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Maker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2,518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6.06.18 12:00
조회
1,086
추천
14
글자
11쪽

53화-Chasing(추적)(1)

DUMMY

20. Chasing(추적)


흔히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 역시 짙다고들 한다. 사실 그것은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존재하는 어둠은 빛으로부터 양분을 얻어 성장하기에 빛으로부터 숨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하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빛이 덜 밝은 곳이 어둠이 서식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 되기도 한다. 명확하고 강한 어둠이 되지는 못하지만 훨씬 포괄적이고 넓으며 끈질긴 어둠을 형성하기에는 적당히 성장하고 적당히 낙후된 그런 곳이 가장 실질적으로 이상적이다.

그런 면에서 가이츠는 지나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둠에 적합한 도시다.

외부와의 통로가 되는 대규모의 항구가 있고, 영주의 권한보다는 금력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 금력의 주인인 상인들은 스스로의 금전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불러들였고, 개중 일부의 무력이 곰팡이처럼 가이츠의 어둠에 스며들어 자리를 잡았다.

고리사채, 인신매매, 노예상, 도박, 사기, 절도, 강도, 폭력, 살인. 그 모두가 가이츠의 뒤편, 모두가 외면하는 어둠에서 일말의 주저도 없이 자행되었다..

무력은 금력을 쫓고, 금력은 권력을, 권력은 무력을 쫓는다고 했던가? 이 활기찬 도시의 힘은 이에 가장 명확한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어둠에 스며들어 주인이 된 무력들은 자신들의 힘을 기반으로 부를 손에 쥐기 위해 수 많은 일들이 분별없이 자행되고 그 와중에 생겨난 총화가 바로 노예경매.

모든 폭력과 불의가 판치는 이 도시의 어둠에서 유일하게 중립을 표방할 수 있고, 가장 큰 금력을 손에 쥔 세력이다.

그 금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질문을 조금만 바꿔보면 알 수 있으니까.

가장 빠르고 쉽게 돈을 벌어들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가장 크게 법을 어기는 일을 하면 된다.

애초에 법이라는 것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룰이고, 룰을 어기면 그 어떤 게임도 쉽게 손에 쥘 수 있다는데 아무도 이견을 가지지 않는다.

가이츠의 노예경매는 국제법으로 가장 금기시되는 품목인 ‘이종족 노예’를 판매하는 대륙에서도 한 손에 꼽히는 창구이다.

엘프, 드워프, 수인족과 같은 일반적인 이종족은 물론이고 인어, 페어리, 님프, 호빗, 심지어는 몬스터로 분류되는 오크와 고블린, 켄타로우스와 미노타우르스까지.

그들이 흘린 눈물로 인해 검은 땅이 되어버렸다는 가이츠의 대지 위, 어느 곳에는 오랜만의 대형 건수를 위해 준비가 진행 중이었다.


“이번 경매의 초대장은 모두 발부되었나?”


“예, 파르티즈의 유력인사들은 물론 대륙 곳곳의 인사들에게도 초대장이 보내졌습니다.”


“그래, 순조롭군.”


이번 건은 그들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터였다. 헤이시엔가가 이 뒷세계를 지배한 이래 가장 큰 기회인지도 몰랐다.

그가 싸늘하게 웃으며 손에 들린 잔을 빙글빙글 돌렸다. 언뜻 보면 피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검붉은 액체.

세계3대 와인 중 하나인 애스타스(Aestas). 그 감미로운 액체를 입에 머금으며 기분 좋게 눈을 감았다.

사실 그는 와인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언제나 애스타스를 마셨다.

세계 3대 와인 중 하나이자 최고가를 자랑하는 이 감미로운 술을 그는 사랑했다.

그가 가난했다면 이런 술을 즐길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그럴만한 힘이 있기에, 재력이 있기에 가장 위의 것을 즐기고 싫어할지 좋아할지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술은 그에게 부의 증명이었으며 그것을 마시는 것은 스스로의 부를 마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후후후.”


문득, 와인을 보던 그가 나직하게 웃음을 흘렸다.


“그러고 보니 너는 참으로 기분 나쁜 색을 하고 있구나.”


피처럼 붉은 색. 그것이 마치 지금껏 그의 부를 위해 희생되어간 이들의 피 같다고 생각을 하던 그가 실소를 흘렸다.


“아무려면 어떤가. 결국은 내가 이렇게 모든 것을 누리고 있는 것을.”


수천의 피가 흘렀든, 수만의 피가 흘렀든 그가 알 필요는 없었다. 알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언젠가 인간은 반드시 인과의 그물에 따라 벌을 받는다고 했지만 그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인간은 결국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가지고 위에 서는 것이지.”


