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희망도 있는 이세계 정령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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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있수다
작품등록일 :
2024.09.13 14:55
최근연재일 :
2024.09.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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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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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DUMMY

에반은 개척마을 입구에 서서 잠시 멈춰 섰다. 그의 앞에 펼쳐진 마을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둡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는 깊게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눈앞의 광경은 마치 전장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분명 퀘스트가 떠야 할 텐데··· 그렇지 않다는 건 뭔가 더 깊은 문제가 있다는 뜻일 거야.’ 에반은 속으로 생각했다. 시스템은 언제나 적을 명확히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단순한 범죄자들이 아니라, 더 어두운 세력—절멸하는 자들의 추종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였다.


‘이들은 분명 절멸하는 자들의 족속이거나 그들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에반은 조용히 결론을 내리며 개척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마을 입구에 수많은 이종족 용병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에반이 오기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미 진을 치고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놀수인 오크 혼혈들이 앞줄에 서서 근육질의 몸을 과시하고 있었고, 그들의 뒤로는 거대한 리자드맨들이 무장한 채 서 있었다. 그들은 중무장을 하고 에반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가장 무서운 건 그들 사이에서 풀려난 몬스터들이었다. 거대한 뱀, 늑대형 몬스터, 심지어는 하늘을 나는 괴조까지, 그들은 마치 전투를 기다리는 듯 에반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리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카쿤···’ 에반은 그 남자의 존재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카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눈동자 속에는 인간 이상의 무언가가 숨어 있었다. 그의 피부는 회색빛을 띠고 있었고, 그가 걸친 갑옷은 빛을 흡수하는 듯 어두웠다. 그의 주위에서 맴도는 기운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마치 그가 마을 전체를 지배하는 검은 그림자처럼 느껴졌다.


카쿤은 천천히 에반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경계심도 없었고, 두려움도 없었다. 오히려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신만만한 태도였다.


“드디어 왔군.” 카쿤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냉혹함을 에반은 바로 감지할 수 있었다. “물의 성자라지?”


에반은 카쿤의 도발에 반응하지 않고 그저 차분히 그를 응시했다. 그는 자신이 맞닥뜨릴 적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가진 힘과 운디네의 존재가 있었다. 그는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다.


“내가 상대해야 할 것은 너뿐만이 아니야,” 에반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마을의 고통과 절망, 그 모두를 끝낼 것이다.”


카쿤은 조용히 웃음을 터뜨리며 뒤를 가리켰다. “그러면 나를 넘어 이들 모두를 상대해야겠지. 네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지 두고 보자.”


에반은 한 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운디네를 소환했다. 그녀의 맑고 물빛 머리카락이 공중에서 찰랑이며 빛을 발하자, 주변의 공기는 차분해졌지만 동시에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에반은 용병들과 몬스터들이 그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그가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처럼, 그의 발걸음은 당당했고, 그 기운은 강렬했다.


“지금부터,” 에반은 차분하고도 단호한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선언했다. “당신들의 모든 업을 배제하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운디네가 그의 옆에서 물빛으로 번뜩이는 기운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공기가 순간 차가워졌고, 주위의 물기가 응축되어 에반 주위로 서서히 모여들었다. 그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에반의 의지와 힘, 운디네의 존재를 담고 있었다. 마치 그 순간, 자연 그 자체가 에반의 손에 응답하듯, 물이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쿤과 그의 부하들은 순간 에반의 선언에 멈칫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비웃음과 경멸이 엿보였지만, 그 안에는 점차 불안감이 스며들고 있었다. 에반이 무엇을 할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단순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직감하고 있었다.


에반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의 손끝에서 맺힌 물방울이 빛을 받으며 번뜩였다. 그는 그 물방울을 가볍게 흔들자, 운디네의 힘이 실린 물의 벽이 그들 앞에 높이 치솟았다. 그 물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며, 단단한 벽을 이루었다.


“운디네.” 에반이 조용히 읊조리자, 그의 뜻을 완벽히 이해한 운디네가 고요하게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맑고 빛나는 물빛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그녀가 품고 있던 고대 룬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마치 숨겨져 있던 힘이 깨어나는 듯, 점점 강렬해졌다.


