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하다 에어전시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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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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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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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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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요즘 불황인가.

비서 면접 지원자만 20명이 넘는다.

“야, 좀 컷해야 할 거 아냐.”

“이게 컷한 거야. 원래는 100명도 넘었어.”

“······우리 대기업이었냐?”

“대우가 좋잖냐. 연봉도 세고.”

흠. 그 정돈가.

업계 평균보다 20% 높게 연봉을 책정하라고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이만큼이나 지원자가 몰릴 줄이야.

덕분에 나만 피곤하게 생겼다.

그래도 앞으로 얼마나 같이 일하게 될지 모르는데 꼼꼼하게 살펴봐야지.

“안녕하십니까, 1번 지원자······.”

비서 지원자들은 다 고만고만했다.

2, 3년제 수도권 전문대학 비서학과 졸업, 단정한 외모와 복장, 그리고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과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저 사람들, 누가 기계로 찍어낸 거 아냐?”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원래 다 이래. 요새는 비서도 전문 인력이야.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바로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어.”

내 기대가 너무 컸나.

어려서부터 봐온 추 여사의 비서 누나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 같아 보였는데.

“이제 마지막 지원자야.”

“들여보내.”

무려 2시간 넘게 진행된 지루한 면접에, 내 인내심은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호준이한테 뽑으라고 하는 건데.

다음부터는 내 새끼들 관련된 사안 빼고는 전부······.

“어?”

면접장으로 머리를 뒤로 묶은 여성이 들어선다.

분명 낯이 익는데. 어디서 봤더라.

“20번 지원자, 소연하라고 합니다.”

“아!”

이름을 듣자마자 그녀의 정체가 떠오른다.

언젠가 추 여사가 소개했던 비서실 직원이었다.

분명 미국에서 유학한 재원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난 대뜸 그녀에게 반문했다.

“맞죠?”

“생각하시는 바가 맞습니다. 하지만, 회장님과는 무관하게 제가 도전해보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소연하 씨가 저라면 그 말을 믿겠어요?”

그녀가 말없이 웃는다.

쩝. 미소가 참 다정하고 인상적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그녀를 기억하고 있던 것도 저 미소 때문인 것 같네.

“뭐야, 너희 어머니와 관련 있는 분이셔?”

“관심 꺼라.”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호준이를 차단하며 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다.

‘엄마가 보낸 일종의 끄나풀인 건 알겠는데, 그게 나한테 손해될 게 있나?’

어차피 추 여사가 가진 정보력이라며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든 다 귀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추 여사에게 투자를 받은 순간부터 이런 일은 이미 예상했던 바.

굳이 추 여사 때문에 눈앞의 여자를 쳐낼 이유가 없었다.

“좋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일할 수 있습니까?”

“그럼요.”

“뭐야, 이 분으로 결정한 거야?”

“그래, 그런 걸로 하자.”

추 여사가 아무나 내게 보냈을 리가 없지.

끄나풀임과 동시에 그만큼 비서로서 가진 능력도 뛰어날 텐데, 더 잴 필요가 있겠어?


***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이름만 들었지, 살면서 처음 와봤다.

내가 어디 버스를 탈 일이 있어야지.

그런데 터미널의 전경이 제법 흥미롭다.

특히 다들 열정적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들이.

“버스, 도착했습니다.”

주변 감상에 정신이 팔린 날 깨워주는 소 비서.

그녀 말대로 광주 발 버스가 게이트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저씨!”

“선아!”

버스에서 내리는 선이.

덩치는 산만한 녀석이 내게 덥석 안기며 반가움을 표했다.

요 귀여운 자식.

난 선이를 잠시 옆으로 밀어내고 그 뒤로 걸어오시는 선이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어르신.”

“고생은 무신. 버스가 좋아서 팽안히 왔지.”

“가방 주세요. 제가 들게요.”

“밴호사님 힘들게 하믄 못 써. 선아, 가방 어여 챙겨라.”

선이가 큼지막한 가방을 세 개나 든다.

설마 저게 다 짐은 아니겠지.

