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특성이 너무 사기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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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바지
작품등록일 :
2024.09.15 20:08
최근연재일 :
2024.09.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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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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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08

작성
24.09.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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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내 말투 왜이래?

DUMMY

벌컥


그렇게 집을 나서려고 문을 여는 순간, 하일즈 아스데일이 집무실에서 나왔다.


“이안.”

“네?”


나와 로버트의 행색을 보던 하일즈가 묵직한 목소리로 묻는다.


“어디로 갈 셈이냐.”

“산,산책?”


하일즈는 강인한 기사이지만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는 인물. 그러니 이 아저씨가 아스데일 영지 공식 미친놈인 이안을 여태까지 감싸돌았지.


“위험한 짓을 하려는 거냐.”

“아니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거짓말은 아니다. 진짜 안전한 루트로만 갈 거니까. 내 진실 어린 눈을 지그시 보던 하일즈는 나지막하게 한 마디를 내뱉은 뒤 집무실로 돌아갔다.


“안전하게 오도록. 너는 아스데일이다.”

“넵!”


그렇게 나는 아스데일 영지를 벗어나 라펠드 산맥으로 향했다.


“도련님?”

“아 왜!”

“진짜 호위 기사들 없이 가시는 겁니까? 그 라펠드 산맥으로 가는데?”

“그렇다니까.”

“쳇. 내가 왜 도련님을 모셔가지고는.”

“다 들린다.”


로버트의 얼굴은 출발 전보다 주름이 배는 늘어 있었다. 호위기사 하나 없이 라펠드 산맥으로 간다니 죽기 딱 좋은 일 아닌가.


로버트는 투덜대면서도 집사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도련님 여관을 잡아놨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가장 비싼 여관이니 불편하겠지만 좀 참으시지요.”


아무리 예법을 중요시하지 않는 아스데일 가문이지만 귀족은 귀족. 평민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먼 이안이었다. 하지만 그건 이안이고.


“됐다. 갈 길도 먼데 좀 더 걷다가 길에서 자면 되지.”


내가 누구인가. 성인이 되기도 전에 보육원을 뛰쳐나와 무일푼으로 살아온 이 시대의 청년 아닌가. 길에서 야영 따위야 식은 죽 먹기지.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이안을 로버트는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도련님이 확실히 달라지셨다.’


미친놈으로도 유명했지만, 누구보다 신분을 따지던 도련님인데. 거의 평생을 함께해온 나를 제외하고는 평민들을 하찮게 보던 도련님이 갑자기 왜?


‘도련님이 아닌 것만 같은데···’


“도련님! 같이 가요!”


로버트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을 뒤로 하고 이안을 따라 달려갔다.


라펠드 산맥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험난하지 않았다. 산맥으로 향할수록 사람을 볼 일은 거의 없었고 산맥 인근을 지키는 병사들은 모두 아스데일 사람들이었으니.


그렇게 삼일을 꼬박 걸어가니 라펠드 산맥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눈앞으로 깎아내린 듯한 산들이 겹겹이 쌓여 온 시야를 뒤덮고 있다. 이곳이 바로 온갖 종류의 몬스터들이 우글거린다는 비정상적인 산맥.


경치 하나는 죽이네.


“10분만 쉬고 들어가자.”

“좋은 삶이었습니다.”


로버트는 입구에 도착하자 실감이 난다는 듯 반쯤 체념한 얼굴이었다. 아니, 괜찮을 거라니까?


하지만 아무리 루트를 알고 있다고 할지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겠지.


나는 로버트가 털썩 주저앉아 쉬고 있을 동안 근처 나무에 기댄 채 생각에 빠졌다.


신화력은 이상할 만큼 충분하니까.


최악의 경우, 몬스터를 맞닥뜨리더라도 죽지 않을 만큼 강인하고 튼튼한 힘이면 좋을 텐데, 뭐가 있을까···


생각났다. 이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상점 속에 없을 리가 없지.


‘신화상점’


-띠링!


‘어디, 인간으로 태어나 끝내는 신들마저 이겨버린 그리스 신화 속 최강의 영웅. 그 맛 좀 볼까?’


그렇게 나는 검색창에 신화 속 대영웅. 헤라클레스를 휘갈겼다.


-신화상점이 검색창 결과를 출력 중입니다!


-띠링!


[신화 상점]

1. 헤라클레스의 힘 (SS) : 410,000P

2. 신 격투술 (S): 270,000P

3. 네메아의 사자(S) : 140,000P

4. 독 면역(A) : 150,000P

5. 헤라클레스의 속옷 : 3000P

...

검색창: 헤라클레스

현재 신화력: 417,000P


역시! 그 많은 신들이 있는 그리스 신화에서도 메인급인 헤라클레스답게 수십 개의 목록들이 눈앞에 주르륵 나열되었다.