에반은 그녀를 바라보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난 전투는 잘 모르지만···” 그는 속삭이듯 말하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할 수밖에.”


그의 손목에 새겨진 피의 각인이 갑작스레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강렬한 기운이, 그의 주변 공기마저 흔들었다. 피의 각인이 활성화되자, 그의 전신은 전에 없던 힘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이 힘은 제한적이었다. 사용시간은 단 1분. 그 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그 순간, 시스템이 차가운 기계음으로 응답했다.


[조건 충족. 운디네가 진화합니다.]


에반의 눈이 잠시 운디네에게 향했다. 그녀의 몸에서 퍼져나오는 빛이 점점 더 찬란해졌고, 그 안에 고대의 힘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물빛으로 가득한 운디네의 모습은 더 강하고 신비로워졌고, 그녀의 힘이 폭발적으로 증폭되고 있었다.


그러나 에반은 지금 그 진화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집중할 때다.’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그가 상대해야 할 적은 여전히 앞에 있었다.


눈앞에는 무장한 수인들과, 그들의 우두머리 카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에반은 그들을 향해 눈을 좁히며, 한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에반이 외친 순간, 세상이 무너질 듯한 진동이 퍼져 나갔다. “하이드로 임팩트!” 그의 목소리가 울리자, 대지가 요동치며 바닥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폭발하듯 솟구쳤다. 그 물줄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아 수인 용병들을 마치 가벼운 잔해처럼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그들은 물줄기 속에서 소리도 없이 휩쓸려갔고, 하늘과 땅이 뒤엉킨 카오스 속에서 무력하게 흔들렸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소리와 함께 그 물줄기는 더 이상 단순한 물의 흐름이 아니었다. 마치 자연의 힘이 응축된 폭발처럼, 그 물줄기는 하늘 끝에 닿자마자 거대한 토네이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이 하늘과 맞닿으며 돌기 시작했고, 그 속에 숨겨진 힘이 점차 드러났다.


[시스템 메시지: 조건 충족. 물속성 스킬 진화. 하이드로 임팩트가 ‘소용돌이의 진노’로 변환됩니다.]


에반의 눈앞에 번쩍이며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눈앞의 전투에 집중했다. 토네이도로 변한 물줄기는 그 안에서 번개처럼 전류를 띠며, 차가운 물과 뜨거운 공기가 뒤섞여 폭발적인 기세로 회오리쳤다. 물, 불, 바람, 그리고 대지가 동시에 반응하며 자연의 모든 원소가 그 안에서 얽혀 있었다. 물줄기가 토네이도로 변하는 과정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대지와 공기, 그리고 불과 전기의 충돌에서 태어난 재앙과도 같은 힘이었다.


물과 공기의 압력이 극에 달하자, 토네이도는 마침내 카쿤의 무리들을 향해 거세게 휘몰아쳤다. 그들은 저항할 틈도 없이 그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카쿤의 부하들은 하나둘씩 압도적인 힘에 쓸려 나갔다. 마치 그들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 듯, 물의 격류는 그들을 삼켜버렸다.


그러나 카쿤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여전히 서 있었다. 그의 눈에는 당혹감이 서리긴 했지만, 전혀 물러설 기색은 없었다. 그 순간, 그의 몸이 점차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피부는 불길에 휩싸인 듯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공기 속에 아지랑이를 피워냈다. 카쿤은 차가운 물줄기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그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맞섰다.


“이 정도의 힘으로 나를 꺾으려 하다니.” 그의 목소리는 차갑지만, 그 안에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나를 상대하려면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카쿤은 자신의 온몸에 불길을 집중시키며, 그 열기를 물줄기와 맞부딪쳤다.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이 서로 충돌하며 그 주위의 공기마저 왜곡되기 시작했다. 물은 토네이도처럼 회오리치며 하늘을 가르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카쿤은 스스로를 감싸고 있는 불꽃의 방패로 그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카쿤은 불꽃의 방패를 집중시키며 물의 소용돌이를 살짝 비틀었다. 불길이 소용돌이의 일부를 밀어내며, 그는 그 틈을 타 맹렬히 에반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그 뜨거운 열기는 점점 더 강해져서 주변의 공기마저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이제 끝이다!” 카쿤이 외치며 한 발 한 발 에반에게 다가왔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은 에반을 태워버릴 기세였다.