무슨 짐을 왜 저렇게 들고 오신 거지.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이거 다 아저씨 줄 반찬하고 야채들이에요. 할머니가 이거 싼다고 엄청 고생했어요.”

“됐다. 신소리 그만해라.”

부끄러우신지 말을 돌리는 선이 할머니.

······솔직히 말해 이런 선물은 태어나 처음 받아봤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한 것이, 이런 게 정이란 거구나 싶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잘 먹을게요.”

“밴호사님 입맛에 안 맞거나 하믄 배려도 되니께.”

“안 버려요. 저 혼자 다 먹을 겁니다.”

“그라믄 더 좋고.”

선이 할머니는 내일부터 강남 성모 병원에 입원해 정밀 진단을 받으실 예정이었다.

선이를 위해서라도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 한다는 마인드.

‘진단 결과가 좋아야 할 텐데.’

그래야 우리 선이 마음이 아프지 않지.

“할머니 푹 쉬고 계세요.”

“오냐.”

이후 나는 두 사람과 호텔로 향했다.

여독 때문에 피곤하신 할머니는 호텔에서 쉬시고, 난 따로 선이와 함께 들를 데가 있었다.

그전에, 차를 주차한 호텔 주차장으로 가면서 한 가지 불편한 점을 찾아냈다.

“나 혼자 움직일 때는 몰랐는데, 여러 명이 같이 움직이니까 운전기사가 있어야 할 것 같네요. 소 비서가 계속 운전할 수도 없고.”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이왕이면 경호도 되는 분으로 알아보세요.”

“알겠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선이와 눈이 마주치니, 녀석이 눈을 반짝거리며 쳐다본다.

“왜?”

“그냥요. 아저씨 진짜 찐 부자구나 싶어서요. 이제부터 아저씨 말고 형이라 불러도 될까요?”

“큭큭. 그래라.”

“네, 형!”

이 자식이 진짜 의심병 말기 환자 맞나.

작중에서도 진짜 웬만하면 주변 사람에게 곁을 안 내주던 녀석인데.

근데 생각해보면 주인공들은 대개 다 비슷했다.

사교성이 부족해 일부러 고립을 자처하는 느낌.

아, 한 명은 빼고.

‘요한이 그 녀석은 다르긴 하지.’

선이가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열혈 꼬맹이라면, 요한이는 긍정의 화신이다.

본인한테 그 어떤 불행한 일이 발생해도 웃으며 받아들이는 성격.

그 때문인지 주인공들 가운데 가장 리더십이 좋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나중에는 가장 속이 문드러진 타입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시합이 끝날 때마다 습관처럼 심리 상담을 받았을까.

‘요한이는 지금쯤 재활중이겠네.’

이름, 윤요한.

‘나는 성장한다!!’ 3부, ‘코트 위의 에이스’ 주인공.

특이사항으로는 5명의 주인공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으며, 또한 유일한 두뇌파이자, 학구파다.

실제 고등학교 졸업 후 자력으로 SAT 시험에 응시해, 미국 대학으로 진학했을 정도.

그런 요한이의 현재 나이는 17살.

‘고1 때면 봄 대회에 나가 발목 인대 파열로 재활할 때지.’

요한이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부상이 잦다는 점이다.

다른 주인공들이 몸 하나는 튼튼한 편인데 반해, 요한이는 치고 박고 싸우는 복싱 선수인 제임스보다도 부상 빈도가 잦았다.

끝없는 재활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의 화신.

그게 바로 요한이의 아이덴티티이자, 3부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였다.

‘조만간 요한이한테도 접촉해서, 아영 씨를 붙여야겠다.’

적절한 운동이야말로 부상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 그런 점에서 맞춤형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아영 씨야말로 요한이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될 수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형, 병원엔 왜 온 거예요?”

선이를 데려온 곳은 인근의 한 대학병원이었다.

“여기서 선이 메디컬 테스트를 해보려고.”

“그게 뭐예요?”

“쉽게 말하면 선이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려는 거야. 그래야 선이가 앞으로 어떤 훈련을 받아야 축구 실력이 제대로 성장할지 알 수 있으니까.”

“혀어엉······.”

울먹거리며 안기는 선이.

이 귀여운 자식.

