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가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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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mmanbo39
작품등록일 :
2024.09.13 12:11
최근연재일 :
2024.09.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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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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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결혼

DUMMY

*


양식 레스토랑 안.


유정을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보면서도 무경은 유정이 점점 좋아졌다.


무경은 제 앞에서 작은 입을 있는 힘껏 벌려 파스타를 먹는 유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매일 같이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었고, 주말이면 무경의 집 또는 유정의 집에서 하루종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데이트를 했다.


같이 살고 싶다. 결혼하고 싶다.


무경은 말은 꺼내진 않았지만, 서로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고, 곧 결혼하게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


무경의 아버지인 함회장이 무경을 회장실로 불렀다.


“무경아, 비서실 김팀장한테 너가 연애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무경에게 조심스레 사내연애에 대해 확인했다.


함회장은 아들에게도, 직원들에게도 점잖은 성격이었다.


무경이 경영지원 총괄 이사를 거절함에도 그에게 억지로 자리를 강요하지 않았다.


“맞아요, 아버지. 같은 팀에 있는 한유정이에요. 제가 많이 좋아해요.”


“회사에서는 조심하는 게 좋겠다. 말도 많은 곳이고. 너가 지금은 홍보팀에 있지만


언젠가는 또 경영도 맡아야 되는데. 나중에 헤어지면 그게 다 너 앞길에 걸림..”


“유정이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잔소리를 이어가는 함회장의 말을 무경이 끊었다.


무경의 말에 함회장은 지그시 눈을 감고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이어갔다.


“여자든 결혼이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해라. 시간이 지나면..”


“아버지 말씀하셨던 경영지원 총괄 맡아서 열심히 배워보겠습니다.”


“뭐..?”


함회장은 그토록 제가 권했던 이사 자리를 맡아보겠다는 아들의 말에 흠칫 놀랐다.


그러면서 아들이 교제중인 유정에게 진심이구나를 느꼈다.


무경이 어렸을 때부터 함회장은 무경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무경이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하거나, 무경이 하기 싫은 걸 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정이와 아버지의 허락을 거래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유정이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것을 생각하니 더욱 커지는 책임감에 경영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무경은 함회장도 유정을 마음에 들어 할 것이라고 믿었다.


*


여느 때와 같이 무경이 유정을 데려다 주었고, 유정의 집 앞에 도착했다.


유정이가 아버지 얘기 부담스러워 하면 어떡하지.


“유정아, 이번 주에 우리 아버지 만나는 거 어때? 너 얘기 하니깐 아버지가 궁금해 하셔.”


무경은 유정에게 넌지시 질문하고, 유정의 표정을 살폈다.


혹시라도 유정이 불편해하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난 좋아요! 무경씨 가족들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고.”


무경은 제 가족을 궁금하다고 흔쾌히 말해주는 유정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유정을 한참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왜 또 그렇게 쳐다봐.. 부끄럽게.”


“너무 예뻐서.”


무경의 대답에 유정의 볼이 발그레졌다.


유정이 발그레진 볼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며 미소지었고, 무경이 큰 두 손으로 유정의 얼굴을 감싸 고갤 들렸다.


“왜 그..”


유정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벌리자, 무경이 그 틈을 타 제 입술을 유정의 입술에 가져갔다.


무경의 입술은 유정의 입술에서 천천히 이동하여 유정의 턱, 그리고 유정의 따뜻한 목으로 내려와 움직였다.


무경의 입술이 목에 닿자 유정이 눈을 감았다.


유정이 눈을 감은 것을 보자, 무경이 유정의 목에서 입술을 떼서 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뭐야..”


얼굴만큼이나 몸이 뜨거워진 유정이 입술을 쭉 내밀고 무경을 째려보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얼른 들어가서 쉬어.”


“뭐에요? 시리얼 먹고 가야지..”


뭔가 시작되려다 끝난 것이 아쉬운 유정이 시리얼을 먹고 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달이 난 듯 한 유정의 표정과 말투를 보고 무경은 귀엽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흡..”


“왜 웃어요.”


“데리고 살고 싶어서 못 참겠어. 매일 밤 헤어져야 되는 게 너무 힘드네.”


