 거대한 탑들이 솟아올랐다. 사람들은 그것을 새로운 재앙이라 생각했지만, 도망치던 이들이 우연히 탑에 들어가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 탑은 사람들에게 각성의 기회를 주었다.


탑에서 얻은 힘으로 사람들은 몬스터와 싸우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각성의 탑’이라 불리며 대헌터의 시대가 열렸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34년, 세상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었다.


가장 먼저 변화가 찾아온 곳은 에너지 산업이었는데 몬스터를 사냥하면 얻을 수 있는 '마석'이 기존의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었다. 마석은 강력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산업 전반에 혁명을 가져왔다.


그리고 몬스터를 잡아 마석을 얻고 레벨업을 하는 헌터들이 새로운 세상의 힘과 권력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이 가장 눈에 띄게 변했다.


한국 정부는 교육 과정에서 탑에서의 각성을 필수로 지정했다. 모든 국민이 각성자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에 단 스무 명만 존재하는 S급 헌터 중 다섯 명이 한국에서 배출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국은 헌터 강국으로 부상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남포동에 B급 균열 등장. 최소 A급 헌터를 리더로 파티 편성 바람!


-가장 가까운 김민재 헌터가 리더로 예약 되었습니다.


게이트 발견되면 시민들이 '몬스터톡'에 신고를 한다. 그러면 해당 공무원들이 즉각 헌터를 배치하는데, 국토면적에 비해 고랭크가 많은 유일하게 한국만 가능한 최적화 시스템 또한 등장했다.


부와아앙!


부산의 거리를 스포츠카가 굉음을 내며 질주했다. 차창 밖으로는 '전설 길드'의 마크가 선명하게 보였다.


빵빵!


"으하하 나 랭킹 180위 김민재님이 출동 하신다 다 나와!!"


김민재는 몬스터톡으로 의뢰를 받아 균열로 향하고 있었다. 헌터로서의 삶은 그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었고, 그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잘 달리던 그의 앞에 갑자기 한 청년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김민재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차를 멈췄다.


"뭐야, 이 미친놈은!"


청년은 이상한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무협지에서 나오는 무인들 같은 차림이었다. 그리고 머리까지 길게 묶어서 마치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 같아 보였다.


김민재는 화가 치밀어 올라 차에서 내렸다.


“야!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면 어쩌자는 거야!”


청년은 김민재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미소 지었다.


“이 얼마만에 듣는 한글이더냐...”


두근두근.


“본좌가 돌아왔느니라”


무림을 일통한 뒤로 이렇게 설레는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와, 방금 들었어? 컨셉에 잡아 먹혔나봐.


-무림으로 전이됐다는 건가? 웃기네.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동안, 사내... 은성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야, 미친놈아! 죽고 싶어?”


“버릇이 없는 아해야.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으니 그냥 가거라.”


“뭐? 아해? 너 몇 살이야! 웬 미친놈 때문에 이게 뭐야 진짜 환장하겠네.”


“아차. 실수다."


은성은 원래 세계에 돌아와서 까지 천마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말투를 조심한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다.


"하.하.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쓰는 한글이다 보니 은성의 말이 어색했다.


하지만 듣는 김민재는 이것이 그가 긴장했다고 생각했다.


“흥! 이제야 날 알아 봤나보군. 내가 바로 헌터 랭킹 180위 전설 길드의 A급 헌터 김민재라는 것을!”


'이런 형편없는 기운을 가진 게 A 급이라고?'


"와 저 사람 랭커다."


"전설 길드의 그 김민재? 대박."


"흥!"


은성의 생각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김민재를 알아보았다. 그는 으쓱해하며 조금 전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출동해야 하니까 내가 그냥 간다. 운 좋은 줄 알아!"


'중소문파의 문지기가 훨씬 낫겠군.'


김민재에 대한 은성의 솔직한 평가였다.


"아! 그러고 보니 혹시 '이지성' 이라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 못 본지 오래되어서 잘 모르지만 아마 헌터로 활동하고 있을 것 같은데, 같은 일을 하시면서 들어본 적 없어요?"


김민재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 없어! 어떤 놈을 찾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모른다는 건 랭킹 200위 안에 없다는 뜻이지!"


그 말에 은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형, 헌터로써 재능이 없구나."


내심 형이 꿈을 이뤄 헌터로 잘 살고 있기를 바랐던 은성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아! 젠장, 늦었다!"


부아아앙!


김민재가 급하게 자신의 차를 타고 사라졌다.


무림의 자신이었다면 건방진 김민재의 사지를 뜯어냈을 것이지만 은성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


"난 이제 이은성이니까."


은성이 혼자만의 생각을 끝내자 주변의 사람들이 다 자신을 보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사람 뭐야? 코스프레 중인가?"


"중국 헌터들이 저렇게 다닌다고 하던데, 중국인인가?"


사람들은 휴대폰을 꺼내 들고 은성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플래시가 반짝였고, 작은 웅성거림이 점점 커져 나갔다.


"야, 잉스타에 올려야겠다. 완전 대박이야!"


"유듀브에서도 난리 나겠는데?"


몇몇은 은성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요, 혹시 행사나 촬영 중이세요?"


은성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멈칫했지만 그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이곳에서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차, 이 복장이 이곳에선 이상하게 보이겠군.'


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특별한 날이라서요."


그의 애매한 대답에 사람들은 더욱 흥미를 느꼈다.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네, 괜찮습니다."


은성은 어색하게 포즈를 취했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에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었다.


"감사합니다! 진짜 멋지세요!"


"어디서 저런 옷을 구하셨어요?"


은성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


"오래된 곳에서 얻었습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신비롭게 느꼈다.


"와, 컨셉 완전 제대로다!"


주변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모두가 은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몰려들었다.


"저 사람 유명한 배우 아니야?"


"글쎄, 처음 보는 얼굴인데... 그래도 엄청 잘생겼다."


은성은 그런 시선에 조금은 어색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에 따스함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많이 변했구나. 하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은 여전하네.'


천마가 지구에 돌아... 강림(降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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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층으로 간다. 24.09.12 51 1 11쪽
5 각성의 탑! 24.09.11 69 1 11쪽
4 정신 차리는 덴 매가 약이지 24.09.10 67 2 12쪽
3 다녀왔습니다. 24.09.09 62 2 10쪽
» 본좌가 돌아 왔느니라 24.09.07 9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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