넌 현생에선 ‘대기만성 형’ 말고, ‘천재 형’ 중원사령관으로 거듭나자.


***


그랜드 워커힐 호텔, 테니스 코트.

“흐아!”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코트에서 혜지가 기합을 지르며 서브에 열중한다.

“느려! 다시!”

혜지의 서브를 받는 사람은 중년의 남성.

그는 시종일관 시선이 냉철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온갖 주문을 넣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혜지가 그 주문을 성실히 잘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얼마나 됐어요?”

모임이 있어 뒤늦게 도착한 혜지 엄마.

그녀의 물음에 난 조금 진이 빠진 목소리로 답했다.

“3시간쯤 됐을까요.”

“원래 2시간 강습 아니었어요?”

“그러게요.”

혜지의 연습을 지켜보며 새삼 깨닫는다.

난 진짜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그나마 시합을 관전하는 건 좀 낫더니, 연습을 구경하는 건 정말이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슬슬 끝날 것 같네요.”

3시간 내리 훈련을 강행했지만, 혜지는 여전히 멀쩡했다.

역시 체력왕.

작중에서도 저 무지막지한 체력으로 성인 커리어 초기 부족한 실력에도 어떻게든 본선 진출을 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쯤 하도록 하지.”

“전 더 할 수 있어요!”

“······적정한 휴식도 훈련의 일환이야!”

체력이 다한 사람은 가볍게 서브만 받아주던 코치 쪽이었다.

어렵게 모셔온 분인데, 한동안 테니스코트를 떠나계셨던 건지 영 체력이 좋지 못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강현 코치님.”

“아닙니다. 오랜만에 뛰어난 실력의 유망주를 만난 것 같아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코치는 ‘교수’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대한민국 테니스의 전 에이스 강현.

지금은 은퇴했지만, 한때 그랜드슬램 대회에도 출전했을 만큼 한국 테니스계에선 슈퍼스타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해야 할 쪽은 오히려 접니다. 또다시 협회의 빌어먹을 행정에 이토록 뛰어난 유망주가 허망하게 희생될 뻔하지 않았습니까.”

국내 스포츠 협회는 소수의 몇몇을 제외하곤 전부 탁상공론이나 일삼는 꼰대 집합소다.

테니스 협회 또한 마찬가지.

강현 역시 선수 시절엔 협회의 희생양이 되어, 원치도 않는 국내 대회에 출전하느라 부상이 악화되는 일도 비일비재했었다.

“협회 쪽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이제라도 제가 힘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협회가 무능하고 불필요하다지만, 그렇다고 마냥 협회의 입김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테니스가 개인 스포츠이다 보니, 분명 협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도 많았고.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테니스스타 중 한 명인 강현의 지지는 혜지에게 있어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느낌이던데, 혹시 혜지가 국제 주니어 오픈에 출전하는 겁니까?”

“눈치가 빠르시네요. 12월에 있을 미국 에디허 주니어 오픈에 출전할 계획입니다.”

에디허 주니어 오픈은 오렌지 볼 컵과 함께 미국의 양대 주니어 대회로 손꼽히는 가장 권위 있는 주니어 대회.

이미 국내 대회를 통해 점수를 쌓은 혜지가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만 있다면 1월에 있을 호주 오픈 주니어 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부여된다.

‘잘하면 우승할 수도.’

작중에서도 혜지는 에디허 주니어 오픈에서 우승하긴 한다.

그러나 이는 지금으로부터 2년 뒤의 일.

아직까지 혜지는 여러모로 부족했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단계에 있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혜지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강현을 비롯해 최근 혜지를 가르친 코치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또래에선 적수가 없을 겁니다. 국내요? 아뇨. 장담컨대 국제무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겁니다.

-솔직히 말할까요? 협회에서 혜지를 전격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장차 한국 테니스를 이끌어갈 천재인데.


코치들이 앞 다퉈 이렇게들 말하니, 나조차도 기대감이 생긴다.

잘하면 혜지가 우승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강현과 인사를 마치자, 정비를 마친 혜지가 내게 다가왔다.

“아저씨, 저 어땠어요?”