나도 그래. 매일 같이 잠들고 매일 같이 눈 뜨고 싶어. 얼른 프러포즈를 하든가 하란 말이야.


유정은 ‘결혼하면 되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을 꾹 참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


*

유정은 제 부모님에게도 무경의 이야기를 종종 했다.


무경의 아버지를 뵌다는 이야기를 하자, 유정의 부모님은 좋아하면서도 딸의 남자친구가 더욱 궁금해졌다.


지방에 있는 유정의 부모님은 서울에 혼자 있는 딸이 얼른 결혼해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렸으면 했다.


[딸. 우리는 딸 남자친구 언제 만나게 해줄 거야?]


“무경씨 아버지 뵙고 울 엄마아빠한테도 소개시켜줘야지. 내 남자친구 실물 엄청 멋있어, 엄마.”


[우리 딸 보는 눈 믿지. 너무 잘됐다. 아버지도 궁금해하셔. 딸이 결혼할 사람.]


“결혼은 무슨! 그런 얘기 아직 안했어. 아빠는 잘 계셔?”


[부모님한테 인사드리고 나면 너 눈 깜빡하고 나면 식장일걸? 아버지 바꿔드려?]


“아냐. 늦었는데 자야지. 엄마 잘자. 또 연락할게요. 건강 잘 챙기고.”


*


다음 날.


유정이 출근했는데 사무실에 무경이 보이지 않았다.


한경기획은 인사발령과 승진 시즌으로 사무실이 떠들썩했다.


“선배님. 오셨어요? 어제 데이트는 잘 하셨어요? 이번에 인사발령이 꽤 있다던데. 저희 팀은 변동 없겠지만. 경영지원 총괄 이사 자리도 비었잖아요. 누가 올까요?”


“희경씨는 들어온 지 3개월밖에 안됐는데 그런 거 되게 빠르다. 역시 눈치와 센스가 타고났어.”


유정은 고갤 돌려 무경의 자릴 봤다.


컴퓨터는 켜져 있는데. 잠깐 자릴 비운건가.


9시가 넘어 무경은 상기되고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 와 앉았다.


무경이 자리에 앉자마자 유정에게 메신저를 보냈다.


[함무경님 : 지금 아버지 보러 가자. 너무 급작스럽지.]


지금 업무시간인데 아버지가 보고 싶어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유정은 이해가 안되어 고갤 갸웃거리며 무경이 보낸 메시지를 한참 바라보았다.


유정이 모니터에 빠져 들어갈 듯이 무경의 메신저를 보고 있는데,


무슨 말이냐며 답장을 보냈는데 한참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 순간 무경이 유정의 자리로 와서 유정을 데리고 나갔다.


“왜 그래요? 무슨 말이에요?”


유정이 직원들을 의식하며 놀란 표정을 숨기고 무경에게 작게 속삭였다.


*


무경이 유정의 손을 잡고 회장실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유정아.”


긴장한 무경의 표정에 유정이 더 긴장하며 무경을 쳐다봤다.


무경이 유정과 눈을 마주치려 몸을 숙이고 양 어깨를 잡았다.


“정말 행복하게 해줄게.”


유정이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도 행복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해줄게.”


누군가가 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굳세게 다짐하는 것. 그것 자체로 행복했다.


*


함회장의 비서실 김팀장이 무경을 보고 목인사를 건넸다.


무경이 비서실장의 안내에 따라 회장실로 들어서기 전 결연한 표정을 짓고 유정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유정은 영문도 모른 채 무경의 표정을 살폈다.


무경이 유정의 손을 꽉 잡자, 유정도 더 이상 묻지 않고 무경의 손을 함께 꽉 잡았다.


“어서와요. 앉아요.”


무경과 유정이 회장실로 들어서자 함회장이 유정을 반겼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아버지. 유정이에요. 유정이와 결혼하겠습니다.”


아버지? 함태현.. 함무경..!


유정은 놀란 표정으로 무경과 함회장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어째 여자친구한테 내 얘길 안 한 것 같네.”


함회장이 유정의 당황한 기색을 살피며 무경에게 말했다.


함회장은 무경이 예상했던 것처럼 유정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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