하나하나가 다 매력적이었지만, 아니 저건 뭐야. 속옷? 전에 봤을 때에는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신경 못 썼는데, 속옷이 왜 있어?


뭔가 매스꺼운 상상과 함께 속옷에 손을 갖다 대자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헤라클레스의 속옷: 성장기의 헤라클레스가 즐겨 입었다는 진갈색의 속옷. 본래에는 새하얀 색이었다고 전해지며 착용 시 용감함이 소량 상승한다.]


토가 쏠린다. 미디어에서 접하던 헤라클레스의 우락우락한 몸집과 상점에 보이는 누리꾸리한 갈색 속옷을 겹치는 상상을 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도련님. 똥 마려우십니까? 표정이 안 좋으신데 근처에 화장실 있는지 찾아볼까요?”

“조용히 좀 있어라. 속 안 좋으니까.”


화장실 가고 싶은 거 맞네 뭐.


로버트가 작게 툴툴거렸지만 거기 신경 쓸 때가 아니다.


현재 신화력은 417,000P. 목록들 중 최상위에 있는 헤라클레스의 힘이 가장 좋겠지? 비싸긴 하지만...아낄 때가 아니지. 바로 구입한다.


그렇게 나는 무려 410,000P인 헤라클레스의 힘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띠링!


“뭐야 이건!?”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푸른색 스파크가 튀기며 경고창이 튀어나왔다.


[사용자의 격이 낮아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격이 낮다고? 그럼 설마···


[신화 상점]

1. 헤라클레스의 힘 (SS) : 410,000P

2. 신 격투술 (S): 270,000P

3. 네메아의 사자(S) : 140,000P

4. 독 면역(A) : 150,000P

5. 헤라클레스의 속옷 : 3000P

...

검색창: 헤라클레스

현재 신화력: 417,000P


SS급 스킬이라 그런가 보네? 아쉽지만 격투술이라도.


띠링!


[사용자의 격이 낮아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네메아의 사자는?’


[사용자의 격이 낮아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래. A등급 스킬도 충분히 좋을 거다.


‘독 면역은?’


[사용자의 격이 낮아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헤라클레스의 속옷은?


헤라클레스의 속옷을 구매하시겠습니까? (y/n)


“X발!!”

‘후훗. 이제야 도련님답구나.’


로버트가 왠지 모르게 뿌듯한 눈빛으로 콧잔등을 비볐다.


나는 갑자기 몰려오는 두통에 눈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닐 거다. 아닐 거야.


나는 축축하게 젖는 등을 뒤로하고 분주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폴론! 하데스! 토르! 인드라! 에라이 X벌!”

“그건 무슨 주문입니까 도련님?”


급하게 기억에 나는 신들을 입력해 봤지만 돌아오는 건 격이 낮아 구입할 수 없는 스킬들과,


[토르의 마법팬티: 천둥의 신 토르가 특별한 만찬에서만 입고 나갔다는 마법팬티. 착용자의 자신감이 소량 상승하며 쉽게 취하지 않게 된다.]


구입 가능한 목록은 이런 개 쓰레기 아이템들뿐.


그렇게 희망없이 신화상점을 입력하던 도중, 내 손이 허공에 멈췄다.


“이게 된다고?”


절대자의 아우라를 구매하시겠습니까? (y/n)


[신화 상점]

1. 뇌전 (SS) : 650,000P

2. 절대자의 아우라 (SS): 400,000P

3. 아스트라페 : 300,000P

4. 케라우노스 : 300,000P

...

...

검색창: 제우스

현재 신화력: 417,000P


무려 그리스 신화의 번개의 신. 신들의 왕이라는 제우스다. 그런 제우스의 스킬을 살 수가 있다고?


“말도 안 돼···”


필요한 신화력이 400,000P. 갖고 있는 신화력을 모두 털어야 하지만 이게 문제가 아니다. 무려 그 제우스다.


“이건 사야지.”


나는 홀린 듯 손가락을 갖다 댔다.


[절대자의 아우라(SS) : 신들의 왕 제우스의 위엄이 담겨있는 아우라. 모든 정신계 공격에 면역이 되며 지배자의 아우라가 깃든다.]


절대자의 아우라를 구매하시겠습니까? (y/n)


“구매한다.”


내 말과 동시에 신화상점에서 울리는 빨간색 경고창들.


[경고! 경고!]

[사용자의 격에 맞지 않는 스킬이 몸에 깃듭니다!]

[사용자의 정신이 서서히 붕괴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두통과 함께 나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끄아아악!!”

“도련님!”


로버트가 허겁지겁 뛰어오는 게 보인다. 하지만 나는 전신에서 솟구치는 고통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크으으윽!!”


온몸의 내장이 터져나가는 느낌. 생전 느껴본 어느 고통보다 강하게 다가오는 통증에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한다. 나 죽는 거야? 이렇게?