피로 세운 것이든, 덕으로 세운 것이든, 선으로 쌓은 것이든, 악으로 쌓은 것이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그저


“내가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후후, 하고 작게 웃은 그가 달을 향해 잔을 기울여 보였다. 과연 침묵을 지키는 저 아름다운 밤의 여왕은 자신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일까?

징벌을 인도하는 하늘의 권세의 심판관인 그녀는 이토록 침묵하는데 과연 자신에게 어떠한 해가 미칠까?

스스로가 하는 생각이 우스웠는지 허리를 숙이고 크득거리는 그와 함께, 침묵하는 달과 함께 밤이 깊어간다.


* * *


“이게 그 초대장이라는 건가?”


“예, 마스터.”


“흐음.”


검은색의 종이에 금색으로 글이 써져 있는 어찌 보면 초라하기까지 한 단출한 모양에 아인즈가 실소를 지었다.

물론, 그 안에 담긴 마법은 제법 쓸만한 이가 만든 암호이기는 했지만 세상 대부분의 마법이 그러하듯 그에게는 하등 의미가 없는 수준의 것이다.


“헤에, 생각보다 평범하네?”


“그러게요.”


곁에서 들려오는 이나니스와 바이올렛의 대화에 피식 웃으며 초대장을 다시 봉투에 넣어 품에 넣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궁금증에 루이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루이드. 초대장은 어떻게 구한 거지? 보아하니 어지간한 이들에게는 지급조차 되지 않았을 텐데?”


“그 초대장은 흑상(黑商)의 앞으로 온 것입니다. 그리고 흑상은 제가 관리하는 조직 중 하나입니다.”


“그래?”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 하고 중얼거리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그를 보며 루이드는 내심 작게 미소를 지었다.

전 대륙의 암거래의 7할을 점유하는 흑상의 이름을 저토록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 뿐이리라.


“그래, 장소는 이걸로 가면 된다는 거지?”


아인즈의 손에서 팔랑거리는 종이를 보며 주변에 앉은 모든 이들이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보아하니 제법 보안에 신경을 쓰는 것 같기는 한데······”


그의 격을 생각해보자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지만 가당치도 않다는 듯 냉소를 짓고 암호화가 된 텔레포트 스크롤을 흔드는 것은 조금 너무한다 싶었다.


“뭐, 가당치도 않은 짓이지.”


화르륵. 순식간에 불에 타오르는 스크롤을 보면서도 그것을 말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길에 들어서지도 못한 이가 만든 스크롤 따위, 그에게는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속속들이 보일 수 밖에 없다.


“자, 그럼 이제 이것들을 어찌할까······”


자못 즐겁다는 듯 잔혹한 웃음을 짓고는 눈을 감은 채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그를 보며 이나니스가 손을 들었다.


“저기? 엘프들 구해주지는 않을 거야?”


“내가 왜?”


“어? 어? 어······ 그러니까······.”


“내가 굳이 그들에게까지 손을 내밀 필요는 없지.”


그의 단호한 말에 이나니스가 의문을 표했다.


“왜? 대체로 이런 경우에는 거의 엘프들을 구해주지 않아?”


그녀의 말에 아니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아인즈의 싸늘한 냉소였다.


“나에게는 그런 어줍잖은 영웅심 따위 없어.”


“그치만 그래도 구해주면 나중에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잖아?”


“뭘?”


“어? 어? 그러니까······ 음······”


그녀는 순간 대답이 궁색해지고 말았다. 과연 그가 엘프들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까?

무력? 이미 그 스스로의 무력이 엘프라는 종족 자체와 전쟁을 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이다.

재력? 그의 재력이라면 아마 대륙의 절반이라도 살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이미 들어 알고 있다.

권력? 그 정도 되는 이가 권력에 얽매인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조력자의 존재? 그에게 과연 조력자가 필요할까? 그의 아이들을 보면 과연 그들 이상의 도움이 될 이들이 있을지 조차 의문스럽다.

흔치 않은 마법서? 그에게 없는 책은 세상에 없는 책 뿐이다.

흔치 않은 재료? 호문클루스조차 만들어내는 그의 연금술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있을까? 아니, 애초에 그에게 재료가 필요하기는 할까?

생각을 하면 할수록 드러나는 그의 완벽함에 그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아니, 이 정도면 사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채롭게 변하는 그녀의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 보던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씹어 뱉듯이 말했다.


“애초에 그들이 에아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다.”


“그, 그렇지만 그 녀석들도 사정이 있었다며?”