그러나 에반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지만, 오히려 그 짧은 시간이 그의 집중을 더욱 예리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야 해··· 모든 힘을.’


에반은 숨을 가다듬고, 마지막 남은 몇 초 동안 모든 기운을 카쿤에게 집중하는 상상을 했다. 그의 손끝에서 흐르는 물기운이 점차 하나로 모여들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그 물의 흐름을 초음속의 날카로운 창으로 그려냈다. “끝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그때, 시스템이 응답했다.


[극. 하이드로 임팩트 해제.]


그 메시지가 뜨자마자, 에반은 온몸의 힘을 끌어모아 손을 내뻗었다. 순간, 초음속으로 형성된 물줄기가 마치 날카로운 창처럼 뻗어 나갔다. 그 물의 창은 하늘을 가르듯, 소리조차 지연된 채 번개처럼 빠르게 날아가 카쿤을 향해 돌진했다.


카쿤은 그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물의 창을 보고 잠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불꽃의 방패로 막아내려 했지만, 초음속의 물줄기는 그의 방어를 훌쩍 넘어섰다. 날카로운 물의 창이 그의 불꽃을 가르며 그대로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


콰악!


카쿤의 가슴이 뚫렸다. 물의 창은 그의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고, 그 순간 카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불길이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힘없이 뒤로 밀려났고, 차가운 물줄기가 그의 뜨거운 가슴을 관통한 자리에 남아 있었다.


카쿤은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피 대신 물이 그의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 그동안 그를 감싸던 강렬한 열기와 불꽃이 사라지자, 그의 힘은 완전히 빠져나갔다.


“말도 안 돼···” 카쿤은 마지막으로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무릎이 바닥에 닿았고, 거대한 육체가 무너져 내리듯 쓰러졌다.


에반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숨이 가빠오고 피의 각인의 영향이 풀리며 온몸에 힘이 빠졌지만, 그는 승리를 확신했다.


에반은 온몸이 힘이 빠진 채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눈앞에서 벌어진 파괴적인 전투의 여파가 아직도 그의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개척마을의 초입은 이미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파괴되어 있었다. 집들은 파괴되었고, 돌들은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한때 생기가 넘쳤을 마을은 이제 폐허처럼 변해버렸다.


주위에 널브러진 수인 용병들은 대부분 죽어 있었고, 살아남은 자들은 고통 속에서 신음만 흘리고 있었다. 그들의 몸은 끔찍하게 뒤틀려 있었고, 절망이 가득했다. 마치 이 전투에서 승리한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주위는 파괴와 죽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에반은 자신의 승리가 다가왔음을 직감하며, “이제··· 끝났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그가 잊고 있었던 거대한 존재가 다시 한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카쿤의 거대한 몸이 불길하게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그 주위에서 잿빛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연기는 마치 지옥의 입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점점 더 짙어지고 무겁게 공기를 압도했다. 에반의 눈에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카쿤의 눈이 천천히 열리며, 그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쇠락한 존재의 마지막 울부짖음 같았고, 그 속에 깃든 증오와 분노는 아직도 식지 않은 상태였다.


“찾았다···” 카쿤이 낮고 무겁게 내뱉었다. 그의 눈빛은 죽음에서 돌아온 자처럼 광기에 물들어 있었다. ” 찾았다!”


그리고 그의 거대한 몸이 갑작스럽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 부피는 점점 커지며 마치 무언가 폭발할 듯한 기세로 불어나고 있었다. 잿빛 연기는 점점 더 검은 기운을 품고, 주변의 공기마저 뒤흔들었다. 에반은 그 순간 카쿤의 몸속에 매복된 기운을 느꼈다.