그러던 그 순간,


「하찮은 필멸자가 기어코 화를 부르는구나」


머리 속에 때려 박는 듯한 누군가의 목소리.


태어나 처음 듣는 목소리지만 무의식적으로 알 수 있었다.


‘크윽!! 제,제우스?’

「필멸자 따위가 함부로 부를 이름이 아니다!」

‘아파 뒤지겠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X바!’


아. 이대로 죽는구나. 빌어먹을 상점. 왜 살 수도 없었던 스킬을 처 올려가지고.


그렇게 의식이 끊기기 직전, 눈 녹듯이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뭐,뭐지?’

「크하하하! 이 몸의 힘을 거저 가져가려 했느냐?」

‘아,아저씨가 고쳐준 거에요?’

「아저씨? 그게 뭐지?」

‘아,아닙니다 제우스님.’


방금 전까지 뒤질뻔해서 그런가. 말이 헛나오네.


제우스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건넸다.


「하찮은 필멸자야. 힘든 길을 걷게 되겠구나.」

‘그건 또 뭔 소릴까’

「에잉. 그 할망구가 또 일을 저질렀구나. 소용없는 일이라고 몇 번을 얘기했건만」


그 할망구가 누군데?


「그 할망구한테 빚진 게 있으니, 내가 도와주기라도 할 거라고 생각한 건가? 참으로 건방진 신이야」


그렇게 혼자 알 수 없는 푸념을 늘어놓던 제우스가 다시 말을 건넸다.


「필멸자야. 할망구한테 빚진 게 있기도 하니, 친히 네놈에게 격을 부담해 주기로 하지.」


‘그럼 아프기 전에 좀 부담해 주시지.’


「크흠! 신의 작은 변덕이라 생각하면 된다. 하찮은 필멸자가 벌이는 짓들을 구경하도록 하지」


‘너무 자주 나오지는 마시고요. 간 떨리니까.’


「크하하핫! 너는 내가 무섭지도 않나 보구나. 재밌는 인간이야.」


‘나쁜 사람, 아니 나쁜 신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맞나?’


「하찮은 필멸자야. 격을 부담하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당분간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겠구나」


‘아아. 그럼 푹 주무세요.’


「끌끌. 재밌는 필멸자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조언하도록 하지. 신화 속 놈들을 너무 맹신하지 말거라. 모두가 너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을 테니」


그렇게 말하는 제우스의 목소리에 어딘가 깊은 분노가 일렁이는 듯했다. 아니, 일렁였다. 화난 목소리만으로 내 몸이 또 발작하려고 한다.


‘어어? 계속 화나 계시면 저 죽을 거 같은데요?’


「크흠! 그러면.」


방금까지 나눴던 편안한 분위기의 대화와는 전혀 다른, 절대자의 위엄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올림포스 12신의 절대자이자 하늘과 번개의 신인 나 제우스가 하찮은 필멸자에게 격을 부담한다」


제우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몸 주위로 마력 폭풍이 솟구쳤고, 여기저기 남아있던 잔 통증들이 깨끗하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 대단한데?’


그리고 연보라색이었던 두 눈이 금색으로 일렁이며 알림창이 눈앞에 펼쳐졌다.


[절대자의 아우라(SS)를 구매하셨습니다!]

[사용자의 격이 낮아 대부분의 능력이 제한됩니다.]


제우스는 조금은 피곤한 듯한, 하지만 희미하게 따뜻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거라. 할망구가 선택한 인간이여.」

‘아저씨는 푹 주무시고요. 나중에 봅시다.’


그렇게 더 이상 머릿속에서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눈앞에서 로버트가 흙 묻은 손으로 내 몸을 붙잡으며 눈물 콧물을 빼고 있다. 아우 더러워. 콧물 다 묻잖아.


절대자의 아우라라. 시험해 볼까?


‘일단 주위에 사람이라고는 로버트밖에 없으니까.’


이런 느낌인가?


다행히 마력을 컨트롤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몸 안에 있는 마력을 피워올리자, 눈이 금빛으로 일렁이며 몸 주위로 알 수 없는 금빛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


“괜찮아. 그런데 로버트.”

“다행입니다 도련님!! 예?”


[절대자의 아우라]


“누가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도 된다고 했지?”


뭐야. 내 말투 왜 이래?


"도련.. 꾸륵!"


털썩.


로버트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아니, 쟤는 왜 기절하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희망작
    작성일
    24.09.19 11:24
    No. 1

    뭔 말장난이냐 ..S는 거녕 A도 안된다면서 ..뜬금 SS급이 구매가되고 격이 안맞다고 너프되는 개같은 장난질은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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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말투 왜이래? +1 24.09.16 29 0 13쪽
3 도련님이 막말로 24.09.15 29 0 12쪽
2 미친놈으로 빙의함 24.09.15 39 0 13쪽
1 프롤로그 24.09.15 38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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