“너무 잘했어. 저번에 봤을 때보다 실력이 더 늘었는데? 특히 서브는 속도도 위력도 훨씬 나아진 것 같아.”

“헤헤. 아직 멀었어요.”

선이도 그렇더니, 혜지도 나한테 폭 안긴다.

이것들이 서로 짰나.

아닌데. 아직 서로 안면도 없을 텐데.

“왜 그래, 징그럽게.”

“왜요! 아저씨 품이 그리웠다구요!”

“난 너한테 품을 허락하지 않았어!”

“아, 몰라요!”

난 난감한 얼굴로 혜지 엄마를 바라봤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에도 푸근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덕분에 혜지에 대한 음해가 많이 줄었어요. 대표님이 소개해주신 인터뷰 덕에 오해도 많이 풀렸고.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대표님 이번에 에이전시 차리셨죠?”

“그렇습니다. 사실 원래도 이쪽 일에 관심은 있었는데 혜지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세상엔 참 별의별 이유로 빛을 잃은 유망주들이 많겠다. 내가 그들의 등불이 되어주자. 이런 결심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속 알맹이보다 포장지가 중요할 때도 있는 법.

지금이 딱 그런 케이스다.

다행히 혜지 엄마는 내 생각에 크게 감화된 듯 내 손을 꼭 붙잡았다.

“혜지도 대표님을 잘 따르고, 저도 대표님이라면 우리 혜지를 믿고 맡길 수 있겠어요. 부디 우리 혜지와 계약을 해주시겠어요?”

“물론이죠.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혜지 같은 훌륭한 선수와 계약할 수 있어서.”

“엄마 최고! 아저씨 최고!”

드디어 성사된 IG 에이전시 1호 계약.

난 뿌듯한 얼굴로 내게 안긴 혜지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


늦은 밤, 소연하는 퇴근을 하고도 귀가하지 못했다.

그녀가 향한 곳은 청담동의 한 저택.

소연하는 익숙하게 저택에 들어서며 곧장 2층 서재로 향했다.

그곳엔 김선의 어머니인 추연자가 앉아 있었다.

“늦었네?”

“죄송합니다. 대표님 일정이 늦게까지 있으셔서.”

추연자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윽고 소연하가 옆으로 다가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오늘 대표님 일정은 테니스 유망주······.”

“됐어. 선이 일정은 이제 보고하지 마.”

“알겠습니다.”

추연자가 소연하를 응시했다.

서릿발 같은 기운이 감도는 서재.

“소 비서가 볼 때 어때?”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 선이가 회사 일에 진심인 것 같아?”

의미가 다소 불분명한 질문이었지만, 소연하는 그동안의 대담으로 추연자가 궁금한 부분이 무엇인지 금세 캐치해냈다.

“대표님께서는 회사 관리에는 크게 관심이 없으십니다. 그 부분은 송호준 부대표님께 일임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만, 유독 유망주들에게 깊은 애정을 쏟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소연하는 축구 유망주 허선의 예를 들었다.

“며칠 전 보고 드린 대로 대표님께서 직접 허선 선수의 할머니를 위해 병원을 예약하셨습니다. 이후로도 매일 병원에 들르시며 어르신을 케어하셨고, 오늘 수술이 확정되자 허선 선수를 안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눈물을 흘려? 선이가?”

“네,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추연자는 황망한 얼굴로 미간을 찌푸렸다.

‘선이가 마지막으로 운 게 언제더라. 2년 전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안 울었던 것 같은데.’

추연자가 아는 자신의 아들은 냉혈인간은 아니더라도 감정의 기복이 극히 적은 성격이었다.

실제로 지난 생애가 그걸 증명했고.

그런데 생판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렸다니.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믿기 힘들었다.

“그래서 일련의 상황들을 놓고 봤을 때, 회사에 임하는 대표님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추연자는 마음이 심란했다.

아들이 회사 경영에 눈을 뜬 건 기쁜 일이었지만, 눈물을 흘릴 정도로 진심이라면 차후 자신의 회사를 물려주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마음이 든 탓이었다.

다만, 당장은 어떠한 결단도 내리기 힘든 시점.

지금은 좀 더 예의주시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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