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하다 에어전시 차림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새글

여령
작품등록일 :
2024.09.12 12:16
최근연재일 :
2024.09.19 20:2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637
추천수 :
14
글자수 :
50,929

작성
24.09.13 20:20
조회
137
추천
4
글자
4쪽

1화 프롤로그

DUMMY

서장






“어이, 김 변.”

“······왜.”

“술자리에서 그렇게 축 늘어져 있을 거면 그냥 집에 가지?”

“어, 알았어.”

난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어릴 때부터 친구이자, 로스쿨 동기이며, 이제는 같은 로펌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송 변이 내 팔을 잡아끈다.

“농담이야, 농담!”

“난 농담 아닌데.”

“이 미친 자야. 그냥 좀 앉으라고, 얼른!”

난 헬스로 단련한 송 변의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

강제 자리 착석.

나는 이후 아예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엎드렸다.

“하여간 또라이 쉑. 우리 저 미친 또라이는 무시하고 술이나 더 마실까요?”

“좋아요!”

테이블 위로 오가는 남녀 간의 대화들.

관심은 없었지만, 가만히 엎드려 멍 때리고 있으니 이런 저런 대화들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전직 테니스 선수 출신이었다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지금은 그냥 평범한 직장 다녀요.”

“아쉽겠네요.”

“아뇨. 전혀 아쉽지 않아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부상도 심했고, 무엇보다 제 재능의 한계를 너무 일찍 알아버렸거든요.”

어딘가 씁쓸함이 묻어나는 목소리.

분위기가 다운되려 하자, 내 친구 송 변이 화제를 전환한다.

“그럼 요새 취미는 어떻게 되세요?”

“취미라고 하기 좀 그렇지만, 최근에 테니스 심판 자격증을 땄어요. 얼마 전엔 주니어 대회에서 처음 심판으로 서기도 했구요.”

“아.”

또 그놈의 테니스.

하지만 여자는 개의치 않는 듯 말을 이어갔다.

“요새 친구들은 정말 테니스를 잘 치더라구요. 전보다 인프라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특히, 한 친구는 이제 14살인데 국내 주니어 대회에서 전부 우승할 만큼 실력이 대단해요. 더 놀라운 건 뭔지 아세요? 그 친구가 테니스를 시작한지 이제 겨우 1년 밖에 안 됐다는 거예요.”

여자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나도 모르게 몸을 일으킨다.

그러자 송 변이 곧장 날 붙든다.

“집에 갈 생각 마라, 김 변아.”

“안 가. 그보다 방금 이야기 좀 더해 보시겠습니까?”

“네?”

당황하는 여자.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난 그녀의 이야기를 더 들어야겠다.

그녀가 언급한 예의 어린 테니스 선수에게서 강한 기시감을 느낀 까닭이었다.

“테니스 시작하고 1년 만에 국내 대회 평정했다는 그 친구 말입니다.”

“뭐야, 김 변 너 테니스에 관심 있어? 아닌데. 너 스포츠에 일절 관심 없잖아.”

송 변 말이 맞다.

난 스포츠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전부.

하지만 그게 어느 ‘웹소설’에 관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씁, 수상한데. 분명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됐고. 아까 그 선수 이야기나 마저 하죠.”

“아, 네.”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는 송 변.

나중에 뭔가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지만, 지금은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선수, 이름이 뭡니까?”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아요. 남궁혜지. 성이 남궁, 이름은 혜지라고 하더라구요.”

“······.”

데에에엥!

이름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장엄한 종소리가 울린다.

충격과 환희.

그리고 어쩌면 흥분과 기대.

옆에서 송 변이 자꾸 뭐라 뭐라 지껄이는데,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겨우 정신을 수습한 나는 다시 물었다.

“혹시 그 친구 혼혈 아닙니까?”

“어? 어떻게 아셨어요? 건너 듣기로는 분명 아버지가 유럽 출신이라고 했어요. 정확한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독일 출신일 겁니다, 아마.”

“네? 그걸 그쪽이 어떻게······.”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

하지만 난 그녀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없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남궁혜지 그 아이가 내가 중2 때부터 읽은 웹소설 속 주인공 중 한 명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후우, 대체 뭐가 뭔지.

지금 이 순간, 내 머릿속은 온갖 망상이 폭발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덕질하다 에어전시 차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 9화 NEW 46분 전 6 0 16쪽
8 8화 24.09.18 26 1 14쪽
7 7화 24.09.17 41 2 13쪽
6 6화 24.09.16 64 1 15쪽
5 5화 +1 24.09.15 75 2 14쪽
4 4화 24.09.14 72 2 14쪽
3 3화 24.09.13 96 0 13쪽
2 2화 24.09.13 120 2 10쪽
» 1화 프롤로그 24.09.13 138 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