‘저건··· 자폭이다.’ 에반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가 느낀 그 기운은 단순한 폭발이 아니었다. 만약 카쿤이 지금 자폭한다면, 그 힘은 단순히 마을을 파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땅 전체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 것이다. 에반은 그 순간, 자신뿐만 아니라 이 마을 어딘가에 있을 아이들, 그리고 남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사라질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에반의 심장은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지쳤지만,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이 순간,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에반은 온몸이 스킬의 후유증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의 근육은 경직되었고, 마나의 고갈로 인해 의식조차 흐려져 갔다. 그러나 그는 남은 모든 기운을 짜내 물의 장벽을 시전하려 애썼다. 이 순간이 아니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절박함이 그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에반의 앞에 커다란 실루엣이 그를 가로막았다. 에반은 고개를 들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실루엣은 자신보다 훨씬 크고, 당당한 존재였다.


“에반.”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운디네였다. 그러나 지금의 운디네는 에반이 알던 작은 정령이 아니었다. 그녀는 훨씬 커졌고, 성숙해 보였다. 마치 진화라는 것이 단순히 힘만이 아닌, 그녀의 존재 그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킨 듯했다.


운디네는 그 거대한 모습으로 사뿐히 에반의 앞에 섰다. 그녀는 단단하고 당당한 자세로 카쿤을 마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해결할게.” 그 목소리는 낮고 안정적이었으며, 마치 이 모든 혼란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했다.


에반은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운디네가··· 이렇게 변했어?’ 진화의 의미가 단순히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더 크고 성숙한 존재로 변모한 것임을 그제야 깨달았다.


운디네는 마치 산책하듯 부드럽게 걸어 카쿤 앞에 섰다. 그 거대한 몸집을 뛰어넘어, 그녀는 마치 평온함 속에서 전투의 준비를 마친 듯이 우아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카쿤을 내려다보며,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프리기스, 모르투스, 디솔비.”(얼어붙어 굳고 사라져라)


그 순간, 운디네의 손끝에서 차가운 물기운이 뻗어 나왔다. 그것은 단순한 물이 아니었다. 그 물은 공기를 차갑게 얼리며, 마치 시간조차 멈춰버릴 듯한 냉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물이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카쿤의 불길을 덮어 버렸다.


카쿤은 자신의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끼며 경악했다. 그의 불꽃이 꺼져가고, 그 강력했던 힘이 운디네의 차가운 물결 속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그는 저항하려 했지만, 이미 몸은 점점 더 굳어갔다. 그가 뿜어내던 자폭의 기운마저도 서서히 얼어붙어 멈춰버렸다.


“안 돼···!” 카쿤은 마지막으로 울부짖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 메아리처럼 희미하게 사라졌다.


운디네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그를 완전히 얼려버렸다. 그녀의 차가운 물기운은 그를 감싸고, 그의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카쿤의 몸은 마치 얼음 조각처럼 서서히 부서지며 공기 중으로 사라져갔다.


에반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운디네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고요하게 뒤돌아서는 순간, 그의 시야에 비친 운디네는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녀는 마치 천상의 신이 모든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한데 모아 내려보낸 존재 같았다. 물빛 머리카락은 달빛에 반사되어 찬란하게 빛났고, 그녀를 감싸는 기운은 고요하면서도 위엄을 지녔다.


'아름답다···'에반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 감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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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희망도 있는 이세계 정령사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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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 NEW 15시간 전 3 0 17쪽
11 카쿤 24.09.18 1 0 14쪽
10 세상속으로 24.09.18 2 0 13쪽
9 도시를 찾아서 24.09.18 4 0 11쪽
8 용병 24.09.17 4 0 9쪽
7 첫번째 전투 24.09.16 3 0 8쪽
6 고블린의 신성 24.09.16 8 0 8쪽
5 나의 이름은.. 24.09.16 8 0 13쪽
4 새로운 특전 24.09.15 13 0 12쪽
3 운디네 24.09.14 11 0 5쪽
2 1장: 운명의 재시작 – 물의 부름 24.09.14 14 0 8쪽
1 프롤로그: 운명의 끝과 시작 24.09.13 17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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