“알게 뭐냐? 애초에 스스로의, 종족의 존속을 다른 이에게 기댄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 게다가 애초에 나는 에아를 위해 준비하던 수많은 것들을 그 천한 것들 때문에 거의 모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에아를 가둬서 키울 생각은 없었어. 내가 원한 것은 건강한 딸의 완전한 안전이지 온실 속의 화초 따위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들의 나약함 때문에, 그 되먹지 못한 생각 때문에 나는 이렇게 딸을 잃고 방황해야 했다. 거기에 에아가 지금 어떤 고통을 받고 있을지 너는 알고 있나?”


“······”


“하다못해 내가 에아에게 예정했던 준비 중 절반만 있었어도 그렇게 쉽게 납치되지는 않았을 거다. 거기에 에아도 너무나 어려. 세계수로서의 힘은 이미 완전히 성숙했지만 그 힘을 다루는 방법을 몰랐지.”


감정이 격해졌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잠시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자신이 조금 과했던 것 같다. 그녀에게는 아무런 악의도 없이 그저 호기심의 발현이었을 뿐일 테니까.

결국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미안하다. 지금 내가 그다지 안정적으로 이성을 유지하기가 힘들어.”


“으, 으응.”


왠지 요즘 한숨을 쉬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정말이지 당장이라도 쉬고 싶을 정도로 피곤했다.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그에게는 정말이지 소중한, 사랑하는 딸이니까. 게다가 무언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에아를 납치한 것이 분명한데 그것이 절대 좋은 쪽의 일은 아니라는 것을 장담할 수 있었다.

그 일이 무엇이든 간에 에아의 지닌바 힘의 규모를 생각해 본다면 그저 일반적인 난(亂)의 수준은 아닐 터이고, 틀림없이 대륙규모의 난리가 일어날 것이다.


작가의말

아, 이거참 죄송합니다.

달력을 보고 예약을 해 놨었는데 날짜가 하루씩 뒤로 밀려 있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 연재분까지 오늘 다 올렸습니다.

부족한 글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고 끝까지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Image Mak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9 58화-용(Dragon)(2) 16.06.26 967 12 12쪽
58 57화-용(Dragon)(1) 16.06.25 993 14 11쪽
57 56화-Chasing(추적)(4) 16.06.24 1,041 15 12쪽
56 55화-Chasing(추적)(3) +2 16.06.19 1,068 11 12쪽
55 54화-Chasing(추적)(2) +2 16.06.18 1,085 12 12쪽
» 53화-Chasing(추적)(1) +1 16.06.18 1,087 14 11쪽
53 52화-외전 그들의 이야기(3) 16.06.12 1,364 15 13쪽
52 51화-외전 그들의 이야기(2) 16.06.11 1,109 12 12쪽
51 50화-외전 그들의 이야기(1) +1 16.06.10 985 14 12쪽
50 49화-Finding(수색)(4) 16.06.05 918 15 13쪽
49 48화-Finding(수색)(3) 16.06.04 956 13 12쪽
48 47화-Finding(수색)(2) 16.06.04 1,019 14 12쪽
47 46화-Finding(수색)(1) 16.06.04 992 13 12쪽
46 45화-에아, 납치, 분노(2) 16.06.04 1,003 14 12쪽
45 44화-에아, 납치, 분노(1) 16.06.04 1,034 12 11쪽
44 43화-마법사, 그리고 마술사(3) 16.06.04 1,035 12 11쪽
43 42화-마법사, 그리고 마술사(2) 16.06.04 996 13 12쪽
42 41화-마법사, 그리고 마술사(1) 16.06.04 996 11 11쪽
41 40화-마지막 휴가(4) 16.06.04 1,010 14 12쪽
40 39화-마지막 휴가(3) 16.06.04 1,005 12 12쪽
39 38화-마지막 휴가(2) 16.06.04 1,083 14 12쪽
38 37화-마지막 휴가(1) 16.06.04 999 13 11쪽
37 36화-Royal Blood(3) +1 16.06.04 1,039 19 13쪽
36 35화-Royal Blood(2) +1 16.06.04 995 15 12쪽
35 34화-Royal Blood(1) 16.06.04 1,103 16 11쪽
34 33화-Solitudo, Anima(2) 16.06.04 1,061 15 13쪽
33 32화-Solitudo, Anima(1) 16.06.04 1,051 18 12쪽
32 31화-왕국 제1검. 천좌의 마법사.(4) +1 16.06.04 1,065 14 12쪽
31 30화-왕국 제1검. 천좌의 마법사.(3) +1 16.06.04 1,088 14 13쪽
30 29화-왕국 제1검. 천좌의 마법사.(2) +1 16.06.04 1,121 1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